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 ‘반대’ 훨씬 많은데도 윤 “의미 없어”

이재오 등 보수인사들조차 “풍수 말고는 설명 안 돼”

독단적 강행에 국민들 사이에서도 ‘무속’ 의심 커져

여기서 안 멈추고 ‘역주행’ 계속 땐 민심 ‘역풍’ 불 것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구상이 정권 이양기 정국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사안을 두고는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졸속 추진에 따른 ‘안보 공백’, 윤 당선자 쪽의 추계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비용, 관저와 집무실을 오가는 데 따른 경호 취약과 시민 불편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기 위해 청와대를 나오겠다는 의지에 동의하는 국민들 가운데도 국가 중대사인 만큼 일정 기간 청와대에 머물면서 제대로 준비한 뒤 이전을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민생과 상관없는 집무실 이전이 시급한 현안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버린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단과 불통으로 ‘골든 타임’ 날려

 

당선 뒤 첫 몇주는 당선자가 자신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국정 과제를 선별해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이른바 ‘골든 타임’입니다. 그런데 윤 당선자는 이 귀중한 시간을 자신이 머물 집무실과 관저를 어디에 둘 것이냐로 소모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허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 여론도 이전 반대가 찬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죠. 미디어토마토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현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가 58.1%, ‘이전에 찬성한다’가 33.1%로 나왔습니다.(19~20일 전국 18살 이상 1018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당시 윤 당선자 쪽에선 윤 당선자의 20일 용산 이전 기자회견 뒤에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선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24일 KBS가 보도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용산 이전에 반대한다”는 국민이 53.8%로 “찬성한다”는 국민 40.6%보다 많았습니다.(23~24일 전국 18살 이상 1000명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2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역시 반대가 53%로 ‘찬성’(36%)을 크게 앞섰습니다.(22~24일 전국 18살 이상 1000명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이렇게 반대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은데도 윤 당선자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 당선자는 24일 기자실을 찾았는데요, ‘반대 여론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거는 뭐, 지금 여론조사를 해서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거는 의미가 없고. 국민들께서 이미 정치적인, 역사적인 결론은 내리신 거라고 저는 보고 있다.”(윤석열 당선자, 24일 약식 기자간담회)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곧 대통령에 취임할 당선자가 국민 여론조사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말하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국민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건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윤 당선자는 애초 공약했던 ‘광화문 집무실’ 공약을 당선된 지 며칠 만에 폐기하고 그동안 전혀 거론하지 않았던 ‘용산 이전’을 별안간 들고 나왔습니다. 16일에 처음 용산 이전 방안이 언론에 보도됐고, 불과 나흘 만이죠, 20일 윤 당선자가 직접 이전 방안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것과 다를 게 없는 모습입니다.

 

‘취임 전 이전’ 제동에, 윤 “하루도 청와대 못 있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국가적 중대사입니다. 국가 백년대계로 다룰 문제를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모자라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 제기에도 귀를 막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청와대 NSC(국가안전장회의)가 ‘안보 공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취임 전 이전’에 제동이 걸렸는데도, 윤 당선자는 그렇더라도 ‘청와대에는 단 하루도 머물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윤 당선자는 일단 청와대를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윤석열 당선자, 20일 기자회견)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도대체 청와대가 감옥이라도 된다는 건가요. 의지만 있으면 청와대에서 충실히 준비해 안보 공백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이전을 추진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여러분은 납득이 되십니까?

 

비합리적 ‘용산 집착’…‘무속·풍수’ 관련 의문 커져

 

도저히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보니, 도대체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기에 단 하루도 청와대엔 못 있겠다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의문은 “무속은 민주당이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는 한마디로 뭉갤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기자 “처음에 이제 광화문으로 이전을 하겠다고 하셨다가 용산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좀 급하게 읽었다는 거 아니냐라는 논란도 많이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풍수지리라든가 무속 논란도 같이 불거지고 있고 민주당에서도 이런 문제를 제기를 하고 있는데 당선인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당선자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그리고 용산 문제는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저희가 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대안으로는 생각을 했습니다.”(윤석열 당선자, 20일 기자회견)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민주당에서 풍수지리, 무속과 연관된 결정 아니냐는 의문을 먼저 공개적으로 던진 건 맞습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런 말을 했죠.

