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개인정보 유출 등 혐의로 고발
“정치참여 못 하는 교원 필요할 때만 이용”

 
지난 21일 전국의 여러 교원에게 발송된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 명의의 임명장. 독자 제공
 

국민의힘이 최소 6000명이 넘는 불특정 다수의 교사에게 동의 없이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들은 “교원의 정치 참여는 제한하면서 필요할 때는 이용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22일 긴급 조사에서 응답자 1만349명 중 63.9%인 6617명이 특정 후보의 교육특보 임명장을 받았다고 했다. 이 중 6562명(99.2%)은 국민의힘에서 임명장을 받았다고 답했다. 임명장을 받은 교사 6617명 중 99.7%(6597명)는 ‘해당 정당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난 21일 전국의 여러 전·현직 교원들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제21대 대선 국민의힘 임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문자메시지에 적힌 링크를 누르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 시민소통본부 희망교육네트워크 교육특보에 임명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하단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직인이 찍힌 임명장이 뜬다. 메시지 하단에는 “본인이 아닌데 임명장을 받은 경우 삭제 요청을 하라”며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쓰는 란이 있었다.

 

동의 없이 임명장을 받은 교사들은 불쾌함을 토로했다. 응답자의 98.6%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무단 이용해 임명장을 발송한 행위에 대해 ‘불쾌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서술형 답변으로 “교원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제한하면서 필요할 때는 이용해 먹는 파렴치함이 너무 추하다”, “정당 참여 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교사들을 놀리는 건가” 등의 의견을 남겼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사과문을 내어 “사전 동의 없이 문자가 발송된 데 대해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개인정보는 전량 폐기했으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을 교사 개인정보 유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 한겨레 이우연 기자 >

 

과거 14대 대통령선거부터 20대 대선까지 모두 충청도에서 승리한 후보가 당선됐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충청권은 이번에도 전국 판세를 가늠하는 중요 지역으로 꼽힌다.

19대 대선과 20대 대선 결과와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된 이후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충청권(충남·세종·대전·충북)의 판세 흐름과 특징을 살펴본다.

19대 대선부터 20대 대선까지: 보수·진보의 엇갈린 선택

 
 

지난 19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51.10%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문 후보의 당선(전국 평균 득표율 41.1%)에 힘을 보탰다. 대전광역시 역시 42.90%로 문 후보가 우위를 점했으며, 충남과 충북에서도 38.60%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는 문재인, 홍준표(자유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3자 대결(1강 2중) 구도였다.

하지만 20대 대선에선 판세가 뒤집혔다. 양자 구도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충남(51.08%), 대전(49.56%), 충북(50.67%)에서 전국 평균(48.56%)보다 다소 높은 지지를 얻어 승리하며 보수 강세 지역으로 돌아선 것. 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51.92%(윤석열 44.15%)의 득표율로 세종에서만 우위를 지켰다. 이 후보는 충남 44.96%, 충북 45.12%, 대전 46.45%로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전국 평균(47.83%)보다 낮은 득표율 보였다.

당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표차는 불과 24만 7077표(0.73%p)에 불과했는데 충청권에서는 14만 7612표의 표차를 보였다. 이는 충청권에서 승리하면 이긴다는 공식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충청권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를 보여준다.

여론조사 결과로 본 21대 대선, 이재명 후보 충청 전 지역 '우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대전광역시 으능정이 스카이로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


선거운동 중반에 접어든 현재,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19대 대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중반이 가까워진 20일 현재까지 복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본 충청권 판세는 민주당의 이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 정당지지율, 후보 선호도 등 모든 지표에서 앞선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후보는 충청권에서 43% 지지를 보였다. 김문수 후보(29%), 이준석 후보(7%)와 큰 격차를 유지했다. 유보층은 19%로 나타났다(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방식, 응답률 27.6%).

한국갤럽이 자체로 13~15일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조사를 보면,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가 46% 지지율을 얻었다. 김문수 후보는 29%, 이준석 후보는 7%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6.4%).

