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강 구도’ 속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선거까지 남은 22일 동안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쏘아올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여부가 초대형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각 후보 쪽에선 지지층 결집과 투표율, 선거 막바지 ‘네거티브’ 등에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①대선 집어삼킬 ‘야권 단일화’ 성사될까
20대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막판 단일화 여부다. 이날까지 공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야권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안팎으로 따돌리며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후보간 담판 형식으로 안철수 후보의 ‘양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과는 달리, 국민의당에선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안 후보는 15일 자신의 단일화 제안과 관련 “윤 후보가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결심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고, 윤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막바지로 가면서 결국 지지율 추이에 따라 단일화 여부와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향방에 따라 양쪽의 정치적 결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분석실장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만큼, 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후보가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민주당은 안 후보와의 ‘통합정부’ 제안을 열어둔 채 안 후보의 완주를 ‘응원’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넘어가지 않고, 독자 후보로 선거를 끝까지 치르면 공동정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막아 ‘야권 분열’로 대선을 치르는게 최선이라는 계산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민주당은 ‘이재명의 통합정부’를 강조하면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굳이 닫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②‘샤이 이재명’ 있다?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안에선 형수 욕설과 가족 문제 등의 구설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지는 못하는 이른바 ‘샤이 이재명’ 존재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샤이 이재명’으로 지목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이들 숨은 표의 결집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에선 결국 이들이 투표장에 나서면 이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다고 보면서도, 이들이 투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 호남 지지층 등 3~4% 정도를 샤이 진보층으로 본다”며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이 후보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과 친문 지지층 가운데 이 후보는 못 찍겠다는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들이 최근 ‘그래도 윤석열 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말들이 돌고, 특히 윤 후보의 ‘보복 수사’ 시사 발언 이후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미 지지층이 결집해 ‘샤이 이재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샤이 이재명은 없다. 그저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라고 잘라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아슬아슬한 우위를 보인다고 판단하면서도, 막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경계하는 태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최근 윤 후보의 ‘적폐 수사 하겠다’ 발언의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했지만 이 후보에게는 마음을 열지 못했던 유권자들이 이런 계기를 통해 표심을 돌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③2030, 4050…투표장 나올까
세대간 결집 흐름이 뚜렷한 이번 대선에서, 여야는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투표장에 결집하는가가 최종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의 지지 흐름을 투표소로 이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 예정이다. 최근 2030세대 ‘청년유세단’을 따로 꾸린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호응이 좋았던 참여형 유세차(오픈마이크) 등을 동원해 청년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도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35살부터 60대 초반까지의 경제활동 인구가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본다. 선거 과정에서 그 분들이 투표 의지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2030세대를 향한 구애를 계속하고 있다. 또다른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젊은층에게는 오늘 이 후보가 공개한 티브이 광고처럼 짧고 솔직한 마음을 담은 영상이 투표 독려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윤 후보로는 안 된다는 마케팅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④막판까지 몰아치는 네거티브
거칠어지고 있는 양쪽의 네거티브 공세는 막판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윤석열 4대 불가론’을 띄우며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이날 공개된 민주당 내부 문건에는 민주당이 부각해야 할 윤 후보의 문제점으로 △무능·무지 △주술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줄임말) 의혹 △보복정치 공언 등이 제시됐다. 특히 구체적 유세 문구로 “윤석열은 평생 검사랍시고 국민들을 내려다 본 사람”, “폭탄주 중독 환자에게 국정운영을 맡길 수 없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조작의 여왕’입니다” 등을 공유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 부부의 측근으로 지목된 건진법사가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굿을 하는 한 무속 행사에 윤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름이 쓰인 연등이 걸려있었다며, 해당 행사와 윤 후보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에도 이 후보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부인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의혹, 대장동 사건과 성남에프시(FC) 후원금 뇌물 의혹 논평을 잇달아 내놓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동시에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윤 후보를 겨냥한 여권의 ‘신천지 공세’와 관련, 이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여전히 살아 있는 양쪽 진영의 배우자 리스크도 유권자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앞으로도 상대방 배우자의 리스크를 많이 부각하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선거가 서로의 시대정신이나 거대 담론의 차이를 담은 정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김미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첫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충남 천안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홍보하던 당원 등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철수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15일 오후 5시20분께 천안시 신부동 종합터미널 앞 도로에 정차해 있던 안철수 후보 유세 버스 안에서 운전사 손아무개(50대)씨와 국민의당 당원 이아무개(60대)씨 등 2명이 숨져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버스 차량 외부에 설치한 엘이디(LED) 광고판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약 등을 홍보하려고 광고판을 켰다가 전원을 공급하는 발전장치 연료가 연소하면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운전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차량 소유주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 안에서 쓰러진 두 사람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이들은 버스 안에서 의자에 앉은 채 숨을 쉬지 않고 있었으며 외상은 없었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발전장치 이상 여부 등 분석도 의뢰했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선대위원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사고를 당하신 분께 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선대위는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모든 선거운동원의 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숨진 두명 중 한명은 차량 기사이며 다른 한명은 논산계룡금산 선대위원장이다. 