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의장 · 사무총장, 다음주 미얀마 방문"

● WORLD 2021. 5. 10. 04:5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군부 리더 흘라잉 최고사령관 만나"

브루나이 외무장관이 사무총장과 동행

 

지난달 2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AP=연합뉴스]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의장과 사무총장이 다음 주 현지를 방문한다.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이 끝나는 다음 주에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미얀마를 방문한다고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장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 대리 자격으로 이레완 유소프 브루나이 외무장관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함께 방문길에 오른다.

이들은 군부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과 만나는 한편 현지 상황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대표들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군부에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라는 비난이 일각에서 제기돼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세안 합의 이후에 미얀마 군의 총기 사용은 줄었지만 저항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활동가, 언론인, 의료진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카렌족, 샨족, 카친족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군부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에 맞서 출범한 임시정부격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 5일 군부의 폭력과 공격으로부터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방위군'(people's defence force)을 창설했다고 발표했다.

아세안은 미얀마에 파견할 특사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로는 하산 위라주다 전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위사락 푸트라쿨 전 태국 외교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하산 위라주다 전 장관은 지난 2008년 사이클론 나기스로 큰 피해를 입은 미얀마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 업무에 관여한 바 있다.

또 외무장관 재직 당시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을 강하게 비판했다.

 

위사락 푸트라쿨 전 차관은 1991∼1994년에 주미얀마 대사를 지낸 인물로 군부 지도자들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가 특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지난달 24일 아세안 의장 성명 형태로 발표된 합의문은 ▲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 인도적 지원 제공 ▲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개 사항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자국도 절실한 철광석은 보복 대상 못 삼아…60% 호주에 의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중국이 최근 호주와 전략경제대화를 중단한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중국이 더는 호주에 경제 보복을 가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호주와 전략경제대화 중단을 선언한 중국의 행보를 분석한 기사에서 "인내심이 옅어지자 중국은 호주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며 "중국은 호주를 벌줄 수 있는 경제 카드를 소진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전했다.

 

중국 푸단대의 국제관계학자인 쑹루정은 "전략경제대화 중단은 양국 간 갈등이 화해하기 어려운 지점에 닿았음을 뜻한다"며 "중국은 경제 카드를 거의 소진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외교적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쑹루정은 호주 정부 관계자의 홍콩 입국 금지나 외교관 추방 등 극단적인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18년 호주가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했을 때부터 악화했으며 지난해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이후 중국은 호주산 포도주, 목재, 바닷가재 등 수입을 공식적으로 제한하거나 비관세 장벽을 가동하는 방법으로 호주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의 힘을 이용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 경제적 타격을 가해 굴복시키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과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때는 한국에, 대만 독립 지향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후에는 대만에 관광 금지 등 다양한 경제 보복을 가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호주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철광석 수입 중단 카드는 아직 쓰지 않고 있다.

SCMP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인프라 지출의 핵심인 철광석은 양국 간 무역을 떠받치는 거의 유일한 (중국의) 수입품"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소식통은 "양측 모두 이 카드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목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호주에서 철광석의 약 60%를 수입해 대체할 곳을 찾기 어렵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일 일방적으로 '중국·호주 전략경제대화'의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중국은 호주가 냉전적 사고를 한다고 비난하면서도 대화 중단의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호주 국방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2015년 중국 기업에 99년간 빌려줬던 다윈항의 계약 재검토에 착수한 소식이 중국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남은 아들엔 "아빠한테 전화해라"…인권단체 "매일 잡아간 인질 60명 달해"

 

군경의 시위대 색출 과정에서 붙잡힌 양곤 시민들. [AFP=연합뉴스]

 

쿠데타 반대 시위 및 시민불복종 운동 지도부 검거에 진력 중인 미얀마 군부가 생후 20일밖에 안 된 신생아까지 인질로 데려가는 반인도적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남부 몬주 무돈 지역에서는 군경이 대규모 수색 작업을 펼쳤다.

반군부 거리시위를 주도해 온 딴 윈을 포함, 시위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군경은 딴 윈을 찾지 못하자 집에서 그의 부인과 생후 20일 된 신생아를 데려갔다.

 

한 주민은 매체에 "딴 윈은 은신 중이라 당시 집에 없었고 부인과 아들 그리고 신생아만 있었다"면서 "군경은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부인과 그 아기를 데려갔다"고 말했다.

