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코리아협의회 누리집.

 

북한은 최근 일본이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압박한 것에 대해 "도덕적 저열성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의 차혜경 연구원은 25'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 도덕적 저열성의 극치' 제목의 글에서 일본이 지난달 28일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의 철거를 위해 "안달복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연구원은 소녀상에 대해 "일본의 극악한 성노예 범죄를 절대로 용서치 않으려는 광범한 국제사회의 의지의 반영"이라며 "일본의 행위는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들의 인권을 또다시 해치는 후안무치한 행위이고 도덕적 저열성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일본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여성인권 옹호'를 입에 올릴 자격이나 체면이 있느냐"면서 "일본 당국자들은 과거 부정의 파렴치한 행태를 거듭하면서도 자기들을 낳아키운 어머니와 자식들의 맑은 눈동자 앞에 마주 서기가 부끄럽고 죄스럽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성노예 소녀상이나 철거시키려고 무진 애를 쓴다고 하여, 인류 역사에 전무후무한 과거의 특대형 반인륜 범죄가 은폐되거나 아시아 인민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쓰라린 상처가 지워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5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동일한 문제를 두고 일본을 향해 "철면피한 추태"라고 비난했다.

앞서 베를린 미테구()는 지난달 말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이후 일본 측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에 철거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철거는 일단 보류된 상태다. 연합뉴스

 


분리독립 추구영어사용권 지역서 수업 중 공격받아희생자 나이 1214

교실서 뛰어내린 학생들 다쳐어른들 아이들 안고 뛰쳐나와, 주변 사람들 절규

 

서아프리카 카메룬의 영어사용권 지역에 있는 한 학교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어린이 최소 8명이 숨지고 12명 정도가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현지 관리 등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사건은 카메룬 사우스웨스트 지역의 쿰바 시에서 일어났다. 괴한들은 이날 정오쯤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로 들어와 교실에서 수업 중인 학생들에게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다고 관리들과 부모들이 밝혔다.

총격을 피해 2층 교실 창문으로 뛰어내린 많은 학생도 부상을 당했다.

현지 기자들이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는 어른들이 두 팔로 아이들을 안고 학교에서 뛰쳐나오고 울부짖는 주변 사람들로 둘러싸인 장면이 나온다.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은 성명을 통해 어린이 8명이 총격으로 숨지거나 마체테(날이 넓고 긴 칼)에 베여 숨졌고, 다른 십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지역 교육 관리 아힘 아바노 오바세는 희생자들의 나이가 1214세라고 말했다.

다른 관리는 이번 공격은 분리주의 반란군의 소행이라고 규탄했다.

사우스웨스트 지역은 분리주의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폴 비야 대통령의 프랑스어권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통행 금지를 부과하고 학교들을 폐쇄했다.

사우스웨스트 등 카메룬 서부는 식민시대의 유산으로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주민이 사는 곳이다. 이 지역은 프랑스어 사용 주민이 다수인 카메룬에서 수십년간 소외됐다면서 201710월 분리 독립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후 토벌에 나선 정부군과 반란군의 충돌로 민간인을 중심으로 3천명 넘게 숨지고 약 7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교도통신 "분쟁 해결 절차 공정성에 영향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

WTO 사무총장 선거 합의 중시"유명희 지지 많으면 수용할 듯"

 

일본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닌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WTO 사무총장은 개별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는 유 본부장이 당선되는 경우 분쟁 해결 절차의 공정성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전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이 문제를 WTO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일본 정부에는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이 되는 경우) "분쟁이 공정하게 처리될 것인지 불안이 생긴다"(외무성 관계자)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며 일본 정부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 유 본부장을 포함해 8명이 출마한 올해 7월부터 오콘조이웨알라 등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조율해 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각료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세계은행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등 국제 실무에 정통해 적임자라고 보고 있으며 조만간 WTO 측에 일본의 입장을 전달한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규정상 투표로 결론을 낼 수 있지만, 관례적으로 합의를 중시하며 투표까지 이어진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유 본부장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면 최종적으로는 그의 사무총장 취임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관측했다.


