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간 터치다운 성공나사 수집 작전 완벽

목표는 60g실제 채취량 확인엔 1주일 걸려

 

지난 8월에 실시한 터치다운 연습 장면. 나사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지구에서 32천만km 이상 떨어져 있는 소행성 베누의 흙과 암석 표본을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오시리스-렉스는 20일 오후 612(한국시각 21일 오전 712) 예정시간에 맞춰 베누 표면에 닿은 직후 표본을 수집한 뒤 곧바로 본 궤도로 복귀했다. 나사는 트위터를 통해 표본 수집은 완벽했으며, 표본을 수집하는 태그(TAG=Touch-And-Go) 작전이 끝난 뒤 우주선은 추진기를 점화해 베누 표면을 떠나 안전한 거리에서 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750미터 상공에서 하강을 시작해 초당 10cm 속도로 4시간에 걸쳐 목표 지점인 테니스 코트 크기의 나이팅게일 충돌구에 다가갔다. 하강을 시작한 이후의 모든 과정은 자동으로 진행됐다. 지구에서 베누까지 신호를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18분이나 걸려 실시간 원격제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날 표본 채취에 주어진 시간은 불과 5~10초였다. 베누 표면에 가까워지자 오시리스-렉스는 원통형 수집 장치를 끝에 장착한 3.4미터 길이의 로봇팔(TAGSAM=Touch-and-Go Sample Acquisition Mechanism)을 뻗었다. 이어 수집장치를 5초 동안 표면에 갖다댄 뒤 질소 가스를 표면에 쏘아 튀어오르는 흙과 자갈을 담았다. 이날 수집 목표량은 60g이었으나, 나사는 실제로 얼마나 수집했는지 확인하는 데는 1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812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4km 상공에서 찍은 소행성 베누.

나사는 왜 그 먼거리의 베누 표본 수집에 나섰을까

나사가 베누를 연구 대상으로 정하고 표본 수집까지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45억년 전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소행성이어서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사 행성과학담당 이사 로리 글레이즈는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행성은 우주에 떠 있는 타임캡슐과 같아서 태양계 탄생에 대한 화석기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이런 소행성들이 1백만개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다. 1999년 발견된 베누는 시속 10km의 속도로 태양 궤도를 돌며 6년에 한번씩 지구에 다가오는 지구 근접 천체다. 과학자들은 2175~2199년 사이에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270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지름 492m의 검은색 탄소질 소행성으로 다이아몬드 결정 모양을 닮았다. 과학자들은 베누의 성분을 파악하면 훗날 지구 충돌 위험에 대비한 회피 방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탐사선 이름 오시리스-렉스(OSIRIS-REX)`기원, 스펙트럼 해석, 자원 확인, 안전, 암석 탐사기'(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의 약자로, 우주선 이름 자체에 탐사 목적이 담겨 있다.

8억달러 프로젝트의 산물인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15인승 버스 크기만 하며 20169월 발사돼 201812월 베누에 도착했다. 지난 2년 동안 베누를 돌며 표면을 촬영해 분석하고 표본 수집 장소를 물색해 왔다.

베누의 공전 궤도.

내년 3월 베누 떠나 2023년 지구로 돌아올 듯

나사가 나이팅게일 충돌구를 표본 수집 지역으로 선택한 것은 이곳에 유기물을 머금은 물이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물이 베누 소행성 질량의 5~10%를 차지하며 탄소가 표면 전체에 퍼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시리스-렉스팀의 수석연구관 단테 로레타 애리조나대 교수는 베누 표본을 분석하면 지구가 물이 풍부한 행성이 되는 데 소행성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시리스-렉스가 이날 목표인 60g을 채집하는 데 성공했을 경우 나사는 베누가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는 내년 3월에 맞춰 지구를 향해 출발시킬 예정이다. 출발 2년 반 후인 2023924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도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표본 수집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엔 내년 1월 적도 인근 오스프리 지역에서 2차 표본 수집에 나선다.

미국에 앞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2005년 하야부사1 탐사선으로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본을 소량 채취한 데 이어 2018년엔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표본을 채집했다. 하야부사12010년 지구로 돌아왔고, 하야부사2는 오는 12월 돌아온다. 하야부사1이 수집한 양은 고작 1mg에 불과했다. 하야부사2100mg 정도에 그쳤다.     곽노필 기자