 

“그게 무슨 뭐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 또는 뭐 일설에는 무슨 풍수가의 자문 아니냐 이런 의문도 제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풍수 얘기 이전에 일본 군대가 주둔하던 데 가서 계시겠다고 하는 게 저는 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이해할지 모르겠습니다.”(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 1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풍수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했다기보다 안보 우려와 역사성을 짚는 과정에서 세간의 설을 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22일엔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습니다.

 

유인태 “처음부터 왜 저렇게 무리하게 고집을 부리는지. 아니, 당선인이 대선 내내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했잖아요. 상식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지금 저게 과연 상식인가? 저렇게 되자마자 국방부 직원들이 무슨 지금 죄인인가요? (…) 50일밖에 안 남았는데 단 20일 만에 그 많은 직원들을 짐 싸서 빼라고 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돼요, 이번 처사는.”

 

김경래 “그런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하셨는데요. 도대체 왜 그럴까. (…)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유인태 “항간에는 그러니까 요상한 소리들이 돌아다니는 거 아니겠어요?”

 

김경래 “뭐 무속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도 이게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유인태 “뭐 하여튼 그것도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경래 “그 생각까지 드세요?”

 

유인태 “네. 안 그러면 저렇게까지. (…) 이거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무리하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다들 궁금해하지 않아요?”(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2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역시 합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까 무속 영향이라도 추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청와대에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윤 당선자의 발언을 두고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인태 “그런데 청와대라는 글쎄, 나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소리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그게 들어간다고, 거기 들어간다고 제왕적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고, 또 당선인이 그렇게 의지가 강하다고 그러면 옮기겠다고 하는 걸, 아니, 한번 들어가면 대개 못 나온다, 무슨 감옥도 아니고. 좀 잘 납득이 안 가요.”(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2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이재오 “누가 봐도 풍수지리설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 의식을 갖는 쪽이 윤 당선자의 정치적 반대 진영만은 아닙니다. 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야권 원로 정치인이죠,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오히려 좀더 직설적으로 풍수지리설의 영향을 거론했습니다.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이재오 “누가 봐도 용산으로 간다는 것은 풍수지리설이다, 그거 믿는 거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되는 거예요. 월초까지 방금 이야기하셨지만 광화문 내내 이야기, 노래 해 놓고서 느닷없이 무슨 용산, 뜬금없이 그리로 간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까?”

 

장성철 “풍수지리 얘기하는 거는 금기어 같은데 그렇게 용감하게 이야기하셨어요.”(웃음)

 

이재오 “내가 금기어가 어디 있어. 내가 뭐, 자리를 할 사람이나 하지, 내가 잘 보여서 공직에 갈 군번 같으면 눈치보겠지만….”(웃음)

 

박재홍 “그러면 당선자에게나 혹은 인수위에 그런 말씀을 전하시기도 하셨습니까?”

 

이재오 “이 방송 듣고 하겠지.”

 

박재홍 “이 방송을 듣고. 저희가 기사를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오 “생각해 보세요. 뜬금없이 왜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생각만 해도 화가 나. 무슨 용산은 용산이야, 뜬금없이. 그것도 국방부 쫓아내고 거기 가 앉는다. 그거 어떻게 해석하겠어. 무슨 걸로 해석하겠어? 풍수지리설 이외에 무슨 걸로 해석하겠어. 용산 터가 좋다. 어떤 교수도 그랬대. 그 터가 명당 터라고, 좋다고. 되나, 그게 안 되지?”

 

(17일 CBS ‘한판승부’)

 

이 상임고문은 용산 이전이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이재오 “본인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그랬잖아요. 그 광화문이 단순히 무슨 집무실을 옮긴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그런 정치적,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자리기 때문에 광화문으로 와야 되는 거고 용산을 가면 안 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박재홍 “많네요.”

 

이재오 “현재 용산에는 국방부가 있는 겁니다. 지금 나라가 얼마나 위중합니까?”

 

박재홍 “안보적으로.”

 

이재오 “안보적으로, 국제적으로도 그렇잖아요. 우리 북한하고 관계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느닷없이 국방부를 다른 데로 가라, 지금 이 위중한 시기에. 그것도 우선 말이 안 되는 거고. 두 번째는 용산이라고 하는 데는 어떤 교수가 자리가 너무 좋다, 위치가 너무 좋고.”

 

박재홍 “풍수지리학적으로.”

