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치료와 경고 받고 단식 중단
다리 마비 치료 요구하는 24일간 단식투쟁
러시아서 반정부 시위, 국제사회 항의 사태

 

 

옥중에서 단식투쟁 중인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사진)가 단식을 중단했다.

나발니는 23일 자신의 주치의 치료와 계속적인 단식이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는 경고를 받고는 단식투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가 단식을 시작한지 24일만이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단식투쟁 중단을 알리면서 자신의 팔과 다리 마비와 관련한 주치의의 방문 치료를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주치의에 의한 치료는 그가 옥중 단식투쟁을 한 주요 이유이다.

 

그는 “러시아와 전 세계의 좋은 사람들의 큰 지지 덕분에 우리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자신의 단식투쟁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주치의 치료를 받지 못하면, 단식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단식과 이에 따른 건강악화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서방에서 큰 우려와 반향을 일으켰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그의 치료와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의료진들은 나발니가 건강악화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고,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압박해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나발니가 사망하면, 러시아가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는 올해초 횡령 혐의 등으로 체포되어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체포에 앞서 나발니는 시베리아로 여행 도중에 독극물에 중독되어 독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나발니와 서방은 그의 독극물 중독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공작이라고 주장해, 큰 논란을 빚었다.

 

나발니는 수감 중에 요통과 다리 마비 등으로 자신의 주치의 치료를 요구했으나 거부되자, 지난 3월31일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그의 단식과 건강악화는 러시아 전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촉발했다. 지난 21일에도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나발니를 지지하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정의길 기자

 

"러시아 수감 나발니, 당장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 위험"

주치의들 "혈중 칼륨 수치 치명적"…외부 진료 촉구 여론 비등

 

알렉세이 나발니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의 건강 상태가 최근 급속도로 악화해 심장마비 등으로 당장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발니의 주치의인 심장전문의 야로슬라프 아쉬흐민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나발니 정도의) 혈중 칼륨 수치를 가진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한다"면서 "언제든 치명적 부정맥과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의사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 혈중 칼륨 수치가 리터당 6.0 m㏖(밀리몰)을 넘어서면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면서 나발니의 경우 7.1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수치는 위험한 것이다. 이는 신부전을 의미하며, 언제든 심장마비까지 갈 수 있는 심장 박동의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당시 나발니를 진단한 바 있는 또 다른 의사 알렉산드르 폴로판은 "나발니를 치료하지 않으면 며칠 내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도당국이 추진 중인, 단식 나발니에 대한 강제 음식 주입은 그의 건강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며 "단식 중단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의사의 통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도 현재 그의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면서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다. 지금 상태를 고려하면 며칠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쉬흐민과 바실리예바 등 나발니 주치의 4명은 최근 연방형집행국(교도당국) 국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단식 중인 나발니의 상태가 아주 위험하다면서 외부 의사들의 진료 허용을 촉구한 바 있다.

수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 [나발니 인스타그램/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뒤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당시 수사·재판 과정에서 구금된 기간을 제외하고 실제 복역 기간은 2년 6개월로 정해졌다.

수감 후 나발니는 등과 다리 통증을 이유로 자신이 초청한 의사를 들여보내달라며 지난달 31일 단식 투쟁을 선언했고, 지난 5일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으로 교도소 내 병동 시설로 옮겨진 사실이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취재진에게 나발니의 상태를 접한 뒤 "정말로, 정말로 부당한 일이다. 정말로 불합리하다"며 비판했다.

영국 배우 주드 로와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전 세계적으로 70명이 넘는 저명인사도 16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려 "나발니에게 즉시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나발니를 면회한 아내 율리야는 그의 몸무게가 단식을 선언한 후로 9㎏이 빠졌다며 건강 상태를 걱정했다.

러시아 내 야권 연합은 50만 명이 모이면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위한 날짜를 잡을 것이라면서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이날까지 45만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아직 집단면역 확신 못해"

언제든 다시 빠르게 확산 가능 경고

 

마스크 벗고 당당하게 외출. 17일 텔아비브의 지중해 변에 나온 시민들.[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이스라엘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대부분의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을 개방한 상태에서도 확실한 감염 통제가 가능해졌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전 세계가 코로나19 4차 유행을 맞아 고통받는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의 출현, 불확실한 백신 면역의 지속력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집단면역'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야외서 마스크 벗고 활보…학교 수업도 전면 정상화

1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4월 1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 1년여만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이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실내 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는 만큼, 당국은 주머니나 가방 등에 항상 마스크를 지참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부터 학교 운영도 전면 정상화했다.

이제 모든 학년이 칸막이 설치, 분반, 요일제 등 방역을 위한 조치 없이 주 6일 수업을 진행한다.

다만,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한 실내 마스크 착용과 교실 환기,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거리두기 등 수칙은 유지된다.

