한국, 금메달 6개 · 은메달 4개 · 동메달 10개로 메달 순위 14위

 

포즈 취하는 전웅태=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 레이저런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가 동메달을 획득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 근대5종 사상 최초로 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뤄냈다.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명의 선수가 모두 치르는 근대5종에서 우리나라는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획득, 올림픽 사상 최초의 근대5종 메달 주인공이 됐다.

 

전웅태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종목 합계 1천470점을 얻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천482점의 조지프 충(영국)이 금메달, 1천477점의 아메드 엘겐디(이집트)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근대5종은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출전을 시작해 57년 만인 이번 대회에서 첫 메달을 수확했다.

 

종전에는 1996년 애틀랜타 김미섭, 2012년 런던 정진화(LH), 올해 여자부 김세희(BNK저축은행)의 11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전웅태와 함께 출전한 정진화도 1천466점으로 4위에 올라 한국 근대5종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였다.

 

2일 체조 남자 도마 신재환(제천시청)의 금메달과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메달을 따내지 못한 우리나라는 5일 만에 메달 가뭄을 해갈했다.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의 한국은 메달 순위 14위를 달리고 있다.

 

노메달로 올림픽 마감하는 한국 야구=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6-10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 하반기 메달 레이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야구와 여자 골프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졌다.

 

4일 일본과 승자 준결승을 시작으로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 이날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한 우리나라는 6개 참가국 가운데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렸으나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야구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1회에 먼저 4점을 내주고 불안하게 시작한 한국은 2-5로 뒤진 5회말 박해민(삼성)의 안타와 허경민(두산)의 투수 땅볼, 상대 폭투 등으로 5-5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강백호(kt)의 역전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1점 앞선 8회초 구원 등판한 오승환(삼성)이 흔들리며 대거 5실점, 6-10으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여자 골프, 도쿄올림픽 '노메달' 마무리= 김세영(왼쪽)과 고진영이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마지막 4라운드 18홀에서 경기를 마친 뒤 그린을 나서고 있다. 김세영이 10언더파 274타, 고진영이 10언더파 274타, 김효주가 9언더파 275타, 박인비가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골프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골프도 세계 랭킹 2∼4위인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과 6위 김효주가 총출동했으나 끝내 시상대 위에는 서지 못했다.

 

이날 일본 사이타마현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골프 여자부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과 고진영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 공동 10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9언더파 275타로 공동 15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해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골프 금메달은 현재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17언더파 198타로 가져갔고, 이나미 모네(일본)가 은메달,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나미와 리디아 고는 나란히 16언더파로 코다에 1타 뒤졌으며 연장전을 벌여 은, 동메달 주인을 정했다.

 

삿포로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는 최경선(제천시청)이 2시간 35분 33초를 기록해 출전 선수 88명 중 34위로 들어왔다.

 

삿포로의 무더위 때문에 예정보다 1시간 빠른 오전 6시에 출발한 이날 경기는 88명 가운데 73명이 완주했고, 15명은 레이스 도중 기권했다.

 

함께 출전한 안슬기(SH공사)는 2시간 41분 11초로 57위에 올랐다.

 

여자 마라톤 금메달은 2시간 27분 20초를 기록한 페레스 제프치르치르(케냐)가 차지했다.

 

2시간 27분 36초의 브리지드 코스게이(케냐)가 은메달, 2시간 27분 46초의 몰리 자이델(미국)이 동메달을 수상했다.

 

우하람 뛴다= 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 준결승전. 한국 우하람이 다이빙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준결승에 나간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과 김영택(제주도청)은 나란히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하람은 준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374.50점으로 18명 중 16위에 올랐고, 김영택은 374.90점으로 15위를 기록했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4위에 올라 한국 다이빙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선수다.

  

IOC 바흐 위원장도 평가한 김연경의 헌신과 리더십

바흐 “한국, 세대교체 속 여타 대회 버금 성적" 격려

 

도쿄올림픽 IOC 본부 호텔에서 만난 이기흥 체육회장과 바흐 IOC 위원장(오른쪽):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최근 도쿄올림픽 기간 IOC의 본부 호텔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규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 박철근 체육회 사무부총장, 이 회장, 바흐 위원장, 유승민 IOC 선수 위원.

 

여자 배구 간판스타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헌신과 리더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최근 2020 도쿄올림픽 기간 IOC 본부 호텔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면담했을 때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불사른 한국 선수들이 대화의 주제로 올랐다고 한다.

 

터키를 제압하고 한국 여자 배구를 2012 런던 대회 이래 9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올려둔 김연경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한국의 8강행을 확정한 일본과의 극적인 역전승, 터키와의 8강 경기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김연경을 두고 "10억명 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긴밀한 바흐 IOC 위원장과 IOC 위원들이 이런 소식을 허투루 넘기진 않는다.

 

좀 더 힘내고=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 김연경이 득점한 뒤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바흐 위원장이 김연경 선수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는 등 여러 IOC 위원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나와 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성과를 축하했다"고 소개했다.

 

IOC 위원들은 또 수영 경영에서 박태환의 뒤를 이어 아시아인의 기개를 떨친 황선우(18·서울체고),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23·제천시청)의 기량도 높이 샀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특히 양궁에서 3관왕을 차지한 안산(20·광주여대)이 7월 30일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를 포함해 10점을 내리 세 발을 쏜 장면은 IOC 위원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바흐 위원장도 깜짝 놀라 안산의 '강심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한국 엘리트 체육은 그간 음습하게 자행된 일부 종목 지도자의 선수 (성)폭행, 폭언 구태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자정 능력을 기대할 수 없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등 체육계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내 체육계가 치른 큰 홍역을 잘 아는 바흐 위원장은 체육회 인사들에게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한국이 도쿄올림픽에서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도 여타 대회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적을 냈다"고 격려했다.

 

메달보다 빛나는 김연경의 우정…이것이 올림픽 정신

경기 후엔 항상 옛 동료들과 포옹…프로다운 스포츠맨십

팬들에게 번진 화합의 정신…김연경 팬들은 산불 피해 터키에 묘목 기증

 

뜨거운 포옹: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의 김연경이 경기 종료 후 브라질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와 포옹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브라질의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경기가 끝난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해 상심한 대표팀 주장 김연경(33)에게 상대 팀 선수 한 명이 다가왔다.

 

브라질 대표팀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32)였다.

 

두 선수는 손을 잡은 뒤 뜨겁게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두 선수의 인연은 특별하다. 김연경은 과거 터키리그 페네르바흐체와 엑자시바시에서 페레이라와 한솥밥을 먹었는데, 당시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타지에서 외로움을 겪던 두 선수는 고민을 나누며 '단짝'이 됐고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페레이라는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는 등 우정을 과시했는데, 한국 팬들은 이런 페레이라는 가리켜 '나띠'라는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다.

 

김연경과 터키 대표팀 에르뎀: 2017년 5월2일 밤(현지시간) 이스탄불 부르한펠레크 볼레이볼살론에서 열린 터키 여자프로배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꺾고 우승한 페네르바흐체의 김연경이 동료 에다 에르뎀 뒨다르와 우승컵에 입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이 상대 팀 선수와 경기 후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올림픽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8강전 상대였던 터키의 주장 에다 에르뎀(34)도 김연경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다.

 

김연경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에르뎀과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나눴다.

 

2017년 김연경이 터키 리그를 떠날 때 에르뎀은 자시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며 "항상 그리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한국은 8강전 터키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터키 선수들은 경기 후 모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아쉬워하는 터키대표팀: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에게 진 터키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경기 후 에르뎀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도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며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터키전이 끝난 뒤 에르뎀에게 따로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 위의 우정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배구 팬들은 최근 대규모 산불 재난을 겪은 터키에 '김연경' 혹은 '팀 코리아'의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연경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터키 산불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팬들이 묘목 보내기 캠페인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상대 팀 선수들 간의 우정은 화합의 정신으로 거듭났고,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상대 팀 국민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안기고 있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인 세르비아에도 김연경의 절친이 있다.

 

세르비아의 주포 티야나 보스코비치(24)다. 김연경은 엑자시바시 소속 시절 보스코비치와 함께 뛰었다.

 

김연경은 조별리그 세르비아전에서 보스코비치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는 두 팀이 8강 진출을 확정한 데다 8강 대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기라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8일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김연경이 보스코비치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승자와 패자의 표정은 엇갈리겠지만, 경기 후 두 선수가 나눌 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연경은 옛 동료들과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소감을 묻는 말에 "매 경기 상대 팀에 친한 선수들이 있더라"라며 "경쟁은 경쟁이다. 코트 위에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병역특례 대상자는 김제덕·장준·안창림…야구는 결국 '불발'

올림픽 동메달 이상·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 시 '체육요원' 대체복무

수영·육상 등 종목별 메달 확률 천차만별로 형평성 논란도

 

우상혁, 4위를 명 받았습니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선에서 마지막 시도 실패 후 경례하고 있다.

 

"정곡을 찌르시는데"

 

2020 도쿄올림픽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우상혁(25)이 지난 1일 대회 남자 육상 높이뛰기 결선을 마친 뒤 '한 끗 차이로 조기 전역이 무산됐다'는 질문에 보인 반응이다.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인 우상혁은 한국 육상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웠지만 '메달권 턱밑'인 4위로 병역특례 혜택은 받지 못하게 됐다.

 

병무청에 따르면 7일 현재 2020 도쿄올림픽 대회 메달리스트 가운데 병역특례 적용 대상자는 김제덕(양궁), 안창림(유도), 장준(태권도) 등 3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한체육회는 앞서 병역특례 대상자가 이들을 포함해 총 8명이라고 밝혔지만, 나머지 5명은 예비역이거나 군 복무가 이미 면제된 상태로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는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하면 '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자들은 기초군사훈련만 3주간 받은 뒤 복무 기간으로 정해져 있는 34개월간 자신의 특기 분야(종목)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해당 기간 사회적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강습이나 공익캠페인 등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544시간의 의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면 군 복무로 인정된다.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해 군 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1973년 도입됐다.

 

체육요원의 경우 도입 초반만 하더라도 올림픽 외에 세계선수권·유니버시아드·아시아선수권 등의 국제 대회에서 3위 이상 입상하면 특례 혜택을 줬지만, 개정에 개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단체경기종목의 경우에는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는 조항이 삭제되면서 '만년 후보 선수'들도 팀이 메달을 획득하면 같은 혜택을 받게 됐다.

 

엄밀히 말해 대체복무지만,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일반 남성들과 비교하면 사실상 '군 면제'나 다름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경력 단절'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역특례 혜택이 적잖은 동기 부여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대회 때마다 서양 언론이 한국의 병역특례 혜택에 주목하는 것 역시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대회 양궁 2관왕에 김제덕도 단순히 '최연소 양궁 금메달리스트'라는 점과 별개로 고교생 신분으로 일찌감치 병역문제를 해결하게 됐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병역은 워낙 민감한 이슈이다 보니, 대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경기 종목에 따라 한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가령 불모지나 다름없는 수영이나 육상 등에서 한국 선수들이 박수를 받을 만한 결과를 내고도, '성적'으로만 일률적으로 구분하는 건 불리하다는 시각이다.

 

이번 대회에 6개국만 출전해 처음부터 동메달 이상 획득 가능성이 50%였던 야구도 같은 맥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변형된 패자부활전 방식이 적용되면서 최근 3경기를 연달아 지고도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이에 경기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항의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동메달 획득에 실패해 병역특례 혜택이 불발됐지만, 적용 대상 기준에 대한 갑론을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병역특례 혜택 기준을 바꾸는 것은 법 시행령 개정에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당장은 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또 대회마다 출전 국가 수나 경기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특정 종목의 성적만을 두고 감정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세계 2위 벽은 높았다…여자 배구, 브라질에 0-3 패배

가로막기만 15번 당해.. 브라질 주포 도핑에 빠졌어도...

 

김연경이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주포가 한 명 빠졌어도 견고했다. 가로막기 점수로만 15점을 내줬다.

 

한국 여자배구(세계 11위·이하 6일 기준)는 6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브라질과 준결승전에서 0-3(16:25/16:25/16:25)으로 패했다. 세계 4위 터키를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른 기세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세계 2위 브라질은 빈틈이 없었다. 역대 전적 18승45패가 말해주듯 가히 철옹성이었다. 경기 시작 1시간22분 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브라질은 이날 새벽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주 공격수 중 한 명인 탄다라 카이셰타가 지난 7월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조기 귀국하게 된 것. 카이셰타는 이번 올림픽 6경기에서 내내 선발로 출전하며 경기당 평균 9.67점(6경기 58점)을 올리며 브라질의 6전 전승을 이끌었었다. 이에 조제 호베르투 기마랑이스 브라질 감독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폭탄을 맞은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 다만, 동료 선수들은 카이셰타가 억울하게 도핑에 걸렸다면서 개인 에스엔에스(SNS)에 카이셰타 응원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주포가 빠진 돌발 상황에서도 브라질의 경기력은 탄탄했다. 워낙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페르난다 가라이 호드리기스가 17득점, 가브리엘라 기마랑이스가 12득점을 올렸다. 카이셰타 대신 주전으로 활약한 로사마리아 몬치벨레르는 10득점을 보탰다. 이날 브라질이 가로막기로 얻은 점수는 총 15점이었다.

 

반면 한국은 공격이 번번이 브라질의 높은 수비벽에 차단당하며 완패했다. 김연경이 10득점, 박정아가 10득점을 기록했다. 김희진은 5득점. 한국의 가로막기 점수는 3개였다. 이날 한국은 1세트 때 석연찮은 비디오 판독이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미국(세계 1위)에 0-3으로 패한 세르비아(세계 6위)와 8일 오전 9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때는 세르비아에 0-3으로 패한 바 있다. 여자배구 역사상 45년 만의 메달을 꿈꾸는 김연경의 진짜 ‘라스트 댄스’가 다가오고 있다. 김양희 기자

 

한국, 미국에 2-7 완패…올림픽 야구 왕좌 수성 실패

7일 정오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

 

조상우가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미국과 경기 6회말 2사 2· 3루에서 타일러 오스틴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올림픽 야구 왕좌를 수성하려던 ‘김경문호’의 계획이 물거품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6회말 불펜이 무너지면서 2-7로 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노렸지만 일본, 미국에 연달아 패하면서 메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7일 정오에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도쿄올림픽 야구 결승(7일 저녁 7시)은 일본과 미국의 대결로 펼쳐진다.

 

물 먹은 방망이

 

한국 타선은 이날 7안타를 터뜨렸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집중타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 선발 조 라이언에게 봉쇄당하며 4회까지 0-2로 끌려가다가 5회초 득점 기회를 맞았다. 1사 후 허경민의 몸에맞는공과 김혜성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박해민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1-2로 따라간 1사 1·2루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섰지만 병살타를 때려냈다.

 

1-7로 뒤진 7회초에도 추격 기회는 있었다. 박건우,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1사 1·2루에서 박해민, 강백호가 연속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심판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배트 스피드가 느렸다.

한국은 2번 타자 강백호가 4타수 무안타, 4번 타자 김현수가 4타수 무안타, 5번 타자 강민호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혜성이 3안타(3타수)를 쳐냈다.

 

6회 투수교체 실패

 

선발 이의리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 최원준이 토드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내주자 대표팀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좌완 차우찬이 좌타자 에릭 필리아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에는 우완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원태인은 1사 1루에서 제이미 웨스트브룩과 마크 콜로즈배리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실점한 뒤 닉 앨런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김경문 감독은 1-3으로 뒤진 1사 만루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믿음직했던 조상우를 올려 불을 끄려 했으나 조상우 또한 버텨내지 못했다. 9번 타자 잭 로페즈에게 곧바로 적시타를 두들겨 맞았다.