 

이재오 “그렇기 때문에 거기로 가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면 제2 청와대지. 청와대에 있는 거나 거기에 가는 거나 자리만 바꾼 거지 뭐가 달라요. 대통령이 다시 제왕적 대통령을 내려놓고 광화문 오는 건데 오히려 용산으로 가면 제왕적 대통령을 강화하는 거예요. 그 좋은 자리에 국방부가 있으면 안 됩니까?”

 

(17일 CBS ‘한판승부’)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용산이 일본군 주둔지였다는 역사성도 문제점으로 짚었습니다.

 

이재오 “우선 용산으로 가면 안 되는 이유를, (…) 두번째는 역사적으로 볼 때 광화문의 요임금 이야기했지만 거기는 우리나라로서는 뼈아픈 곳입니다.”

 

박재홍 “용산이요?”

 

이재오 “1882년에 임오군란 때부터 일본군의 공관 수비대가 용산에 주둔하면서 그때부터 시작해서 조선군 주차사령부, 일본군 전시사령부, 일본군 사령부, 그 용산 그 일대는 우리로 봐서는 정말로 대통령이 가면 안 될 자리예요.”

 

(17일 CBS ‘한판승부’)

 

풍수 전문가 “윤 ‘용산은 제왕의 땅’ 생각 가진 것 아닌지”

 

어떻습니까. 풍수지리설이 아니면 윤 당선자의 급작스런 이전 장소 변경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주장인데요. 풍수지리학 연구자인 김두규 우석대 교수도 윤 당선자가 용산에 대해 ‘제왕의 땅’이라는 풍수적 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표창원 “보기에 따라 다르고, 국운이나 나라의 세력이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데, 어제 윤석열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집무실 이전은 무속 혹은 풍수랑 관련 없다. 교수님께서는 풍수연구가로서 이런 입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두규 “당선인께서 대선 후보 당시에 여러 법사 또는 여러 가지 무속인을 끼고 있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고, 또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 쓰고 있는 것, 이런 것을 보면 그게 전혀 풍수와 무속과 관련 없다? 저는 그게 좀 의심입니다.”

 

표창원 “의심을 가지고 계신다. 풍수와 관련 없이 장소를 중요한 국가의 중요한 장소를 정하는 것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전혀 풍수랑 관련 없이 정한다고 한다면.”

 

김두규 “글쎄요. 갑자기 너무 뜬금없는 것이어서 저도 약간 왜 그렇게 빨리 그쪽으로 한 것인가에 대해서, 예컨대 광화문 정부청사도 있고, 과천 뭐랄까 정부청사 및 공무원 교육 연수원도 있는데, 이쪽으로 한 것에 저는 좀 이해가 안 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기자회견에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이런 발언도 하셨더군요. 공간이라는 건 터를 말하는 것 아닙니까? 땅이 공간을 말하는 것이 되고 그것이 사람 의식을 지배한다, 그럼 땅과 인간 간의 상관관계를 전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풍수를 믿어서 그리 갔다는 것인데, 용산이란 한자 ‘용’은 중국에서 임금을 뜻합니다. ‘산’도 임금을 뜻해요. 그러니까 제왕의 땅이 바로 용산이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표창원 “그건 지명의 문자 풀이 아닙니까? 풍수랑 상관없이.”

 

김두규 “문자 풀이지만 지명이란 것은 땅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할 수 있고, 그게 자칫하면 도참 참언 무속으로 흐를 수가 있죠.”

 

(21일 MBC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김두규 교수는 풍수지리적 관점을 벗어나 역사적 사례와 경호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민 합의가 이뤄진 뒤 집무실 이전에 나서는 게 좋다는 생각도 밝혔습니다.

 

표창원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일단 청와대 터가 상당히 좋은 곳이라서 이전 자체 부정적인 의견을 주신 것 같은데요. 지금 그나마 그래도 다른 곳이 아니라 용산으로 이전한다, 그렇다면 그래도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김두규 “글쎄요. 굳이 당선인이 의지가 그러하다면, 그런데 그게 국민의 합의랄까 또 장기적으로 5년 후에 거기 계속 후임 대통령이 거기 있을 것인가, 이런 것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하나 고려 공민왕 아시죠. 그리고 조선 광해군 아시죠. 상당히 개혁적인 임금이었는데 왕의 집무실을 옮기려고 했어요. 고려 공민왕도, 조선 광해군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했죠. 그러나 실패했거든요. 그리고 실각했거든요. 그들 다 풍수를 믿었어요. 이런 것들도 한번, 역사적 사례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연구하고, 저는 경호랄까 이런 것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국민 합의가 이뤄진 뒤에 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표창원 “결론적으로 교수님은 풍수만을 보고 중요한 그런 위치 지리적 결정해선 안 된다, 이런 입장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김두규 “네, 풍수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고요. 국민의 뜻이 더 중요하고 이것이 풍수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21일 MBC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하지만, 윤 당선자는 국민의 뜻보다 자신의 결단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죠.