대만 국경절 행사장에 나타난 중국 외교관

참석자 사진 촬영퇴거 요청 불응 몸싸움

쿠데타 집권 바이니마라마 총리 지원한 중국

외교적으로 다룰 것피지 경찰, 수사중단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중국이 대만과 난데없는 몸싸움 외교전을 벌였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이던 피지 경찰은 돌연 외교적으로 풀기로 했다며 수사 중단을 선언했다. 남태평양 도서국을 상대로 중국과 대만이 벌이고 있는 외교전의 치열한 실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8일 피지 수도 수바의 그랜드퍼시픽 호텔에서 대만 상무대표처가 개최한 국경절(쌍십절) 경축 행사장에 초대받지 않은 중국 대사관 관계자 2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행사장 내부로 진입해 행사 참석자들의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대만 쪽은 즉각 퇴거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이를 거부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만 쪽 관계자가 가벼운 뇌진탕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국 쪽은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피지 주재 외교관이 행사장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일상적인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몸싸움도 대만 쪽이 먼저 걸어와 폭행을 행사하고 재물을 손괴했으며, 중국 외교관 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중국 쪽은 행사장에 대만을 연상시키는 깃발(청천백일기)을 내걸고, 축하 케이크에도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이는 명백히 하나의 중국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피지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남태평양 도서국을 상대로 기반시설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공세적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솔로몬제도와 키리바티가 1주일 간격으로 대만과 단교를 발표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1975년 중국과 수교한 피지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2005년 천수이볜 당시 대만 총통이 피지를 방문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12월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장군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이후엔 사정이 달라졌다. 특히 바이니마라마 정부가 민정 이양을 하지 않아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압박에 시달리던 20092월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피지를 직접 방문해 양국 협력 확대와 대규모 원조 등을 약속했다. 바이니마라마는 지금껏 피지의 총리로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대만 국경절 행사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던 피지 경찰은 전날 외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20일 성명을 내어 돌연 수사 중단을 선언했다. 경찰 쪽은 당사자들이 외교적 수준에서 다루기로 합의했다. 경찰은 수사를 중단하고, 관련 논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항미원조’ 70돌 중국, 한국전쟁 관련 애국주의 콘텐츠 봇물

 

영화 금강천의 포스터.

 

중국이 항미원조’(중국의 한국전쟁 명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한국전쟁 관련 영화와 드라마 등을 대거 상영하면서 애국주의를 높이고 있다.

20<중국신문망>을 보면,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중국에 상영되는 애국주의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은 6편에 이른다. 영화 <금강천><영웅련> <보가위국>, 애니메이션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 다큐멘터리 <항미원조전쟁> 등이다.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일은 오는 25일이다.

이는 지난해 3편에서 두 배 늘어난 것으로, 10년 단위 기념일을 맞아 기념의 강도가 높아졌다. 미국과의 긴장 관계가 전에 없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금강천>은 한국전 당시 금강산 지류인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다뤘다. 우징 등 중국 최고 스타 배우가 출연하고 제작비만 4억위안(680억원)이 투입됐다. 항미원조 참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23일 개봉한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20부작 다큐멘터리 <항미원조 전쟁>과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를 방영한다. 영화 <영웅련><보가위국>도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제작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나와 나의 조국> <중국 기장> <등반자> 등 애국주의 영화 3편이 동시 개봉됐으며, 올해처럼 동시에 6편의 작품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중국군은 한국전 발발 뒤 북한 요청으로 19501019일 압록강을 넘었다. 중국군은 엿새 뒤인 25일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는데, 이날을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항미원조 기념일로 정했다. 중국은 미군이 한국전에 개입해 38선을 넘으면서 중국의 안보를 위협했다며, 참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누리꾼과 언론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국전 관련 발언을 문제로 지적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7일 밴플리트상을 받으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분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유럽1’ 라디오 “130명은 수감 중, 51명은 조만간 구금 예정보도

교사 참수 충격 일파만파마크롱 정부 반 분리주의 법안도 탄력

 