 

이후 에디 알바레즈의 내야 땅볼 때 3루주자 콜로즈베리가 득점했고 2사 2·3루에서 타일러 오스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뺏겼다. 점수는 순식간에 1-7로 벌어졌다. 필승의 의지로 빠른 투수교체를 했으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됐다. 미국 타선에서는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는 오스틴이 4타수 2안타 2타점, 웨스트브룩이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19살의 좌완 새내기들

 

이의리는 씩씩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1일) 선발 등판(5이닝 4피안타 3실점) 뒤 3일밖에 쉬지 못했지만 혼자서 5이닝을 책임졌다. 심판이 오른 타자의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는 가운데서 꿋꿋하게 버텨냈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탈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투수 수는 88개. 이의리와 동갑내기 김진욱(롯데)은 한국이 대량실점한 6회말 2사 1루에서 트리스턴 카사스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김진욱은 7회에도 2타자를 책임지면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에서 3경기 등판, 2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태극 마크’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대표팀 막내들의 주눅들지 않는 투구가 그나마 미국전 수확이었다. 김양희 기자

 

신재환, 체조 도마 금메달 쾌거…배드민턴 여자 복식은 동 획득

야구는 이스라엘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4일 일본과 격돌

여 핸드볼, 9년 만 올림픽 8강…스웨덴과 4강 티켓 맞대결

 

'자랑스러운 금메달 목에 걸고' = 체조 국가대표 신재환이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 쾌거를 이뤘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받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동점일 때엔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타이브레이크 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의 점수는 2차 시기에서 받은 14.833점이 최고점이었다. 아블랴진의 최고점은 역시 2차 시기의 14.800점이었다.

 

0.033점의 차이로 메달 색깔이 금과 은으로 갈렸다.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양학선(수원시청)의 도마에 이어 9년 만으로 이번 신재환이 역대 두 번째다.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받은 신재환은 2차 시기에서 5.6점의 여2 기술로 14.833점을 획득했다.

 

예선에서 14.866점을 받아 1위로 결선에 오른 신재환은 결선에서도 시상대 맨 위에 오르며 한국 체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우리는 사이 좋은 동료= 도쿄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복식에서 동메달을 두고 겨뤘던 신승찬(왼쪽부터), 이소희와 공희용, 김소영이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만나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동메달 결정전을 치러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를 2-0(21-10 21-17)으로 물리치고 한국 선수들끼리 3, 4위를 나눠 가졌다.

 

한국 선수들끼리 메달 하나를 두고 벌인 경기가 끝나자 네 명의 선수들은 함께 울며 축하와 위로를 나눴다.

 

우리나라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여자복식 동메달 1개라는 올림픽 성적표를 받았다.

 

이날 금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추가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로 메달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금메달 29개의 중국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미국(금 22개), 일본(금 17개) 순으로 2,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야구, 준결승 진출…이스라엘 11-1, 7회 콜드게임승

 

 

야구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오지환과 김현수(이상 LG)가 홈런포를 가동하며 화끈한 승리를 따낸 우리나라는 4일 오후 7시 일본과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일본은 이날 미국을 상대로 10회 연장 끝에 7-6으로 이겨 이번 대회 3연승을 내달렸다.

 

다이빙에서 한국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날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출전 선수 29명 중 5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우하람은 3일 오전 18명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12위 안에 들면 같은 날 오후에 열리는 결승에 나갈 수 있다.

 

한국 다이빙은 1960년 로마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아직 메달이 없다.

 

우하람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에서 결승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앙골라와 31-31로 무승부를 기록, 1승 1무 3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여자핸드볼의 올림픽 8강 진출은 2012년 런던 대회 4위 이후 이번이 9년 만이다.

 

한국은 4일 B조 1위 스웨덴을 상대로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신유빈 집중=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탁구 단체 16강 폴란드와의 단식 두번째 경기. 한국 신유빈이 바요르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남녀 탁구 단체전에서는 우리나라가 남자 4강, 여자는 8강에 안착했다.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증권)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브라질과 8강전에서 3-0으로 완승,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중국과 4일 오후 4강에서 맞붙는다.

 

신유빈(대한항공),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삼성생명)로 짜인 여자 대표팀은 폴란드와 16강전에서 역시 3-0 완승을 거뒀다.

 

외팔선수 파르티카 서브=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탁구 단체 16강 폴란드와 한국의 단식 첫 경기. 외팔선수로 알려진 폴란드 파르티카가 서브를 넣고 있다.

 

이날 폴란드 대표팀에는 '외팔 선수'로 잘 알려진 나탈리아 파르티카가 출전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파르티카는 이날 신유빈과 첫 경기에서 접전을 벌였으나 경기는 신유빈의 3-2(11-6 12-10 11-13 4-11 13-11) 승리로 끝났다.

 

여자 대표팀은 3일 오전 독일과 준준결승을 치른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로럴 허버드(뉴질랜드)는 역도 여자 87㎏ 이상급에 출전했지만 인상 세 차례 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됐다.

 

 

문대통령, '체조 금' 신재환에 "마법같은 연기…자랑스럽다"

 

신재환 기계체조 남자 도마 금메달!=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이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경기에서 우승한 신재환 선수를 향해 "'비밀병기', '도마샛별'에서 이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전날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경기에서) 여서정 선수가 동메달을 딴 여운이 그대로인데, 남자 체조에서 신재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 선수의 도마 연기는 최고난도 기술이었다. 도마 위에서 펼친 4초간의 마법 같은 연기였다"며 "(이날 결과는) 결코 이변이 아니다. 매일 매일의 땀과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기에 더욱 값지다"고 격려했다.

 

이어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낸 신 선수가 장하고 자랑스럽다"며 "대한민국 체조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인 신 선수와 코치진, 꼼꼼히 뒷바라지해 준 체조협회에 감사드린다. 신 선수의 꿈과 도전을 국민과 함께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조 여서정 도마 동메달…한국 최초 '부녀' 메달리스트 새 역사

아버지 여홍철 교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서 은메달

여서정 여자 최초 올림픽 메달…한국 체조 역대 10번째 올림픽 메달도 선사

 

 여서정, 올림픽 결승 무대에 서다=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 여서정(19·수원시청)이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육사에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

 

여서정은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15.083점),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14.916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썼다.

 

 여서정, 화려한 도약=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등재된 난도 6.2점짜리 '여서정'을 펼쳐 수행점수 9.133점을 보탠 15.333점의 압도적인 점수를 받아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14.133점의 다소 박한 점수에 그쳐 평균 점수에서 두 선수에게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서정은 또 한국 체조에 역대 10번째 올림픽 메달도 선사했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땄다.

 

동메달 여서정=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한국 여서정이 기뻐하고 있다.

 

1988년 서울 대회 도마에서 박종훈 현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동메달을 획득한 이래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 등 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여서정이 여자 선수로 최초 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세우며 10번째 메달을 땄다.

 

양학선(29·수원시청)이 2012년 런던 대회 도마에서 한국 체조에 유일한 금메달을 선사했다.

 

'2m35' 우상혁, 한국新 세우며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4위'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높이 날아올라, 남자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한국 육상 트랙&필드 올림픽 최고 순위 기록을 바꿔놨다.

 

우상혁은 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2m37 1차 시기에 실패했다.

 

선수 3명이 2m37에 성공하자, 우상혁은 2m39로 바를 높여 2, 3차 시기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모두 바를 건드렸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신기원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비행이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와 우상혁의 격차는 2㎝였다.

 

2017 런던·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이 2m24부터 2m37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어 '올림픽과의 악연'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에서 3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위를 했던 바심은 도쿄에서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바심과 같이 2m37까지 1차 시기에 넘은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막심 네다세카(벨라루스)는 3위에 올랐다.

 

우상혁은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 못했지만, 거수경례로 자신을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에 인사하고 태극기를 들어 국내에 있는 팬들에게도 '육상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야구대표팀, 도미니카에 4-3 승리…김현수, 9회말 끝내기

1-3으로 뒤지다가 9회말 3득점… 기적같은 뒤집기

이스라엘과 2일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

 

이게 야구다! 김현수 끝내기!=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 9회말 2사 3루 김현수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강적 도미니카공화국을 극적으로 꺾고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은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 공화국과 조 2위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9회말에 대거 3득점에 성공하며 4-3 역전 드라마를 집필했다.

 

대표팀은 1-3으로 뒤진 9회말 대타 최주환(SSG 랜더스)이 상대 팀 마무리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기록해 기회를 잡았다.

 

이후 대주자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도루에 성공해 무사 2루가 됐다.

 

후속 타자 박해민(삼성라이온즈)은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2-3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한국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된 1사 2루 기회에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진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서 김현수(LG 트윈스)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짜릿한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대표팀은 이날 멕시코를 물리친 이스라엘과 2일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스라엘전에서 승리한 뒤 미국-일본전 승자와 경기에서 또 이기면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에 올라간다.

 

임성재, 첫 올림픽 골프 출전 공동 22위로 마감

김시우는 공동 32위…우승은 미국 잰더 쇼플리

 

임성재가 1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 4라운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임성재(23)가 첫 올림픽 출전을 공동 22위로 마감했다.

 

임성재는 1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7447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함께 출전한 김시우(26)는 8언더파 276타 공동 32위.

 

임성재는 경기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올림픽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안 풀려서 속상하다. 다음 올림픽에는 제가 이번 경험을 살려 메달을 꼭 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 2라운드에는 너무 메달권인 3위만 바라보고 쳐서 내 플레이를 하나도 못 했다.

 

2라운드 이후 순위가 너무 내려가서 마음을 비우고 ‘버디나 많이 쳐보자’ 하고 생각하니까 또 잘 됐다”면서 “그래서 다음에는 올림픽에 다시 나오면 (순위에) 신경 쓰지 않고 여느 PGA 투어 대회처럼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도 낼 것 같다”고 했다. 임성재는 미국으로 돌아가 투어 준비를 한다. 5일 미국 테네시주에서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에 참가한다.

 

한편 금메달은 잰더 쇼플리(미국)가 차지했다. 쇼플리는 이날 4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쇼플리는 피지에이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한 선수다. 2위는 로리 사바티니(17언더파 267타·슬로바키아). 3위는 판정쭝(대만·15언더파 269타)으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 폴 케이시(영국) 등 6명과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양희 기자

 

펜싱 사브르 여자 단체 동메달…축구 멕시코에 참패 탈락

야구도 미국전 패배…여자배구는 한·일전 대역전승 8강행 확정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확보, 양궁은 5개 전 종목 석권 불발

 

올림픽 첫 메달 건 여자 사브르 단체: 한국 여자 펜싱 샤브르 대표팀 (왼쪽부터)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윤지수가 31일 일본 마쿠하리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샤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2020 도쿄올림픽 개막 후 8일째 경기에서 여자 펜싱 동메달을 추가했다.

 

우리나라는 31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 극적인 45-42 역전승을 거뒀다.

 

김지연(33), 윤지수(28·이상 서울시청), 최수연(31), 서지연(28·이상 안산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이날 4강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26-45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15-26, 11점 차로 끌려가다 이를 뒤집고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단체전 4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권에 진입했다. 남자 사브르 금메달, 여자 에페 은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는 동메달을 챙겼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메달을 더해 펜싱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막을 테면 막아 봐!'=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김연경이 시마무라 하루요, 모미 아키를 피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열린 축구, 야구, 배구의 '빅 매치'에서는 여자배구만 웃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조별리그 4차전에서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특히 5세트 12-14로 끌려가다가 연달아 4점을 따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3승 1패가 된 우리나라는 남은 세르비아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8강행을 확정했다.

 

울음 터진 이동경= 3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6대3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이동경(왼쪽) 등 선수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와 야구는 나란히 패배를 떠안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으로 참패해 탈락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8강에서 온두라스에 졌고, 이번에도 8강 벽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연령 제한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의 굴욕까지 당했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득점기회=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예선 한국과 미국의 경기.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타자 박건우가 아웃되자 선수들이 실망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 역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1회 먼저 한 점을 냈지만 4회 트리스턴 카사스에게 투런포를 내줬고, 5회에도 닉 앨런의 솔로 홈런과 다시 3연속 안타를 맞고 1-4까지 벌어졌다.

 

우리나라는 9회 한 점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야구는 이날 졌다고 탈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축구보다는 다행인 경우다. 한국은 8월 1일 오후 7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고 이기면 멕시코-이스라엘 승자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마지막까지 활시위 당기는 김우진=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이 31일 일본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8강 당즈준(대만)과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김우진은 이날 경기에서 4-6(28-28 27-29 28-27 28-28 27-28)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석권하겠다는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날 양궁 남자 개인전 준준결승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이 당즈준(대만)에게 4-6(28-28 27-29 28-27 28-28 27-28)으로 분패해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양궁에서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었고, 안산(광주여대)은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하계 올림픽 단일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남자 개인전 금메달은 메테 가조즈(터키)에게 돌아갔다.

 

득점 성공한 한국 선수들= 31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 한국 김소영-공희용 대 중국 천칭천-자이판 경기. 한국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배드민턴에서는 동메달 1개를 확보했다.

 

이날 여자복식 4강에 출전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와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모두 패하면서 8월 2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하게 됐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로써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최근 2회 연속 동메달 1개로 올림픽을 마쳤다.

 

남자 단식 조별리그에서 세계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허광희(삼성생명)는 8강에서 케빈 코르돈(과테말라)에게 0-2(13-21 18-21)로 져 4강에 들지 못했다.

 

배드민턴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여자복식 동메달(정경은-신승찬) 1개로 마감했다.

 

이소희 ‘가자’= 31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 한국 이소희-신승찬 대 인도네시아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 경기. 한국 이소희가 공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로 메달 순위 7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이 금메달 21개로 1위, 일본이 17개로 2위에 올라 있으며 미국은 금메달 16개로 3위다.

 

나이지리아 단거리 육상 선수 블레싱 오카그바레는 도핑 테스트에서 성장 호르몬 양성 반응을 보여 이번 대회 첫 도핑 적발 선수가 됐다.

 

여자 100m 예선에서 11초 05를 찍고 준결선에 오른 오카그바레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멀리뛰기 은메달리스트다.

 

여자배구 이탈리아, ROC, 미국, 터키 모두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복잡한 상황

 

여자배구, 이제 8강이다!: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김연경(10), 오지영(9) 등이 일본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뒤 기념 촬영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허들 하나를 넘었다.

 

이제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여러 차례 '배구 인생 마지막 목표'라고 공언한 올림픽 메달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아직 한국 배구가 손에 넣지 못한, 올림픽 메달을 얻기 위해서는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세계랭킹 14위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7월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예선 4차전에서 일본(5위)을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꺾고,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도쿄올림픽 배구는 승수, 승점, 세트득실, 점수득실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3승 1패(승점 7)로 세르비아(10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2일)만 남겨둔 상황에서 최소 조 3위 자리를 확보했다.

 

A조에서는 브라질(2위)이 4승(승점 11), 세르비아(10위)가 3승 1패(승점 9)로 1, 2위가 매우 유력하다.

 

브라질은 A조 최약체로 4패를 당한 케냐(27위)와 2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세르비아는 2일 한국전에서 세트 두 개만 얻으면 2위 자리를 확보한다.

 

연일 혈전을 펼친 한국이 굳이 세르비아전에 3-0, 3-1 승리를 거두고자 힘을 쏟을 필요는 없다.

 

한국에 패해 5위로 내려앉은 일본(1승 3패·승점 4)은 4위 도미니카공화국(1승 3패·승점 5)과 8강행 여부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기뻐하는 김연경=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이 득점하자 김연경이 기뻐하고 있다.

 

B조에서는 8강에 진출할 4팀이 모두 정해졌다.

 

그러나 1∼4위 세부 순위는 마지막 날 결정된다.

 

이탈리아(6위),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9위), 미국(1위)이 물고 물리며 3승 1패로 1∼3위에 자리했고, 터키(4위) 2승 2패가 B조 4위를 달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우승팀이자, 세계랭킹 3위인 중국은 1승 3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아르헨티나(19위)는 4패를 당했다.