이 결괏값은 여론조사꽃의 15~16일 조사 결과와 같은 추이다. 해당 조사 중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50.9%, 김문수 31.7% ,이준석 5.7%를 기록했다(자체 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7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무선가상번호 활용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7.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천안시 동남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지역 표본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지역 단위 여론조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TJB(대전방송)·디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대전·세종·충남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대전 47.8%, 충남 48.0%, 세종 52.0%의 지지율로 김문수 후보(대전 29.5%, 충남 31.5%, 세종 27.1%)에 18%p 안팎의 우위를 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6.4%로 집계됐다(대전 6.4%, 충남 6.8%, 세종 6.1%). 이재명 후보 대 김문수 후보간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이재명 50.4%, 김문수 33.7%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방식, 응답률 16.9%)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4.4%에 달했다. 이는 아직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상당수 존재하며, 이들의 선택이 남은 선거 결과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 지지율 분석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40대(71.9%)와 50대(67.4%)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김문수 후보는 60대(49.7%)와 70대 이상(58.9%)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준석 후보는 20대(15.1%)와 30대(11.6%)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정당 지지층 분석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93.0%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78.9%만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서 대전·세종·충남 유권자들은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으로 지역 청년 일자리 확충 및 고용 대책(53.7%), 교통망 구축(37.2%), 지방 대학 육성(33.0%), 세종시 완전 이전(32.4%) 등을 꼽았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충남도당 4당이 19일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당, 대전·충남 목표 득표율 55%... 국힘, 지지층 결집으로 승리 목표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재명 후보의 우세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과 함께 국민의힘 내부 갈등, 후보 단일화 불발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충청 지역 민심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고용 대책 마련과 세종시 완전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국민의힘이나 김문수 후보에게 거는 기대치는 낮은 상황.

부동층이 다소 두텁긴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이전 선거에서 나타났던 '북풍'이나 '대형사고' '후보단일화'와 같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남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지역 선대위는 현재의 우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중도층과 부동층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역시도당에서도 보수층의 결집을 강화하고, 중도층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각 당의 득표 목표와 전략도 이와 맞닿아 있다. 민주당은 상승세를 타자 대전·충남에서 목표득표율을 각각 55%로 올려 잡았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충북도당도 지난 대선 득표율(45.12%) 보다 5%p 높여 목표를 제시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남은 기간동안 지지층 결집으로 투표율을 높여 지난 20대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을 회복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21대 대선의 충청권 관전 포인트는 이번에도 민심의 가늠자이자 풍향계 역할을 할지 여부다.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2교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

전한길이 윤 초대…'극우세력 모으는 것' 비판

김문수, 눈치 없이 옹호 "선거 공정해야 한다"
국힘 의원들 "선거에 부정적 영향 미칠텐데"

이재명 "당사자가 이긴 선거 아닌가"
민주당 "윤석열 후안무치한 대선 개입하는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고 있다. 2025.05.21. 연합

 