 

기자 “두 번째 질문으로, 선거 과정에서 소통을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이 사안 결정에 대해서 국민 여론이 안 좋으면 철회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윤석열 “이 부분을 지금 여론조사를 해서 여론조사에 따라서 하는 것보다는 저는 어느 정도의 정부를 담당할 사람의 자기의 어떤 철학과 결단도 중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이 시기를 갖다가 조금 더 시간을 좀 더 두고 판단하는 게 어떠냐 그랬는데, 그렇게 되고 청와대에 들어가면 저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국민들께서 조금 급한 거 아니냐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봐야 되지 않느냐는 그런 우려의 말씀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가 오늘 직접 나서서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고 청와대는 절대 돌아가지 않고.”(윤석열 당선자, 20일 기자회견)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윤 당선자는 자신의 결정을 ‘결단’으로 스스로 추켜세우면서 이전을 밀어붙이기 전에 지금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건진, 천공, 손바닥 王…윤 당선자의 잇단 무속 논란

 

국민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무실 이전’에 집착하는 윤 당선자의 태도가 풍수지리, 무속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사실 윤 당선자 자신이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대선 기간 이미 건진법사, 천공스승 등 온갖 술사·법사·도사들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렸죠. 손바닥 왕자를 두고도 이웃집 할머니가 써줬다는 윤 당선자 해명과 달리 건진법사가 써준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천공스승의 용산 관련 동영상도 요즘 다시 회자된 바 있죠.

 

윤 당선자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영빈관 이전’과 관련해 확고한 의지를 밝힌 대목도 새삼 다시 조명을 받았는데요.

 

이명수 “아 그래. 근데 그거 좋은 거는. 누나, 저기 내 아는 도사 중에, 이 사람 누구지 이름은 내 잊어버렸는데,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고. 근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을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고.”

 

김건희 “응. 옮길 거야.”(2021년 12월11일치 녹취)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물론 앞에서 보셨듯, 윤 당선자는 무속이나 풍수지리의 영향이 아니냐는 의문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단 하루도 청와대에 머물지 않겠다’며 이렇게 집착하듯이 집무실을 옮겨야 하는지 분명하고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합니다.

 

‘봄꽃 인파 몰리면 분위기 바뀔 것’ 정치적 셈법?

 

일부에선 윤 당선자가 대통령으로서 자신만의 업적을 집권 초기에 확실히 세우기 위해 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전에 여러 대통령들이 구상했지만 현실적 이유 때문에 포기한 청와대 이전을 취임 첫날부터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만들어낸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공학적 셈법 또한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일단 청와대가 개방되면 지지층을 중심으로 청와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언론의 관심 또한 쏠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는 겁니다. 또 지금 밀리면 취임 뒤에도 ‘거대 야당’에 밀려 정국을 주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거라는 설명도 나옵니다. 윤 당선자 측근들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일제히 ‘새 정부 발목잡기’ ‘대선 불복’ 프레임을 들고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기현 “이게 다른 곳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한 것인데, 그 약속을 국민들이 믿고, 중요한 공약 중에 하나죠. 그래서 찍어주셨으면 지금 현 대통령은 그에 맞춰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예산을 편성해 주시는 것이 당연한 의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예산 편성 안 해 주시니까 어찌 보면 이게 어깃장 놓는 것이다. 결국 대선 불복 아니냐?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거죠.”(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23일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만약 지금 윤 당선자가 보여주고 있는 무모한 독주가 이런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면 한시바삐 생각을 바꾸기 바랍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지금 제기되는 여러 중대한 우려들을 씻어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비록 청와대 봄꽃 구경이 시작된다고 해도 ‘졸속 이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뜻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민심 거스른 역주행’…보수진영에서도 비판 나와