 

김연경이 "A조도 어렵지만, B조에 들어가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B조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올림픽 2연패 달성을 노렸던 중국이 혼돈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의 8강 상대도 8월 2일에나 결정된다.

 

예상대로 한국이 A조 3위를 하면, B조 2위와 8강에서 대결한다.

 

이탈리아, ROC, 미국은 물론이고 터키도 B조 2위에 오를 수 있다.

 

터키는 2일 예선 최종전에서 ROC에 승리하면, 이탈리아-미국전의 패자를 밀어내고 2위로 예선을 마친다.

 

4개 팀 모두 한국이 상대 전적에서 밀린다. 한국은 이탈리아에 13승 16패, ROC에 8승 51패, 미국에 22승 38패, 터키에 2승 7패로 열세였다.

 

양궁 안산, 대회 첫 3관왕…사격 · 펜싱서 은 · 동 추가

사격 김민정 여자 25m 권총 은메달, 펜싱 남자 에페는 동메달 획득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한국 육상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행

 

안산, 금메달이 3개=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대표팀 숙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산(20·광주여대)이 2020 도쿄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첫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한 안산은 이번 대회에서만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전 종목을 통틀어 금메달 3개를 따낸 선수는 안산이 처음이다.

 

사격의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 수영의 예브게니 릴로프(이상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장위페이(중국)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낸 것이 안산 다음 기록이다.

 

안산은 또 한국 선수 최초로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 3관왕에도 올랐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단일 대회 2관왕이 한국 선수 최다관왕 기록이었고, 동계 올림픽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쇼트트랙 안현수와 진선유가 3관왕에 오른 사례가 있다.

안산은 올림픽 양궁 역사도 새롭게 썼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는 남녀 개인전, 단체전 등 금메달 4개였던 양궁에 이번 대회부터 혼성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가운데 4개를 석권했고 남은 남자 개인전에서는 31일 김우진(청주시청)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민정, 은메달 입니다= 김민정이 3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사격에서는 여자 25m 권총에 나선 김민정(24·KB국민은행)이 은메달을 추가했다.

 

김민정은 이날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바차라시키나와 슛오프 접전 끝에 1-4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이날 첫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을 따낸 바차라시키나는 이번 대회 10m 공기권총 금메달,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 은메달 등 메달 3개를 따냈다.

 

 펜싱 남자 에페, 중국 꺾고 동메달= 한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일본 마쿠하리메세 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단체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준, 마세건, 박상영, 송재호.

 

또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동메달 결정전에서 45-41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남자 사브르(2012 런던, 2020 도쿄 금메달), 여자 에페(2012 런던, 2020 도쿄 은메달), 여자 플뢰레(2012 런던 동메달)에 이어 남자 에페에서도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수확했다.

 

30일 우리나라는 활 종목인 양궁에서 금메달, 총을 쏘는 사격에서 은메달, 칼을 다루는 펜싱에서 동메달 하나씩을 따냈다.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한 한국은 메달 순위 7위를 유지했다.

 

중국이 금메달 19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개최국 일본이 금메달 17개로 그 뒤를 잇는다. 미국이 금메달 14개로 3위다.

 

일본은 종전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이던 1964년 도쿄, 2004년 아테네 대회의 16개를 넘어섰다.

 

기분좋은 우상혁=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 우상혁이 2.17미터 1차시기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육상과 수영 등 기본 종목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왔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은 2m28을 넘어 전체 9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는 2m30을 넘거나 전체 33명 중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에 오른다.

 

한국 육상의 트랙, 필드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이다.

 

우상혁은 8월 1일 13명이 겨루는 결선을 치른다.

 

김수지의 경기 모습.[AFP=연합뉴스]

 

수영 다이빙에서는 김수지(울산시청)가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5차 시기 합계 304.20점을 받아 전체 27명 중 7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다이빙 선수가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이어 김수지가 두 번째고, 여자 선수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지는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획득, 한국 다이빙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른 선수다.

 

김수지는 31일 준결승에 나가 상위 12위 안에 들면 8월 1일 결승까지 나갈 수 있다.

 

요트 레이저급 하지민(해운대구청) 역시 한국 요트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 레이스에 진출했다.

 

하지민은 레이저급 10차 레이스까지 7위를 차지해 상위 10명이 겨루는 메달 레이스에 올랐다. 메달 레이스는 8월 1일에 열린다.

 

유도 조구함, 575초 혈투서 은메달…야구는 첫 판 진땀승

황선우 자유형100m 5위…69년 만에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

셔틀콕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 · 이소희-신승찬 '메달 확보'

 

유도 조구함, 은메달=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조구함이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유도 중량급의 간판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구함은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선수 에런 울프와 골든스코어(연장전) 혈투를 벌여 통한의 안다리 후리기 한판패로 졌다.

 

지도 1개씩 받아 정규시간 4분을 마치고 연장전에 접어든 조구함은 울프와 지도 1개씩을 추가로 받고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연장 5분 35초에 울프에게 통한의 안다리후리기를 내줘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두 선수는 총 9분 35초 동안 경기를 치렀다.

 

금메달 목전에서 아쉬움을 곱씹었지만, 조구함은 이번 대회 유도 첫 은메달을 조국에 선사했다.

 

이에 앞서 남자 66㎏급 안바울(27·남양주시청)과 73㎏급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윤현지(27·안산시청)는 유도 여자 78㎏급에서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하고 4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황선우 '자유형 100m' 벽에 도전=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출발하고 있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은 황선우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이다.

 

수영 경영의 새 역사를 쓰는 황선우(18·서울체고)는 이날도 아시아 수영사를 새로 썼다.

 

황선우는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황선우는 올림픽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이 종목 결승 물살을 가른 자체가 역사에 남을 일이었다.

 

황선우는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7위를 차지한 일본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아시아인의 발자취를 찍었다.

 

황선우는 30일 오후에 열리는 자유형 50m 예선을 끝으로 인생 첫 번째 올림픽을 마감한다.

 

안산 조준= 29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32강 안산(한국) - 아니마르셀리 두스산투스(브라질). 안산이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싹쓸이에 나선 남녀 대표팀의 명암은 교차했다.

 

2012 런던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9년 만에 개인전 정상 탈환에 나선 남자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40·현대제철)이 32강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제덕(17·경북일고)에 이어 오진혁마저 짐을 싸 16강에 오른 김우진(29·청주시청)만이 31일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사대에 선다.

 

남자 대표팀과 달리 여자 대표팀에선 혼성단체전,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은 가뿐히 16강에 올라 한국 양궁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3관왕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여자 대표팀에선 강채영(25·현대모비스)과 안산이 살아남아 30일 금메달을 향한 한판 대결을 펼친다.

 

상승세를 탄 한국 '셔틀콕' 여자복식 2개 조가 나란히 4강에 진출해 메달을 확보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세계 5위 '킴콩'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은 '한일전'으로 열린 8강전에서 세계 2위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일본)를 맞아 짜릿한 뒤집기로 2-1(21-14 14-21 28-26)로 이겨 4강에 올랐다.

 

 4강 진출 기뻐하는 배드민턴 여자복식 공희용(왼쪽)-김소영 [EPA=연합뉴스]

 

세계 4위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도 8강전에서 세계랭킹 17위 셀레나 픽-셰릴 세이넨(네덜란드)을 2-0(21-8 21-17)으로 눌러 4강 티켓을 따냈다.

 

서로 다른 팀과 맞붙는 4강에서 두 조가 모두 이기면 한국 선수끼리 금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4강에서 두 조가 다 지면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팀끼리 치른다.

 

여자단식에 출전한 세계 8위 안세영(19·삼성생명)도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부사난 옹밤룽판(태국)을 2-0(21-15 21-15)으로 꺾고 거침없이 8강에 올랐다.

 

안세영은 30일 그간 4번 모두 진 '천적' 천위페이(중국)를 상대로 4강행에 도전한다.

 

'우리가 이겼다!'= 29일 일본 도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2사 만루 상황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득점하며 승리를 거두자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대표팀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치른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5-5로 맞선 연장 10회말에 나온 양의지(34·NC 다이노스)의 끝내기 몸 맞는 공에 힘입어 6-5로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2-4로 끌려가던 7회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 김현수(33·LG 트윈스)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오지환의 중월 1타점 2루타로 5-4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마무리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이 9회초 동점 홈런을 허용한 바람에 연장전 승부치기를 치른 끝에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중국은 금메달 15개를 따내 은메달 수에서 일본에 앞서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이 금메달 14개로 두 나라를 바짝 추격 중이며 한국은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로 메달 순위 7위를 달린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금메달, 축구는 6-0 승리 8강행

황선우, 수영 남자자유형 100m 아시아 신기록으로 결승 진출

양궁 김우진·강채영 개인전 16강 순항… 금 4개 메달 순위 7위

 

사브르 검객들의 금메달 미소=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이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27일 하루 쉬었던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빛 낭보'가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전해졌다.

한국은 28일 현재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모두 1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오상욱(성남시청),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완파했다.

 

세계 랭킹 1위인 한국 남자 사브르는 2012년 런던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한국 펜싱은 대회 첫날인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정환의 동메달, 27일 여자 에페 대표팀의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세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38세의 대표팀 '맏형' 김정환은 2012년 런던 단체전 금메달, 2016년과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개인 통산 네 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펜싱 선수 최다 기록이다.

 

개막 후 첫날인 24일 양궁 혼성 단체전을 시작으로 25일 양궁 여자 단체전, 26일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차례로 금메달을 따낸 우리나라는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메달 순위 7위를 달리고 있다.

 

금메달 13개의 일본이 선두에 올랐으며 중국(금 12개)과 미국(금 11개)이 그 뒤를 쫓고 있다.

 

'8강이다!'=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가 끝난 뒤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6-0으로 쾌승, 2승 1패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황의조(보르도)가 혼자 세 골을 몰아쳤고 원두재(울산), 김진야(서울), 이강인(발렌시아)이 한 골씩 보태 무려 6골 차 대승을 거뒀다.

 

B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31일 오후 8시 요코하마에서 A조 2위 멕시코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한국 축구는 최근 올림픽 3회 연속 8강에 올랐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당한 0-1 패배도 기분 좋게 설욕했다.

 

이번 대회 남자 축구 8강은 한국-멕시코, 브라질-이집트, 스페인-코트디부아르, 일본-뉴질랜드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우리나라가 8강에서 멕시코를 꺾으면 브라질-이집트 경기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황선우, 아시아신기록= 28일 일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준결승. 3번 레인의 황선우가 물살을 가르고 있다. 황선우는 47초 5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수영의 간판으로 급부상한 황선우(서울체고)는 이날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 56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전체 16명 중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나가게 됐다.

 

2014년 중국 닝쩌타오가 세운 종전 아시아 기록 47초 65를 황선우가 7년 만에 0.09초 앞당겼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세계주니어 신기록이기도 하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은 안드레이 미나코프(러시아)가 지난해 10월 수립한 47초 57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56년 멜버른 대회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올해 황선우가 65년 만이다.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에서 7위에 오른 황선우는 29일 오전 11시 37분 결승전에 나간다.

 

'10점을 향해 쏴라'= 올림픽 양궁대표팀 강채영이 28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32강에서 우크라이나의 베로니카 마르첸코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강채영은 7-1(27-26 29-28 29-29 28-24)로 이겨 16강에 진출했다.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은 이날 남녀 개인전에 출전한 김우진(청주시청)과 강채영(현대모비스)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김제덕(경북일고)과 장민희(인천대)는 탈락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29일 오진혁(현대제철)과 안산(광주여대)이 남녀 개인전 1회전에 출전한다.

 

우리나라 양궁은 이번 대회 금메달 5개 가운데 이미 남녀와 혼성 단체전을 휩쓸었고, 남녀 개인전까지 석권하면 5개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다.

 

배드민턴 남자 단식 허광희(26·삼성생명)가 세계 최강자 모모타 겐토(일본)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이변 주역 허광희의 강력 스매싱

 

허광희는 28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모모타를 2-0(21-15 21-19)으로 제압했다.

 

모모타는 배드민턴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로 이번 올림픽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한 일본의 대표 스포츠 스타이기도 하다.

 

허광희는 세계랭킹 38위로, 메달 기대를 크게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허광희는 생애 첫 올림픽 경기인 지난 26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랭킹 88위 티머시 람(미국)을 2-0(21-10 21-15)으로 꺾으면서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이날 모모타까지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허광희는 A조 1위를 차지했다. 1번 시드 자리인 A조는 1위를 차지하면 16강이 아닌 8강에 직행한다.

 

모모타가 조별리그에서 떨어진 것은 이번 대회 대이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뺏길 수 없어’=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대한민국 대 일본 11-12위 결정전. 대한민국 김남욱이 볼을 지키고 있다.

 

7인제 럭비 11-12위전에 나간 한국 럭비 대표팀은 홈팀 일본에 19-31로 져 최하위인 12위에 그쳤다.

 

그러나 1923년 럭비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거의 100년이 지났어도 실업팀 3개, 대학팀 4개 등 여전히 열악한 저변에서 올림픽 본선에 처음 진출한 자체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평이다.

 

펜싱 여 에페 단체전 · 태권도 이다빈 은메달…한국 메달 순위 6위

인교돈 동메달 추가 한국 태권도, 올림픽 사상 최초로 '노 골드'

수영 황선우,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행…200m서도 7위 분투

 

월계관 반지와 은메달 미 = 최인정, 강영미, 이혜인, 송세라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과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월계관 모양 반지를 보여주며 미소짓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이 대회 개막 후 나흘째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과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에서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최인정(계룡시청), 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 송세라(부산광역시청), 이혜인(강원도청)으로 구성된 펜싱 여자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와 접전 끝에 32-36으로 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다시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 오른 우리나라는 9년 전 은메달을 이번에 금메달로 색깔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나 4강에서 세계 1위 중국을 38-29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펜싱에서 두 번째 메달을 따냈다.

 

특히 올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획득한 메달이라 의미가 더했다.

 

이다빈, 도쿄올림픽 태권도 은메달= 한국 태권도 이다빈이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도쿄올림픽 여자 67㎏ 초과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권도에서는 여자 67㎏ 초과급에 출전한 이다빈(서울시청)이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7-10으로 져 역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날 남자 80㎏ 초과급 인교돈(한국가스공사)은 동메달을 따내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태권도를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마쳤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올림픽 태권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메달 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금메달 10개의 일본이 선두에 나섰고, 나란히 9개씩인 미국과 중국이 2, 3위에 올랐다.

 

황선우, 200m 자유형 결승서 7위=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기록을 확인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황선우는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서울체고)는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 9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상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5월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 48초 04를 2개월 만에 0.07초 단축한 황선우는 28일 오전 준결승에 나선다.

 

상위 8명 안에 들면 29일 오전 결승에 나갈 수 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수영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황선우는 이날 오전에 열린 자유형 200m 결승에서는 1분 45초 26을 찍고 7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200m 결승에서 150m 구간까지 1위를 유지하며 메달 기대감을 키웠으나 마지막 50m 구간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7위로 들어왔다.

 

양궁 개인전 32강 김제덕= 올림픽 양궁대표팀 김제덕이 27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 32강 플로리안 운루(독일)와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양궁 남자 2관왕에 오른 김제덕(경북일고)은 개인전에서는 32강에서 탈락, 3관왕 도전이 불발됐다.

 

김제덕은 이날 양궁 남자 개인전 2회전에서 플로리안 운루(독일)에게 3-7(30-28 27-27 27-28 26-27 28-29)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남자 개인전에는 아직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남아 있어 우리나라의 양궁 금메달 5개 석권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은 이미 양궁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석권했다.

 

숨 고르는 진종오= 올림픽 사격 대표팀 추가은이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사격 중 숨을 고르고 있다.

