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비위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하지 않고 자체 수사한 뒤 종결할 수 있다는 검찰의 방침이 공식 문서로 확인됐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막고 검찰개혁을 위해 출범한 공수처의 설립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겨레>가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대검찰청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첩 대상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검토’ 문건을 보면, 검찰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자체적으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사 필요성 또는 수사 가치가 없거나 수사를 마친 시점에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여 혐의없음 등 불기소 결정을 할 경우에는 공수처에 이첩할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수처 출범 전처럼 검사 비위 사건을 자체적으로 수사해 불기소 결정까지 내릴 수 있다는 게 검찰의 논리인 셈이다.
검찰은 이 문건에서 검사 비위 사건의 공수처 이첩 시기를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있음을 확인한 경우’로 명시했다. 공수처법 25조2항은 검찰 등이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검은 “‘범죄혐의를 발견한 경우’는 해당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조사, 검증 등을 통해 범죄혐의가 있음을 확인한 경우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검찰에서 범죄 혐의를 발견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그 수사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에 의하여 혐의를 발견한 경우 해당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 착수에 앞서 혐의를 인지했을 때 사건을 즉시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의 의견과 달리, 대검은 이첩 전에 검찰이 자체적으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먼저 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 문건은 검찰의 공수처 소통 창구인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지난달 중순 ‘검사에 대한 불기소처분 내역을 달라’는 공수처 요청을 대검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회신한 공문에도 첨부됐다.
대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수처가 검사 비위에 대한 전속 수사 권한을 가진 게 아니란 내용이 공수처법 24조 등에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24조에는 ‘수사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 범죄수사에 대해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면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는 조항과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이첩도 하지 않은 검사 비위 사건의 수사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이런 방침과 해석을 두고 공수처 설립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자체 수사를 통해 검사 비위 사건의 불기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은 공수처법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며 “(검찰 주장은)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자기 직역 수호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검찰의 검사 사건처리 현황’을 보면, 검찰의 검사 관련 사건 불기소율은 99%에 달한다. 전체 사건 불기소율(59%)에 견줘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기헌 의원은 “공수처 출범 뒤 검찰은 공수처 권한을 최대한 좁게 해석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 기관 간 갈등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이다. 기관끼리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모호한 법 조항을 개정하는 등 입법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오른쪽 부터), 정세균, 최문순, 김두관, 추미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2차 티브이(TV) 토론회는 사실상 ‘이재명 청문회’였다. 기본소득 ‘공약’ 논란에 개인사 검증까지 더해지며 이 지사를 향한 공세가 1차 토론 때보다 더욱 매서워졌다. 이광재 후보가 정세균 후보와 단일화로 빠지면서 ‘후보 간 연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주자들 간에 형성되는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다수의 후보들은 “기본소득 공약을 한 적이 없다”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말바꾸기’, ‘공약 후퇴’라고 지적하며 화력을 집중했다. 박용진 후보가 “임기 내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한 적 없다고 했는데 맞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가 “기본소득이 많은 재정이 필요하고,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순차적으로 단기·중기·장기를 나눠서 장기 목표를 두고 시작하겠다”며 반박하자, 박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한 말이 없지, 한 말을 뒤집은 적은 없다”며 “이재명 후보가 했던 말도 뒤집으니까 국민들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야권의 1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소환하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정세균 후보도 “분명한 입장을 말해주는 것이 이 후보나 당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가세했고 최문순 후보는 “기본소득을 빨리 털어버리시는 게 어떤가 권고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개시되기 전에 (공약을)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공약한 것이 없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본소득 공약 논란이 과열되자 추미애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가지고 와서 우리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또 “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대의 거짓말을 한 사람이다. 