또 응급실에 입원한 한명은 강원 지역 유세차량을 운전하는 차량 기사라고 국민의당은 설명했다. 국민의당 쪽은 ‘후보 본인이 사고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라는 질문에 “선거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사고를 당한 분이 있는 곳에 가겠다고 했다”며 “(기존에 운영하던 버스) 18대는 사고 직후 바로 차량 운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선거운동 재개는 상황을 보고 최종적으로 선대위를 열어 판단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각 당에선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또 다른 희생이 없도록 모든 분들이 안전을 최우선하면 좋겠다”고 입장을 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치료 중이신 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유가족과 안철수 후보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긴급 논평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충격과 실의에 빠져 있을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의당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송인걸 배지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업언론단체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최근 언론 관련 발언 위험성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는 15일 공동성명에서 지난 12일 윤 후보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주장한 것은 “무지와 내로남불로 점철된 언론관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의 징벌배상이 포함된 언론중재법 개정 당시 윤 후보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재갈법” “사악한 시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단체들은 언론중재법과 각종 방송 심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처벌 등 한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언론 규제가 많고, 현실에서 사안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 언론피해보상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윤 후보가 사실관계와 어긋난 주장을 폈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사회적책임을 높이기 위해 단체들이 추진 중인 ‘통합자율규제기구’에 대한 윤 후보의 인식도 비판했다. 성명은 “윤후보가 ‘잘 모른다’고 전제한 뒤 ‘자율규제는 위험하다’는 황당한 논리를 전개했다”며 “잘 모르면 진보-보수, 노-사를 막론한 언론계 전체가 왜 자율규제기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공부부터 할 일이지 무지한 언사로 언론계의 자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성명은 “언론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이대는 그의 사법 만능주의적 태도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언론에 대한 검열과 각종 탄압은 모두 윤 후보가 ‘신주처럼 받드는’ 법 제도의 자의적 집행을 통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발언을 ‘해프닝성’으로 볼 수 없다는 우려는 언론시민단체에서도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같은 날 성명에서 “이번 사안을 윤 후보의 잦은 말실수와 말 바꾸기 차원으로 넘기기엔 국민의힘 전신 정당 출신의 대통령들이 벌였던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탄압이 연상돼 모골이 송연해진다. 또 이미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적폐청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 후보의 발언으로 더욱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중법 개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피해구제 실효성을 높일 것을 촉구해온 민언련은 또 “(윤후보 발언은)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 아니곤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윤 후보는 아니면 말고 식 해명이 아니라 실효적이고 현실적인 언론피해구제 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여야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아무개씨의 관련 여부를 두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후보의 캠프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전씨가 주관한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며 윤 후보 부부와 전씨의 ‘밀착 관계’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사진과 영상을 제시했다. 그는 “불교행사처럼 보이지만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하고, 10여 마리나 되는 돼지 사체를 무대 앞에 전시해 놓고 치러진 무속행사에 가까웠다”며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사회적으로 지탄 받은 이 행사를 일광종이 주최했고 건진법사 전모씨가 총감독을 맡은 사실도 행사 동영상 사회자 발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불교행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잔인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며 “그 일탈의 현장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부의 연등이 걸려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이어 그는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이름이 각각 적힌 행사장 연등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하는 건진의 스승 혜우의 머리 위로 ‘코바나콘텐츠 대표 김건희’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고 그 옆에 나란히 걸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석열’의 이름이 적힌 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건희 씨와 윤석열 후보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잔인한 굿판에 자신들의 이름이 적힌 등을 달고 무엇을 기원했느냐. 그때부터 반역의 뜻을 품고, 검찰 왕국을 세울 꿈을 꾼 것이냐”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2018년 충주에서 있었던 ‘살아있는 소 가죽 벗기는 굿판’은 ‘김건희-윤석열-건진법사-이현동-윤핵관’ 등 김건희씨를 중심으로 한 ‘무속 집단’이 총망라된 현장이었다“며 윤 후보에게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잔인한 굿판을 벌이는 무속인을 비선 실세로 두고, 그가 점치는 대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악의적 마타도어를 또다시 들고 나왔다”며 즉각 반박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이 행사는) 각계 유명 인사의 이름이 대거 내걸린 행사였다”며 “무엇이든 정도를 벗어나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8년 당시 행사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연등에) 달려 있던 이름 중 ‘대통령’도 보이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 심지어 이들 이름은 윗부분에 푸른색 계열 특별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서모 씨가 2018년 당시 사무총장으로 있던 대한불교종정협의회가 주관한 행사라고 한다”며 “서씨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불교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2021년 9월 7개 종교단체가 여의도 극동빌딩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때 지지자들을 대표해 지지선언문을 낭독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의겸 의원은 재반박 자료를 내어 “‘대통령’이라고 적힌 등과 관련해 확인한 결과, 대통령은 결코 이 행사에 등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청와대에서도 ‘2018년 기사에 나온 단체 및 행사에 청와대에서 대통령 명의로 연등을 포함한 어떤 것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명료하게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일광종, 건진법사 등과 무속적, 주술적으로 관계가 맺어졌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아니라면 충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서울중앙지검장, 코바나 콘텐츠 대표 실명이 적힌 등이 달릴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겠느냐”고 주장했다. 또 “아무런 관련이 없는 대통령을 끌어들여 사실을 덮으려 물타기 하지 마라”고 밝혔다. 배지현 심우삼 기자
윤석열 공약집 ‘오또케’ 사용 논란…“여성 비하 의미 몰랐다”
국민의힘 “ ‘오또케’ 표현 사과…책임자 해촉”
국민의힘 사법분야 개혁 공약 보도 참고자료.