 이스라엘의 저학년 학급 [epa=연합뉴스]

 

◇'마법 같은' 백신의 효능…1만명 넘던 신규 확진자 100명 아래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화이자-바이오 엔테크의 백신을 들여와 대국민 접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534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57%가 넘고, 2회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약 497만 명으로 53.4%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 83만6천여 명 가운데 사망자(6천331명)와 치료 중인 환자(2천587명)를 제외한 82만여 명은 감염 후 회복자다.

따라서 접종 완료 자와 감염 후 회복자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62%에 달하는 579만 명가량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신규 확진자 추이(7일 평균치 기준) [아워월드인데이터 홈페이지 캡처]

9%에 육박하는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 비율과 6천 명이 넘는 사망자 규모로 볼 때 이스라엘이 팬데믹 대응, 특히 초기 감염확산 통제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백신 1차 접종률이 25%가 넘었던 1월 중순에는 하루 신규확진자가 1만 명이 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보였다.

그러나 강력한 봉쇄 속에 접종률이 늘어나면서 감염 지표는 빠르게 개선됐다.

최근에는 하루 신규확진자가 100∼200명대를 유지해왔으며, 엄청난 인파가 쏟아져 나온 독립기념일인 지난 15일에는 95명으로 100명 선을 하향 돌파했고 토요일인 17일에는 82명을 기록했다.

최근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율은 0.7∼0.8% 선이다.

또 1월 중순 한때 60명 이상 나오던 사망자도 이제 5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이런 성과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2월 초부터 5단계에 걸쳐 봉쇄 조치를 완화해 대부분의 상업·공공시설을 개방한 채 부림절(2월 26일), 유월절(3월 27일∼4월 4일) 등 축제와 총선(3월 23일), 독립기념일(4월 14∼15일)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는 이벤트를 추가 봉쇄 없이 연 가운데 이뤄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 접종률 57%로 집단면역 달성한 걸까…변이·백신 면역 지속력 등이 변수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인구 대비 57%(1회차 기준)의 접종률로 집단면역을 달성한 걸까.

전문가들은 아직 집단면역 달성을 확신할 수 없으며 언제든 다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존 바이러스를 회피하거나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나고, 장기적인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의 지속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17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아직 집단면역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그는 "500만 명 이상이 1회차 이상 접종을 마쳤고 100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감염 후 회복됐지만,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며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약 75%의 인구가 접종을 마치거나 감염 후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쉬 교수는 "따라서 실내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며 "주머니 속에 항상 마스크를 휴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특히 최근 입국자 가운데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7건이나 확인됐다면서 "아직 이 변이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지만 빠르게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백신 면역의 지속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집단면역을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매년 추가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지난달까지 이스라엘 보건부 고위관리로 재직했던 이타마르 그로토는 예루살렘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겨우 1년을 보냈을 뿐이다. 겨울에 다시 코로나19가 찾아올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또 현재 백신이 영국, 남아공, 브라질발 변이에 효능이 있지만, 현재 백신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변이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4월18일 현재 누적 확진자수가 83만7천여명이며, 사망자는 6천3백여명으로 집계 되고있다.

16일 미-일 정상회담 공동회견  "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요"도 넣어

바이든 “인권 · 법치 등 가치 수호 전념”

스가 “북한 대응에 한-미-일 협력 중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중국 문제 대응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두 정상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뒤 외국 정상과 대면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도전 과제와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물론 북한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은 그 지역(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두 민주주의 국가이고, 우리는 인권과 법치를 포함해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고 진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스가 총리도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전반의 평화와 번영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그리고 타자에 의한 위압에 반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군사 훈련을 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대만 해협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두 정상은 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과 대만의) 양안 사안들의 평화적 해결을 장려한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본은 무엇을 할 것인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설명했느냐’는 질문에 “외교적 의사교환을 포함하고 있어 구체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두 정상은 중국 신장 지역과 홍콩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모두 중국이 민감해 하는 사안들이다.

스가 총리는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할 필요성에 합의했고, 보편적 가치를 보호하면서 국제관계의 안정성도 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회담 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 화상 연설에서도 “미얀마와 중국 신장, 홍콩 등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일본은 우리의 목소리를 확고히 키울 것이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구체적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중국과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 대응에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스가 총리는 “북한 대응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일-미-한 3국 협력이 전례 없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일치했으며 이같은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관해서는 대량파괴무기 및 모든 사거리 탄도미사일의 시브이아이디(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확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토대를 둔 의무에 따를 것을 강하게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과 미국이 협력해 북한에 즉시 해결할 것을 요구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 화상 연설에서 “나는 납북자 문제 해결과 생산적 북-일 관계 수립을 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 해결은 일본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우선순위에 둬온 사안이다. 미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같은 점을 직접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밖에 스가 총리는 회담에서 자신이 도쿄 올림픽을 개최할 결의를 표명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선수단을 도쿄 올림픽에 보내겠다고 확실한 약속을 했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했다”고 되풀이했다.