검찰총장으로 정치 중립 의무 아니다라고 법원을 속이고 직무배제 판결로 뒤집어서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박용진 후보께서 윤석열을 가지고 와서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후보가 과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제안한 점을 거론하며 “국토보유세도 함께 강하게 주장하셔서 (기본소득) 재원 대책에 대한 (우려를) 깔끔하게 털어버리시라”고 조언했다. 이재명 후보는 “추 후보자가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개인사와 관련된 민감한 질의가 오가면서 이재명 후보가 발끈하기도 했다. 정세균 후보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 이 후보에 대한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며 “소위 말하는 스캔들 해명 요구에 대해서 회피를 하거나 거부를 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여배우 김부선씨가 주장하는 스캔들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 다툼이 녹음돼서 물의를 일으켰다”며 ‘형수 욕설’ 문제를 해명하자 정세균 후보는 "다른 문제다, 소위 스캔들에 대해서 ‘그 얘기는 그만하자’고 하셨었다”며 거듭 캐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가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되물으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앞서 김부선씨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실제로 봤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검증을 받았고 의료진은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선 후보 간 연대·단일화도 주된 화두였다. 김두관 후보는 추 후보에게 ‘추-명(추미애-이재명)연대’를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물었지만 추 후보는 “가장 개혁적인 주장을 하는 분과 경쟁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낙연 후보는 정세균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연대나 구체적인 협력의 방안에 대해서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양승조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중용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사회자 질의에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이낙연, 민주당 ‘적통’ 앞세우며 이재명과 차별화에 집중
국정경험·안정감·품격 내세워 이재명 ‘튀는 발언’ 리스크 부각
기본소득 등 정책 취약점 맹공...한자릿수 지지율 극복이 관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배경으로 5일 비대면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민주당 대선 경선(9월5일)을 두 달 앞두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내 2위 후보인 그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시간도 딱 두 달이다. 이 전 대표는 신중하고 안정적인 이미지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일한 자신이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갈 주자라는 점을 앞세워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2인자’ 이낙연 후보에게는 ‘1인자의 실수’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구설’에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국정 경험이 풍부하고, 신중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이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경북 안동을 찾아 ‘영남 역차별론’을 제기한 이 지사를 향해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선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인은 어떤 말이 미칠 파장까지도 생각을 해보는 게 좋다”고 비판했고, ‘이 지사가 본선 리스크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의 많은 의원이 (안정감 부분에서) 걱정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는 경선 과정에서의 공개토론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일 민주당 예비경선 후보들의 첫 티브이(TV) 토론과 4일 당이 주최한 ‘국민면접’을 통해 이 전 대표 쪽은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다. 이 전 대표는 실제로 ‘국민면접’ 뒤 판정단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경선이 진행되면서 ‘반이재명 연대’가 구체화하는 것도 그에게는 유리한 지점이다. 3일 첫 티브이 토론에서 이 전 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함께 기본소득이 1호 공약은 아니라고 물러선 이 지사를 거세게 몰아세우며 ‘반이재명 전선’ 구축에 성공했다.
이낙연 캠프는 “이 전 대표는 국정 경험, 안정감, 품격, 외교력을 갖춘 유능한 후보”라며 “여당의 최후 필승 카드”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에 입문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당선자의 대변인, 문재인 정부 총리를 역임한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4기 민주정부’ 창출의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필승 카드’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권교체의 열망을 잠재우고 본선에서 승리할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6%로 이재명 지사(24%)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25%)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세론’을 꺾고 한자릿수에 머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 전 대표의 주요 과제인 셈이다.
이를 위해 당장 ‘반이재명 연대’의 단일화가 관심을 모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정세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이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두번째 총리로 일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 민주정부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고, 이를 위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으로서는 이 후보한테 역전의 기회가 올지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다”며 “이재명의 불안정성에 반해 이낙연은 안정적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들로 하여금 집행력, 실행력이 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이재명 후원회장에 강금실 전 장관…친노 끌어안기 포석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후원회장을 맡는다.