 

'사격 황제' 진종오(서울시청)는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감했다.

 

진종오는 이날 추가은(IBK기업은행)과 함께 출전한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합계 575점을 쏴 본선 1차전 통과에 실패했다.

 

24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도 결선에 오르지 못한 진종오는 이로써 이번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2004년 아테네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진종오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더라면 양궁 김수녕(금4·은1·동1)을 제치고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아쉬운 신유빈= 신유빈이 27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개인전 홍콩 두호이캠과 32강 경기에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탁구에서 '인기 스타'로 떠오른 신유빈(대한항공) 역시 여자 단식 32강에서 탈락했다.

 

신유빈은 이날 두호이켐(홍콩)과 3회전에서 2-4(10-12 5-11 11-8 11-8 4-11 6-11)로 패했다.

 

반면 남자 대표팀의 대들보 정영식(미래에셋증권)과 여자팀의 '맏언니' 전지희(포스코에너지)는 남녀 단식 16강에서 티모 볼(독일)과 류자(오스트리아)를 똑같이 4-1로 따돌리고 8강에 합류했다.

<7월27일 현재 국가별 메달수>

 

한국 양궁 여자 단체전 9연패 위업…금 2·동 3개로 4위

양궁 안산 전 종목 통틀어 대회 첫 2관왕

김학범호, 루마니아 대파하고 8강 '청신호'

유도 안바울 동메달, 수영 황선우도 1위로 준결승행

 

'우리가 세계 최고!'=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대진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선수단에 2020 도쿄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동메달을 추가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대회 개막 후 이틀째 메달 순위 4위를 유지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전날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안산은 이번 대회 전 종목, 참가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우리나라 양궁은 올림픽에서 통산 25번째 금메달을 획득, 쇼트트랙(24개)을 넘어 우리 나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날까지 우리나라의 금메달 2개를 모두 양궁이 따내는 등 '효자 종목'다운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ROC와 결승에서 만난 한국은 1세트에서 마지막 발에 10점을 맞힌 장민희의 활약으로 55-54, 기선을 잡았고 2세트에서는 안산이 10점 두 방을 명중하며 4-0으로 달아났다.

 

3세트에서는 ROC가 초반 세 발을 8, 7, 8점에 맞히면서 일찌감치 우리나라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26일에는 남자 단체전에서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3번째 금메달 획득을 정조준한다.

 

* 안바울 동메달!= 2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안바울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4강에서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조지아)에게 연장전 절반패를 당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 메달 순위에서 4위를 지켰다.

 

중국(금6), 일본(금5), 미국(금4) 순으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아쉬운 한국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양궁과 함께 우리나라가 하계올림픽에서 '믿는 종목' 중 하나인 태권도에서는 이틀 연속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이대훈(대전시청)이 16강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전 끝에 19-21로 졌다.

 

이대훈은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진출한 덕에 패자부활전에 진출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오솨이(중국)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은메달, 2016년 리우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장준(한국체대) 동메달에 이어 이틀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

 

*승리 주인공,이강인= 25일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이 경기를 마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하고 조 1위에 올랐다.

 

B조의 한국,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가 모두 1승 1패가 된 가운데 조 1, 2위에게 주어지는 8강 티켓 주인공은 28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나라는 온두라스와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들어 엄원상(광주)의 추가 골과 이강인(발렌시아)의 연속 득점으로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황선우 '대단해'=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 출전한 한국 황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영국 톰 딘의 축하를 받고 있다. 황선우는 1분44초62를 기록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황선우(서울체고)가 예선 3조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39명 선수 중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는 26일 오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을 치르고 8위 안에 들면 27일 오전 결승에 나간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세운 1분 44초 80을 0.18초 앞당긴 것이다.

 

*기뻐하는 신유빈= 신유빈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룩셈부르크 니시아렌과의 경기에서 4-5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탁구에서는 '17세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을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으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날 신유빈의 상대 니시아리안의 나이는 58세로 둘의 나이 차이가 무려 41세나 돼 화제가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스케이트보드와 서핑 경기도 이날 시작됐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남자 스트리트 부문에서 호리고메 유토(일본)가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누렸다.

 

서핑은 이날 예선을 시작으로 28일에 금메달 주인공을 가려낸다.

 

여서정, 아버지 여홍철 이어 25년 만에 도마 결선 진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 도마 결선에 진출한 여서정 [AP=연합뉴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원조 '도마 황제'로 이름을 날린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대를 이어 올림픽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여서정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 시대 최고의 체조선수 자리를 예약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15.183점을 받아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예선 상위 4위 안에 포함된 미국 선수 3명 중 상위 2명만 결선에 진출하기에 여서정은 예선 성적 4번째로 결선에 오른다. 결선에 출전하는 같은 나라 선수 수는 2명으로 제한된다.

 

이로써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여 교수의 뒤를 이어 가족의 일원으로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다.

 

*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여서정의 힘찬 질주 [AP=연합뉴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짜리 기술을 펼쳐 수행 점수 9.200점을 보태 15.0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 난도 점수는 5.4점으로 낮았지만, 수행 점수에서 이번에도 9.200점을 챙겨 14.600점을 찍었다.

 

두 번 모두 완벽에 가깝게 매트 위에 선 여서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정식 여자 대표팀 감독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은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더 화려한 조명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여서정이 출전하는 도마 여자 결선은 8월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서정은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에선 50.649점을 얻어 56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개인종합 대표인 이윤서(18·서울체고)는 4개 종목 합계 53.540점을 받아 전체 29위에 올랐고, 역시 한 나라당 2명만 결선에 뛴다는 방침에 따라 이윤서도 개인종합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은 물론 개인 4개 종목 결선에 모두 진출해 초유의 6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개인전 금메달 땐 다이너마이트를!”…태극전사들의 BTS 사랑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9연패라는 초유의 업적을 달성한 순간, 경기가 열린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는 블랙핑크의 <붐바야>가 흘러나왔다. “지금 날 위한 축배를 짠짠짠” 같은 가사를 듣고는 대표팀 선수들이 요청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 대표팀이 부탁한 노래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였다.

 

이날 대표팀 주장 강채영(25)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실은 비티에스(BTS) 노래를 부탁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블랙핑크 노래가 나왔다. 지금도 아쉽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강채영은 <한겨레>에 30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에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틀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의 방탄소년단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은 “이번 올림픽에서 들을 노래는 ‘쩔어’로 정했다. 이걸 들으면 정말로 내가 ‘쩔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쩔어’는 ‘대단하다’는 뜻의 요즘 속어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인 수영의 이은지(15)도 “사실 연예인보다는 만화를 좋아하지만, 역시 한 명을 뽑는다면 ‘제이홉’(방탄소년단)”이라고 밝혔다. 재일동포 출신인 유도의 김지수(21)도 “방탄소년단에 제일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체육계에 있어서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김연경(33) 등 이른바 ‘88둥이’들이 은퇴하고 이른바 제트(Z)세대가 등장하는 시기다. 양궁에서 메달을 따낸 강채영, 장민희(22), 안산(20), 김제덕(17)을 비롯해 신유빈, 이은지 등 10대 선수들도 즐비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오길 바라는 모습은 ‘국위선양’을 전면에 내세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등장한 세대가, 새로운 올림픽 풍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진종오 · 구본길 · 양학선…'세월의 무게' 절감한 2012 영웅들

 

아쉬워하는 진종오=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진종오가 경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진종오는 이날 576점(평균 9.600점)으로 15위에 그쳤다.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한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이후로 내리막길을 탔다.

 

당시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한 선수는 '사격 황제' 진종오(42), 펜싱의 베테랑 구본길(32)과 '맏형' 김정환(38), 김지연(33), 남자 기계체조 양학선(29), 남자 양궁의 대들보 오진혁(40) 등 6명이다.

 

이들 중 진종오, 구본길, 양학선이 흐르는 세월을 피하지 못하고 도쿄올림픽에서 쓴맛을 봤다.

 

진종오는 대회 개막 후 첫날인 24일 10m 공기권총에서 15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이 종목과 50m 권총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미 4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진종오는 메달 1개만 보태면 역대 한국 선수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50m 권총에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는 27일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추가은(20)과 짝을 이뤄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 공격하는 구본길=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왼쪽)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마튀아스 스차보(독일)와 도쿄올림픽 32강전을 하고 있다. 구본길 패.

 

2012 런던 대회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세계랭킹 구본길도 같은 날 32강에서 탈락했다.

 

초반에 너무 점수를 내준 끝에 정작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물러났다.

 

아시안게임 사브르 개인전 3연패에 빛나는 구본길은 "관중이 없는데도 서는 것 자체가 긴장됐다"며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이 여느 대회와는 남달랐다고 토로했다.

 

* 날아오르는 양학선=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양학선이 2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예선전에서 도마 연기를 하고 있다.

 

9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 양학선도 도마 예선 9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햄스트링) 트라우마 탓에 양학선은 도약에 절대적인 폭발적인 주력을 뽐낼 수 없었다.

 

그 탓에 회전이 부족해 고득점에 실패했다. 결선 예비 선수 1번 자격인 9위에 올랐지만, 상위 8명 중 결장자가 나와야 결선 무대를 밟는다.

 

진종오, 구본길, 양학선에겐 금맥을 이을 후계자가 있었다.

 

김모세(23), 오상욱(25), 신재환(23)이 세 선수의 뒤를 받치거나 세 선수보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셋은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초짜'였다.

 

많은 체육인들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며 내심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이미 경험한 세 선수의 관록에 더 많이 기대했다.

 

김모세는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8위,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은 8강에서 전진을 멈췄다.

 

신재환은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올라 양학선이 이루지 못한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의 꿈을 이어간다.

 

나이를 거꾸로 먹은 펜싱 김정환은 구본길, 오상욱 두 동생이 떨어진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 한국 펜싱 사상 첫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쾌거를 달성했다.

 

김정환은 2012 런던 대회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2 런던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과 같은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우승자 오진혁은 도쿄에서 금메달 영광 재현에 나선다.

 

 

머리카락보다 중요했던 '꿈의 무대'…강유정은 왜 삭발했나

수술 여파로 계체 탈락 위기에 놓인 강유정, 5분 남기고 '삭발' 결심

아쉽게 끝난 올림픽 도전에도 끝내 울음을 참다…"무너지지 않겠다"

 

여자 유도 48㎏급의 간판 강유정(순천시청)의 왼쪽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2015년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던 강유정은 부상 부위가 재발해 다시 수술대 위에 올랐다.

강유정은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했고, 세계랭킹은 뚝뚝 떨어졌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해선 국제대회에 나가 랭킹을 끌어올려야 했다.

강유정은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5월 카잔 그랜드슬램 대회와 6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치렀다.

 

꿈꿔왔던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지만, 재활 훈련 없이 실전 경기를 치른 탓에 몸 상태는 크게 망가졌다.

세계선수권대회 후엔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강유정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했다. 무릎 통증을 꾹 참고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한계가 있었다. 밸런스가 깨진 탓인지 체중 조절에 문제가 생겼다.

 

강유정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식이요법과 훈련을 통해 체중을 조절했는데, 평소처럼 몸무게가 빠지지 않았다.

 

도쿄에 입성한 뒤에도 그랬다. 염분만 섭취하며 버텼는데도 효과가 없었다.

결국 그렇게 경기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 강유정, 아쉬운 패배= 24일 오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 예선 32강 대한민국 강유정 대 슬로베니아 스탄가르 마루사 경기. 강유정이 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유도 선수들은 대회 전날에 도쿄올림픽 선수촌 계체실에서 몸무게를 재야 하는데, 이때 개체를 통과하지 못하면 실격된다.

 

계체 시간은 경기 전날 오후 8시. 강유정은 23일 오전부터 음식 섭취를 하지 않고 몸 안의 수분을 짜내고 또 짜냈다.

 

오후 6시쯤 올라간 체중계는 48.850㎏을 가리켰다. 48㎏급은 48.5㎏까지 계체를 통과할 수 있다.

2시간 안으로 빼야 하는 몸무게는 350g이었다.

 

여자유도대표팀 배상일 감독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계체 2시간을 남겨두고 350g이 남았다는 건 사실상 계체 실패와 다름없다"며 "특히 경량급 체급에선 이미 뺄 수 있는 모든 것을 뺐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강유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뛰고 또 뛰었다. 숨이 가빠 뛸 수 없을 땐 계속 침을 뱉었다.

이미 많은 침을 뱉은 탓에 입안은 바싹 말랐다. 그래도 강유정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7시에 다시 체중계에 올랐을 때 눈금은 48.750㎏을 가리켰다.

다시 뛰었다. 강유정은 뛰다가 쓰러졌다. 탈수 증세와 현기증으로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강유정은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한 국내 의료진의 긴급 처치를 받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도 강유정은 침 뱉기를 멈추지 않았다.

 

계체까지는 이제 5분이 남았다. 체중계 눈금은 48.650㎏을 가리켰다.

강유정은 "머리카락을 깎겠다"고 했다.

 

배상일 감독과 김정훈 코치는 급하게 문구용 가위를 가져와 강유정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올림픽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강유정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

머리를 하얗게 민 강유정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눈금을 보고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계체 통과였다.

 

* 강유정, 32강 패배= 24일 오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 예선 32강 대한민국 강유정 대 슬로베니아 스탄가르 마루사 경기. 강유정이 패하고 있다.

 

다음날인 24일. 강유정은 하얗게 민 머리로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무도관에 섰다.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첫 상대는 슬로베니아의 스탄가르 마루사.

 

강유정은 경기 시작 27초 만에 배대뒤치기로 절반을 얻으며 16강 진출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상대 선수의 세로누르기를 막지 못하며 한판패를 기록했다.

 

강유정이 도쿄올림픽 무대에 선 시간은 단 2분이었다.

잇따른 부상과 수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준비 과정의 보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았다.

 

경기 후 만난 강유정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쉽게 말을 건네기 힘들 정도였다.

강유정은 위로의 말을 전하자 "머리카락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생각보다 너무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무너지지 않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울음을 참는 듯 강유정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그는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강심장’ 막내궁사들이 일냈다…양궁 혼성서 한국 첫 금메달

한국팀 첫날 금메달 1 동메달 2 … 기대에는  못미쳐

 

첫 금메달을 안긴 김제덕과 안산 선수

 

역시 믿고 보는 양궁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활에서 나왔다. 양궁 대표팀 막내들이 일을 냈다.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강해지는 승부사 기질이 빛났다.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5-2(35:38/37:36/36:33/39:39)로 네덜란드를 꺾고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다. 이날 경기가 열린 유에노시마는 ‘꿈의 섬’이라는 뜻의 인공섬이다.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안성맞춤 장소였던 셈이다.

 

대표팀 막내인 두 선수는 23일 열린 개인 랭킹전에서 남녀 부문 각각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혼성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 처음 신설된 혼성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는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 3관왕에 도전할 기회도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강심장이 빛났다. 강한 바람도,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도 이들을 흔들지 못했다.