 

윤 당선자는 검찰총장 시절 단 한번도 물러서지 않고 현 정권과 정면으로 맞선 결과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성공의 경험에 기반해 이번에도 후퇴나 우회 없이 직진하면 이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때는 검사로서 정권과 맞섰지만, 지금은 대통령 당선자로서 국민과 맞서야 합니다. 그것도 상대 진영만이 아니라 지지층을 포함한 국민 다수의 우려와 반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령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다음과 같이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무슨 이유를 대든 이렇게 무리를 한 이유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별 생각 없이 한 말을 물리면 체면에 손상이 된다고 밀어붙인 것 아니냐. 이런 태도가 진짜 제왕적 권력의 행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나.” 보수진영마저 윤 당선자가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직언은커녕 ‘용비어천가’만 부르는 측근들

 

윤 당선자가 이렇게도 민심을 읽지 못하고 독주하는 데는 직언은커녕 민심을 오도하는 측근과 국민의힘 지도부 책임도 큽니다. 집무실 이전을 주도한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NSC의 안보 공백 우려 표명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기는커녕 “역겹다”는 등 막말을 퍼부었죠.

 

김현정 “그러니까 박수현 수석 얘기는 일단 이전 자체에 대한 반대 절대 아니다. 그렇게 오해하시지 말아라라는 거고. 다만 5월9일 그 12시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의 책임자인데, 최고 국군통수권자인데 1분 1초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되는데, 그 이전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그 공백을 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어떤 설명도 지금 듣지 못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냥 OK를 할 수 있겠느냐, 이런 말씀이셨거든요.”

 

김용현 “네. 앞으로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저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요. 그동안 사실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도발을 통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어떠한 대응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런 어떤 안보 위기상황에서도 NSC를 연 적도 없는 그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방사포, 있지도 않은, 잘 확인도 안 되는 방사포 쐈다고 갑자기 NSC를 소집하고 안보 운운하는 이 자체가 굉장히 저는 역겹습니다. 좀.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김현정 “지금 표현이….”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논썰] 풍수가 의식을 지배했나? 윤석열 당선자 졸속·불통에 ‘역풍’

 

김용현 전 작전본부장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내정된 사람입니다. 경호 문제를 들어 갑자기 이전 장소를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졸속 변경한 당사자입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온 책임이 가장 큰 데도 자성은커녕 막말을 내뱉으면서 감정적 대응을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제2의 광우병 선동” 운운하면서 비판 여론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정치 초보인 윤 당선자의 독주를 말리기는커녕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용비어천가’를 불러대고 있습니다. 윤 당선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겁니다. 한심할 따름입니다. 윤 당선자가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취임 전 이전’에 제동이 걸린 지금이 윤 당선자가 독주를 멈추고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볼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윤 당선자가 여기서 멈추지 못하고 역주행을 계속한다면 어느 순간 민심의 거대한 역풍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윤 당선자의 선택과 민심의 향배,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재앙”으로

이전비용 496억원은 ‘대략적 견적’

경호· 보안 공사 “안 한다”→“검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이 여론의 반발에 부딪치자 윤 당선자와 측근들이 ‘여론전’에 주력하는 가운데 졸속 추진 사례가 드러나고 윤 당선자 쪽의 ‘말 바꾸기’가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자가 ‘탈 청와대’를 공언하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에 두겠다던 계획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변경하는 과정부터 대표적인 ‘말 바꾸기’ 사례다. 윤 당선자가 지난 1월27일 공약을 발표하며 “충분히 검토했다”고 했던 ‘광화문 집무실’ 계획은 53일 만에 “재앙”으로 변했다. 윤 당선자는 지난 20일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받아보니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선 ‘재앙’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집무실 이전 비용이 496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이 비용도 꾸준히 늘고 있다. 윤 당선자가 ‘용산 시대’를 선언한 이튿날인 지난 21일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집무실 이전에 따라 합참이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옮겨가는 비용은 1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자가 전날 언급하지 않은 돈이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현재 합참 청사를 2010년 신축할 당시 1750억원가량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 쪽이 추산한 합참 이전 비용 1200억원은 12년 전 청사 신축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인 셈이다.

