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3일 가석방... 이후 보호관찰 받는다

● COREA 2021. 8. 12. 02:0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된 뒤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법무부는 “가석방 예정자인 이재용 부회장은 원칙에 따라 보호관찰을 받게 됐다”고 11일 밝혔다. 수원보호관찰심사위원회는 이날 이 부회장 등 8·15 가석방 예정자의 보호관찰을 결정했다.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석방자는 원칙적으로 보호관찰을 받는다. 다만 보호관찰심사위원회가 보호관찰이 필요없다고 결정하는 가석방자의 경우, 예외적으로 보호관찰을 받지 않게 된다. 통상 보호관찰을 받지 않는 자는 중환자나 고령자, 추방예정인 외국인 등이다.

 

보호관찰을 받게 된 이재용 부회장은 국외출장 등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보호관찰 준수사항에 따라 보호관찰 대상자는 주거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는 미리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보호관찰 대상자는 주거지에 상주하고, 생업에 종사해야 하며 범죄로 이어지기 쉬운 나쁜 습관을 버리고, 선행을 하며 범죄를 저지를 염려가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거나 어울리지 말아야 한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이 부회장 가석방을 둘러싼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장관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가석방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진보적인 교정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특혜냐 아니냐 여부는 지난 7월부터 올해 연말, 내년 초까지 복역률 60% 이상 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가석방 심사기회를 지속적으로 부여하느냐, 그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석방률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 될 예정이다. 전광준 기자

 

이재용 같은 가석방 1%도 안 돼…이래도 특혜가 아닐까?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승인한 법무부 결정을 두고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이 부회장처럼 형기의 70%를 채우지 못하고 가석방된 이들은 전체 가석방 허가자의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처럼 다른 사건으로 재판받는 수감자 가운데 가석방된 인원도 전체의 1%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가석방 결정이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해명에도 특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법무부의 ‘2021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이 부회장처럼 형기의 70%를 채우지 못하고 가석방된 이들은 275명으로 전체 가석방 인원(7만553명)의 0.4%에 불과했다. 형기의 60%를 채우지 못한 이들은 54명으로 0.08%였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형기의 60%를 채웠다. 지난해로 범위를 축소해도 70%를 채우지 못하고 가석방된 이들은 전체의 0.6%뿐이었다.

 

특히, 이 부회장처럼 다른 사건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는 이들 가운데 가석방된 인원도 극히 드물었다. 이 부회장은 현재 ‘불법승계 의혹’ 및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수감 중인 사건 외에 다른 사건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던 중 가석방된 인원은 67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가석방 인원(7876명)의 0.85%다. 이 부회장처럼 형기의 70%를 채우지 못하고, 동시에 다른 사건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는 이들 가운데 가석방된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비율은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가석방이 이 부회장 ‘맞춤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석방 자문 경험이 많은 김정범 변호사는 “이번 8·15 가석방 때 형기 79%를 산 초범도 가석방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 수감된 사건 외에 추가로 수사나 재판을 받는 사건이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이 예상되는 경우에나 가석방이 가능한 편인데, 이 부회장처럼 ‘불법승계’ 의혹 등 남은 재판에서 중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가석방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범계 장관은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이어갔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가석방은) 이재용씨만을 위한 가석방이 아니다”라며 “가석방 요건에 맞춰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교정 시설의 수용률은 110%로 세계적으로 이렇게 수용률이 높은 나라가 거의 없다”며 “단계적으로 100%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재용씨 복역률이 60%인 점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니, 적어도 복역률 60% 이상의 수용자에 대해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석방 심사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된다. 하지만 곧바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법무부는 이 부회장에게 취업제한을 통보한 바 있다. 경영 복귀를 위해선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을 해야 하지만 박범계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취업승인 제한 해제는)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가석방된 이 부회장이 취업승인을 요청하고, 법무부가 이를 허용하면 사실상 법무부가 이 부회장 범죄 혐의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전광준 기자

 

경제 내세워 재벌총수 특혜…복역률 기준 완화 ‘이재용 맞춤’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 부담

재계 가석방 요구 응답한 타협책

임기말 국정 동력 회복 포석도

 