 

“일 한 번 단단히 낼 눈매”(류수정 양궁대표팀 감독)라고 평가받던 김제덕은 첫 올림픽 출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활을 쐈다.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친 뒤 날카롭게 과녁을 노렸고, 양궁팀 동료와 관계자들이 “화이팅!”으로 화답하며 힘을 보탰다. 과감하게 당기는 활시위에서는 그 기백이 그대로 느껴졌다. 만 17살3개월인 김제덕은 이날 한국 양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도 썼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 순위는 1위”라고 당당히 밝혀온 안산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3관왕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기본기가 워낙 좋고, 키 172㎝로 신체조건이 좋아서 더 기대되는 선수”(류수정 감독)라는 평가처럼 이날 안산은 흔들림 없는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대표팀 내에서 “어디서도 주눅 들지 않는 성격이 강점”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향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날의 금메달은 양궁대표팀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일군 결과다. 양궁대표팀은 지난겨울 진천선수촌에 들어간 뒤 단 한 번도 밖에 나가지 못했다. 혹시라도 감염되면, 대회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외부인의 방문도 어려웠기 때문에,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를 맞아 기자들을 만난 것이 유일한 외부 접촉일 정도로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고된 상황 속에서도 어김없이 금메달을 선물한 양궁은 대회 전반부에 일정이 집중돼있다. 25일 여자 단체전 결승, 26일 남자 단체전 결승, 30일 여자 개인전 결승, 31일 남자 개인전 결승이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의 대표적인 금밭이 될 전망이다. 도쿄/이준희 기자

 

‘화끈한 발차기’ 장준, 동메달로 아쉬움 달랬다

펜싱서 김정환, 올림픽 2회 연속 동메달 찔렀다

 

 

태권도 국가대표 장준(21·한체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 오마르 살림을 46-16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태권도 대표팀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

 

이날 장준은 1라운드까지는 비교적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특기인 발차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라운드 초반에는 12-10까지 점수를 따라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몸이 풀린 장준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공략해 폭발적인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3라운드 들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장준은 34점을 득점하는 동안 상대에게는 단 6점만을 내주는 괴력을 선보였다.

 

남자 58㎏급 세계랭킹 1위인 장준은 대표팀 막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체급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왔다. 올림픽 첫 출전임에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하지만 장준은 이날 먼저 열린 준결승전에서 랭킹 23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만나 19-25로 패하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장준을 괴롭힌 건 올림픽의 중압감이었다. 이날 장준은 16강 커트 브라이언 바르보사(필리핀)를 3라운드 13초 만에 26-6으로 꺾은 뒤 “긴장한 나머지 매트에서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전 경험의 부족이 드러난 듯 보이기도 했다.

 

8강에서도 비교적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준은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스페인)를 상대로 21-17의 신승을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에 오른 장준은 젠두비에게 무릎을 꿇으며 결국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뒤늦게 터진 화려한 발차기로 결국 동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펜싱에서도동메달을 하나 추가했다.

 

펜싱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26)의 멘토는 김정환(38)이다. 그는 “김정환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묵묵하게 검객의 길을 걸어온, 그래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김정환이다.

김정환은 24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현란한 발놀림을 보이면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5-11, 승리를 거뒀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12-6으로 앞서다가 내리 9점을 내주면서 12-15로 역전당한 악몽을 1시간 만에 훌훌 털어내고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환은 2016 리우올림픽 때도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그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베테랑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상대 바자제가 8강전에서 오상욱을 떨어뜨린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 때 구본길 등과 함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 펜싱 역사에 첫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에도 오상욱, 구본길(32), 김준호(27) 등과 함께 단체전(28일)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정환은 평소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그가 개인전의 기세를 이어 후배들과 단체전 우승을 일궈낼 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첫 코로나 부전승’…체코 비치발리볼 선수 확진에 일본 진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첫 부전승이 발생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24일 오전 시오카제공원. 일본 이시이 미키·무라카미 메구미 짝은 자신들과 체코의 마르케타 슬루코바·바보라 헤르마노바 짝과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체코팀은 경기장에 나올 수 없었고, 이날 경기는 일본의 부전승으로 끝났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 뒤 첫 부전승이다.

 

체코가 출전하지 못한 건 코로나 감염 때문이다. 슬루코바는 이번 주 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헤르마노바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혼자서 경기에 나설 수는 없었다.

 

초유의 전염병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국제올림픽위원회도 관련 대책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팀이나 선수를 실격이 아닌 미출전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은 체코의 미출전으로 2-0 부전승을 거두게 됐다.

 

한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집계·발표한 대회 관련 감염자는 123명에으로 늘었다. 이날 조직위원회는 선수 1명을 포함해 17명이 추가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선수 1명을 제외한 14명은 조직위 위탁 업무 관계자, 2명은 대회 관계자다. 대회 관계자 2명 중 1명은 선수촌에 투숙하고 있었다.

 

조직위원회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크리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수석국장이 교도통신과 통화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참을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제재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티브이로 생중계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부 선수단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아예 미착용한 상태로 다른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 등이 그대로 중계됐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조직위의 방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코로나 시대, 말도 많고 탈도 많은…도쿄올림픽 개막

우울한 올림픽... 무관중 개막,  17일 간의 열전 돌입

 

23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봉송 최종 주자인 오사카 나오미 선수가 성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결국 올림픽 성화에 불이 붙었다.

 

사상 초유의 대회다. 지난해 급속도로 확산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가 결정됐다. 그럼에도 기어코 2020 도쿄올림픽은 23일 저녁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 마련된 성화대 점화에 성공하며 17일간의 열전을 알렸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큰 만큼 개막식은 인류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밝힌 개막식 콘셉트는 핵심 ‘전진, 감정에 의한 연결, 더 다양한 미래’다.

 

한 여성이 국립경기장에서 희망의 씨앗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된 개막식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훈련을 멈추지 않는 선수의 모습을 거쳐, 생명력과 희망을 품고 있는 태양을 상징하는 성화대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인류가 긴 터널을 지나 태양처럼 밝은 미래로 나아갈 것을 보여준다. 개막식 중간에는 코로나 등으로 죽은 이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 23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상징하는 장면도 담겼다. 애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휘청거린 일본을 일으키자는 의미의 ‘부흥올림픽’이었던 만큼 빠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했다. 올림픽기가 입장한 뒤 후쿠시마(8명)와 도쿄(12명)의 고등학생이 모여 코러스를 넣고 오케스트라가 올림픽 찬가를 연주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성화가 점화를 향한 마지막 길을 가는 동안, 이를 감쌌던 해바라기는 후쿠시마, 이와테, 미야기 등 대지진 피해 지역의 회복을 의미한다.

 

1964 도쿄올림픽과의 연관성도 부각했다. 당시 전세계 선수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가져온 씨앗은 일본 전역에서 나무가 되었다. 이날 등장한 나무로 만든 올림픽 상징물 등이 이 나무로 만들어졌다.

 

일본이 자랑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 때 슈퍼 마리오 등의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일본은 이날도 드래곤 퀘스트, 크로노 트리거 등 유명 비디오게임의 음악을 활용했고 다양한 만화 캐릭터를 활용해 개막식을 꾸몄다.

 

한편 대한민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든 남녀 공동 기수 황선우(수영)와 김연경(배구)을 앞세우고 모두 30명(선수 24명, 임원 6명)이 103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종합 순위 10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33개 종목에 총 33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도쿄올림픽은 8월8일까지 이어진다. 도쿄/이준희 기자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이모저모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개막 공연 연대 의식 강조

 

 

이날 개회식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United by Emotion)라는 주제처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연대 의식을 강조하며 3시간 넘게 세계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개막 공연의 소주제도 ‘떨어져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APART BUT NOT ALONE), ‘여기 우리 함께’(HERE TOGETHER), ‘이제는 빛날 시간’(TIME TO SHINE), ‘우리 가는 길에 비치는 희망’(HOPE LIGHTS OUR WAY) 등 연대 의식과 인류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제목들로 구성됐다.

 

텅빈 관객석…코로나19 시대 첫 올림픽 막 올라

 

23일 저녁 2020도쿄올림픽 개막식이 거행됐지만, 관객석으로부터 함성은 들리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6만8000석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국립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나루히토 일왕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외교 사절 등 1000여명에 불과했다.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조용한 개막식으로 문을 연 2020도쿄올림픽은 대부분의 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

 

일본 국기를 손에 든 보건위생 전문가

 

2020도쿄올림픽 개막식장인 일본 국립경기장에 보건위생 전문가가 일본 국기를 들고 입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에게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영웅 미야케 요시노부를 포함한 4명의 운동선수와 장애인 그리고 보건위생 전문가 등 6명이 개막식에서 일본 국기를 들고 입장했다. 일본 자위대원이 게양대 앞에서 이들로부터 국기를 넘겨받아 게양했다.

 

207개국 1만여명 선수, 각양각색 마스크 쓰고 입장

 

2020도쿄올림픽 ‘선수단 입장식’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각국 선수단이 착용한 마스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부 국가들은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을 상징하는 색 또는 국기를 마스크 표면에 담았다.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선수단은 국기가 통째로 프린트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장했다. 호주 선수단은 녹색과 노란색으로 구성된 마스크를 착용했다. 반면, 키리바시 선수단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11개국 29명 ‘난민팀’ 오륜기 들고 2번째로 입장

 

11개국 출신 29명으로 구성된 난민팀(EOR)은 2020도쿄올림픽 ‘선수단 입장식’에서 그리스 선수단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했다. 난민팀의 올림픽 참가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다. 리우올림픽에서 참가 선수가 1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엔 규모가 약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9명 가운데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라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103번째로 입장했다. 도쿄/이준희 기자, 장필수 기자

 

한국은 일본말 가타가나 순서로 103번째 입장

개막식 입장 순서 어떻게?

 

한국 선수단이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23일 시작된 가운데, 한국 선수단도 참가국 가운데 103번째로 입장을 마쳤다. 이번 올림픽 입장 순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먼저 첫 입장은 전통적으로 그리스가 맡는다. 올림픽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리스의 뒤를 난민 대표팀이 따랐다.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이후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개최국 일본의 언어 순서에 따라 입장했다. 일본어는 ‘아, 이, 우, 에, 오’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날 아이슬란드가 세 번째로 입장했다. 그 뒤는 아일랜드가 이었다. 한국은 ‘대한민국’(다이칸민코쿠)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어 순서에 따라 이날 103번째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그런데 일본어 50음순에 따랐다면 앞부분에 등장해야 할 미국(일본어로는 ‘아메리카’) 선수단이 전체 참가국 205개국 가운데 203번째 입장했다. 대개 그리스와 개최국을 맨 앞과 맨 뒤에 놓고 다른 국가들은 국가명 순서로 입장하던 과거 사례와 달리, 이번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2024년 파리 올림픽, 그리고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미국·프랑스·일본을 마지막에 배치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이같은 순서 배경에 미국 방송국 엔비시(NBC)유니버설의 존재가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시는 2014년 소치겨울올림픽부터 2032년 호주 브리즈번올림픽까지 10개 대회에 모두 120억3천만달러의 중계권료를 내는 올림픽 중계 ‘큰손’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 선수단이 일찍 입장하면 시청자들의 채널이 다른 데로 돌아갈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미국 입장을 뒤로 배치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올림픽은 96%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TV올림픽’으로 불리는 상황. 과연 엔비시의 ‘입김’이 참가국 입장 순서까지 바꾼 것일까. 도쿄/이준희 기자

 

올림픽 마지막 성화 주자는 오사카 나오미…‘다양성’ 상징

 

2020 도쿄올림픽이 선택한 마지막 성화 주자는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24)였다.

 

오사카 나오미는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해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 역할을 맡았다. 머리를 빨갛게 물들인 오사카는 성화를 받아들고 차분히 성화대에 올랐고, 꽃봉오리 모양의 성화대는 ‘개화’를 시작했다. 오사카가 성화대에 불을 붙이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그리고, 도쿄 하늘에는 1488개의 불꽃이 터졌다. 도쿄올림픽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 오사카 나오미가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대에 점화한 뒤 성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오사카는 1997년생으로 최근 세계무대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테니스 샛별’이다. 무엇보다 오사카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선택된 것은 이번 올림픽이 다양성, 균형 등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평소 인종차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번 대회가 부흥올림픽을 표방한 만큼 동일본대지진 피해를 본 후쿠시마, 미와기, 이와테 지역 출신 학생 등이 마지막 주자를 맡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실제 이곳 지역 유소년 운동선수들은 오사카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그리스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도쿄올림픽 성화는 이후 일본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개막 연기로 일본 일대에서 1년을 머물다가 올해 3월 다시 봉송이 시작됐다.

 

일왕, 개회 선언…'축하' 대신 '기념' 단어 사용

코로나 상황 고려한 듯…64년 대회 때 조부는 '축하' 사용

하시모토 회장 "사상 첫 연기라는 큰 도전 속에 오늘 개막"

 

개막 선언하는 일왕: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나루히토 일왕이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축하' 표현 없이 개회 선언을 했다.

 

이날 밤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올림픽 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일왕은 "나는 이곳에서 제32회 근대 올림피아드를 기념하는, 도쿄 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마사코(雅子) 왕비를 동반하지 않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히로히토(裕仁) 일왕은 개막식에 나가코(良子) 왕비를 대동했고 '축하'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올림픽 헌장에는 개막 선언은 국가원수가 읽는다고 규정돼 있다. 영문 헌장엔 국가원수가 읽는 개회 선언 예문으로 '셀러브레이팅'(celebrating)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축하'와 '기념'이 다 가능하지만, 축하의 의미로 쓸 경우 일본어로는 통상 '이와이'(祝い)로 번역된다.

 

57년 전 당시 히로히토 일왕은 "나는 제18회 근대올림피아드를 축하하며(祝い), 이에 올림픽 도쿄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조부가 사용한 '축하'라는 단어 대신 '기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열리는 올림픽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당수 일본 국민이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축하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일왕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 올림픽 개막식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과 바흐 IOC 위원장: 나루히토 일본 국왕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3일 도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편,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도쿄 대회는 올림픽 사상 첫 연기라는 큰 도전 속에 오늘 개막한다"며 "세계가 코로나 재난이라는 엄중한 상황에 있는 가운데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날마다 전력을 다하는 모든 분께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회장은 "선수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선수와 스포츠의 힘을 보여줄 때가 왔다"며 "그 힘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재차 희망을 주고 세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도쿄올림픽 관심 있다” 32%…5년 전 리우땐 60%

 대통령 지지율 2%p 상승한 40% …민주당 33%·국민의힘 28%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개막식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초청한 관계자 약 950명 정도가 참석한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23일, 국민 10명 가운데 6명꼴로 도쿄올림픽에 관심이 없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도쿄올림픽에 관심이 있냐’고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관심 있다’는 응답이 32%, ‘관심 없다’는 66%였다. 5년 전 2016 리우올림픽 때는 ‘관심 있다’는 응답이 60%, ‘관심 없다’는 응답은 41%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관심도는 71%였다. 갤럽은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최저 수준이며 1992년부터 같은 조사를 진행한 결과, ‘관심 없다’는 응답이 ‘관심 있다’는 응답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개최 전망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84%로, ‘낙관적’이라는 응답(7%)을 압도했다.

 

도쿄올림픽에 관심 있다는 응답자들이 관심 종목을 2개 고른 결과, 축구가 40%로 주목도가 높았고 야구 20%, 양궁 16% 차례였다.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유죄 등 악재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2%포인트 올라 40%를 회복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보다 2%포인트 오른 33%, 국민의힘이 1%포인트 떨어진 28%를 기록했다. 이어 정의당 4%, 국민의당·열린민주당 3% 차례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오연서 기자

 

한국 첫 메달, 총과 활의 대결…누가 먼저 금빛 과녁 뚫을까?

24일은 ‘골든 데이’…양궁·사격·펜싱·태권도서 메달 기대

‘금메달 4개’ 진종오, 김수녕·전이경 기록 깰지 관심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남녀 1, 2위를 기록한 양궁대표팀 김제덕(왼쪽)과 안산. 이들은 개인전, 단체전, 혼성전에 출전해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한다. 도쿄/연합뉴스

 

 

총, 활, 혹은 칼. 여기에 ‘발차기’가 가미된다. 무관중 경기로 ‘TV올림픽’이 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메달의 빛깔은 하늘만이 안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개막 다음날(24일)부터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금메달 7개를 목표로 하는 한국이 가장 기대하는 날이기도 하다. 금메달 3개 이상의 ‘골든 데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단 양궁 남녀 혼성전에 기대를 건다. 양궁 혼성전은 나라별로 남녀 1명씩 짝을 이뤄 자웅을 겨루는 종목으로, 이번 대회에 첫 도입 됐다. 한국은 23일 열린 남녀 개인전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1위에 오른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이 나서게 된다. 이들은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물리치고 깜짝 1위에 오른 대표팀 막내들이다. 혼성전은 오전 9시30분 16강전부터 시작되는데 결승은 오후 4시45분에 열린다.

