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모바일 게임  서머너스 워승인

사드 이후 보복조처 완화 청신호로 해석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컴투스 누리집

 

중국이 국내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에 대한 자국 내 서비스 허가(판호)를 승인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 쪽이 취한 경제 보복인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 개시 이후 3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3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소식자료를 냈다. 이를 보면, 베이징 예술과학전자출판사가 수입한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중국명 모링자오환’)를 비롯한 96개 게임에 대한 판호를 승인·발급했다. 판호는 온라인 게임 전자 출판물 승인 번호의 약칭으로, 국가신문출판서 방송·영화·텔레비전 총국이 심사를 거쳐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승인할 때 부여하는 번호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제(2) 저녁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았다게임 서비스는 내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머너즈 워20146월 글로벌 출시한 모바일 게임으로, 컴투스 쪽은 2016년 말 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국 정부에 신청한 바 있다. 컴투스 쪽은 중국 당국이 판호를 발급하면서 이유나 배경 등은 설명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0173월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내 신규판호 발급 중단 이후 첫번째 발급 사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앞으로도 문화 분야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중국 쪽의 협조를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당시 강경화 장관은 양국 간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속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한 바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2일 공개한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소식자료. 목록 6번째가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에 관한 내용이다. 공식 누리집

중국 당국이 컴투스에 돌연 판호를 발급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선 한한령에 따른 게임 규제가 서서히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서 이미 판호를 받은 업체 외에 후발 주자들은 게임 한한령 탓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다.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모바일 게임 판호를 컴투스가 받아낸 건 국내 게임업체로선 새 기회가 열렸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를 보면 2019년 말 현재 중국 게임시장은 279억달러로,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 쪽은 기본적으로 한한령이란 표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컴투스에 대한 판호 발급은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까지는 몰라도, -중 간 문화 협력과 교류 회복을 위한 좋은 첫걸음이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길윤형 김경락 기자

조슈아 웡 등 청년 활동가 3명 징역형 선고 이어

 

홍콩의 반중 매체 핑궈(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3일 라이치콕 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이끌려 수감되고 있다. 홍콩 법원은 이날 사기 혐의로 기소된 라이에 대한 보석을 불허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미디어 재벌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지미 라이(73)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조슈아 웡을 비롯한 청년 활동가 3명이 불법집회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시민사회 원로인 라이까지 수감되면서 홍콩 당국의 공안몰이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3<홍콩방송>(RTHK) 등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핑궈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미디어 경영진 2명과 함께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라이는 이날 오전 웨스트카오룽 법원에 출두했다. 이들 3명은 계약 내용을 어기고 넥스트디지털 본사 건물 사무실 일부를 다른 업체에 임대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사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쪽은 라이가 최근 몇년 동안 외국에서 머문 기간이 길어 도주의 우려가 있으며, 재범의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기 혐의 외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인 빅터 소 판사는 이러한 검찰 쪽 주장을 받아들여 라이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경영진 2명에 대한 보석만 허용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다음 공판이 내년 416일로 예정돼 있어, 라이는 앞으로 4개월13일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 판사는 홍콩보안법 위반 사건 재판을 맡기기 위해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직접 뽑은 법관 6명 가운데 1명이다.

앞서 라이는 지난 810일 홍콩보안법 29(외세 결탁 등) 등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당시 홍콩 경찰은 라이의 두 아들과 넥스트미디어 경영진 등 6명도 함께 체포했으며, 경찰병력 200여명을 동원해 <핑궈일보> 편집국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라이 등의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2일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으로부터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은 민주화 활동가 조슈아 웡이 3일 라이치콕 구치소에서 철조망 위를 쳐다보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경찰은 1015일에도 라이의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표적수사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라이는 지난 2월과 4월에도 각각 불법시위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났으며,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64일 열린 천안문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 31주년 촛불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은 전날 청년 활동가 조슈아 웡(24)에게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했다. 아그네스 초우(23)는 불법집회 선동·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이반 람(26)도 같은 혐의로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 3명은 홍콩보안법 시행 직전 해산한 홍콩 독립 성향의 청년 정치단체 데모시스토의 지도부로 활동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2일 밤 집권 민주필리핀당 대표 선출

두테르테 퇴임하면 대권 도전할 수도

 

                              매니 파퀴아오.