법무부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9일 가석방하기로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상황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에도 이 부회장의 사면 및 가석방을 요구해온 재계의 요구에 응답함으로써, 투자와 고용을 끌어내 임기 말 국정동력을 회복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 고유 권한인 특별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결정 사항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하며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로 요약된다.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과 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혜 시비를 의식한 듯 “복역률 60% 이상의 수용자들에 대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석방 심사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진보 진영의 반발에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한 것을 두고 ‘결코 불리할 게 없다는 정치·경제적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기 말 경제 활성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협조가 절실한데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국가경쟁력 등을 정부가 고려하지 않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국민들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이 부회장 가석방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전략적 판단의 요소가 됐을 것”이라며 “지금보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여권은 대선에서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사면에 견줘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가석방 이유로 거론된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어서 대통령이 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 소관인 만큼 정치적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는 대통령 입장에서 부담이 있지만, 가석방은 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을 앞두고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아온 것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이날 가석방심사위원회와 법무부 장관의 결정으로 이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되지만, 그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하기 위해선 법무부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 장관은 이날 취업 승인과 관련해 “생각해 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가석방은 형을 면제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주지 제한 등 일정한 준수 사항이 따르고 통상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가석방 상황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가석방 효력은 정지되고 다시 형이 집행될 수 있어, 이 부회장의 남은 재판 결과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손현수 전광준 기자

 

“이재용 가석방은 재벌 특혜”… 시민사회 반발

참여연대·민변 등 비판 논평 “사법제도 공정성 해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결정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한 법무부의 결정에 시민사회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불법승계 의혹’ 등 다른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가석방된 것은 ‘이례적인 특혜’라고 비판했다.

 

9일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 가석방 결정이 발표된 직후 논평을 내고 “이 부회장 가석방은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 결정이며 사법정의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국정농단의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가석방이 된다면 향후 앞으로 어떤 재벌총수가 법을 지킬 것이며, 어떤 중범죄자에게 가석방을 불허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가석방은 우리 사회에 퍼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인식을 다시 공고히 하는 결과”라고 우려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기업인 사면에 대한 정치권의 ‘말바꾸기’를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 뒤집기라는 비판여론이 일어나자 ‘국민 공감대’를 운운하며 공을 법무부 장관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며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 가석방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혜성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회장이 다른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가석방이 결정된 것에 대해 ‘이례적인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 의혹에 대한 형사재판 1심이 진행 중이다. 사실상 하나의 사건 중 일부에 해당하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석방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바, 명백한 특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재용은 일반 범죄자라면 결코 받을 수 없는 엄청난 사법적 특혜를 이미 받은 바 있었다. 배임·횡령·뇌물공여 등으로 중대경제범죄를 저질렀음에도, 2년 6월의 징역형 특혜를 받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 재벌총수만을 위한 가석방 특혜’를 이번에 또 받은 셈이다”고 비판했다.

 

이번 가석방으로 가석방 제도의 원래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중대 범죄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석방이 이루어진 선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가석방심사위원회가 검찰의 부동의 의견과 선례를 무시하면서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한 것은 재벌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석방은 수형자가 참회하면서 성실히 형벌을 수행하는 경우 사회에 조기에 복귀시켜 올바른 시민으로서 살도록 하는 제도”라며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재벌이라는 이유로 쉽게 가석방이 된다면, 이는 우리 사법제도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노동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은 “국정농단의 몸통이자 주범에 대한 단죄를 거부한 것이며 이 나라가 재벌공화국, 삼성공화국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정부가) 입 아프게 외치며 강조하던 정의·공정·공평은 자본의 정의·공정·공평이었다”라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촛불 정신의 후퇴이자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천호성 기자

 