이밖에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하고, 5G,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유전체학, 반도체 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함께 투자하기로 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이란 국영방송이 공개한 나탄즈 핵시설 폭파 용의자 이미지 [이란 국영방송 캡처]

 

이란 국영방송이 17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폭발에 관여한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방송은 "이번 (핵시설) 파괴의 범인이 43세 남성 레자 카리미로 확인됐다"며 "그는 지난주 일요일 폭발 전 이란에서 떠났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그를 체포해 압송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의 공개된 적색수배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레자 카리미'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이란 나탄즈 핵시설은 폭발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원심분리기 [AP=연합뉴스]

이로 인해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핵시설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핵 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로 규정하고 보복 의지를 내비쳤다.

또 이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농도 60% 농축 우라늄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즉각 이를 실행했다.

 

이란, 예고 사흘만에 “농도60% 우라늄 농축 성공”

이란 원자력청장 밝혀…핵갈등 심화될 듯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로이터]

 

이란이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3일 예고 뒤 사흘 만으로, 이란 핵을 둘러싼 이란-이스라엘-미국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각)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반관영 <타스님 뉴스>에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시간강 9g의 6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날 본인 트위터를 통해 “젊고 경건한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과 함께 이 성공을 축하한다”며 “이란 국민들의 의지는 기적적이고 어떠한 음모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11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며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13일 역대 최고 수준인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이란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농도 90%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핵무기 제작에 한층 다가서게 된다.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는 90%다. 이란은 지난해 말 핵심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했다. 당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로 정해진 국가 시책이라며, 20% 농축은 연구용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이란 나탄즈 핵시설 공격 오래전부터 계획돼"<이스라엘 언론>

 "이스라엘, 시설 존재 폭로 유도·바이러스 침투까지"

 

            화재 피해를 본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일부 [epa=연합뉴스]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됐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가 배후로 지목된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오래전에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의 물리적 또는 사이버 공격의 결과로 보이는 이번 공격 계획이 이란의 핵 협상 테이블 복귀에 맞춰 실행됐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온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이런 정보를 제공한 소스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 신문은 과거에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여러 차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방해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펴왔다고 소개한 바 있다.

우선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 핵시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모사드의 '작업'에 의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의 반정부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는 지난 2002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존재를 폭로했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이란은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의 위치 등이 노출돼 1981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나탄즈 핵시설을 지하 벙커 형태로 만들어 외부 노출을 피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의 존재가 반정부단체의 귀에 들어간 것은 모사드가 관련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 2007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전기 공급 장치 폭발 사고를 겪었는데 당시에도 이스라엘의 작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0년에는 미국과 함께 스턱스넷(Stuxnet)이라는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나탄즈 핵시설 컴퓨터에 침투시켜, 1천여 기의 원심분리기를 무력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턱스넷은 나탄즈 핵시설에 설치된 IR-1형 원심분리기 모터의 가동 속도를 늦추거나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사고 하루 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나탄즈 핵시설 방문 [AP=연합뉴스]

당시 이란은 이 원심분리기 모터의 회전 속도를 초당 1천7회로 설정했지만, 스턱스넷은 이를 1천64회로 높여 엔진 폭발을 유도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다수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연결한 캐스케이드(연결구조)가 폭발했었다. 당시에도 이란은 사고가 의도적인 파괴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당시 폭발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위한 준비단계 진입을 이스라엘이 용인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한 바 있다.

앞서 이란 원자력청은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나탄즈 핵시설 공격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에 모사드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서 '전기 사고'…당국 "비열한 테러 공격" 

원자력청 "핵시설 배전망 공격 받아…방사능 유출·인명 피해 없어"

이스라엘 언론 "모사드가 사이버 공격" 정보소식통 인용 보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 사용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이란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원자력 당국은 이번 사태를 "핵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고 가해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으며 이 사고로 인한 오염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후 언론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중부 나탄즈에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시설이 있으며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일 사찰 대상이기도 하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처음 사고 소식을 알린 후 수시간 지난 시점에서 다시 언론을 통해 "이란 정부는 이런 비열한 행위를 비난하며 IAEA와 국제사회가 이런 핵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가해자들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언론은 나탄즈 핵시설 사고의 배후에 이스라엘 당국의 사이버 공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영방송 칸(Kan)은 익명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채널12 방송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나탄즈 핵시설 전체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 사고 발표 후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는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2019년 5월부터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동결·감축 의무를 단계적으로 벗어났다.

전날 이란 정부는 '핵기술의 날'을 맞아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5·IR-6를 가동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란과 미국이 2015년에 맺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에 IR-1형 원심분리기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나탄즈 핵시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이란 정부는 폭발에 대해 외부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