이 지사 캠프는 5일 강 전 장관이 이 지사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된 사실을 알리며 “이재명 후보와 강금실 전 장관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나아가 국민의 인권신장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삶의 궤적이 닮아 있다”며 “강 전 장관이 삶에서 보여준 소수자, 약자를 위한 헌신은 이 후보가 지향하는 ‘억강부약'과 맥을 같이 한다. 국민의 인권과 약자를 위해 헌신해온 강 전 장관이 후원회장으로 위촉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2017년 대선에는 청년과 해고노동자, 소상인과 농민 등 ‘흙수저’ ‘무수저’들로 구성된 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여성 첫 법무부 장관’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강 전 장관으로 후원회장으로 선정한 것은 친노(친노무현) 지지층도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앞서 이 지사를 제외한 8명의 후보도 후원회장 선정은 마친 상태다. 이낙연 후보의 후원회장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경북대 교수), 정세균 후보는 배우 김수미씨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추미애 후보와 박용진 후보의 후원회장은 각각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과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가 맡기로 했다. 이광재 후보 후원회장은 작가 조정래씨다. 최문순 후보는 이해찬 전 대표, 김두관 후보는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에게 후원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양승조 후보는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 등 약 15명을 공동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 서영지 기자
정세균-이광재 민주당 첫 단일화…반이재명 연대 확대될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세균 전 총리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정 전 총리로 후보 단일화를 하는 데 합의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후보 간 단일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의원은 정 전 총리 지지를 선언하면서 “안정 속에 개혁이 지속돼야 미래로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오늘의 필승 연대는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계승, 4기 민주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미래 경제 창달을 위한 혁신 연대”라며 “이 후보의 미래 경제에 대한 원대한 포부와 꿈을 함께 실현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등을 참고해 정치적 합의를 이뤘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거론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통 큰 합의를 이뤘다”며 “공약과 정책의 화학적 결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비이재명계 후보들 간의 추가 단일화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정 전 총리는 ‘결선투표’를 전제로 다른 예비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당 안팎에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3일 만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계승 발전시킬 민주정부 4기의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연대 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협력을 해야 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친문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각을 세우는 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박용진 의원도 독자 완주를 고수하고 있어 ‘반이재명 연대’ 차원의 합종연횡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심우삼 기자
광주에서 재판이 열릴 시각 서울 연희동 자택 부근 골목을 걷고 있다 카메라에 잡힌 전두환씨.
알츠하이머 투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근처에서 홀로 산책을 즐긴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누구의 부축도 없이 혼자 꼿꼿한 자세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나들이를 즐겼고 취재진을 향해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전 씨는 재판 당일인 지난 5일 오전 10시 30분쯤 자택 주차장 쪽문을 통해 혼자 집 밖으로 나온 모습이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시각은 전 씨가 재판에 참석할 의향만 있었다면 연희동 자택을 떠나 광주로 향해야 했던 시간이다.
사진 속 전 전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흰색 와이셔츠 단추를 맨 위까지 채운 뒤 하늘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아이보리색 바지와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검은색 구두까지 나들이라도 가는 사람처럼 화사하고 단정한 차림이었다.
수행원이나 경호원 없이 혼자 자택을 나선 전 씨는 골목을 따라 몇 걸음 옮기다 방향을 틀어 기자가 있는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폭이 다소 좁고 속도가 느렸지만 누구의 도움도 없이 뒷짐을 지고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재판정에서 보여준 ‘노쇠한’ 모습은 물론 변호인이 주장해온 ‘건강상의 이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현장에서 확인한 기자가 전했다.
약 30m 전방에서 자신을 촬영한 기자를 발견한 전 씨는 잠시 기자를 응시하더니 불쾌한 표정으로 “당신 누구요!”라고 고함을 치듯 물었다고 한다. “기자입니다”라고 대답한 뒤 전 씨를 향해 다가가려는 순간 자택 맞은편 주택에서 경호원이 나타났고 한다. 경호원은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등을 돌려 서서 카메라 앵글을 가린 채 전 씨를 경호원 숙소로 건물로 안내했다.