재계,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환영’…“사면 아니라 아쉬워”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아쉬움과 함께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우태희 상근부회장 명의로 낸 성명에서 “기업의 변화와 결정 속도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이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허용해준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이 부회장이 사면이 아닌 가석방 방식으로 기업 경영에 복귀하게 된 점은 아쉽다. 향후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 및 글로벌 생산현장 방문 등 경영 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 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주기를 바란다”고 취업제한 통보를 받은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정부가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상의 쪽은 최태원 회장이 아닌 부회장 명의로 입장을 낸 이유에 대해선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만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세계는 반도체 패권전쟁 중이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질서 구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법무부의 결정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제 질서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재계 내에선 이러한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보는 의견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주요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아버지(고 이건희 회장) 때 제대로 된 처벌이 집행됐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정부의 가석방 결정은 좀더 수월했을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선 (정치적 특혜 논란이 있는) 이번 가석방으로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바로 경영에 복귀하기보다는 원래의 형 기간을 마칠 때까지 조용히 자숙하며 지내는 게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원포인트 특별사면을 받고 수감조차 되지 않았다. 선담은 김경락 기자

 

 

 

벌금은 감경...대법서 유무죄 가릴 듯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공모도 인정했다. 다만,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혐의 가운데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등이 일부 무죄로 뒤집혀, 벌금과 추징금이 대폭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엄상필)는 11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선고한 벌금 5억원과 추징금 1억3800여만원은 각각 벌금 5천만원과 추징금 1천여만원으로 감형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딸 조아무개씨의 ‘스펙’을 위조한 혐의를 1심과 동일하게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이라고 주장한 조씨의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에 제출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십 확인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모두 정 교수가 꾸며낸 ‘허위 서류’라고 결론지은 것이다. 재판부는 또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십 확인서 작성에 조국 전 장관이 가담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조씨 친구인 장아무개씨의 증언 번복으로 관심이 모아진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확인서 위조 혐의도 유죄로 거듭 인정했다. 재판부는 “(인턴십) 확인서 내용이 모두 허위인 이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 속 여성이 딸 조씨인지는 확인서의 허위성 여부에 영향이 없어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지난달 23일 조국 전 장관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2009년 5월15일 연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면서도 “(세미나 동영상 속 여성은) 99% 조씨가 맞다”고 지난해 정 교수의 1심 때 증언을 번복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재판부는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이 훼손됐는데도 정 교수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의 본질을 흐리며 정 교수와 가족에 대한 최대한의 선의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작성해줬을 사람들에게, (인턴십) 확인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진실하다고 믿었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사정 담당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석해 진술한 사람이 정 교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떠나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상황인데, 그들 일부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비난을 계속하는 것도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는 1심과 일부 유무죄가 갈렸다. 차명계좌로 주식투자 등 금융거래를 한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지만,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실질적으로 경영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과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장외 매수한 혐의는 무죄로 보고 벌금을 대폭 낮췄다. 반면,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증거은닉 교사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범동씨가 실질적으로 경영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피이(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직원들에게 (동생 정아무개씨) 관련 자료를 없애도록 지시했고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컴퓨터 본체 등 저장 매체를 들고 나가게 했다”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실제 그로 인해 수사와 재판이 방해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쪽은 즉각 반발했다. 정 교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원심판결을 반복한 것이어서 대단히 아쉽고 유감”이라며 “10년 전 입시제도 아래에서 ‘스펙 쌓기’라고 하는 것을 현재 관점으로 업무방해가 된다는 시각이 여전히 바뀌지 않아 답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이어 “(동양대 강사휴게실) 피시가 어디 있었는지, 그 피시에서 직접 표창장을 출력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아 여전한 아쉬움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두 증인의 증언으로 (딸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명확히 밝혀졌는데도, (인턴십) 확인서가 허위라고 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조윤영 신민정 기자

 

정경심 항소심, 1심 판단과 다른 점과 같은 점은?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1일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징역 4년형이 유지된 것은 자녀 입시비리를 비롯해 상당 부분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정 교수 쪽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검찰의 표적 수사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갈린 주요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은닉교사 등 세가지다. 항소심은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과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장외매수한 더블유에프엠 주식 12만주 가운데 10만주를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관련 혐의를 모두 무죄로 결론 내렸다. 조씨가 해당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매도자를 상대로 한 정보의 불균형을 이용한 거래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또 장외매수한 주식에 대한 미실현 이익 2억2천만원도 무죄로 판단해 1심에서 선고한 벌금 5억원과 추징금 1억3800여만원을 각각 벌금 5천만원과 추징금 1천여만원으로 낮췄 다. 나머지 미공개 중요정보로 더블유에프엠 주식을 차명 투자한 혐의는 유죄가 유지됐다.

