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권 · 권력 나누는 비즈니스 공동체” 주장

비난강도 높여 지지층 결집·갈라치기로 부동층 공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유세한 뒤 주먹질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말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철지난 좌파혁명이론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주장하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거 장사에 이용한다”고 맹폭했다. 선거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명목이지만, 주요 유세 발언이 ‘막말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울산·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 경남 7개 도시를 방문해 연속 자신의 유세 상징인 ‘어퍼컷’을 날리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울산에서 유세를 시작한 윤 후보는 “여러분도 지난 5년 동안 이 민주당 정부의 한계를 보셔서 알겠지만, 철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소위 말해서 ‘비즈니스 공동체’”라며 “비밀이 유지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누고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민주당의 실체”라고 저격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하는 댓글부대 말은 믿지 말라. 다 거짓말”이라며 “지난 5년 민주당 정권을 망가뜨린 사람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 주역들”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윤 후보의 발언과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을 ‘전체주의 정당’으로 규정지은 데 이어,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는 격앙된 표현을 쏟아내며, 이 후보와 현재 민주당을 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게서 분리하는 데 집중했다.

 

윤 후보는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3억5000만원 들고 가서 8500억원 빼 오는 도시개발에, 그런 부패의 주범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노무현의 민주당이냐. 김대중의 민주당이냐”라며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다 그런 분들을 내놓고 선거 장사에 이용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퇴출돼야 하는 그런 민주당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에서도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그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 사람들이 궁궐과도 같은 586 이념세력에 갇혀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저런 부패한 세력들을 26년간 상대해온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았나. 지금부터는 국물도 없다(경남 진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세력과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결(경남 창원)”이라고 날을 세우며 주말 유세를 마무리했다.

 

윤 후보가 막말에 가까운 표현으로 민주당을 집중 타격하는 것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못 하는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국정 운영 지지율이 40%를 웃도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대신 민주당과 이 후보를 원색 비판하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론을 띄우겠다는 뜻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윤 후보의 ‘격앙된 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 분위기에 고무된 윤 후보가 즉흥 발언을 하다 ‘실언 리스크’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과도한 표현이 오히려 중도층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장 지지를 북돋는 건 좋지만 아직 오차범위 내 선두이기 때문에 중도층 표심을 위해 발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부모 찬스’ 비판? ‘성별 갈라치기’ 아닌가…윤석열 대선광고 논란

  남성 면접자 좌절앞서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 부각

  국민의힘 “부모 찬스 피해보는 청년 묘사” 설명

 “여성차별 채용 비리 현실 교묘히 왜곡” 지적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티브이(TV) 광고 속에서 묘사된 채용 면접 장면을 두고 “채용 시 발생하는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득권 자녀들에게 피해 보는 청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해당 광고가 여성 면접관과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를 부각하며 남성 구직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윤 후보가 최근 공개한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편’ 광고를 보면 한 남성이 채용 면접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 2명, 남성 1명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이 앞에 있고 남성 면접자는 옆에 있는 다른 남성 면접자를 쳐다보다가 반대쪽에 밝게 웃고 있는 여성 면접자를 바라본다. 이후 이 남성은 탈락을 예감한 표정으로 옷에 붙은 수험표를 뗀다. 이때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자막과 내레이션이 나온다.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페이스북에서 “(광고 속 남성은) 빽 없고 힘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다. 옆자리는 부모 찬스로 입시와 취업하는 내로남불 기득권의 자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집에 여성 혐오 표현 ‘오또케’ 반영’ 등 선거 과정에서 ‘성별 갈라치기’를 선거 전략으로 이어오다 보니 해당 광고도 ‘여성 혐오’를 통한 득표전략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장면이 최근 몇년 사이 여성 지원자들을 대거 떨어뜨린 채용비리가 잇달아 발생한 현실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해당 광고를 본 직장인 여성 ㄱ(25)씨는 “최근 채용비리만 봐도 여성을 차별하는 비리가 많았다”며 “광고에 다분히 다분히 남녀갈라치기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평소 윤 후보의 발언기조와도 일맥상통하니까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입사한 ㄴ(25)씨도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감한 ‘유리천장’을 언급하며 “무너진 공정과 상식의 예시로 나온 면접 상황에서 면접관 과반수를 여자로 설정한건 대체 무슨 저의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면접 가면, 여초 회사조차 열에 아홉이 남성 면접관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대선 후보가 현실을 곡해한 광고를 내놓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기득권 자녀에 의한 채용비리를 보여주려 했다’는 국민의힘의 설명에 대해서도 직장인 여성 ㄷ(25)씨는 “이 장면을 낙하산 채용비리 다루려고 넣었다는 해명을 봤는데 그런 의미를 담고자 했다면 제대로 표현이 안 됐다고 본다”고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여성 혐오에 기대어 한쪽 성별의 표를 받으려는 선거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략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성차별 현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면접자들이 구직과정에서 받는 차별은 ‘현실’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켜 인사관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곳은 한국가스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케이비(KB)국민은행,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등이 있다. 2017년 킨텍스에서는 남녀 성비를 맞춘다는 이유로 40여 명의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도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여성을 부당하게 탈락시킨 사실이 2019년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여성 면접관이 남성 면접관보다 많은 경우도 드물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보면 공공기관과 지방공사·공단, 500인 이상 민간기업(대규모 기업집단 중 300인 이상 포함) 관리자 가운데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9%였다. 상장기업의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여름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활동가는 “해당 광고는 실제 면접 장면을 반대로 표현했다. 여성 때문에 남성이 힘들다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대선 후보들이 마치 여성은 투표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주빈 고병찬 기자