 

미국의 복싱작가협회가 선정한 ‘2000년대 최고의 선수인 필리핀의 복싱 영웅매니 파퀴아오(41) 상원의원이 2일 밤 집권 여당인 민주필리핀당(PDP-Laban)의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2022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퀴아오는 취임식에서 필리핀 빈곤의 근본 원인인 부패와 싸우기 위해 여당의 막대한 힘과 영향력을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필리핀 뷸레틴> 등 현지 언론이 3(현지시각) 보도했다. 파퀴아오는 이를 위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패와의 전쟁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여당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필리핀당의 5대 원칙인 진정한 휴머니즘, 계몽된 민족주의, 민주 사회주의, 참여 민주주의를 재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민주필리핀당은 실질적으로 필리핀의 절대 권력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끝나는데, 지난 2018“(2022) 선거 중단은 없을 것이며, 임기 연장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파퀴아오의 상원의원 임기 역시 2022년 끝난다. 현지에서는 파퀴아오가 상원의원 재선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두테르테가 퇴임할 경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파퀴아오는 이날 취임식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선거는 아직 멀었다며 언급을 꺼렸다.

파퀴아오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민가에 태어나 하루 한끼도 먹기 힘든 가난과 싸웠고, 마약과 절도에 빠지기도 했다. 대전료를 벌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으나, 프로권투 8개 체급 석권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부와 명성을 거머쥔 뒤에는 사재를 털어 구호 사업에 앞장섰다. 경쟁자가 없는 압도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010년 하원의원, 2016년 상원의원이 됐고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나, 의원으로서 뚜렷한 업적을 보여준 것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정윤 기자

 

AFP통신과 인터뷰"김재규, 대통령되기 원치 않았다" 주장

 

1979년 당시 김재규 중정부장이 박 전 대통령 시해사건 현장 검증하는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 후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사형이 집행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여동생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그가 받았던 내란 혐의를 부정했다.

김재규의 셋째 여동생인 김정숙 씨는 3일 보도된 프랑스 AFP통신 인터뷰에서 "사람을 죽였다면 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그러나 오빠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고자 대통령을 죽이지 않았으며 국가에 반역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사 동기로 1976년 중앙정보부장에 오른 김재규는 19791026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안가에서 연회 도중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살해했다. 역사는 이를 '10·26 사태'로 기록한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합동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대통령이 되겠다는 '과대망상증 환자' 김재규가 벌인 내란 목적의 살인으로 결론 지었다.

법정에서 진술하는 김재규.

김재규는 이듬해 1월 육군 고등계엄 군법회의에서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 미수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형은 넉 달 뒤 서울구치소에서 집행됐다.

그는 계엄 군법회의 최후 진술을 통해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계획적인 혁명 거사였다"고 주장했다.

10·26 사태를 반역이 아닌 군부 독재 정권의 막을 내린 혁명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AFP통신과 인터뷰하는 김재규의 여동생 김정숙 씨.

김정숙 씨를 비롯한 유족도 "김재규에게 내란 혐의를 씌운 재판과 가족에게 통보 없이 단행된 형 집행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최근 재심을 청구했다.

김정숙 씨는 "유일한 면회가 형 집행 전날 이뤄졌다. 그러나 누구도 다음날 형이 집행될 줄 몰랐다""오빠는 자신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처형됐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유신헌법을 만들어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고 중임·연임 제한 규정까지 철폐한 박정희 대통령은 과거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권위주의적 통치로 경멸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김재규 현장검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