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연설 통해 가자지구 공격 지속 뜻
“미국에서 진지한 지지받고 있어”
안보리, 미 반대로 공동성명 못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금까지 사망자 200여명을 낳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군 포격을 멈출 뜻이 없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테러 단체에 대한 우리의 작전은 온 힘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공개한 연설문을 보면,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참을 수 없는 공격에 대해 매우 무거운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최근 15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온과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행동을 계속 취할 것”이고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적 압력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언제나 압력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미국에서 매우 진지한 지지를 받고 있다. 친구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싸움은 즉각 멈춰야 한다. 즉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엔은 즉각적 정전을 위해 양쪽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적 정전 압력을 크게 괘념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공동성명도 내지 못했다. 안보리는 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중단 방안을 찾기 위해 첫 공개회의를 열었지만 공동대응 방안을 내놓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 순회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현재 안보리의 상임이사국(5개국)과 비상임이사국(10개국) 가운데 중국, 노르웨이, 튀니지만 “모든 폭력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3국 공동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전통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도 이스라엘 비판 여론이 일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대인 4718명을 대상으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한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네타냐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이는 40%에 그쳤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막후 교섭을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안보리 성명은 이런 노력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 이후 팔레스타인 쪽에서 200여명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는 10명 이상 숨졌다. 조기원 기자



8일째 폭격 이스라엘군 "하마스의 지하 터널 100㎞ 파괴"

"하마스 작전 효율성에 영향"…가자지구 무장단체 사령관도 사망

가자지구측 사망자 201명…아동 58명, 여성 34명

 

이스라엘군의 폭격 이후 가자지구의 한 건물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맞서 8일째 맹렬한 폭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약 100㎞가량 무력화했다고 현지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동안 진행된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 과정에서 무너뜨린 하마스 지하터널이 총 1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 대원들이 (폭격이 무서워) 지하 터널을 꺼리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가고 있다"며 "어쨌든 이를 통해 하마스 작전의 효율성과 통제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이 적발해 2013년 11월에 언론에 공개한 하마스의 지하터널 [epa=연합뉴스]

 

앞서 IDF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전투기 54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쪽과 남쪽의 하마스 지하터널 등에 110발의 정밀 유도 무기를 투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IDF는 지난 14일에는 전투기 160대를 동시에 띄워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맹폭을 가했다.

 

하마스는 지하 터널을 공습 시 대피소로 쓰기도 하고 무기 저장과 운반용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이날 터널 이외에도 하마스 및 하마스와 연계된 무장단체 사령관 등의 자택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PIJ)의 가자 북부지역 사령관인 후삼 아부 하비드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하비드가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한 대전자 미사일 공격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인형을 안고 나오는 가자지구 아이들 [AFP=연합뉴스]

 

양측의 충돌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1천180여 회 공습했으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날아든 로켓포탄은 3천150발이 넘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누적 사망자가 201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는 1천30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아동은 58명, 여성은 34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아동 2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공습 8일째…네타냐후 "전력 다해 공격 계속"

가자 구조대원 "14년 일하는 동안 이런 지경 처음"

 

17일 새벽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불타는 가자지구의 건물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전역에서 10분여간 강도 높은 폭격을 이어갔다.

전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42명이 숨지고 건물 세 채가 완파된 공습보다 이날 새벽 더 오래 폭격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공습 7일째인 16일에는 가자지구에서 하루 기준으로 최소 42명이 숨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0일 무력 충돌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2014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최악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가자지구의 응급구조대원 사미르 알-카티브는 AP통신 인터뷰에서 "14년을 일하는 동안 이런 수준으로 파괴된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 "2014년 전쟁 당시에도 이렇진 않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TV 담화에서 공격이 "전력을 다해 계속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로부터 연일 맹폭을 받고 있는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로켓을 퍼부었다.

이스라엘 구조당국에 따르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 한 발이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의 한 시나고그(유대교회당)에 떨어졌으나 사상자 수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유대교 회당 구조물 붕괴…2명 사망·160여명 부상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한 유대교 회당에서 16일(현지 시간) 종교행사 도중 조립식 철골 구조물이 붕괴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고는 이날 예루살렘 북서쪽 기바트 지브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오순절 기도회 도중 발생했다.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가파른 계단형태의 철제 구조물 상단부가 일시에 무너지면서 이곳에 앉았던 사람들이 아래쪽으로 추락했고, 이 충격으로 중간에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아래쪽으로 쓸려 내려갔다.