 

다만 항소심은 1심 무죄 판단을 뒤집고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정 교수의 집과 동양대 교수연구실에 보관하고 있던 피시(PC)와 저장 매체를 숨긴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와 정 교수가 공범 관계라고 판단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정 교수가 김씨에게 증거은닉을 지시한 교사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피이(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직원들에게 정 교수의 동생 정아무개씨와 관련된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항소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됐다.

세가지 혐의에 대한 유무죄 결론이 뒤집혔지만, 상당 부분의 혐의가 1심 결론을 따르면서 징역 4년형도 유지됐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딸 조아무개씨가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전형에 제출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십 확인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허위성이 거듭 인정됐다. 정 교수 쪽은 “딸 조씨의 서울대 의전원 지원을 돕는 과정에서 표창장 분실 사실을 알고 동양대 직원을 통해 재발급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은 “표창장 원본이 분실된 상황에서 정 교수로부터 표창장 재발급을 부탁받은 동양대 직원이나 조교가 표창장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은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할 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추론이 아니다”라며 유죄로 인정했다.

 

정 교수가 딸 조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하는 데 사용한 동양대 강사휴게실 피시 1호의 설치 위치와 사용자를 두고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공방이 이어졌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정 교수 쪽 변호인이 자체적인 포렌식 결과를 근거로 들어 강사휴게실 피시 1호의 사용 위치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구체적인 작성 방법과 과정을 다투고 있지만 변호인의 주장은 정 교수가 강사휴게실 피시 1호를 사용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는 것들로 따로 판단하지 않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딸 조씨의 친구 장아무개씨의 증언 번복도 항소심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항소심은 딸 조씨가 세미나를 위해 고등학생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모두 허위인 만큼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인지는 확인서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세미나에 참석했더라도 인턴 활동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장씨는 지난달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주최한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가 맞다’는 취지로 정 교수의 1심 재판 당시 증언을 번복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항소심은 1심과 같이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씨에게 5억원씩 두차례에 걸쳐 건넨 10억원도 모두 투자금이라고 거듭 인정했다. 다만 정 교수 동생과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코링크피이 사이에 맺은 허위 경영컨설팅 계약의 수수료 명목으로 투자수익금을 회삿돈으로 건네받은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블루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출자약정액을 부풀려 금융위원회에 허위 변경 보고한 혐의도 무죄가 유지됐다. 조윤영 기자

 

2심서도 ‘입시비리’ 혐의 유죄…조국 전 장관 재판 영향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 2심 재판부가 1심과 같이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조 전 장관의 자녀를 둘러싼 입시비리 관련 재판에서 줄줄이 유죄가 선고되고 있다.

 

정 교수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엄상필)는 11일 조 전 장관 부부의 딸 조아무개(30)씨가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7가지 인턴십과 체험활동 증빙 서류를 모두 가짜라고 판단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선 조 전 장관도 관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실습수료증 및 인턴십 확인서를 직접 만들었고, 정 교수가 이 과정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확인서 관련해 “조 전 장관이 확인서를 작성하는데 정 교수가 가담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해당 확인서에는 딸 조씨가 이 센터 주최 ‘동북아시아 사형제도’ 세미나를 위해 2009년 5월1~15일 인턴활동을 했고, 한인섭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 이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확인서 작성 과정에서 만들어진듯한 파일이 조 전 장관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점, 딸 조씨가 세미나를 대비해 한영외고 학생들과 스터디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함께 공부한 학생 이름을 대지 못한 점, 실제 인턴십에 참여했던 이가 ‘그런 활동은 없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 “확인서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세미나 동영상 속 여성이 딸 조씨가 맞는지 아닌지가 쟁점이 되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여기에 대해선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확인서 내용이 모두 허위인 이상,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인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재판부 설명이다.