윤석열 씨가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와 부정선거론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해 '극우 세력을 모으려는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헌법재판소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결한 부정선거론을 재탕한 내용이다. 윤 씨의 이런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조차 "제발 자중해 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내란 우두머리가 있을 곳은 영화관이 아니라 감옥"이라고 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한 것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뿐이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 씨는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파면 이후 내란 재판을 제외하면 47일 만의 첫 공개 일정이다. 윤 씨는 이 영화를 기획, 제작한 이영돈 PD와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 등과 함께 나타났다. 꾸준히 부정선거론을 주장했던 무소속 황교안 대선 후보도 함께했다. 전 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어제(20일) 영화 관람을 하자고 윤 씨에게 요청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공명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흔쾌히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어두운색 정장 차림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영화관에 나타났다. 전 씨는 트렌치 코트를 입고 흰색 상·하의를 입고 윤 씨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윤 씨는 바로 영화관 쪽으로 올라갔고 전 씨는 그의 뒤를 따랐다. 기자들이 윤 씨를 향해 '어떤 경위로 오게 됐나' 등 질문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윤 씨는 영화관에서 전 씨와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관람 중 부정선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윤 씨가 6.3 대선기간 중 이 영화를 관람한 것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겨 극우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그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전혀 사과할 마음이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사과하지 않으려는 그의 태도'는 지난 19일 내란 관련 재판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6시간 동안 피고인석에서 눈을 감고 10분 이상 조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고 영화관을 나서고 있다. 2025.5.21. 연합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윤 씨의 영화 관람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윤 씨의 부정선거 주장을 두둔하는 입장이었다. 김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완전하게 일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 간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어떤 영화인지는 모르겠다"며 "대한민국 선거가 공정하게 돼야 한다.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명 노력을 계속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씨와 김 후보의 '부정선거론'으로 발칵 뒤집혔다. 윤 씨가 이미 국민의힘에 탈당했기에 당과 무관하다고 의견을 냈지만,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탈당해 당과 관계없는 분"이라며 "개인적 입장에서 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은 계엄에 대한 반성·자중을 할 때 아닌가"라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윤 전 대통령은 저희 당을 탈당한 자연인"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 코멘트해 드릴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는 윤 씨의 부정선거 영화 공개 관람에 대해 우려가 쏟아졌다. <S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 오늘 오전 부정선거 영화를 공개 관람하실 것이라는 언론사 정보 보고가 있다"며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가능하신 의원님들께서 간곡하게 만류해 주십시오"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일부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문수 캠프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또다른 영남권 의원 역시 "좀 자중하시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씨가 영화관에서 박수 치며 웃는 사진을 올리고 "…"라는 '말줄임표' 메시지를 남겼다. 이 후보는 또한 인천 남동구 유세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긴 것 아닌가"라며 "이를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씨의 이날 행보에 대해 '후안무치한 대선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파면된 내란 수괴 윤석열이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모자라 부정선거 망상을 유포하는 다큐멘터리를 공개 관람하며 대선에 직접 개입하려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윤 어게인' 캠프를 꾸린 데 이어 윤석열까지 전면에 나서 극우 세력을 결집하려는 것"이라며 "반성은커녕 극우 망상을 퍼뜨리고 대선을 망치려는 내란 수괴의 후안무치한 대선 개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대변인은 "지금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있어야 할 곳은 영화관이나 거리가 아닌 감옥"이라고 강조했다.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선관위, 윤석열 관람 ‘부정선거’ 조목조목 반박…“음모론 유감”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서울 동대문구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를 다룬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한길 강사, 왼쪽은 이영돈 전 피디. 이승욱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겨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22일 ‘부정선거 의혹 영화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의혹 대부분은 이미 설명했거나 법원 판결로 해소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투개표는 ‘실물 투표’와 ‘공개 수작업 개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보시스템과 기계장치 등은 이를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모든 선거 과정에는 정당 후보자의 참관인 또는 정당추천 선관위원이 참여하며 공정성과 보안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적용되고 있다. 부정이 개입될 소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가짜 투표용지’ ‘사전투표·결과 조작’ 3가지 억지주장

 

영화에 등장하는 주장도 하나하나 반박했다. ‘해커가 선관위 도장을 위조하고 사전투표용지를 무단 생성해 가짜 투표용지를 찍어낼 수 있다’는 주장에는 “전국 모든 선관위 사전투표관의 도장 이미지를 사전에 확보해야 하고, 24시간 모니터링되는 사전투표함 보관장소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시스템을 중지시켜야 하는 등 사전투표 과정에서 적용되는 공정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모두 배제된 상황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사전투표용지 부정 인쇄를 이용한 선거결과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 간 득표율 차이가 사전투표 조작 증거’라는 주장에는 “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 집단은 무작위 추출 방법으로 선정되지 않아 모집단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 간 정당별 후보자별 특표율이 반드시 유사하거나 같아야 한다는 주장은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법원 또한 2022년 관련 판결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이례적이거나 비정상적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투표지 분류기로 개표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선관위는 “투표지 분류기는 랜카드가 장착되지 않아 외부와 통신이 단절돼 해킹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며 “분류기를 통과한 투표지는 전량 수작업과 육안으로 다시 확인하며 위원검열, 위원장 공표 단계를 거치게 된다. 또한 개표과정에는 수많은 공무원, 일반 선거인 등으로 구성된 개표사무원과 참관인이 참여해 해킹을 통한 분류조작은 불가하다”고 했다.

 

선관위는 “영화와 유튜브를 통해 선거에 대한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주장·정보를 접할 경우, 선관위가 배포하는 설명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선관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한겨레 전광준 기자 > 

 

캐나다 1만5천, 토론토 6천여명.. 25일까지 '소중한 한 표' 행사

공관 신설 쿠바·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룩셈부르크 첫 현지투표

유권자들  "혼란스러운 시국 안정" 기대…"국익 도모해 달라"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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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표 행사…21대 대선 재외투표 시작=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2025.5.20 
 

 내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20일 캐나다를 비롯한 미주지역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시작됐다.

이번 대선 재외투표는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오는 25일까지 엿새간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재외투표 유권자 수는 총 25만8천254명으로, 지난 20대 대선 때보다 14.2% 늘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지역이 12만8천932명(49.9%)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주 7만5천607명(29.3%), 유럽 4만3천906명(17.0%) 등의 순이다.