군경은 그러면서 남아있는 아들에게는 아빠에게 전화해 자신들이 엄마와 동생을 데려갔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공무원이나 반군부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6일 오전에도 이라와디 지역 파떼인에서 수배 중이던 시위대를 찾지 못하자 군경이 어머니와 동생을 데려갔다.

 

이라와디는 앞서 지난달 말 사제폭탄 제조 혐의로 수배 중이던 한 남성을 체포하지 못하자, 군경이 그의 60대 어머니와 28살 형을 인질로 잡아간 뒤 2주간 행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AAPP는 "군사정권은 매일 시민들을 인질로 잡아가고 있다"며 "7일 현재 59명이 인질로 잡혀간 상태"라고 말했다.

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군경 폭력에 희생된 이는 774명이며, 체포·구금된 이는 4천849명에 달한다.

 

"무장 시민들, 미얀마군 16명 사살"…시민방위군 위력 과시?

"재래식 소총 무장 200여명 총격전…지뢰로 군 차량도 파괴"

 

사제 공기총 등으로 군경과 맞서는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무장한 시민들이 군과의 교전에서 최소 16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6~7일 이틀간 사가잉 지역의 카니구(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미얀마군 최소 16명이 숨지고 일부가 부상했다고 지역민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7일의 경우, 미얀마군이 시민군 수색 작업을 벌이다 시민군과 충돌하면서 5차례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지역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최소 8명과 시민군 7명이 숨졌다.

 

6일에는 여러 마을에서 온 200명 이상의 시민저항군이 사제 격발식 소총으로 무장한 채 친 뒨 강에서 선박에 폭발물 등을 싣고 온 미얀마군과 수 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였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같은 날 오전에는 지뢰를 이용해 미얀마군이 타고 있던 차량을 공격,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8명과 시민 2명이 각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지역 한 시민군은 매체에 "선출된 문민정부가 돌아올 때까지 그들과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에서 사제 공기총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 [EPA=연합뉴스]

 

시민들의 무장 투쟁은 지난 5일 미얀마 민주 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군부 유혈 탄압에 맞서기 위해 '시민방위군'(PDF)을 창설했다고 발표한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NUG는 시민방위군 구성과 관련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북서부 사가잉 및 중부 마궤 지역, 그리고 북부 친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저항군과, 반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을 받는 미얀마 청년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인 카웅 텟 소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무장 투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텟 대변인은 "어떠한 범죄행위도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대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그들을 소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렌민족연합(KNU)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는 이들. [로이터=연합뉴스]

"대령 등 미얀마군 194명 사살 220명 부상…카렌군 19명 사상 그쳐"

 

카렌 반군이 살윈강변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불태우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소수 카렌족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군과 한 달여 동안 400여 차례 충돌해 약 2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카렌민족연합(KNU)의 군사조직인 카렌민족해방군(KNLA) 5여단이 3월 말 미얀마군이 차지하고 있던 띠무타 지역 한 전초기지를 점령한 뒤로부터 카렌주는 물론 바고 지역에서도 충돌을 거듭해왔다.

 

5여단은 4월 말에는 태국 매홍손주와 국경을 형성하는 살윈강변의 전초기지를 점령하기도 했다.

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KNLA 5여단 공보 대변인 소 클레 도 중령은 카렌주 매체 카렌공보센터에 3월27일부터 이달 초까지 양 측간 407차례 충돌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대령과 중령을 포함해 194명이 숨지고 220명이 부상했으며, KNLA 측에서는 9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고 도 대변인은 말했다.

한 달여 기간 미얀마군은 KNLA 5여단이 활동하는 지역에 27차례 공습을 했고, 47차례 포격을 가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열병식을 하는 모습. [KNU 제공/AFP=연합뉴스]

 

또 미얀마군은 KNLA 지역이 아닌 민간인 마을과 농지에 575발의 포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습으로 민간인 14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으며 가옥 20여 채와 학교 두 곳이 부서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 대변인은 지난달 이라와디에 KNLA의 미얀마군에 대한 공격은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인사들이 주축이 돼 구성한 국민통합정부(NUG)를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카렌주 파푼 지역과 바고 지역의 슈웨 찐, 냐웅레빈구(區) 등에서 쿠데타 및 공습으로 인해 4만명 가량이 집을 떠나 피신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또 노약자와 환자 등 약 1천명은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