 

아쿠아펠리스 호텔 실습수료증 및 인턴십 확인서에 대해서도 항소심은 “기재된 활동경력이 모두 허위고, 조 전 장관이 이 서류를 작성하는 데 정 교수가 가담했다”고 판시했다. 해당 확인서에는 딸 조씨가 고등학생 시절인 2007~2009년 주말마다 부산에 있는 이 호텔 식음료팀 및 객실팀에서 일했다고 적혀 있다. 앞서 1심은 “호텔 직원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딸 조씨가 이 호텔에서 인턴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이 확인서 등의 내용을 임의로 작성한 후 호텔 법인 인감을 날인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항소심도 원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함께 받고 있는 입시비리 1심 재판 결과도 주목된다. 이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은 대학원 입시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위조공문서행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대한원 입시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딸 조씨의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석 여부가 이 재판에서도 주요한 쟁점이고, 최근 ‘세미나 동영상 속 여성은 조씨가 맞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판결처럼 조 전 장관 재판부가 다른 증거들을 바탕으로 조씨의 인턴활동 자체가 허위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조 전 장관 부부의 아들(24) 입시비리 관련 사건에서도 재차 유죄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시절인 2017년, 조 전 장관 부부의 아들 조씨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 대학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 1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확인서에는 아들 조씨가 9개월간 주 2회, 총 16시간 사무보조를 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재판부는 직원들의 증언 및 최 대표와 정 교수의 문자 내용 등을 근거로 인턴 확인서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최 대표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 아들 조씨가 실제로 인턴활동을 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별도 재판에서도 재판부는 “조씨의 인턴은 허위”라며 최 대표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아들 입시비리에 관해 조 전 장관 부부는 대학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함께, 최 대표로부터 받은 확인서를 바탕으로 이듬해 활동 기간을 늘린 또 다른 확인서를 만들어낸 혐의(사문서위조)도 받고 있다.

 

이날 항소심 선고 뒤 정 교수 쪽 김칠준 변호사는 “10년 전 입시제도 하에서의 ‘스펙 쌓기’가 현재 관점에선 업무방해가 된다는 시각이 바뀌지 않아서 답답했다”며 “만약 오늘 재판부 논리로 그 시대에 입시를 치렀던 사람에게 랜덤 조사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범죄로부터 자유롭겠는가”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한국, 금 6개·은 4개·동 10개로 메달 순위 14위

 

 포즈 취하는 전웅태=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 레이저런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가 동메달을 획득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 근대5종 사상 최초로 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뤄냈다.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명의 선수가 모두 치르는 근대5종에서 우리나라는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획득, 올림픽 사상 최초의 근대5종 메달 주인공이 됐다.

 

전웅태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종목 합계 1천470점을 얻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천482점의 조지프 충(영국)이 금메달, 1천477점의 아메드 엘겐디(이집트)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근대5종은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출전을 시작해 57년 만인 이번 대회에서 첫 메달을 수확했다.

 

종전에는 1996년 애틀랜타 김미섭, 2012년 런던 정진화(LH), 올해 여자부 김세희(BNK저축은행)의 11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전웅태와 함께 출전한 정진화도 1천466점으로 4위에 올라 한국 근대5종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였다.

 

2일 체조 남자 도마 신재환(제천시청)의 금메달과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메달을 따내지 못한 우리나라는 5일 만에 메달 가뭄을 해갈했다.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의 한국은 메달 순위 14위를 달리고 있다.

 

노메달로 올림픽 마감하는 한국 야구=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6-10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 하반기 메달 레이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야구와 여자 골프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졌다.

 

4일 일본과 승자 준결승을 시작으로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 이날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한 우리나라는 6개 참가국 가운데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렸으나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야구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1회에 먼저 4점을 내주고 불안하게 시작한 한국은 2-5로 뒤진 5회말 박해민(삼성)의 안타와 허경민(두산)의 투수 땅볼, 상대 폭투 등으로 5-5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강백호(kt)의 역전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1점 앞선 8회초 구원 등판한 오승환(삼성)이 흔들리며 대거 5실점, 6-10으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여자 골프, 도쿄올림픽 '노메달' 마무리= 김세영(왼쪽)과 고진영이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마지막 4라운드 18홀에서 경기를 마친 뒤 그린을 나서고 있다. 김세영이 10언더파 274타, 고진영이 10언더파 274타, 김효주가 9언더파 275타, 박인비가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골프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골프도 세계 랭킹 2∼4위인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과 6위 김효주가 총출동했으나 끝내 시상대 위에는 서지 못했다.