미 겨냥 일방주의, 보호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안 통해

항미원조, 시련 이겨내도록 하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대회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전쟁을 미국의 침략에 맞서 신중국을 지켜낸 위대한 승리로 규정했다. 또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주권과 국익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23일 오전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지원함)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대회연설에서 위대한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이 확장되는 것을 막고, 신중국의 안전을 지켰으며, 중국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을 보위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전쟁 참전 기념행사에서 직접 연설을 한 것은 20년 만이다. 시 주석은 국가부주석 시절이던 지난 2010년 열린 항미원조 60주년기념행사 때도 한국전쟁을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시 주석은 23일 연설에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미국의 도발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중국 성립 초기 중국 인민들은 평화와 안정을 갈망했지만, 제국주의 침략자들은 중국 인민들에게 전쟁을 강요했다미국은 중국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북-중 국경까지 불을 질렀고, 동북 지방을 폭격해 국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미원조 전쟁 중 중-(북한) 양국 인민과 군대는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같이하며 피로 위대한 우의를 맺었다힘겨운 전투를 통해 미군의 불패신화를 깨뜨렸고, (서구 제국주의에 의한) 백년의 치욕을 완전히 지우고 동아시아의 병자라는 오명을 벗어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미국이 무기 수출 등으로 대만과 군사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대미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오늘 세계에서는 일방주의, 보호주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통하지 않는다어떤 협박이나 봉쇄, 극단적인 압박, 독선적 행태와 패권적 횡포도 결코 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고 분열시키는 어떠한 세력도 용납하지 않고, 엄중한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는 오는 2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5중전회)를 앞둔 시점에 열려, ‘내부 결속 다지기용이란 측면도 있어 보인다. 때맞춰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항미원조 전쟁을 주제로 한 20부작 다큐멘터리를 내보내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9일 베이징 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에서 항미원조 정신은 모든 시련과 강력한 적을 이겨내도록 하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한국정부, 6·25책임 관련 "북의 남침은 역사적 사실"

"한국전쟁 발발 국제적으로 논쟁 끝나, 바뀔 수 없어"

            

한국 정부는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북한의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교부는 최근 시 주석의 6·25전쟁 관련 발언에 대해 "한국전쟁 발발 등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이러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3일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6·25를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점에서 6·25를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으로 부른다.

시 주석은 "미국 정부는 국제 전략과 냉전 사고에서 출발해 한국 내전에 무력간섭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시각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6·25전쟁 참전 기념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2000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후 20년 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중국 언론이 시 주석의 연설을 중국과 대립 중인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평가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중국이 한국에게 미국과 거리를 두도록 압박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시 주석의 발언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외교부가 토요일인 이날 저녁에 입장을 낸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항미원조 선전, 냉전 사고 강화시킬 것"

 

23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헌화식

 

중국이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기류는 미중 관계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이 제기됐다.

24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관련 학자들은 최근 중국 내 항미원조 선전 사례를 평가하면서 자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전날 기념식 연설에서 한국 전쟁을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부르며 결사항전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중앙(CC)TV는 매일 황금시간대에 한국전쟁 관련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으며 다른 매체들도 애국주의적 성격의 보도를 앞다퉈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을 이용해 중국 내에서 반미감정을 일으키려는 중국의 노력은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에 버리라고 요구해온 냉전적 사고가 영속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워싱턴대 마자오 교수는 "현재는 아편전쟁이나 한국전쟁 때와 완전히 다르다. 이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면서 "중국의 임무는 과거의 굴욕을 떨쳐내는 게 아니며, 국제 시스템에 더 통합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반미 선전은 전장의 중국 젊은이들을 고무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러한 전술은 더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미중 관계가 신냉전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중국 정치학자인 천다오인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중국 국민과 미국 모두에게 중국이 얼마나 더 강력하고 갈등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지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중국은 제1차 세계대전 전의 독일이나 (진주만 공습 전인) 1941년의 일본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