 

양궁 혼성전 이전에 ‘총’에서 금메달이 나올 수도 있다.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이자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베테랑’ 진종오(42·서울시청)가 10m 공기권총 예선과 결선을 연달아 치른다. 결선 시작 시간은 오후 3시30분. 때문에 양궁 혼성전 결승이 열리기 전에 메달 색깔이 정해질 수 있다. 현재 세계 순위 6위인 진종오는 지금껏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금메달 1개만 더 목에 걸면 김수녕(양궁), 전이경(쇼트트랙·이상 4개)을 제치고 ‘나홀로’ 한국인 통산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저녁에는 ‘찌르기’와 ‘발차기’가 있다.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25·성남시청)이 개인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상욱은 2019년 세계선수권 때 개인·단체전 1위에 올랐고 올해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월드컵 대회 때도 개인 우승을 차지했다. 오상욱과 함께 구본길(32), 김정환(38·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메달 사냥에 나선다. 구본길은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정환은 2016 리우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리스트다.

 

장준(21·한체대)은 한국 태권도에서 가장 믿을 만한 금메달 후보다. 58㎏급에 출전하는데 2019년 세계선수권과 3차례 월드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했다. 명실공히 세계 1위로 화끈한 발차기가 최대 무기다. 예선전을 착실히 통과하면 결승은 저녁 9시45분에 치르게 된다. 장준과 함께 여자 49㎏급 세계 3위 심재영(26·춘천시청) 또한 이날 출전한다.

 

일본의 강세가 예상되는 유도도 시작되는데 남자 60㎏급 김원진(29·안산시청)과 여자 48㎏급 강유정(25·순천시청)이 대표팀 첫 테이프를 끊는다. 김양희 기자

 

첫 단독 외교 질 바이든, 일본서 ‘최고위급’ 특별 의전 받아

외교 사절단장으로 방일…정상급 내빈 방일은 15명

 

도쿄올림픽의 미국 외교사절단 대표로 방일한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왼쪽)이 22일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부부와 함께 한 만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정상들의 축하 방문이 대폭 축소된 도쿄올림픽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방문한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이 최고의 귀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질 바이든은 22일 오후 전용기로 도쿄 요코타 공군기지에 도착해, 미국의 도쿄올림픽 외교사절단을 이끄는 사흘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대통령 부인이 된 이후 첫 공식 단독 외교 예방이다.

 

도쿄올림픽에는 당초 120명의 국가 정상급 내빈이 참석을 약속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15명의 국가 지도자만이 예방했다.

 

질 바이든은 공항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의 영접을 받은 뒤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으로 가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 및 부인 스가 마리코와 환영 만찬을 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이곳에서 정상급 내빈들과 연속 접견했으나, 질 바이든과의 만남을 마지막 일정으로 잡은 뒤 만찬을 함께 했다.

 

특히 스가 총리는 다른 내빈과의 만남과는 달리 일본풍으로 꾸며진 별실에서 질 바이든을 접대했다. 잉어가 노는 연못을 갖춘 이 별관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점심을 같이 했던 곳이다.

 

질 바이든은 23일에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을 다시 방문해, 스가 마리코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가한다. 그는 또 황궁에서 나루히토 일왕과 면담한 뒤 미국 선수단과 화상으로 만날 예정이다. 이날 저녁에는 미국 사절단을 이끌고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모두 “최고위급”이 올림픽 사절단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대신해 부인을 파견한 것은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어서, 일본 역시 질 바이든에게 ‘극진한 대접’을 통해 화답한다고 전했다. 정의길 기자

 

일본 ‘우울한 잔치’…전에 없던 기이한 올림픽, 막 오른다

 

도쿄올림픽 우여곡절끝 23일 개막

응원없는 경기…개막식도 무관중

코로나 악화 땐 중도취소 우려도

한국은 29개 종목에 354명 참가

 

도쿄올림픽 구조물. 도쿄/신화 연합뉴스

 

코로나19로 1년 미뤄졌던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북한, 기니를 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소속 204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팀과 2016 리우올림픽 때부터 참가하고 있는 난민팀이 출전해 33개 종목에서 금메달 339개 등의 주인을 가린다. 일본에서 여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64년 이후 57년 만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초유의 대회 연기부터 끝없는 취소 논란까지 그야말로 예전과는 전혀 다른 전세계 스포츠 축제다. 전례 없는 대회인 만큼, 개막식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치러진다.

 

일단 개막식 때 6만8천여명 수용 규모의 국립경기장은 거의 텅텅 비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 등은 이번 대회를 유관중으로 치르기 위해 이달 초까지 검토를 했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결국 귀빈과 대회 관계자만 참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역사상 가장 조용한 올림픽 개막식이 예정돼 있다.

 

개막식의 꽃으로 꼽히는 선수단 입장도 단출해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은 선수 입장 인원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각국 선수단이 최소한의 인원만 입장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번 대회 29개 종목 354명의 선수단(선수 232명, 임원 122명)을 보낸 한국도 컨디션 조절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기수인 김연경(여자배구), 황선우(수영)를 비롯한 선수 26명 등 32명 정도만 참석할 방침이다. 한국은 103번째로 입장한다. 개막식 행사 또한 대폭 축소된다. 2011 동일본 지진 및 쓰나미 희생자,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하는 시간 등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만 ‘조용하게’ 치러지는 것이 아니다. 전체 일정의 96%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족 응원 등을 받지 못하고 순위를 다퉈야만 한다. 시상식도 침묵 속에 진행된다. 선수들은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해 메달도 스스로 목에 걸어야 한다.

 

기념 촬영을 위한 포옹도, 세리머니 단골 메뉴인 ‘메달 깨물기’도 금지된다. 악수 또한 마찬가지다. 경기를 모두 마친 선수들은 48시간 내 선수촌을 떠나야만 한다. 개인 일정을 끝내면 다른 경기장에서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풍경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올림픽 중도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마스크와 함께 역사상 가장 기이한 17일간의 스포츠 열전(8월8일 폐막식)이 기다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티켓 359만장 환불…판매량 4만장 그쳐

무관중 여파…“9천억 손실 예상”

선수촌에서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초유의 1년 연기부터 끊임없는 취소 논란까지 우여곡절 끝에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22일 오후 도쿄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주쿠 국립경기장.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추가로 발생했다. 선수촌이 문을 연 이래 하루 최다 확진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2일 “선수촌에서 투숙객 4명(선수 2명, 대회 관계자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을 포함해) 올림픽 관계자 중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수촌 발생 확진자는 모두 9명이 됐다. 조직위원회가 집계·발표를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지금까지 대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87명으로 늘었다.

 

폐쇄된 장소인 선수촌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국 여자체조 대표팀은 따로 호텔을 잡아 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개최국 일본의 유력한 메달 주자들은 선수촌 바깥 호텔 등에 자리를 잡고 대회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우려했던 대로 도쿄올림픽의 입장권 판매량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입장권 판매량이 4만장에 그쳤다고 이날 발표했다.

 

TBS 방송,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도쿄올림픽 33개 종목 경기에 입장권 363만장이 팔렸지만, 지난 8일 도쿄 등 수도권에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후쿠시마현, 홋카이도 등 대부분의 지역도 무관중 정책에 동조함에 따라 359만장이 환불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변종 바이러스가 퍼지자 지난 3월 해외 관중의 일본 입국을 불허하고 일본 거주민만 경기장에 입장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그러다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로 6월 말 경기장 수용 규모의 50% 또는 최대 1만명으로 후퇴했다. 이후 긴급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수도권 무관중 결정을 내렸다.

 

도쿄조직위는 무관중에 따른 입장권 수입 손실이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쿄/이준희 기자

 

조직위 사무총장 “올림픽 중도 취소도 가능하다”

개막 앞두고 20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언급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20일 일본 도쿄에 있는 도쿄도청사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개막이 코앞인 도쿄올림픽의 중도 취소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로이터> 등 외신은 20일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더 많은 감염 선수가 나오고, 개막식에 불참하는 스폰서가 늘어날 경우 올림픽을 취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시로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5자 회담을 다시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5자 회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정부, 도쿄도, 국제패럴림픽위원회가 참여하는 회의다.

 

한편 도쿄에서는 20일에만 138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올림픽과 관련한 확진 사례도 71건으로 늘었다. 도쿄/이준희 기자

 

54일 만에 가장 많아…대회 관계자 확진 67명으로 늘어

 

올림픽 개막식 사흘 앞둔 도쿄만 풍경: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사흘 앞둔 20일 오후 일본 도쿄만 해상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20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15분까지 3천758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84만8천29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0명 증가해 1만5천95명이 됐다.

 

20일 파악된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보다 1천373명(57.6%) 많은 수준이다.

 

올해 5월 27일 4천136명을 기록한 후 54일 만에 가장 많았다.

 

개최지 도쿄(東京)의 상황도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도쿄에서는 이날 1천387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일주일 전보다 557명(67.1%) 많았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관계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전날보다 9명 늘어나 20일 기준 67명이 됐다.

 

21일에는 이번 대회의 첫 게임인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가 후쿠시마(福島)현 아즈마 구장에서 오전 9시에 무관중으로 실시되며 개막식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3일 열린다.

 

"돈 내고 욕먹을라"…후원사들, 개회식 줄줄이 외면

코로나 확산속 대회 강행에 비판 여론…기업 이미지 악화 우려

도요타·파나소닉 등 최고등급 스폰서·경제 3단체 핵심인사 불참

 

한 때는 이랬는데…기피 대상된 도쿄올림픽: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왼쪽)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5년 3월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자동차가 도쿄올림픽의 최고 등급 파트너가 된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고서 이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도요타자동차는 도요다 사장 등이 개회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얼굴 안 보이는 것이 상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막을 올리는 도쿄올림픽이 스폰서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폰서 기업 사장 등 해당 기업 대표들의 불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최고위 스폰서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항공(JAL)도 참석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개·폐회식이 열리는 신주쿠(新宿) 국립경기장을 포함한 대부분 경기장의 무관중 원칙을 정했지만 스폰서 기업 대표는 일반 관중의 범위에 들지 않아 입장이 가능하다.

 

스폰서 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무관중 개최가 결정돼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내의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이어서 최고경영자가 개회식에 참석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을 초래해 기업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 8일을 앞둔 15일 오후 일본 도쿄 도심에 설치된 오륜마크 조형물을 한 시민이 사진 찍고 있다.

 

스폰서 기업인 후지쓰(富士通)는 회사 간부들의 개회식 참석 및 경기 관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회사 측은 "무관중 개최 결정에 따라 스폰서 기업의 티켓 구매권을 행사해 고객을 초대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며 그에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간부의 개회식 참석을 보류키로 한 스폰서 업체 관계자는 "여론도 고려했다"며 "눈에 띄어봐야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다른 스폰서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서로 살피고 있다"고 말해 개회식 불참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冨士夫) 회장 겸 사장은 대회 조직위 명예회장을 맡아 개회식에는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기업들은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광고를 놓고 엇갈린 대응을 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의 개회식 불참과 함께 올림픽 관련 일본 내 TV 광고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더불어 역시 월드와이드 파트너인 파나소닉도 구스미 유키(楠見雄規) 사장의 개막식 참석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18일 오전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무사시노 포레스트 스포츠 플라자에서 관계자들이 오륜기를 설치하고 있다.

 

일본 경제 3단체 역시 올림픽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그는 올림픽을 둘러싼 여러 혼란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자택에서 가족과 응원하겠다"고 반응했다.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사쿠라다 겐고(櫻田謙悟) 경제동우회 대표 간사도 개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경제 3단체가 모두 발을 빼는 양상이 됐다.

 

반면 NEC, 캐논, 노무라홀딩스 등은 이미 준비한 TV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는 자국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의 경우 시청자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도쿄올림픽 주요 후원사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웹사이트 캡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후원하는 일본 스폰서 기업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 계약을 맺은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등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3곳을 포함해 총 71개 사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를 제외한 나머지 68곳은 지원액에 따라 골드 파트너(15곳), 오피셜 파트너(32곳), 오피셜 서포터(21곳)로 나뉜다.

 

교도통신은 NEC와 캐논 등 골드파트너 기업은 회사별로 150억엔(약 1천572억원) 정도의 후원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거액의 비용을 부담해 쉽게 광고 방영권을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그리고 다 함께"

 IOC '다 함께' 추가해 올림픽 모토 127년 만에 교체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두고 열린 IOC 총회 [신화=연합뉴스]

 

올림픽을 상징하는 구호가 127년 만에 바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0일, 일본 도쿄에서 138차 총회를 열어 올림픽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자리매김한 모토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다 함께'를 추가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올림픽 모토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 다 함께'(Faster, Higher, Stronger - Together)로 변경됐다.

 

종전 구호는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 운동을 이끌며 1894년 주창한 것으로 스포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IOC 모토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 함께'로 변경 [IOC 홈페이지 캡처]

 

8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3월 137차 총회에서 4년 중임에 성공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여기에 '다 함께'를 추가하자고 건의했고, IOC 집행위원회는 4월 이를 승인했다.

 

이어 이날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의로 새 모토가 탄생했다.

 

바흐 위원장은 "유대감은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우리의 임무 수행을 북돋는다"며 "우리는 유대감으로 함께 일어섬으로써만이 더 빨리, 더 높게, 그리고 더 힘차게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의 유대감 조성에 강력하게 집중할 것"이라며 "다 함께라는 말은 유대감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IOC는 현재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뜻의 'Stronger Together'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거품처럼 불안한 도쿄올림픽의 ‘버블 방역’

 

   중국 올림픽 선수단이 19일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에 입국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수촌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안전·안심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장담했지만, 개막도 전에 방역에 구멍이 뚫린 모습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8일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 2명이 추가로 코로나 확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 내 선수들 가운데 나온 첫 확진 사례다. 전날에도 조직위는 선수촌 내에서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조직위 발표를 보면, 현재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이다.

 

일본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전국 유권자 1087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18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주장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65%에 달했다.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버블 방역’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올랜도 버블’ 모델을 차용한 것이다. 미국프로농구는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대회를 치르기가 어려워지자, 참가팀들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모아두고 외부와 단절된 채 대회를 치렀다. 현지 언론이 이를 물방울에 빗대어 버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조직위는 버블 올림픽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예를 들어 일본에 입국하는 참가자들은 조직위에서 제공하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해 사흘간 격리된다. 2주 동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본 현지인과 불필요한 접촉도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일본 입국 때 위치 추적 기능 등이 있는 다섯 가지 애플리케이션도 설치하도록 요구한다.