단일화 제안 철회뒤 “국힘에 결렬책임” 정치적 승부수

 윤석열 무반응 · 이준석 모욕적 도발 등 복합 작용

“감정적 반응” 평가에 “당내 ‘완주’ 목소리 커” 의견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직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유세를 재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대선을 17일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배경엔 국민의힘의 ‘백기 투항’ 압박과 시간 끌기, 모욕적 언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그가 일주일 만에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봤다”며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반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도발, 국민의힘 안팎의 모욕적인 반응 등으로 자신의 진정성이 훼손됐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안 후보 설명이다. 단일화 논의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리면서, 남은 선거 운동의 동력을 삼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논의 당사자인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통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이후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일주일간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국민의당 유세 차량 사고 사망자 빈소에서 20여분, 20일 전화통화를 통해 1∼2분 정도 직접 대화를 나눴지만, 단일화와 관련한 윤 후보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그간 윤 후보의 무반응은 상승세를 탄 자신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안 후보의 ‘백기 투항’을 압박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을 기다리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 상례는 후보인 제가 제안을 했으면 마땅히 윤 후보가 직접 대답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윤 후보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안 후보를 ‘원색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도 단일화 결렬 선언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 단일화 결렬을 사실상 도발했다. 그는 이날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서 전날 안 후보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고인이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국민의당 유세차 버스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 놓고 가시나”라고 비아냥 대듯이 말했고, 이에 국민의당이 ‘금도를 넘었다’며 격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직후에도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또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조변석개하는 입장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또 다시 감정을 거스르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이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앞서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했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겨레>에 “책임 총리, 경기지사 등 (국민의힘 쪽에서) 그간 나온 얘기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며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분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고 그런 말을 퍼뜨리는 것은 조롱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은 전체적으로 감정적인 반응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뜨겁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윤 후보가 진지하게 대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는 기존 정치 문법대로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당내에서도 국민의힘의 도 넘은 ‘프레임 선동’에 대해 모욕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안 후보의 오늘 기자회견을 다른 의도로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하는 선거 운동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안 후보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정권교체만 하고 대한민국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정권교체만 하고 적폐를 몰아낸 다음에 그 자리에 들어가서 또 적폐가 되면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적폐교대가 아닌가”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기호) 1번이 되거나 2번이 되거나 똑같이 5년 내내 국민은 반으로 나뉘어 서로 싸울 것”이라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게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우리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 인재를 골고루 등용해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뽑는 게 대통령 선거”라고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김미나 기자

 

안철수 ‘독자완주’ 선언뒤 ‘국힘 책임론’ 반격…D-17 대선 요동칠까

 