18일 프랑스 파리 공화국광장에서 중학교 역사 교사 참수 테러 사건에 항의하는 시민이 내가 교사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5년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유행했던 구호인 내가 샤를리다에서 영향을 받아, 이번 참사 뒤에도 많은 시민이 연대의 의미를 담은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교사가 참수당한 사건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외국인 231명을 추방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겨냥해 만들려는 반분리주의 법안도 이번 참극으로 인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인 <유럽1>은 마크롱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으로 감시 대상에 오른 231명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이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8일 지시했으며, 추방 대상 인물 중 180명은 현재 수감시설에 있고 51명은 조만간 구금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경찰 노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다만 내무부가 추방 계획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16일 오후 5시께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떨어진 콩플랑생트오노린의 중학교 인근 거리에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가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렸던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준 것이 피살 계기로 추정되며, 18살 체첸계 난민인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당했다. 18일 파리와 리옹, 툴루즈 등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 수만명이 테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파리 공화국광장에는 내가 교사다손팻말을 든 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18일 프랑스 파리 공화국광장에 시민들이 모여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참수당한 테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이번 테러는 마크롱 정부가 자생적 이슬람 극단주의 발생을 저지하기 위해 반분리주의 법안을 추진하는 도중에 터졌다. 반분리주의 법안은 프랑스가 전통적으로 중요시하는 정교분리를 강조하며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뼈대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에서 온 이맘’(이슬람 지도자)이 프랑스에서 이슬람 지도자 교육을 하는 것을 중지시키며, 학교에 보내는 대신 홈스쿨링을 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한다. 마크롱은 우리의 세속주의가 우리의 방패라며 2017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부터 정교분리를 강조했고, 지난해부터 이슬람 극단주의를 거론하며 분리주의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분리주의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법안 제정을 추진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법안 제정 움직임이 지지부진했으나, 이달 초 마크롱이 내년 초 의회에 법안을 제출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테러로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와 세속주의를 강조하는 이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프랑스 내 무슬림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참사 이전에도 12명이 숨진 20151<샤를리 에브도> 사건, 120여명이 숨진 같은 해 11월 파리 총격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 공격이 수차례 있었다. 용의자 상당수는 외국에서 온 이들이 아니라 프랑스 내부의 극단주의자들이었고, 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마크롱 정부는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는 배격한다면서, 이슬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반분리주의 법안을 만들 때도 무슬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분리주의 법안이 프랑스 내 무슬림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많다. 조기원 기자


러시아, 평창올림픽도 사이버 공격’

● WORLD 2020. 10. 20. 11:14 Posted by SisaHan

·, 평창올림픽에 대한 러시아 해킹 실태 발표

74455부대가 개막식 방해도쿄올림픽도 대상

도핑 조작 러 불참 보복, 러 정보장교 6명 기소

 

영국과 미국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러시아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사이버 공격을 했다고 영국과 미국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6명의 러시아군 정보장교들을 기소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는 19일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이버부대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행사들을 와해하는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미국 정보기관들과 함께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파헤치는 공동작업을 벌였으며, 평창올림픽에 대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연방군총참모부정보국(GRU)74455부대에 의해 진행됐다고 전했다. 센터는 이 부대가 원격조정한 평창올림픽 방해에 대한 세부사항들을 95%의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74455부대는 자신들을 북한과 중국 해커들로 위장한 뒤 2018년 평창올림픽의 개막식을 겨냥해, 관련 웹사이트를 파괴해 관중들이 입장권을 인쇄출력하지 못하게 하고, 관중석의 광고판 와이파이도 방해했다. 또 방송사, 스키리조트, 올림픽 관료들, 서비스 제공자와 후원자들도 주요 해킹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사이버 공격이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올림픽 행사와 관련된 외국 기관과 개인도 해킹 공격 대상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러시아연방군총참모부정보국은 또 평창올림픽 정보통신 시스템에 데이터를 삭제하는 악성코드를 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여름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에도 사이버 공격을 가할 계획을 세웠다고 이 센터는 밝혔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다. 영국은 도쿄올림픽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주요 정보를 탈취하는 피싱, 가짜 웹사이트 설치, 개인 보안계정 탈취 등으로 관중, 선수, 후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의도라고 추측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러시아연방군총참모부정보국의 행동은 사악하고 난폭하다우리는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반대하는 국가 기관들에게 가해지던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스포츠 행사로 확대된 것은, 도쿄올림픽 등에서 러시아의 선수들이 도핑문제 등으로 배제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912월부터 4년간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모든 국제 스포츠 행사 참가가 불허되는 조처를 받았다. 러시아의 반도핑기관이 그해 1월 조작된 데이터를 조사관들에게 건넸다는 혐의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 조처를 신경강박증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2018년 평창올림픽을 사이버 공격한 것은 러시아의 도핑 실태를 조사하려는 기관들을 협박하고 침투하려는 그들의 의지를 예고한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평창올림픽 해킹 공격 혐의로 6명의 러시아군 정보장교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낫페탸라는 악성코드를 사용해 평창올림픽 및 펜실베이니아의 한 병원을 공격한 혐의이다. 이들은 낫페탸, 올림픽파괴자 등 악성코드들을 만들고, 올림픽조직위, 프랑스와 조지아 정부 관료들을 피싱 공격한 혐의를 받는다.

미 법무부는 넷페탸 웜에 의한 전 세계적 피해는 100억달러가 넘고, 300곳 이상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는 해킹 공격 역사상 가장 큰 피해이다.

존 디머스 미국 법무부 차관은 러시아 올림픽 팀에 대한 도핑 조사에 대한 보복인 올림픽 파괴자공격은 심술부리는 어린이에게 국가 자원을 쥐어준 꼴이다고 비유했다. 그는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러시아처럼 악의적이고 무책임한 사이버공격을 무기화한 나라는 없다며 그 공격의 대상이 된 미국 3곳의 피해액은 1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의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