 

이날 일본 사이타마현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골프 여자부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과 고진영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 공동 10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9언더파 275타로 공동 15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해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골프 금메달은 현재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17언더파 198타로 가져갔고, 이나미 모네(일본)가 은메달,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나미와 리디아 고는 나란히 16언더파로 코다에 1타 뒤졌으며 연장전을 벌여 은, 동메달 주인을 정했다.

 

삿포로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는 최경선(제천시청)이 2시간 35분 33초를 기록해 출전 선수 88명 중 34위로 들어왔다.

 

삿포로의 무더위 때문에 예정보다 1시간 빠른 오전 6시에 출발한 이날 경기는 88명 가운데 73명이 완주했고, 15명은 레이스 도중 기권했다.

 

함께 출전한 안슬기(SH공사)는 2시간 41분 11초로 57위에 올랐다.

 

여자 마라톤 금메달은 2시간 27분 20초를 기록한 페레스 제프치르치르(케냐)가 차지했다.

 

2시간 27분 36초의 브리지드 코스게이(케냐)가 은메달, 2시간 27분 46초의 몰리 자이델(미국)이 동메달을 수상했다.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준결승에 나간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과 김영택(제주도청)은 나란히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하람은 준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374.50점으로 18명 중 16위에 올랐고, 김영택은 374.90점으로 15위를 기록했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4위에 올라 한국 다이빙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선수다.

  

IOC 바흐 위원장도 평가한 김연경의 헌신과 리더십

바흐 “한국, 세대교체 속 여타 대회 버금 성적" 격려

 

도쿄올림픽 IOC 본부 호텔에서 만난 이기흥 체육회장과 바흐 IOC 위원장(오른쪽):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최근 도쿄올림픽 기간 IOC의 본부 호텔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규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 박철근 체육회 사무부총장, 이 회장, 바흐 위원장, 유승민 IOC 선수 위원.

 

여자 배구 간판스타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헌신과 리더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최근 2020 도쿄올림픽 기간 IOC 본부 호텔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면담했을 때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불사른 한국 선수들이 대화의 주제로 올랐다고 한다.

 

터키를 제압하고 한국 여자 배구를 2012 런던 대회 이래 9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올려둔 김연경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한국의 8강행을 확정한 일본과의 극적인 역전승, 터키와의 8강 경기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김연경을 두고 "10억명 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긴밀한 바흐 IOC 위원장과 IOC 위원들이 이런 소식을 허투루 넘기진 않는다.

 

좀 더 힘내고=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 김연경이 득점한 뒤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바흐 위원장이 김연경 선수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는 등 여러 IOC 위원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나와 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성과를 축하했다"고 소개했다.

 

IOC 위원들은 또 수영 경영에서 박태환의 뒤를 이어 아시아인의 기개를 떨친 황선우(18·서울체고),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23·제천시청)의 기량도 높이 샀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특히 양궁에서 3관왕을 차지한 안산(20·광주여대)이 7월 30일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를 포함해 10점을 내리 세 발을 쏜 장면은 IOC 위원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바흐 위원장도 깜짝 놀라 안산의 '강심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한국 엘리트 체육은 그간 음습하게 자행된 일부 종목 지도자의 선수 (성)폭행, 폭언 구태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자정 능력을 기대할 수 없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등 체육계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내 체육계가 치른 큰 홍역을 잘 아는 바흐 위원장은 체육회 인사들에게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한국이 도쿄올림픽에서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도 여타 대회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적을 냈다"고 격려했다.