 

*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아카사카 별궁)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교도통신 AP 연합뉴스

 

문제는 조직위가 실질적으로 참가자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도쿄올림픽은 205여 개국 약 1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회인데, 이들이 묵을 선수촌에서 이미 확진자가 나왔다. 취재진, 자원봉사자 등 다른 관계자를 포함하면 관련 인원수는 훨씬 늘어나는데, 이들을 모아둘 장소가 없을뿐더러 통제 인력도 부족하다. 조직위는 지정된 호텔 입구마다 경비원을 배치했지만, 다른 투숙객이 섞여 있어 식별이 어렵다. 실제 이곳 호텔에서도 경비원에게 먼저 “올림픽 관계자”라고 밝힌 뒤에야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의 올랜도 버블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대회 참가팀이 22개에 불과했다. 디즈니월드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참가자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수 있었다. 리조트로 꾸며진 디즈니월드는 내부에서 숙박이나 식사 등도 해결이 가능했다. 외부인들과 참가자들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미국프로농구가 남은 시즌을 단 한명의 추가 감염자도 없이 마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조직위원회는 각 참가단의 방역 문제를 담당하는 시에르오(CLO)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도쿄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올림픽 관계자가 목격되고 있다. 적발될 경우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경고를 하는 듯하지만, 실은 읍소에 가까운 제스처다. 도쿄의 버블 방역은, 안전한 테두리가 아닌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불안한 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대한체육회, 하루 3차례 선수촌에 한식 도시락 배달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20일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몇몇 일본인 팬들은 “김연경 힘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대한체육회는 20일 오전부터 선수촌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한식 도시락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선수촌 인근 호텔에 임시 마련된 급식지원센터에서 오전 6시30분, 10시30분, 오후 4시30분 등 하루 3차례 선수촌 내로 배달하게 된다. 급식센터는 영양사 1명, 검식사 1명, 조리사와 조리원 14명 등 16명의 조리단과체육회 지원 인력 8명,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업체 대행사 직원 4명 등 모두 28명으로 구성됐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가 20일 선수들에게 전달한 점심 도시락. 도쿄/연합뉴스

 

‘수영 황제’ 펠프스, NBC 수영 해설위원 위촉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미국)가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 수영 해설위원으로 도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다. 펠프스는 올림픽에 5차례 참가해 금메달 23개 등 총 28개의 메달을 땄다.

 

멕시코 야구 대표팀 투수 2명, 출국 전 코로나19 확진

 

멕시코 야구 대표팀 주축 투수 2명이 출국을 사흘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멕시코야구연맹과 멕시코야구리그는 19일(현지시각) “대표팀 소집 초기인 18일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무증상 감염자 2명이 보고됐다. 두 선수는 대표팀 숙소에 한 명씩 따로 격리돼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대표팀 선수들도 추가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멕시코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과 A조에 속해 있다.

 

AP, 한국 야구·축구 올림픽 ‘빈손’ 예상

한국 전체 금메달은 10개 예측…양궁 4개, 태권도 4개 등

 

여자 양궁 대표팀 강채영(왼쪽), 안산이 20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훈련 중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으로 ‘V'를 만들고 있다. 강채영은 대회 3관왕도 예측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야구도, 축구도 올림픽 메달 후보에는 없다. AP 통신 예측이다.

 

AP는 19일 2020 도쿄올림픽 종목별 예상 메달리스트를 보도했다. 예측대로라면 한국은 목표치인 금메달 7개보다 더 많은 10개를 획득한다. 양궁 4개(여자단식, 남녀단체, 혼성), 태권도 4개(장준, 이대훈, 심재영, 이다빈)에 펜싱(사브르 남자 단체전), 여자골프(고진영)가 1개씩 보탠다. 예상대로면 양궁 강채영은 3관왕도 가능하다.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이나 남자 10m 공기권총 진종오는 은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에서는 서채현이 동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봤다. 전웅태 또한 근대5종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에 메달을 안길 것으로 예측됐다. 전웅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2019년 세계챔피언십 개인전 동메달, 올해 4월 소피아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우승 등 세계 수준급 실력(4위)을 자랑한다. 남자골프 임성재는 동메달 예상. 그러나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입상을 노리는 황선우는 메달 명단에 없다.

 

AP는 한국 야구, 축구는 ‘빈손’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야구는 금 일본, 은 미국, 동 이스라엘로 전망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 29일 한국과 첫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이스라엘 대표팀에는 전직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함돼 있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예선 때도 한국은 1-2로 졌다. 축구의 경우는 금 스페인, 은 브라질, 동 일본으로 예상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현재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보다 더 나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한편 남녀 테니스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우승이 점쳐졌다. 김양희 기자

 

도쿄올림픽 D-5 “누구를 위한 부흥이고 올림픽이냐”…일본 ‘부글부글’

 

 도쿄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7일 일본 도쿄에 있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투숙 호텔로 진입하려 하자 일본 경 찰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거짓말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악용한 거예요. 그 돈은 재해로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써야 했어요.”

 

다카세 유리(27)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가 내세운 ‘부흥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도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사토 미와코(가명·24)도 “문제를 수습하고 올림픽을 열어야 부흥올림픽이 되는 것이지, 눈앞에 문제가 넘쳐나는데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처럼 <한겨레>가 현지에서 인터뷰한 일본인들은 대체로 올림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코로나 확산 문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달 1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를 보면, 도쿄올림픽을 ‘안전·안심’ 형태로 개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본은 지난 14일 이후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웃돌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8일 도쿄에 도착한 뒤 “지금껏 가장 준비가 잘 된 올림픽”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16일 선수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며 우려를 낳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2명 발생했던 우간다 국가대표 선수단 중 1명이 오사카에서 잠적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방역 구멍이 뚫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올림픽 관련 누적 감염자는 모두 45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평균 확진자를 보면, 일본(약 6600명)은 세계 평균(약 2만4000명)과 비교해 코로나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일본보다 상황이 나쁜 국가가 140곳이 넘는다. 하지만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서 일본 내에서는 “이 상황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모아두고 대회를 치를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바흐 위원장은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아 “일본 국민에게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환영하고 지원해달라고 겸손하게 요청한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일본 열도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학생 스즈키 렌(가명·21)은 ‘도쿄에서도 올림픽 분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아래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이 선수들을 앞세운 점도 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대학에서 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기타타니 세이코(21)는 “올림픽위원회와 정부는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심한 고생을 하고 있다. 결국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대회를 여는 것이면서 선수들을 내세워 정당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 경제를 앞세우는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올림픽 축구가 열리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비즈니스호텔에서 일하는 다카하시 쿠미코(가명·57)는 “숙박 손님이 늘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코로나를 종식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여행 과정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인들은 이제 올림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요즘 올림픽 뉴스를 보면, 이게 대체 누구를 위한 대회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다행히 직업을 잃진 않았지만, 주위에는 직업을 잃는 사람과 매일 같이 폐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부흥이고, 누구를 위한 이권일까요?” 현재 도쿄 민심을 담은 모리 사치코(가명·42)의 반문이었다. 도쿄/이준희 기자

 

일본 편든 IOC... 한국팀 '이순신 문구' 대신 '범 내려' 현수막

독도 문제에 이어 '이순신 장군 현수막'서도 일본 주장 그대로 반복

욱일기 사용도 규제 대상으로 확인 소득…IOC 이후 행보 지켜봐야

 

[올림픽] 한국 응원 현수막: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 대신 '번 내려온다'는 다른 현수막에 내걸렸다. 대한체육회는 17일 현수막을 교체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 기여'를 목표로 동·하계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또 한 번 형평성을 잃은 조처로 비판을 자초했다.

 

IOC는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내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이른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정치적 선전으로 규정하고 올림픽 기간 어떤 장소에서건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IOC 헌장 50조를 위반했다며 현수막 철거를 체육회에 요청했다.

 

16일 IOC 관계자가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을 방문한 데 이어 서면으로도 두 번이나 철거를 요구했다.

 

예상치 못한 IOC의 압박에 체육회는 긴 시간 고민 끝에 일본 제국주의 시절 전범기의 상징인 욱일기도 IOC 헌장 50조 위반 사항이라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이어 IOC가 대회 기간 욱일기에도 IOC 헌장 50조 위반 사항이라는 점을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약속하자 상호 합의로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17일 오전에 철거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장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재치 있게 제작한 현수막은 결전의 땅 도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 [올림픽] 철거되는 이순신 장군 메시지 인용 현수막: 17일 오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문제 삼고, 극우 세력이 욱일기를 흔들며 16일 선수촌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일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직접적으로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다만, 한일 관계 실체 파악과 두 나라의 역사에 무지한 IOC를 배후에서 움직였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IOC는 도쿄조직위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체육회가 이의를 제기하자 "도쿄조직위원회에 문의 결과 성화봉송로 내 독도 표시는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답해 사실상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우리 정부와 체육회가 여러 차례 항의 서한을 보냈지만, IOC가 이 문제를 중재하거나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적은 없다.

 

그러다가 이순신 장군 현수막으로 시끄러워지자 또 일본 편을 들었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제외하곤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문구에선 어떠한 정치적인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IOC는 일본 언론과 극우 세력의 주장을 이번에도 여과 없이 받아들여 정치적 메시지로 규정하고 IOC 헌장 위반이라고 대한체육회에 통보했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유스)올림픽을 유치해 IOC와 계속 긴밀하게 대화해야 하는 체육회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6일 밤 IOC와 현수막 철거 협상에 임했고, 욱일기 사용을 규제하겠다는 IOC의 약속을 받아낸 끝에 현수막을 떼기로 했다.

 

* 바흐 IOC 위원장의 히로시마 방문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 단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간 첨예한 갈등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IOC가 초지일관 일본 편만 드는 현실에 체육회는 부글부글 끓는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체육회 관계자들은 특히 일본 정부나 도쿄조직위가 직접 항의한 것도 아니고, 따라서 IOC가 중재를 위해 개입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는데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 국가인 한국을 표적으로 삼은 것에 상당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IO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에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여 일본에서 손가락질 대상으로 전락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변종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대회 기간 상황이 개선되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16일엔 원자폭탄의 상처가 남은 히로시마를 방문했다가 올림픽을 취소하라는 시민 단체의 시위에 직면하는 등 연일 곤경을 겪고 있다.

 

이처럼 인기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처지라 IOC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잡음을 최대한 없애고자 서둘러 이순신 장군 현수막 철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올림픽] '이순신 정신' 글귀에 일본 극우 '욱일기' 시위: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현수막이 걸리자 16일 일본 극우단체 시위대가 글귀 반대편에서 욱일기를 든 채 시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랑스럽고 유머 넘치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은 나흘 만에 아쉽게 사라졌지만, 그간 욱일기에 모호한 태도를 취해 온 IOC의 판단 변화를 끌어낸 점은 소득이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4 파리하계올림픽 등 이후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규제할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IOC가 실제 욱일기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게다가 사실상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 국민을 쉽게 볼 수 없기에 체육회와 IOC의 상호 합의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대한체육회는 선수촌에 '팀 코리아(Team Korea), '범 내려온다'라는 현수막을 새로 설치했다.

 

'범 내려온다'는 한국 관광공사가 제작한 대한민국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곡 이름이다.

판소리 수궁가, 범이 내려오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해 5월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편곡해 발표했다.

 

해당 곡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팬들에게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올림픽] '여기가 한국선수단 숙소': 17일 오후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태극기와 팀코리아 현수막과 함께 '범 내려온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해당 현수막은 체육회 직원들이 미리 준비해서 가져갔던 것"이라며 "기존 현수막을 대체해서 설치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아울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용맹스러운 호랑이를 내세워 선수단에 힘을 주고 싶어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올림픽위, 일본·IOC 동시비난…"독도 표기는 용납못할 도발“

대변인 담화 통해 일본 행위 비난…"IOC도 공정성 있게 처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도쿄 올림픽 불참을 통보했던 북한이 독도 표기 문제를 놓고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동시 비난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17일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 일본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시한 것과 관련, "이러한 행위는 전 세계 체육인들과 인류의 평화 염원에 대한 우롱이며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유린하는 용납 못 할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올림픽을 주최하는 기회를 악용해 도쿄올림픽 경기대회조직위가 자행하고 있는 비열한 행위에는 앞으로 국제 체육경기 행사마다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수 있는 전례를 마련하고 독도 영유권을 국제적으로 인정시키려는 음흉한 기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올림픽 개최 반대 시위.

그는 "우리의 고유한 영토를 강탈하기 위해 신성한 올림픽 운동의 이념과 정신도 어지럽히는 일본 체육계의 파렴치성이 극도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라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올림픽 봉화 이어달리기 지도를 수정(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을 묵인하고 있는 IOC를 향해서도 "이를 묵인·조장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이중적인 처사에 대하여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한반도기에 독도 표기를 놓고 IOC가 정치적 중립성을 들어 "한사코 반대"했었다며 "국제기구답게 공정성을 가지고 처신을 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OC가 2019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독도 표기 문제를 놓고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상기했지만, 이달 2일에는 입장을 바꿔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주장에 유의'하라는 편지를 IOC 위원 등에게 보냈다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 속 선수 보호를 이유로 들며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IOC도 6월 이를 공식화하고 올림픽 출전권을 재배분한 바 있다.

 

개막 D-6 도쿄올림픽 선수촌 첫 확진자 발생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17일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주최 쪽이 토요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는 올림픽 조직위 업무에 관여한 해외 방문객이며, 개인정보 등의 문제로 국적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염자는 바로 의료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은 개막식(23일)을 6일 앞두고 있다. 선수촌은 13일 개장했고,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촌하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일본서 우간다 국가대표 1명 실종…우간다팀 확진 2명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 메모 남겨

 

우간다 대표팀이 지난달 20일 일본 오사카에서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교도통신 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역도 선수가 일본 오사카에서 실종됐다. 우간다 대표팀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이미 2명 발생한 상황이라, 일본 내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16일 ‘우간다에서 온 20살 역도 선수 줄리어스 세키톨레코가 일본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 올림픽 사전 캠프에 참가하던 중 16일 돌연 실종됐다’고 전했다. 일본 방송 <엔에이치케이>(NHK) 등도 17일 아침 주요 뉴스로 해당 소식을 전했다.

 

세키톨레코는 ‘우간다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행적은 나고야로 가는 신칸센 승차권을 구매한 것이다. 나고야시는 일본 내에서 우간다인이 두 번째로 많은 곳으로, 약 150명 정도가 살고 있다.

 

문제는 세키톨레코가 속한 우간다 대표팀에서 이미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선발대는 9명 가운데 2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간다 대표팀은 지난 6일까지 격리한 뒤 7일에야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이즈미나노시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세키톨레코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지를 밝히고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 올림픽 선수단은 대회 기간 내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현지인과 접촉할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방역 통제에 구멍이 생기면서 일본 내 불안은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주최 쪽은 도쿄올림픽이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특히 도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대중의 회의론은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도쿄/이준희 기자

 

올림픽 D-6 일본, '이순신 12척' 연상 한국팀 현수막 문구 생트집

"반일 상징 이순신 한국에서 신격화"…벌칙 줘야한다는 주장까지

 

[올림픽]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15일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걸린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에 대해 일본 측은 '반일 현수막'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현수막이 정치적 메시지라면서 한국팀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억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팀 거주동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태극기와 함께 걸었는데 이를 문제 삼으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현수막의 메시지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제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를 떠올리게 한다.

 

이에 대해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는 "반일 상징을 꺼내 들고 일본과 당시의 조선 사이의 전쟁에 관련된 말을 선수촌에 건 것은 큰 파문을 부를 것 같다"고 15일 보도했다.

 

* 도쿄올림픽 개막을 8일 앞둔 15일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입구에 제작된 오륜기 앞으로 한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이 매체는 이순신 장군이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1537∼1598)의 맞선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 돼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것은 올림픽을 정치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회 실행위원회는 한국 선수단에 대해 페널티(벌칙)를 줘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일본정부, '이순신 어록' 응원문구에 '올림픽 정신' 거론

 

일본 정부는 16일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거주동 앞쪽에 이순신 장군의 어록에 바탕을 둔 응원 문구를 게시한 것과 관련해 '올림픽 정신'을 거론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응 등을 묻는 말에 "선수촌 관리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일본 정부 입장에선 "도쿄 대회의 모든 참가자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응원 문구: 16일 도쿄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가토 장관은 이 질문을 던진 일본 후지TV 기자가 올림픽 헌장이 금지하는 정치적 선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가토 장관은 오는 23일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맞춘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현수막 파장…IOC 개입하나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내건 재치 있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극우 세력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현수막 철거 시위를 벌였고, 일본 정부도 이 사안을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속력을 다지자는 의미로 제작한 현수막이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사안으로 둔갑하자 대한체육회도 크게 당황했다.

 

체육회는 지난 13일 공식 개장한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우리 선수들이 머무는 층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걸어 화제에 올랐다.