 

윤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밝혀 집무실 이전 최소비용으로 보도된 496억원도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이 기재부에서 받은 회신을 23일 보면, 496억원 산출의 상세 내역을 질의하자 기재부는 “이전 비용의 세부 내역은 국가재정법 제51조에 따라 각 부처에서 기재부에 예비비 신청을 하지 않았으므로 관련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496억원은 기재부가 공식적으로 산출한 비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액수는 인수위가 행정안전부와 국방부에 이전 비용을 요청하자 행안부와 국방부의 의뢰를 받은 기재부 담당부서가 집기 규모와 직급별 필요 면적 등을 감안해 뽑아준 대략적인 견적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절대 머물지 않겠다’는 윤 당선자 뜻에 따라 그가 취임 뒤에도 사용하겠다는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통의동) 집무실 보안 구상도 바뀌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전날 ”당선자가 ‘나를 위해서 돈을 들이라’는 스타일이 아니다. 혈세 쓸 필요가 없다”며 방탄유리 설치 등 경호·보안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당선자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아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호·보안 논란이 지속되자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탄유리를 설치하는) 그 정도는 한번 검토해볼 대상 아닐까 싶다”며 태도를 바꿨다. 서영지 기자

 

“총리까진 과도한 욕심”…안철수는 안중에도 없는 윤핵관

 

권성동 “인수위원장한 뒤 총리?

요직 다 차지하려고 하면 문제”

‘안철수 불가론’ 도발발언 꺼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자리를 놓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윤석열 당선자 측근 사이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진작에 거론된 ‘안철수 총리설’에 “과도한 욕심”이라며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권 의원은 2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무총리는 안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거냐’라는 질문에 “인수위원장 하면서 국무총리 하기에는…역대 그런 경우가 있었나”라며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는데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 국민에게”라며 “단순히 그런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김용준 당시 인수위원장을 첫 총리로 지명했지만 자녀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낙마한 사례가 있다.

 

권 의원의 이날 발언은 대선 후보 단일화로 윤석열 정부의 공동운영 파트너로 인정받으며 예비여권 내부에서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안 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를 맡게 된 뒤에도 인수위원 인선은 물론 향후 조각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 주변에선 총리 임명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크지만,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인수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밖에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국정 과제 전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중요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 한눈을 팔고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위원장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민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저희로서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지 섣불리 자리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도 갖고 있지 않다. 위원장도 현재 역할에 충실하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윤석열 정부 주요 보직의 후보자로 올라있다. 안 위원장을 견제하는 그의 발언이 ‘단순한 사견’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다. 후보 단일화 당시 합의됐던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위해 안철수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표 자격으로 오는 2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여당이 될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핵관-안철수-이준석 세력 간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김미나 기자

 

윤, 연일 오찬정치 부각하면서도

172석 민주당과 소통은 안보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왼쪽 두번째)가 지난 18일 종로구 통의동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맨 오른쪽), 김기현 원내대표(맨 왼쪽),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국민을 편 가르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지난 10일 당선 인사다. 0.73%포인트 박빙승부로 당선된 그에게 통합 행보는 필연이었다. 본인도 “혼밥(혼자 밥 먹기) 하지 않겠다”며 연일 공개 오찬을 하고 있지만 그의 ‘식사 파트너’로는 ‘자기편’이 대부분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통령 취임 뒤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나가려면 ‘예비 야권’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인수위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업무보고를 받았다. 지난 14일, 당선 확정 뒤 첫 외부 일정으로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꼬리곰탕으로 함께 식사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로 열흘째 오찬 회동이다.

 

윤 당선자는 경북 울진 산불피해 이재민(15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16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박주선 취임식준비위원장(1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18일), 경제단체장(21일) 등과 점심을 함께 했다. 윤 당선자 쪽은 짬뽕과 김치찌개, 파스타, 도시락 등 점심 메뉴까지 공개하며 소통을 위한 ‘식사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격한 대치를 벌이는 공화당 의원을 초대해 식사로 소통하며, 들어올 때의 성난 얼굴을 나갈 땐 펴지게 했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가 떠올랐다”며 윤 당선자의 행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의 오찬 회동 명단에 상대 정당 인사는 없다. 예비 야당 인사들과의 접촉도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 윤 당선자가 이재명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한 게 전부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집무실 이전과 인사권 갈등 탓에 언제 성사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날인 2017년 5월10일 첫 공식 일정인 현충원 참배를 마치자마자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 “국정 동반자라는 자세로 국회와 야당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막 임기가 시작된 현직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였지만 그럼에도 야당과의 협치는 쉽지 않았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역대 최소 득표차로 당선된 만큼, 상대편을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여의도 밖에서 영입한 인물이라 야권과의 협치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자기 고집이 강한 것 같다”며 “신구 권력 대립이 부각되는 상황인 만큼 먼저 손 내미는 제스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인수위 관계자 또한 “정치권에 빚이 없다고 강조하는 만큼 야권에도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총리까진 과도한 욕심”…안철수는 안중에도 없는 윤핵관

 

권성동 “인수위원장한 뒤 총리?