“단일화 진정성 폄하·가짜뉴스로 모욕” 책임론

안 ‘독자완주’ 선언, 중도표심 변화에 촉각

민주-국힘 박빙구도 속 막판까지 변수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접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를 철회했다. 대선 막판 변수로 거론돼온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의 문이 일단 닫히면서, 17일 남은 선거판은 또다시 요동치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대선 독자 완주 의사를 밝혔다.지난 13일 대선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100% 국민경선 방식의 여론조사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바 있지만 “더이상 (윤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본 선거 3주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렸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머리에 자신의 단일화 제안이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단일화 대상이던 국민의힘 쪽을 향해 감정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데 기자회견 시간 절반 가까이 할애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제 제안을 받은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트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하게 맞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 버스 사고로 국민의당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등 2명이 사망하고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했을 때, 국민의힘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들을 언급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윤 후보 답변을) 더 기다린다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 지지자분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상처받고 모욕받는 일은 제가 중단시켜야만 했다”고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안 후보의 독자 완주 발표로 이번 선거가 다자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수층 분열, 중도층 표심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윤석열’ 양강 박빙 구도가 초접전 상황으로 맞붙는 현 상황에서, 안 후보를 안고 가려는 양쪽의 구애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단일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한겨레>에 “안 후보가 선거 동력을 살리고 명분을 찾기 위해 공을 다시 국민의힘 쪽으로 넘긴 상황”이라며 “박빙 상황인 윤 후보 쪽에서는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뤄내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가능성은 선거 전날까지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이재명 "안철수 고뇌에 공감…미래와 통합으로 가야"

 

지난 16일 국민의당 고(故) 손평오 지역선대위원장 빈소 조문한 뒤 안철수 후보 위로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한 안 후보를 향해 "87체제 아래 양당 독점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가 되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세상교체 시대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안 후보님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결렬 선언 회견에서 "대한민국이 통합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낡은 정치, 기득권, 반칙과 특권 등을 청산하는 구체제의 종식이 필수적이고 우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의 언급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단일화 결렬 선언’에…국힘은 당혹, 민주는 표정관리

국힘 “여러 채널 교류중 의외 행보” 여론조사 단일화엔 선긋기

민주, ‘야권 단일화’ 결렬에 내심 안도…안 후보쪽 ‘구애’는 계속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자 국민의힘 쪽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것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안 후보께서 말씀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선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문제 처리하기엔 이제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안 후보의 지적에 대해서도 “보텀업(상향식)으로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톱다운(하향식) 방식은 가능한 것 아니냐”며 “길은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의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지만 막판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후보의 갑작스런 결렬 선언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한데 대해 “물밑에서 여러 교류가 이어지고 있었고, 다양한 채널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며 “사전에 이런 (결렬) 분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동안 안 후보 측과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측은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안 후보 측의 안타까운 사고로 좀 시간이 지체된 측면이 있다. 갑자기 이런 선언을 하셔서 약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윤 후보 쪽에선 안 후보의 ‘입장 변화’ 배경을 탐색하면서도 단일화 파기가 윤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빙 판세가 이어질 수록 되레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면 좋다는 것이지, 단일화 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일단 안 후보 쪽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면서도 안 후보가 언급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 ‘고민해보겠다, 하지만 아쉽다’는 그 이상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또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단일화 논의에만 빠져들 수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와 양자 구도보다 안 후보까지 포함한 3자 구도가 민주당에 불리한 정권교체론 구도를 약화하는 만큼 호재는 호재이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안 후보가 제시하는 과학기술강국 어젠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며 안 후보를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김해정 최하얀 기자