 

역사를 아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이 문구가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패러디 한 것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이순신 장군은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선조에게 올리고 역사에 길이 남을 명량대첩을 이끌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도쿄에서도 선전하겠다는 내용으로 국내 누리꾼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 일본 신문이 이를 정치적인 메시지로 해석해 '반일 현수막'이라고 낙인을 찍자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순신 장군이 한국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1537∼1598)에게 맞선 '반일 영웅'으로 신격화한 존재여서 반일 현수막이라고 생트집을 잡은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패전국으로서 역사적 검증이 끝난 패배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평소 일본의 모습이 이번 사건에서 재연된 셈이다.

 

*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급기야 일본 극우 정당인 일본국민당 관계자들이 16일 올림픽 선수촌 한국 거주동 앞에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들고 기습 시위를 펼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한국의 어리석은 반일 공작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 선수단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반일 현수막을 내건 한국은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돌아가라고 억지를 부렸다.

 

해프닝도 아닌 일에 정치적 메시지라는 프레임을 덧씌운 일본 언론과 극우 세력의 행태는 우리나라가 실효 지배 중인 독도를 끊임없이 자국 영토라고 우겨 국제 분쟁지역화하려는 수작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응 등을 묻는 말에 "선수촌 관리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도쿄 대회의 모든 참가자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이 마치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들릴 만했다.

 

올림픽 개막을 7일 앞두고 이번 사건이 한일 두 나라의 정치·외교 문제로 비화하기 전에 '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강조해 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입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IOC가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일이나 그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독도 자국 영토 표기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일본 편을 들어온 점에 비춰볼 때 IOC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대사관 2인자 ‘성적 표현’ 동원해 문 대통령 행보 비하

총괄공사 소마 히로히사, 방송 취재진과 오찬서 비하 발언

 

                 소마 히로히사

 

오는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양국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논의중인 가운데 주한 일본대사관의 ‘서열 2위’인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한국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성적인 표현을 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해 파문이 일고 있다.

 

16일 제이티비시(JTBC)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은 전날 한-일 관계 현안에 대한 일본 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주한일본대사관 쪽에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가졌다. 소마 총괄공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마 총괄공사는 이 표현을 내뱉고 잠시 후 “실례했다”고 사과했지만 그 뒤로도 계속 한국 정부를 자극하는 주장을 이어갔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답안지를 제출해야 한다거나, 문 대통령이 오면 ‘정중히 맞이하겠다’고 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발언도 “외교적 표현일 뿐”이라는 등의 얘기였다.

 

지난 2019년 한국에 부임한 소마 총괄공사는 한국 대학에서 연수를 받았고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한국어에도 매우 능통하다. 총괄공사는 대사관에서 대사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자리다. 이주현 기자

 

스가 내각 지지율 ‘위험수위’ 20%대까지 하락

지지 통신 여론조사, 출범 뒤 첫 30% 밑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서 지지율 20%대는 흔히 총리 교체나 내각 총사퇴까지 갈 수 있는 ‘위험 수위’로 언급된다

 

일본 <지지 통신>은 지난 9~12일 전국 18살 이상 남녀 2000명(응답률 62.9%)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이 29.3%로 지난해 9월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고 16일 보도했다. 전달 조사에 비해 3.8%포인트 지지율이 낮아졌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6%포인트 증가한 49.8%에 달했다.

 

<지지 통신>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위험 수위인 2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 때인 2017년 7월 이후 4년여만이다. 당시 아베 전 총리와 가까운 이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법인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인 이른바 ‘가케학원 스캔들’로 아베 내각 지지율은 급락했다.

 

<지지 통신>은 수도 도쿄에 4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일상생활의 제약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불만과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우려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내각이 붕괴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일본에서는 정권 말기 내각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엔에이치케이>(NHK)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2012년 12월 노다 요시히코 내각(20%), 2010년 5월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21%), 2009년 9월 아소 다로 내각(15%)이 30%대 이하 지지율로 문을 닫은 예가 있다.

 

<지지 통신> 여론조사에서 스가 총리가 언제까지 총리직을 계속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절반에 육박하는 49.4%가 “올해 9월 말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였으며, “다음 번 총재 임기(3년) 만료까지”는 18%에 그쳤다. “빨리 그만뒀으면 좋겠다”도 17.3%에 달했다. 조기원 기자

 

올림픽 D-9 코로나 신규확진 폭증세…도쿄만 1천명 넘어

스가, 바흐 만나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만들겠다"

 

올림픽 개막 앞두고 日 총리 예방하는 바흐 IOC 위원장: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본에 온 토마스 바흐(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해 내달 8일 폐막할 예정이다.

 

올림픽을 아흐레 앞둔 일본 수도 도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도(都)는 14일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가 1천149명이라고 발표했다.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 명 선을 웃돈 것은 직전의 3차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던 올해 5월 13일(1천10명)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제4차 유행기로 분류된 3차 긴급사태 기간에 가장 많이 나왔던 5월 8일(1천121명) 수치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도쿄 지역에 지난 12일부터 올림픽 전 기간을 포함하는 내달 22일까지 6주 시한의 4차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전염력이 한층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영향으로 도쿄 지역의 확진자는 오히려 계속 느는 추세다.

 

도쿄에선 이날까지 1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25일 연속으로 일간 신규 확진자가 늘었다.

 

또 지난 7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823명으로 1주 사이에 30% 급증했다.

 

*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열이틀 앞둔 지난 11일 도쿄 오다이바의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륜 조형물 상공에서 벼락이 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194명에 달한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천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일(3천35명)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2만8천37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이날 20명 더해 1만5천11명이 됐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방일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도쿄 총리관저에서 만나 "정부로서는 만반의 감염 대책을 강구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어려운 길을 왔지만, 역사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흐, 코로나 확산 대책 질문에 "추측 안한다" 답변 회피

"IOC 2조원 냈다…비용·위험 공평하게 분담했다" 주장

 

화상회의 참석한 바흐: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8일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일본 정부, 도쿄도(東京都),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참석하는 이른바 '5자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일본 국민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바흐 위원장은 13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관계자와 일본인을 명확하게 격리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고, 대회의 안전성을 전폭적으로 신뢰해도 좋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경우의 대응에 관한 질문에는 "추측은 하지 않는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기가 현장 관람객이 없는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것에 관해 "침울한 마음으로 결정을 지지했다. 일본 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애초의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선수들이 무관중에 익숙해져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람권 수입이 대폭 감소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추가 지원을 검토하느냐는 물음에 "IOC는 대회의 성공을 위해 17억 달러(약 1조9천557억원)를 내놓았다"며 "이것은 대회 비용과 위험의 공평한 분담"이라고 주장했다.

 

바흐 위원장은 21일 첫 게임인 소프트볼 시합이 열리는 후쿠시마(福島)시와 8월 7일 여자 마라톤이 열리는 홋카이도 삿포로(札晃)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42세 글로버, 10년 만에 PGA 투어 우승…케빈 나는 준우승

 

    공의 방향을 쫓는 루카스 글로버.[AP=연합뉴스]

 

올해 42세인 루카스 글로버(미국)가 10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글로버는 1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 디어런(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존 디어 클래식(총상금 62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글로버는 2011년 5월 웰스파고 챔피언십 제패 이후 10년 2개월 동안이나 이어진 우승 갈증을 씻었다.

 

PGA투어 통산 4승째.

 

2009년 US오픈 챔피언인 글로버는 2018년 투어카드를 잃어 퀄리파잉스쿨이나 다름없는 웹닷컴 투어 파이널을 치러 PGA투어에 복귀하는 등 최근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2018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기간에 아내가 가정폭력과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글로버는 버디 8개를 쓸어 담으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글로버는 12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막판 7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다.

 

케빈 나

 

미국 교포 케빈 나(한국 이름 나상욱)는 3언더파 68타를 때려 2타 뒤진 공동 2위(17언더파 267타)에 올랐다. 3타를 줄인 라이언 무어(미국)가 공동 2위에 합류했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는 이븐파 71타에 그쳐 공동 4위(16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23)는 1타를 잃어 공동 47위(8언더파 276타)로 밀렸다.

 

이민지 동생 이민우, 람·토머스 제치고 유럽 골프대회 우승

호주 이민지 동생... 유러피언투어 스코티시 오픈 연장 우승

 

유러피언투어 스코티시오픈 우승한 이민우 [AP=연합뉴스]

 

호주 교포 이민우(23)가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유러피언투어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이민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5승,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에서 2승을 거둔 이민지(25)의 동생이다.

 

이민우는 11일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의 르네상스클럽에서 열린 롤렉스 시리즈 스코티시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쳤다.

 

이민우는 전반 3번홀부터 8번홀까지 6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후반 1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는 맹타를 날렸다.

 

이민우는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 토마스 데트리(벨기에),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으로 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이민우는 홀로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33만3천600달러(약 15억3천만원).

 

이민우는 지난해 2월 호주에서 열린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유러피언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지 1년 5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민우는 다음 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디 오픈 출전권도 획득했다.

 

이민우는 "멋진 하루다. 오늘 나의 플레이가 아주 자랑스럽다. 6개 연속 버디는 정말 좋았다. 정말 빠르게 일어난 일이었다"고 감격스러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대회는 유러피언투어 롤렉스 시리즈에 포함되는 4개 대회 중 하나다.

 

이민우는 쟁쟁한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이민우보다 2타 뒤진 7위(16언더파 268타),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민우와 3타 차로 공동 8위(15언더파 269타)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5위 잰더 쇼플리는 공동 10위(14언더파 270타)에 올랐고, 세계랭킹 4위 콜린 모리카와는 공동 71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한국선...대단한 박민지, 최단기간 시즌 6승·상금 11억원 돌파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오픈 초대 챔피언 등극

 

박민지 [KLPGA 제공]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세' 박민지(23)가 시즌 6승 고지를 밟으며 투어 새 역사를 썼다.

 

박민지는 1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6천60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친 박민지는 2위 서연정(26)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올해 신설된 대보 하우스디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 우승으로 시즌 6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통산 10승도 채웠다.

 

시즌 상금은 10억원을 넘어 11억원을 돌파했다. 기존 9억4천만원에 이번 우승 상금 1억8천만원을 보태면서 11억2천만원이 됐다.

 

KLPGA 투어에서 7월에 시즌 6승과 상금 10억원을 돌파한 선수는 박민지가 역대 처음이다.

 

단일 시즌 6승은 신지애(2회·2007·2008년), 박성현(2016년), 서희경(2008년)을 이어 박민지가 역대 5호다.

 

이전까지 가장 빨리 6승에 도달한 선수는 8월 21일 MBN 여자오픈에서 시즌 6번째 승리를 거둔 박성현이었다. 박민지는 이를 7월 11일로 한 달 이상 앞당겼다.

 

또 이전까지 최소 대회 6승을 채운 선수는 2007년 12개 대회 중 11개 대회에 출전해 6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신지애였다.

 

박민지는 올해 13개 대회 중 11개 대회에 참가해 6개 타이틀을 획득하며 신지애와 이 부문 타이를 이뤘다.

 

기존 최단기간 시즌 10억원 돌파 기록은 2016년 9월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10억원과 11억원을 동시에 넘긴 박성현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박민지는 7월로 2개월이나 이 기록을 앞당겼다.

 

시즌 10억원 돌파는 김효주(2014년), 박성현(2016년), 고진영(2016년), 이정은(2017년), 최혜진(2019년), 장하나(2019년 이후 박민지가 7번째다. 11억원 돌파는 역대 6번다. 고진영은 2016년 1억2천만원으로 11억원을 넘기지는 못했다.

 

KLPGA 투어 역대 시즌 최다승은 2007년 9승을 올린 신지애, 역대 시즌 최다 상금은 2016년 박성현의 13억3천309만원이다.

 

박민지가 남은 시즌 이들 기록도 경신할지 주목된다.

 

박민지는 공동 2위로 3라운드를 출발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서연정은 생애 첫 우승을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서연정이 전반 1타만 줄인 사이, 박민지는 3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쫓아왔다.

 

박민지는 12번 홀(파4) 버디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14번 홀(파4)에서는 박민지와 서연정이 나란히 버디를 잡았다. 서연정이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박민지와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박민지는 16번 홀(파5) 버디로 다시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그런데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다시 서연정과 공동 선두가 됐다. 박민지의 이번 대회 첫 보기다.

 

하지만 박민지는 흔들리지 않고 18번 홀(파4)에서 차분히 버디 퍼트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서연정은 18번 홀 보기를 기록해 2타 차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2015년 KLPGA 챔피언십, 2017년 카이도 여자오픈과 효성 챔피언십을 이은 개인 통산 4번째 준우승이다.

연장까지 1-1 팽팽한 승부…승부차기서 잉글랜드 3-2로 따돌려

 

이탈리아 동점골 넣은 보누치 [AFP=연합뉴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적진에서 꺾고 53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이탈리아는 11일 오후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열렸던 1968년 대회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에 우뚝 섰다.

 

2000년대 들어 2차례(2000년·2012년)나 결승에 진출하고도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던 이탈리아는 2전 3기 만에 다시 유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60년 만에 경험했던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아픔도 이번 우승으로 보기 좋게 씻어냈다.

 

이탈리아는 또 34경기(28승 6무)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의 벽에 막혀 유로 첫 우승 꿈이 좌절됐다.

디마리아 결승골로 1-0 승리…통산 15번째, 우루과이와 공동 1위

메시, 득점왕 · 도움왕에 MVP도 독차지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가 남미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맞수 브라질을 꺾고 2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치른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전반 22분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에콰도르에서 열린 1993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정상을 탈환했다.

 

아울러 최근 6차례 대회에서 4번이나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도 털어내고 대회 통산 15번째 정상에 올라 우루과이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국'이 됐다.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는 이날 풀타임을 뛰고 메이저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우승 세리머리 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AFP=연합뉴스]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는 숱하게 챔피언 자리를 경험했던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는 4차례의 월드컵과 5차례의 코파 아메리카에 나서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으나 마침내 한풀이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4골 5도움을 올려 득점과 도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기쁨이 더 컸다.

 

반면, 2019년 대회 우승팀인 브라질은 대회 2연패 및 통산 10번째 우승 꿈이 깨졌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에서 호흡을 맞췄던 브라질의 네이마르도 이번 대회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으나 끝내 웃지 못했다.

 

* 메시(왼쪽)와 네이마르.[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2007년 대회(브라질 3-0 승) 이후 14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만났다.

 

균형을 깨뜨린 것은 아르헨티나였다.

 

전반 22분 로드리고 데 파울이 자기 진영에서 한 번에 길게 넘긴 공을 디마리아가 브라질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면서 잡아냈다.

 

디마리아는 이후 브라질 골키퍼 에데르송이 나온 것을 보고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에서 왼발로 살짝 띄워 차 골문을 열었다. 디마리아의 이번 대회 첫 골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선제 득점 후 양 팀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전반 26분 브라질 카제미루의 오른발 중거리 슛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고 3분 뒤 디마리아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날린 왼발슛은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 33분 메시가 센터서클에서부터 혼자 공을 몰고 간 뒤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왼발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1분 뒤 네이마르의 프리킥은 아르헨티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 2021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메시.[EPA=연합뉴스]

 

브라질은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만회 골을 노렸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전반을 끌려간 채 마친 브라질이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였다.

 

후반 7분 히샬리송이 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지만 앞서 히샬리송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2분 뒤에는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한 공을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막아냈다.

 

경기는 갈수록 과열됐다. 거친 플레이에 양 팀 선수들이 몰려 대치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38분 가브리에우 바르보사가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슈팅한 공은 수비 맞고 골대 옆 그물을 출렁였다.

 

후반 42분 바르보사의 결정적 왼발 발리슛은 다시 한번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걸려 탄식을 쏟아냈다.

 

아르헨티나는 1분 뒤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메시가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해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렸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고 남미축구 왕좌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