 

캐나다의 경우 유권자수는 모두 1만5천423명이며, 토론토 총영사관 관내는 6천214명이다.  토론토 총영사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는 20일 오전 8시 투표 시작과 함께 참관인으로 등록된 한인들이 먼저 투표를 시작해 투표권을 가진 동포들이  줄을 이었다. 

 

토론토 총영사관 투표소는 25일까지 재외투표 전 기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으며, 주말인 24일(토)과 25일(일)은 편의를 위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노스욕 핀치에서 총영사관 투표소까지 하루에 4차례 왕복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토론토 한인회관에 설치된 추가 투표소는 21일(수)부터 23일(금)까지 사흘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 할 수 있다.  교통편은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날짜변경선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투표가 시작된 뉴질랜드에서는 한인 예비 대학생 김현서씨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이번 대선의 첫 투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뉴질랜드에 이어 재외유권자가 특히 많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투표가 잇달아 개시됐다.

일본에서는 도쿄 미나토구 민단 중앙회관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비롯해 요코하마, 오사카, 고베, 삿포로, 센다이, 후쿠오카 등지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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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투표하는 국민=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중국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2025.5.20 

 

중국에서는 베이징 주중대사관을 비롯해 광저우·상하이·선양·시안·우한·청두·칭다오·홍콩 총영사관과 다롄 출장소 등 모두 10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선관위는 베이징 한인타운 왕징(望京)과 근교 톈진(天津) 등에 교민 수송 셔틀버스를 배정해 투표소 이동을 돕기도 했다.

 

중국에서 20년가량 미용업을 했다는 김무영(50)·황순재(37) 씨는 투표를 마친 뒤 "개인과 당의 이익보다는 국익을 위해 정치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파견 근무 중인 주재원 임영아(42) 씨는 "요즘 국내외 정국이 너무 시끄러워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람을 뽑고 싶었다"며 "정권에 따라 한중 관계와 정책이 많이 바뀌는데,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을 만들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역대 최다인 1만6천693명이 투표를 위해 국외 부재자 신고를 했다.

 

하노이의 주베트남 대사관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한 최영삼 대사는 "한국-베트남 관계 발전에 따라 교민사회가 커진 데다 이번 대선에 대한 베트남 교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국외 부재자 신고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투표를 위해 수백㎞나 되는 먼 길을 달려온 유권자들도 있었다.

 

영국 런던의 주영국대사관 재외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윤모(44) 씨는 온 가족과 함께 기차로 2시간 30분 거리인 요크에서 왔다고 했다.

 

윤씨는 "나라가 어려우니 뭐라도 해야 할 텐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투표라서 왔다"며 "(차기 대통령은)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면 된다"고 말했다.


런던에서도 소중한 한표 행사=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영국 런던 주영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5.5.20 [주영한국대사관 제공]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재외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선부터는 지난해 신설된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룩셈부르크 공관에도 투표소가 마련돼 유권자들이 몇 시간씩 주변 국가의 투표소로 이동하지 않고도 현지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주러시아대사관도 재외선거가 개시된 직후 차분한 분위기에서 많은 교민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프리카와 중동의 한국대사관에서도 재외국민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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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도 소중한 한 표 =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교민 윤문수(56) 씨가 투표하고 있다. 2025.5.20 

 

미국에서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의 투표소에서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1만341명의 유권자가 등록한 LA총영사관 재외투표소는 이날 오전 8시 문을 열자마자 유권자들의 발길이 잇따르면서 입구가 북적였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머물고 있다는 정재호(44)씨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일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이 벌써 두 번째 있었고, 지금 여러모로 어수선한 상황인데 아무쪼록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들을 생각해서 나라를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미국에서 8년째 살고 있다는 하정호(60)씨는 "우리 국민들이 너무 애를 쓴 결과로 하게 된 투표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너무 힘겨웠다는 생각을 하니 투표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남미 지역의 주멕시코대사관과 브라질 주상파울루 한국교육원, 주아르헨티나 대사관, 재칠레 한인회관, 주파라과이 대사관, 주페루 대사관, 주볼리비아 대사관 등지에서도 순조롭게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 대사관 문을 연 쿠바를 비롯해 중남미 일부 다른 국가에서는 오는 22일부터 재외투표가 개시된다.  <연합 종합>

 

미국 LA총영사관 재외투표소에 이어지는 유권자들의 발길=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