단일화 제안 철회뒤 “국힘에 결렬책임” 정치적 승부수

 윤석열 무반응 · 이준석 모욕적 도발 등 복합 작용

“감정적 반응” 평가에 “당내 ‘완주’ 목소리 커” 의견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직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유세를 재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대선을 17일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배경엔 국민의힘의 ‘백기 투항’ 압박과 시간 끌기, 모욕적 언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그가 일주일 만에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봤다”며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반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도발, 국민의힘 안팎의 모욕적인 반응 등으로 자신의 진정성이 훼손됐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안 후보 설명이다. 단일화 논의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리면서, 남은 선거 운동의 동력을 삼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논의 당사자인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통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이후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일주일간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국민의당 유세 차량 사고 사망자 빈소에서 20여분, 20일 전화통화를 통해 1∼2분 정도 직접 대화를 나눴지만, 단일화와 관련한 윤 후보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그간 윤 후보의 무반응은 상승세를 탄 자신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안 후보의 ‘백기 투항’을 압박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을 기다리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 상례는 후보인 제가 제안을 했으면 마땅히 윤 후보가 직접 대답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윤 후보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안 후보를 ‘원색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도 단일화 결렬 선언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 단일화 결렬을 사실상 도발했다. 그는 이날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서 전날 안 후보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고인이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국민의당 유세차 버스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 놓고 가시나”라고 비아냥 대듯이 말했고, 이에 국민의당이 ‘금도를 넘었다’며 격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직후에도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또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조변석개하는 입장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또 다시 감정을 거스르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이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앞서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했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겨레>에 “책임 총리, 경기지사 등 (국민의힘 쪽에서) 그간 나온 얘기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며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분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고 그런 말을 퍼뜨리는 것은 조롱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은 전체적으로 감정적인 반응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뜨겁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윤 후보가 진지하게 대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는 기존 정치 문법대로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당내에서도 국민의힘의 도 넘은 ‘프레임 선동’에 대해 모욕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안 후보의 오늘 기자회견을 다른 의도로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하는 선거 운동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안 후보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정권교체만 하고 대한민국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정권교체만 하고 적폐를 몰아낸 다음에 그 자리에 들어가서 또 적폐가 되면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적폐교대가 아닌가”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기호) 1번이 되거나 2번이 되거나 똑같이 5년 내내 국민은 반으로 나뉘어 서로 싸울 것”이라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게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우리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 인재를 골고루 등용해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뽑는 게 대통령 선거”라고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김미나 기자

 

안철수 ‘독자완주’ 선언뒤 ‘국힘 책임론’ 반격…D-17 대선 요동칠까

“단일화 진정성 폄하 · 가짜뉴스로 모욕” 책임론

 안 ‘독자완주’ 선언, 중도표심 변화에 촉각

 민주 - 국힘 박빙구도 속 막판까지 변수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접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를 철회했다. 대선 막판 변수로 거론돼온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의 문이 일단 닫히면서, 17일 남은 선거판은 또다시 요동치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대선 독자 완주 의사를 밝혔다.지난 13일 대선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100% 국민경선 방식의 여론조사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바 있지만 “더이상 (윤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본 선거 3주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렸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머리에 자신의 단일화 제안이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단일화 대상이던 국민의힘 쪽을 향해 감정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데 기자회견 시간 절반 가까이 할애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제 제안을 받은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트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하게 맞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 버스 사고로 국민의당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등 2명이 사망하고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했을 때, 국민의힘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들을 언급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윤 후보 답변을) 더 기다린다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 지지자분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상처받고 모욕받는 일은 제가 중단시켜야만 했다”고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안 후보의 독자 완주 발표로 이번 선거가 다자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수층 분열, 중도층 표심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윤석열’ 양강 박빙 구도가 초접전 상황으로 맞붙는 현 상황에서, 안 후보를 안고 가려는 양쪽의 구애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단일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한겨레>에 “안 후보가 선거 동력을 살리고 명분을 찾기 위해 공을 다시 국민의힘 쪽으로 넘긴 상황”이라며 “박빙 상황인 윤 후보 쪽에서는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뤄내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가능성은 선거 전날까지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이재명 "안철수 고뇌에 공감…미래와 통합으로 가야"

 

지난 16일 국민의당 고(故) 손평오 지역선대위원장 빈소 조문한 뒤 안철수 후보 위로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한 안 후보를 향해 "87체제 아래 양당 독점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가 되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세상교체 시대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안 후보님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결렬 선언 회견에서 "대한민국이 통합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낡은 정치, 기득권, 반칙과 특권 등을 청산하는 구체제의 종식이 필수적이고 우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의 언급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단일화 결렬 선언’에 … 국힘은 당혹, 민주는 표정관리

국힘 “여러 채널 교류중 의외 행보” 여론조사 단일화엔 선긋기

민주, ‘야권 단일화’ 결렬에 내심 안도…안 후보쪽 ‘구애’는 계속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자 국민의힘 쪽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것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안 후보께서 말씀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선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문제 처리하기엔 이제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안 후보의 지적에 대해서도 “보텀업(상향식)으로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톱다운(하향식) 방식은 가능한 것 아니냐”며 “길은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의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지만 막판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후보의 갑작스런 결렬 선언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한데 대해 “물밑에서 여러 교류가 이어지고 있었고, 다양한 채널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며 “사전에 이런 (결렬) 분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동안 안 후보 측과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측은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안 후보 측의 안타까운 사고로 좀 시간이 지체된 측면이 있다. 갑자기 이런 선언을 하셔서 약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윤 후보 쪽에선 안 후보의 ‘입장 변화’ 배경을 탐색하면서도 단일화 파기가 윤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빙 판세가 이어질 수록 되레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면 좋다는 것이지, 단일화 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일단 안 후보 쪽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면서도 안 후보가 언급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 ‘고민해보겠다, 하지만 아쉽다’는 그 이상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또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단일화 논의에만 빠져들 수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와 양자 구도보다 안 후보까지 포함한 3자 구도가 민주당에 불리한 정권교체론 구도를 약화하는 만큼 호재는 호재이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안 후보가 제시하는 과학기술강국 어젠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며 안 후보를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김해정 최하얀 기자