 

메달보다 빛나는 김연경의 우정…이것이 올림픽 정신

경기 후엔 항상 옛 동료들과 포옹…프로다운 스포츠맨십

팬들에게 번진 화합의 정신…김연경 팬들은 산불 피해 터키에 묘목 기증

 

뜨거운 포옹: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 한국의 김연경이 경기 종료 후 브라질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와 포옹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브라질의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경기가 끝난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해 상심한 대표팀 주장 김연경(33)에게 상대 팀 선수 한 명이 다가왔다.

 

브라질 대표팀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32)였다.

 

두 선수는 손을 잡은 뒤 뜨겁게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두 선수의 인연은 특별하다. 김연경은 과거 터키리그 페네르바흐체와 엑자시바시에서 페레이라와 한솥밥을 먹었는데, 당시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타지에서 외로움을 겪던 두 선수는 고민을 나누며 '단짝'이 됐고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페레이라는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는 등 우정을 과시했는데, 한국 팬들은 이런 페레이라는 가리켜 '나띠'라는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다.

 

김연경과 터키 대표팀 에르뎀: 2017년 5월2일 밤(현지시간) 이스탄불 부르한펠레크 볼레이볼살론에서 열린 터키 여자프로배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꺾고 우승한 페네르바흐체의 김연경이 동료 에다 에르뎀 뒨다르와 우승컵에 입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이 상대 팀 선수와 경기 후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올림픽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8강전 상대였던 터키의 주장 에다 에르뎀(34)도 김연경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다.

 

김연경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에르뎀과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나눴다.

 

2017년 김연경이 터키 리그를 떠날 때 에르뎀은 자시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며 "항상 그리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한국은 8강전 터키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터키 선수들은 경기 후 모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아쉬워하는 터키대표팀: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에게 진 터키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경기 후 에르뎀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도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며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터키전이 끝난 뒤 에르뎀에게 따로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 위의 우정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배구 팬들은 최근 대규모 산불 재난을 겪은 터키에 '김연경' 혹은 '팀 코리아'의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연경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터키 산불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팬들이 묘목 보내기 캠페인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상대 팀 선수들 간의 우정은 화합의 정신으로 거듭났고,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상대 팀 국민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안기고 있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인 세르비아에도 김연경의 절친이 있다.

 

세르비아의 주포 티야나 보스코비치(24)다. 김연경은 엑자시바시 소속 시절 보스코비치와 함께 뛰었다.

 

김연경은 조별리그 세르비아전에서 보스코비치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는 두 팀이 8강 진출을 확정한 데다 8강 대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기라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8일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김연경이 보스코비치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승자와 패자의 표정은 엇갈리겠지만, 경기 후 두 선수가 나눌 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김연경은 옛 동료들과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소감을 묻는 말에 "매 경기 상대 팀에 친한 선수들이 있더라"라며 "경쟁은 경쟁이다. 코트 위에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병역특례 대상자는 김제덕·장준·안창림…야구는 결국 '불발'

올림픽 동메달 이상·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 시 '체육요원' 대체복무

수영·육상 등 종목별 메달 확률 천차만별로 형평성 논란도

 

우상혁, 4위를 명 받았습니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선에서 마지막 시도 실패 후 경례하고 있다.

 

"정곡을 찌르시는데"

 

2020 도쿄올림픽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우상혁(25)이 지난 1일 대회 남자 육상 높이뛰기 결선을 마친 뒤 '한 끗 차이로 조기 전역이 무산됐다'는 질문에 보인 반응이다.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인 우상혁은 한국 육상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웠지만 '메달권 턱밑'인 4위로 병역특례 혜택은 받지 못하게 됐다.

 

병무청에 따르면 7일 현재 2020 도쿄올림픽 대회 메달리스트 가운데 병역특례 적용 대상자는 김제덕(양궁), 안창림(유도), 장준(태권도) 등 3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한체육회는 앞서 병역특례 대상자가 이들을 포함해 총 8명이라고 밝혔지만, 나머지 5명은 예비역이거나 군 복무가 이미 면제된 상태로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는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하면 '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자들은 기초군사훈련만 3주간 받은 뒤 복무 기간으로 정해져 있는 34개월간 자신의 특기 분야(종목)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해당 기간 사회적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강습이나 공익캠페인 등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544시간의 의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면 군 복무로 인정된다.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해 군 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1973년 도입됐다.