국민의힘 사법분야 개혁 공약 보도 참고자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법제도 공약을 발표하면서 ‘오또케’라는 여성 경찰 비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15일 “여성 비하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며 사과했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 사법제도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경찰의 범죄 대처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증대했다”며 “경찰 인사 개혁와 처우 개선을 통해 치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사법분야 개혁 공약에 대한 보도 참고자료(15쪽)에서 지난해 11월 인천의 층간소음 갈등 사건에서 무장경찰관이 대처하지 못해 피해자가 흉기에 찔린 사건을 언급하며 “위 사건 전에도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찰이 범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으로부터 피습받아 다친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또케’는 ‘어떡해’를 다르게 적은 것으로, 주로 여성 경찰들이 범죄 현장에서 ‘어떡해’만 남발한다고 비하하며 쓰는 표현인데, 국민의힘이 공약집 참고자료에서 이를 사용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공약집에서 이 표현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사법개혁 보도참고자료 중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며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찰 부실 대응과 관련된 대표적 사건들에 붙는 얘길 쓴 것으로, 인터넷 기사에 이 표현이 흔히 쓰이는 것을 보고 사용한 것”이라며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서울→부산 ‘경부 하행선’ 탄 윤석열 “부패·무능 심판해야”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남원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선은 부패와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선거입니다. 반드시 정권교체하고 승리하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점퍼를 입은 윤 후보는 가는 곳마다 양손으로 기호 2번을 표현하는 ‘브이’(V) 자를 그려 보이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서울 중구 청계광장 출정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윤 후보는 출정식 유세문을 통해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끝내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다.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키워주신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국민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부당한 기득권에 대해 맞서 과감하게 개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하고 첫 번째 찾은 곳이 충청”이라며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에 또다시 5년을 맡기시겠나. 그 밥에 그 나물에 또 5년을 맡기겠나”라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어 ‘보수의 심장’을 자임하는 대구에선 사투리로 “민주당 정권 5년으로 이 망가진 대한민국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 해야 하는 선거”라며 “여러분, 단디하겠습니다”라고 외쳐 대구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대구 유세에선 함께 경선에 참여한 홍준표 의원도 유세차에 함께 올라 포옹하고 손을 맞잡아 들어 보이며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홍 의원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 때 티케이(TK·대구경북)에서 80% 지지를 했다. 우리 윤석열 후보를 꼭 80% 이상 지지해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부산 서면에서 열린 공직 선거운동 마지막 거점 유세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겨냥하며 “대장동 보셨지 않나. 그게 유능한 행정의 달인인가”라며 “불법과 반칙과 특권의 달인이고, 매일 매일 말이 바뀌고, 이 소리 하다가 표 떨어지는 거 같으면 가서 또 저 소리 하고… 여러분, 민주당 정권 믿을 수 있나”라고 공세를 폈다.
이날 윤 후보는 대전에선 행정수도와 국토 균형 발전 계획을, 대구에선 섬유·자동차 산업, 로봇 산업 중심의 지역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부산에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지역발전 로드맵을 밝혔다. 윤 후보가 등장하는 곳곳마다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란 펼침막이 붙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당색인 빨강·하양·파랑이 섞인 점퍼를 입고 양손으로 기호 2번을 표현하는 ‘브이(V)’ 자를 그려 보이며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대전·대구·부산/김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