요직 다 차지하려고 하면 문제”

‘안철수 불가론’ 도발발언 꺼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자리를 놓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윤석열 당선자 측근 사이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진작에 거론된 ‘안철수 총리설’에 “과도한 욕심”이라며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권 의원은 2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무총리는 안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거냐’라는 질문에 “인수위원장 하면서 국무총리 하기에는…역대 그런 경우가 있었나”라며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는데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 국민에게”라며 “단순히 그런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김용준 당시 인수위원장을 첫 총리로 지명했지만 자녀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낙마한 사례가 있다.

 

권 의원의 이날 발언은 대선 후보 단일화로 윤석열 정부의 공동운영 파트너로 인정받으며 예비여권 내부에서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안 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를 맡게 된 뒤에도 인수위원 인선은 물론 향후 조각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 주변에선 총리 임명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크지만,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인수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밖에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국정 과제 전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중요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 한눈을 팔고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위원장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민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저희로서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지 섣불리 자리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도 갖고 있지 않다. 위원장도 현재 역할에 충실하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윤석열 정부 주요 보직의 후보자로 올라있다. 안 위원장을 견제하는 그의 발언이 ‘단순한 사견’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다. 후보 단일화 당시 합의됐던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위해 안철수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표 자격으로 오는 2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여당이 될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핵관-안철수-이준석 세력 간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김미나 기자

 

윤석열 취임식 국회의사당에서 열린다…“국민 500명 초대할 것”

 

세종·광주 등 검토하다 관례대로

취임사준비위원장 이각범 교수

공정·상식·통합 메시지 전달에 초점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위원회 인선과 업무추진 현황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이 오는 5월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임식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기로 했다”며 “민의의 전당이자 국민대표 기관이고, 접근성이 용이해 참석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앞마당은 최대 5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취임식 날 비가 오면 국회 중앙홀에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취임식 준비위 쪽은 규모에 관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전문가와 논의를 거쳐 확정하겠다”고 했다.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의 1988년 취임식 이후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은 모두 국회에서 열렸다.

 

준비위는 서울광장,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용산시민공원 등을 취임식 장소로 검토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가 개방 의지를 밝힌 청와대도 고려 대상이었다. 박 위원장은 “세종시에서 열자는 의견도 있었고, 국민 화합 차원에서 광주 개최 의견도 제시됐었지만 참석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취임식 이후 대통령의 행선지와 다른 국정 업무 수행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윤 당선자의 배우자 김건희씨 참석 여부에 관해 “대통령 부인께서 참석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취임사준비위원장에는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임명됐다. 이 교수는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서 국가 정보화 사업을 총괄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윤 당선자의 통치철학과 공정과 상식의 가치, 그리고 비전과 디지털플랫폼 정부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고, 국민 통합의 궁극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으며, 당선자의 혁신과 통합 이미지에 적합한 인사를 우선했다”며 이 교수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취임사준비위 부위원장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와 논설실장 출신인 이재호 극동대학교 초빙교수가 맡아 취임사의 실무 작성 과정을 총괄한다. 취임사준비위는 위원 14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으로 구성됐다. 박 위원장은 “당선자의 취임사에 반영할 정치, 외교·안보 및 북한 통일, 경제, 산업 및 과학기술과 교육, 사회·노동·복지, 문화·예술, 그리고 청년과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당선자의 비전과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제시할 전문가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취임식에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취임식 연출과 기획을 담당하는 감독에는 당선자 비서실 특별보좌역인 이도훈 홍익대 교수가 임명됐다. 이 보좌역은 제일기획 브랜드익스피리언스솔루션 본부장 출신으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등을 기획한 공연기획 전문가다.