 

 안철수 "제 갈길 굳건히 가겠다" ... 윤석열과 단일화 결렬 선언

"무의미한 과정 정리...국힘, 단일화 의지 없다는 점 충분 보여줘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0일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지 일주일만이다. 이번 대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거론됐던 야권 단일화가 일단 결렬, 새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선거 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일주일 전에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후보 단일화 제안에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런데 제 제안을 받은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오히려 기자회견으로 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의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그래서 저는 상을 마친 어젯밤 더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며 "아무리 큰 실리가 보장되고 따뜻한 길일지라도 옳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의료봉사하는 안철수 후보

21일과 25일, 3월2일 3차례

박경추·편상욱·박태서 진행

특정 진행자 ‘가부투표’ 이례적

노동·기후위기 주제 안 보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20대 대선 법정 티브이(TV) 토론이 시작된다.

 

그동안 대규모 유세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조건 때문에라도 주요 후보들의 티브이 토론이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측이 토론을 꺼리면서 법정 외 토론은 지상파 방송 3사 초청과 기자협회 초청 두 차례로 끝나는 분위기로, 세 차례의 법정 토론이 사실상 마지막 티브이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9대 대선의 여섯 차례보다도 한 차례 적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 중계하는 법정 토론은 오는 21일과 25일, 3월2일 각각 저녁 8시부터 두시간씩 문화방송(MBC) 스튜디오, 에스비에스(SBS) 스튜디오,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국회에 5석 이상 의석을 가진 정당 추천 후보자 △직전 대선·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비례대표 지방의원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추천 후보자 △언론기관이 1월16일부터 2월14일까지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가 초청 대상 후보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대상이다. 그동안 세 차례 냈던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당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17일 또다시 4개 정당의 후보만 참여하는 법정 토론 방송은 불공정하다며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세 차례 토론의 주제는 경제, 정치, 사회로, 회차별로 두개씩 세부 주제가 정해졌다. 코로나 시대의 경제 대책 및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경제), 권력구조 개편 및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정치),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및 인구절벽 대응 방안(사회)이 그것이다. 주도권 토론에서 나올 수도 있다곤 하지만, 기후위기 문제나 노동,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이슈들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6일 재난·산재 피해 가족과 피해자 주체 안전운동단체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은 “매해 2400여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대형 시민재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생명과 안전문제가 티브이 토론의 주요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자료를 낸 바 있다.

 

15대 대선 때 처음 의무화된 법정 티브이 토론은 그동안 공영방송인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중계와 제작을 맡아왔지만, 지난 1월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민영방송인 <에스비에스>도 처음 참여하게 됐다.

 

이번 법정 티브이 토론의 진행자는 각각 박경추 문화방송 아나운서, 편상욱 에스비에스 기자, 박태서 한국방송 해설위원이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과거 <100분 토론> 진행을 맡은 바 있고, 편상욱 기자는 현재 <에스비에스 오뉴스> 앵커를, 박태서 위원은 <일요진단 라이브> 진행을 맡고 있다.

 

애초 방송사가 1순위로 제안한 진행자는 문화방송의 경우 요즘 문화방송 <100분 토론>과 한국방송 라디오 <열린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였고 에스비에스는 오후 뉴스를 맡고 있는 앵커였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이 특정 진행자의 ‘편파성’을 문제 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이의를 제기하면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특정 진행자에 대한 ‘가부 투표’를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위원회 내에서 또다른 문제제기가 나왔고 결국 두명 다 진행자에서 빠지게 됐다. 그동안 토론 진행자는 해당 토론회 제작을 맡는 방송사 추천대로 정해지는 게 관례였기에 ‘이례적 상황’이란 말이 방송가에선 나온다.

 

한편, 초청 대상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한 10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회는 22일 밤 11시부터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사회는 문화방송 차미연 아나운서가 맡는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