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가능할 수도팬데믹 뒤 더 강한 나라

철통방역·강력 총기규제 등 결단력에 국민적 지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오클랜드 AFP/연합뉴스

 

저신다 아던 총리(40)가 이끄는 노동당이 17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임기 3년의 국회의원 120명을 뽑는 총선 개표가 91.3% 진행된 상황에서 노동당은 2017년 총선 때보다 18석이 늘어난 64석을 얻어 단독정부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당은 35석을 얻어 지난 총선 때보다 무려 21석이나 줄어들었다.

지난 1996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혼합비례대표제(MMP)가 도입된 이후 뉴질랜드 총선에서 한 정당이 과반의석을 얻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이다.

국민당의 우당인 액트당과 노동당의 우당인 녹색당은 각각 10, 마오리당은 1석을 얻었다.

정당 득표율은 노동당 49%, 국민당 27%, 액트당 8%, 녹색당 7.5% 순이었다.

아던 총리는 이날 노동당의 압승이 확실시되자 연설을 통해 "뉴질랜드가 지난 50년 간 노동당에 가장 큰 지지를 보내주었다"며 국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뉴질랜드를 더 강하게 재건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주디스 콜린스 국민당 대표는 패배를 시인하면서 "보다 더 강하고 결속된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재집권에 성공한 아던 총리는 37세이던 2017년에 뉴질랜드 총리직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젊은 행정부 수반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는 여성으로서 여성권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으며 재임 중에 출산을 한 세계 두 번째 행정수반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특히 아던 총리는 재임 기간에 행정가로서 중대사건이 발생했을 때 결단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던 총리는 국제사회가 모범 사례로 주목할 만큼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확진자가 102명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적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강하게 일찍'(go hard and go early)이라는 슬로건이 대변하는 이런 선제적 조치 덕분에 피해를 대거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883, 누적 사망자는 25명에 불과하다. 작년 뉴질랜드 남섬 크리스마스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강력한 총기규제를 도입했다. 같은해 화이트아일랜드에서 화산 분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있었을 때도 현장을찾아 응급처치 요원들을 격려했다. 아던 총리는 중대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항상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거나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대중의 지지를 결집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2008년 정계에 진출한 한인 멜리사 리 국민당 의원이 오클랜드 마운트앨버트 지역구에 출마해 아던 총리에게 패했으나 국민당 비례대표로 5선 고지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깃발을 들고 크라이스트처치 뱅크스페닌슐라 지역구에 출마한 20대 한인 여성 캐서린 주 후보는 낙선했다. 또 지난번 노동당 내각에서 부총리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제일당 대표도 저조한 정당 득표율로 국회 진출에 실패하면서 40여년의 정치인생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불치의 말기질환 환자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하는 '생명 종식 선택 법안'과 여가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대마초 합법화 통제 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실시됐다. 결과는 오는 30일 발표된다. 연합뉴스

 


살해 현장서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용의자 사살

 

지난 92일 발간된 프랑스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이 다시 실린 모습.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16일 중학교교사(47)가 길거리에서 참수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일간 르파리지앵, BFM 방송 등은 이날 오후 5시께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의 학교 인근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지난 5일 수업 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알려주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흉기를 들고 달아나는 용의자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 명령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고 저항하자 총을 쐈다. 용의자는 살해 현장 인근에서 숨졌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서 "신은 가장 위대하다"라는 뜻을 지닌 쿠란 구절을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폭발물 조끼를 입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주변을 봉쇄한 채 폭발물 처리반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용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은 용의자가 2002년생이며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이라고 추정했다.

용의자 추정 인물은 범행 직후 트위터에 피해자의 현장 사진과 함께 "무함마드를 경시하는 악마를 처형했다"는 글을 올렸다. 프랑스 테러전담검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조직과 연계된 살인"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테러에 대항한 연대를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동지 한명이 표현의 자유, 믿음과 불신의 자유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우리는 모두 함께 시민으로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에스퍼 장관 “2021학년도까지 50%중국 위협 강조

국방대, 미 안보 ·국방정책 영향력 막강해군력 강화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대학의 교과목 가운데 절반이 중국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바뀐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5일 워싱턴의 연구단체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행사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중국에 초점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방대학 쪽에 2021학년도까지 전체 교과목의 50%를 중국 관련 내용으로 채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대학 외에 각 군에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에 대적할 만한 군사력을 갖출 정도로 위협적이란 점을 산하 교육훈련 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대학은 미군 지휘관과 국무부 관료 등을 대상으로 미 국방부가 운영하는 대학원 과정으로 국가안보·국방 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크다.

또 에스퍼 장관은 현재 300척에 그치고 있는 미군 보유 함선 규모를 중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25년 안에 500척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전진배치, 해상통제, 동맹지원 등의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선 해군 함선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연례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군이 미사일 개발과 함선 건조 등의 분야에서 이미 미군을 추월했으며, 향후 10년 안에 보유 핵탄두를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스퍼 장관은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는 어렵게 만들어낸 국제 규칙과 규점을 훼손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강압외교를 하고 있다중국의 약탈경제와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도발,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과 이웃나라의 주권 침해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 국방부는 <2018년 국가안보 전략보고서>를 시작으로 중국의 장기적인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조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20196월엔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 발표와 함께 국방부의 중국 관련 모든 전략·정책 개발을 총괄하는 중국 담당 부차관보 직도 신설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경찰, 사흘째 지속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해산 나서

시위대, 저항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하며 맞서

 

타이 경찰이 16일 수도 방콕에서 물폭탄을 동원해 반독재 시위대 해산에 나선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물폭탄에 맞서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는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 저항의 상징으로 등장한 제스처로, 2014년 군부 쿠데타 뒤부터 시위대가 사용하기 시작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타이 경찰이 16일 저녁 수도 방콕 파툼완 교차로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쏴 강제 해산했다.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물폭탄에 화학 성분이 들어있어 눈이 따가웠다는 일부 시위 참가자의 말을 전했으나, 물폭탄의 정확한 성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지난 14일 이후 3일째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전날 시위대가 왕실 차량의 행렬을 막아서자 5인 이상의 정치 집회를 금지한 긴급 칙령을 발표한 바 있다.

타이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건 지난 7월 쁘라윳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반정부 집회가 왕실 개혁 요구 등으로 확대되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19일 열린 집회에 2014년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인 3만명가량이 참석한 데 이어, 긴급 칙령 발표 전날인 14일에도 2만명가량이 시위에 참여했다.

타이 경찰이 16일 수도 방콕에서 물폭탄을 동원해 반독재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특히 14일 시위에선 독일 등 외국에서 장기체류하다가 돌아온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 부부가 탄 차량 행렬이 행사 참석차 시위 현장 인근 도로를 지나게 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정부는 왕실 차량이 지나는 라차담는 거리에 경찰 15천명을 배치했지만, 시위대 일부는 왕실 차량의 행렬을 늦추고 왕실 개혁 등 시위대의 요구 사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데 성공했다.

시위대는 이후 정부청사 진입에 나섰다. 경찰은 청사로 향하는 길목에 콘크리트와 철망으로 만든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지만, 시위대는 이날 저녁 이 저지선을 뚫고 청사까지 진출했다. 반정부 시위대 중 일부는 밤 10시까지 해산하라는 경찰의 경고에도 정부청사 주위를 둘러싸고 밤샘 집회를 이어가다가 15일 새벽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긴급 칙령에도 불구하고 15일 오후에 이어 16일 다시 방콕에서 수천명이 모여 체포된 이들의 석방 등을 요구했다. 전정윤 이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