 

취임식에는 일반 국민 500명이 초청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지역, 계층, 직업, 세대, 청년, 여성, 보수, 진보 등을 넘어 스토리가 있는 국민을 찾아 취임식에 초대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여부에 관해서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될 수 있으면 많은 분들이 참여해야 하므로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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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당시 모습.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이재명 상임고문 등판론이 불거지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지방선거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하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21일 모 신문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때 이재명 상임고문이 역할을 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하다. 본인도 의지가 있다”며 “선거 승리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도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오시면 좋겠지만 그것은 이재명 전 지사의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장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할지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가장 든든한 유세 지원자로 이재명 상임고문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이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지원 유세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활동을 재개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안에선 이 상임고문의 등판을 거론하기엔 지나치게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채이배 민주당 비대위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의 선거를 약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한 발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며 “곧바로 지방선거에 참여하시는 건 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도 “대선 패배의 장본인인데다 대장동 의혹 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방선거 역할론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섣부르다”며 “지지자들은 이 상임고문이 빨리 나와서 앞장서주기를 바라겠지만 일이라는 건 순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안에선 이 상임고문의 정치활동 재개 시점으로 8월로 예정된 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오르내리기도 한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이 상임고문이 먼저 당권을 쥐고 세력을 키운 뒤 차기 대선을 노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이낙연계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때 가서 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앞으로 5년 뒤에 사안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로서는 느긋하게 4월을 보는 것이 필요하지 서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 상임고문이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할지 여부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어떤 결과를 낼지에 따라, 이 상임고문의 정치 재개 시점과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상임고문이 지방선거에서 열심이 뛰어서 성공하면 당 대표 선거에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지방선거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대패할 경우에도 구원투수로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채경화 기자

 

민주 원내대표 선거 5파전…이재명 · 이낙연 · 정세균계 '대리전'

 

출사표 일성은 '통합 원팀'…'비대위 쇄신론' 표심 막판 변수 관측

이광재 "대선패배 책임… 출마는 도리가 아닌 듯" 불출마 선언

 

    발언하는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21일 4선 안규백,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의 5파전으로 좁혀졌다.

 

앞서 박홍근·이원욱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안규백·김경협·박광온 의원은 선거를 사흘 앞둔 이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원조 친노(親盧) 인사인 이광재 의원은 막판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포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대통령 경선에 참여했다. 누구보다도 대통령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대선 패배 이후 첫 원내대표 선거에 제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싶다"고 적었다.

 

대선 패배로 조기에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대리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측, 박홍근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측 인사다.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같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계파전 세대결로 치러지면서 일각에서는 선거 막판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광온 대 박홍근' 2파전으로 압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계파간 물밑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박홍근 의원을 뽑으라"는 이 전 지사 극성 지지층의 문자메시지가 메일 수백∼수천 개씩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문자 차단 방법까지 공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호중 비대위' 논란 등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펼쳐진 당내 혼란상을 염두에 둔 듯 5명 후보의 출사표 일성은 대체로 '원팀'이었다.

 

"책임 공방이나 계파구도의 부활이 아닌 혁신과 통합의 단일대오"(김경협), "단합 위에서 반성하고 쇄신할 때"(박광온), "통합·단결로 강한 민주당"(이원욱) 등이다.

 

"옳다고 믿는 바를 강력하게 추진"(안규백), "정치보복 저지·개혁입법"(박홍근) 등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메시지도 동시에 부각됐다.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는 비대위 쇄신론 등 당내 노선 논쟁에 대한 입장과 아울러 새 정부와의 초기 관계 설정 등이 꼽힌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교황 선출방식을 차용한 형태로 진행돼 공식 후보 등록 절차는 없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각 의원이 지지 후보의 이름을 써내는 방식이라 물밑 여론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표심 쟁탈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이르면 금주 지방선거 출마 입장 밝힐 듯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유세당시 모습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중 6·1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출마와 불출마 두 가지 선택지 모두 검토 중"이라며 "발표 시점은 빠르면 이번 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선거 출마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직·간접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대선 전 민주당과 공동선언한 정치개혁 의제가 최우선 화두이며 이게 정리되는 대로 (출마 여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후보와 단일화하며 통합정부 구성과 운영 등을 골자로 한 정치교체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만일 김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경기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를 권유하신 분들이 제법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제가 아주대 총장을 했고 경기도에서 30년을 살았으며, 경기도에서 그런(출마) 이야기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민주당과 논의 결과 따라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