 

체육요원의 경우 도입 초반만 하더라도 올림픽 외에 세계선수권·유니버시아드·아시아선수권 등의 국제 대회에서 3위 이상 입상하면 특례 혜택을 줬지만, 개정에 개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단체경기종목의 경우에는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는 조항이 삭제되면서 '만년 후보 선수'들도 팀이 메달을 획득하면 같은 혜택을 받게 됐다.

 

엄밀히 말해 대체복무지만,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일반 남성들과 비교하면 사실상 '군 면제'나 다름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경력 단절'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역특례 혜택이 적잖은 동기 부여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대회 때마다 서양 언론이 한국의 병역특례 혜택에 주목하는 것 역시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대회 양궁 2관왕에 김제덕도 단순히 '최연소 양궁 금메달리스트'라는 점과 별개로 고교생 신분으로 일찌감치 병역문제를 해결하게 됐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병역은 워낙 민감한 이슈이다 보니, 대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경기 종목에 따라 한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가령 불모지나 다름없는 수영이나 육상 등에서 한국 선수들이 박수를 받을 만한 결과를 내고도, '성적'으로만 일률적으로 구분하는 건 불리하다는 시각이다.

 

이번 대회에 6개국만 출전해 처음부터 동메달 이상 획득 가능성이 50%였던 야구도 같은 맥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변형된 패자부활전 방식이 적용되면서 최근 3경기를 연달아 지고도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이에 경기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항의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동메달 획득에 실패해 병역특례 혜택이 불발됐지만, 적용 대상 기준에 대한 갑론을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병역특례 혜택 기준을 바꾸는 것은 법 시행령 개정에 해당하는 사항이므로, 당장은 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또 대회마다 출전 국가 수나 경기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특정 종목의 성적만을 두고 감정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가로막기만 15번 당해.. 브라질 주포 도핑으로 빠졌어도...

 

김연경이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주포가 한 명 빠졌어도 견고했다. 가로막기 점수로만 15점을 내줬다.

 

한국 여자배구(세계 11위·이하 6일 기준)는 6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브라질과 준결승전에서 0-3(16:25/16:25/16:25)으로 패했다. 세계 4위 터키를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른 기세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세계 2위 브라질은 빈틈이 없었다. 역대 전적 18승45패가 말해주듯 가히 철옹성이었다. 경기 시작 1시간22분 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브라질은 이날 새벽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주 공격수 중 한 명인 탄다라 카이셰타가 지난 7월 받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조기 귀국하게 된 것. 카이셰타는 이번 올림픽 6경기에서 내내 선발로 출전하며 경기당 평균 9.67점(6경기 58점)을 올리며 브라질의 6전 전승을 이끌었었다. 이에 조제 호베르투 기마랑이스 브라질 감독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폭탄을 맞은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 다만, 동료 선수들은 카이셰타가 억울하게 도핑에 걸렸다면서 개인 에스엔에스(SNS)에 카이셰타 응원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주포가 빠진 돌발 상황에서도 브라질의 경기력은 탄탄했다. 워낙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페르난다 가라이 호드리기스가 17득점, 가브리엘라 기마랑이스가 12득점을 올렸다. 카이셰타 대신 주전으로 활약한 로사마리아 몬치벨레르는 10득점을 보탰다. 이날 브라질이 가로막기로 얻은 점수는 총 15점이었다.

 

반면 한국은 공격이 번번이 브라질의 높은 수비벽에 차단당하며 완패했다. 김연경이 10득점, 박정아가 10득점을 기록했다. 김희진은 5득점. 한국의 가로막기 점수는 3개였다. 이날 한국은 1세트 때 석연찮은 비디오 판독이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미국(세계 1위)에 0-3으로 패한 세르비아(세계 6위)와 8일 오전 9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때는 세르비아에 0-3으로 패한 바 있다. 여자배구 역사상 45년 만의 메달을 꿈꾸는 김연경의 진짜 ‘라스트 댄스’가 다가오고 있다. 김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