숙소 건물로 마지못해 걸음을 옮기던 전 씨는 경호원에게 무언가를 계속 따져 물었고 불쾌한 듯 구겨진 표정도 풀지 않았다고 한다. 경호원 숙소로 급히 들어간 전 씨는 기자가 있는 동안 건물 밖으로 다시 나오지 않았다.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 온 전 씨의 이런 행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2019년 11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나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두환 항소심 재판부 "피고인 계속 불출석하면 불이익 줄 것“
궐석재판 4차례 출석 필요성 강조 "증거 · 증인신청 제재 가능"
1심서 유죄 판결 받고 서울로 돌아가는 전두환 [연합뉴스]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사건 항소심에 불출석하자 재판부가 증거 신청 등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광주지법 형사1부(김재근 부장판사)는 5일 오후 1시 57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2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재판에서 주심 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됐다가 복귀하면서 이날 공판 갱신 절차를 다시 밟게 됐다.
형사 재판 피고인은 신원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출석해야 하며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할 때도 출석해 다시 인정신문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전씨가 2회 연속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자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다만 이날 한 시간 동안 재판을 진행하면서 4차례에 걸쳐 피고인 전씨의 출석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형사소송법 365조를 근거로 인정신문 절차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인정신문을 하지 않고는 재판을 전혀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출석하지 않은) 피고인의 항소 이유는 판단할 필요가 없어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편 이 규정이 인정신문에 불출석한 피고인에 대한 제재 규정이라는 검사 주장에는 동의한다"며 "피고인의 증거 제출 등은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받아들이고 제한할 수 있다. 입증을 충분히 하고 싶다면 피고인의 출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조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전씨의 변호인은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 도심 헬기사격과 관련해 당시 광주로 출동한 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을 증인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대부분 증인 신문을 하거나 증인 신청을 했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증인이 있다면 1∼2명 할 수 있겠지만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며 보류했다.
앞서 변호인이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와 국회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조사 중 헬기 사격 자료를 법정에서 증거로 다룰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국방부 자료는 진상조사위로 모두 이관됐으며 진상조사위로부터 사실조회 신청 결과를 받는 대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형소법 규정은 피고인의 불출석으로 인한 재판 지연 등을 막기 위한 규정으로,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아무 제재 없이 재판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이 계속 불출석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8월 9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5·18 단체 "출석 포기한 전두환 불이익 줘야…공정 재판해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5·18 단체가 재판부에 균형 잡힌 재판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재판부는 재판 출석을 포기한 피고인 전두환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장해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판부는 인정 신문 절차도 없이 전씨의 불출석을 허가했다"며 "자의대로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불이익과 제재 없이, 전두환 측이 원하는 방식과 내용대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일반 국민과 동일한 기준으로 전두환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공정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일반적으로 피고인 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인정신문)가 열리는 첫 공판 기일엔 피고인 본인이 출석해야 하지만 전씨는 지난 5월 10일로 예정됐던 항소심 첫 공판일에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재판부가 전씨에게 보내야할 출석 통지서를 보내지 않아 재판이 한차례 더 연기됐고, 다음 공판일에도 전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2회 연속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없이 판결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365조 2항에 따라 전씨 없는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재판 출석 대신 산책? 전두환 당장 단죄해야"
자신의 형사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5일 논평을 내고 "전씨는 광주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날 보란 듯이 서울 자택에서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며 "건강상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그의 행태는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무릇 사람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과오와 행위를 겸손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게 어른다운 자세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전씨는 반성은커녕 날이 갈수록 더 뻔뻔해지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은 강제구인 등 엄정한 법 집행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후대에 물려줘선 안 된다"며 "철면피와 같은 전씨를 지금 당장 단죄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자택 근처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인을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