 

이스라엘 유교회당 붕괴 사고 현장. 무너져 내린 철제 좌석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구조대와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2명이 목숨을 잃었고, 160여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당에는 약 650명의 신자가 모여있었다.

 

사고가 난 회당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안전 문제에 대한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당에서 행사가 강행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자치단체 측은 경찰에 행사 진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 측이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서 유대교 전통 축제 '라그바오메르' 행사후 압사 사고가 발생해 45명이 사망한 바 있다.

목격자 "머리 위로 휘발유 붓고 불 질러"…시인들 잇따라 참변

 

괴한이 머리에 휘발유를 끼얹어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시인세인 윈.[SNS 캡처]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정권 반대 활동을 해온 미얀마의 한 시인이 몸에 휘발유가 부어진 채 산채로 불태워졌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16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사가잉 지역 몽유와에서 지난 14일 오후 시인인 세인 윈(60)이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

 

윈의 친구이자 목격자인 따잉 아웅은 매체에 "14일 오전 내 집에서 윈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오더니 휘발유를 그의 머리 위에 붓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윈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윈은 즉시 몽유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어 그날 밤 오후 11시께 숨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윈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세운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오랜 지지자였으며, 1998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정치권에서 활동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에는 몽유와에서 반군부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그러면서 젊은 시위 지도자들과도 관계가 밀접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설명했다.

윈은 자선단체에서 일했고, 시를 쓰는 것도 좋아해 여러 잡지에 그의 시가 실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이는 아웅 코로 신원이 밝혀졌지만, 전날까지 경찰에 잡히지 않은 상태다.

몽유와의 한 동료 시인은 미얀마 나우에 "이번 사건의 동기가 사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일일 보고서에서 "이런 잔혹 행위들은 군부에 반대하는 이들에 더 적대적으로 되고 있는 군사정권 테리리스트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군부가 배후인 범행으로 단정했다.

 

쿠데타 이후 대도시가 아님에도 반군부 거리시위가 꾸준히 이어진 몽유와에서는 쿠데타 이후 최소 9명의 시민이 군부의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이 중 시인인 크 자 윈과 찌 린 아이가 지난 3월 거리시위 도중 총격에 희생됐으며, 몽유와에서 활동하며 작품을 통해 반 쿠데타 운동을 벌이던 시인 켓 띠도 최근 군경에 끌려가 신문을 받다가 장기가 사라진 채 주검으로 되돌아왔다.

켓 띠는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쏘지만, 혁명은 우리 심장에 살아있음을 모른다"는 등의 시로 반군부 저항 의지를 북돋웠다.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의 한 주민이 13일 차량에 직접 주유하고 있다. 미국 송유관이 지난주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 중단되면서 미국 동부 지역에서 일부 석유 부족 사태를 빚었다.

 

사이버 공격을 받아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커들에게 500만달러(약 56억5천만원)를 냈다고 13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랜섬웨어(컴퓨터를 마비시킨 뒤 돈을 요구하는 해킹 수법)의 공격을 받은 지 몇시간 뒤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로 지불했다. 해커들은 돈을 받은 뒤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컴퓨터 네트워크를 복구할 수 있도록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암호해독 키를 제공했다. 그러나 암호해독 키의 작동이 느려, 실제 복구는 자체 백업 시스템을 이용해 이뤄졌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백악관 사이버·신기술 국가안보 부보좌관 앤 뉴버거는 “연방수사국(FBI)이 과거 랜섬웨어 피해자들에게 비슷한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몸값을 지불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면서도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몸값 지급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번 사이버 공격의 주범으로 해커 집단 ‘다크사이드’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이버 공격과 연루돼 있다고 보진 않지만 “이들 범죄자가 러시아에 살고 있다고 믿을 만한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송유 작업은 13일부터 재개됐지만, 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동부 지역의 기름 부족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며칠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주 멕시코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총연장 8850㎞에 이르는 송유관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자 송유관 가동을 중단했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