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의 ‘중화항체가’(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량)가 화이자와 모더나 접종자보다 각각 5분의 1, 7분의 1 떨어진다는 질병관리청(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그동안 엠아르엔에이(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인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이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인 AZ·얀센보다 중화항체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해외 연구결과들은 있었지만, 국내 접종자를 대상으로 백신별 중화항체가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로 도입돼 1100만여명이 접종한 AZ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견줘 감염예방 효과도 5분의 1만큼 떨어질까? 일부 매체는 질병청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신별 효과와 안정성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보도했으나, 전문가들은 중화항체 수치만으로 백신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청과 전문가들 분석을 토대로 중화항체가와 백신 예방 효과 간 연관성과 연구결과의 의미를 짚어봤다.
AZ 예방효과가 화이자의 5분의 1이라고요?
백신별 항체가 분석이 담긴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자 면역원성 분석 중간 결과’는 지난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로 공개됐다. 방대본은 추가접종 간격을 기존 접종 완료 6개월 이후에서 4∼5개월로 단축하려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이 연구 자료를 제시했다. 방대본이 20∼59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군 969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별 항체 형성 및 지속능(력) 분석 결과’를 보면 접종 완료 후 최대 중화항체가는 모더나가 2852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AZ-화이자 교차접종(2368), 화이자(2119), AZ(392), 얀센 1차만 접종(263) 순이었다. 이 중화항체가만 비교해 보면 AZ는 모더나·화이자와 견줘 각각 13%, 18%에 그친다.
중화항체가 5배 높다고 예방효과 5배 근거 아냐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중화항체는 백신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근거 중 하나일뿐이기 때문에 중화항체가 5배 높다고 해서 예방효과도 5배 높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중화항체가가 떨어지면 감염 예방 효과가 같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중화항체가의 기준을 정해놓은 독감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어느 정도 수준이면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는 중화항체 기준이 없어 감염 예방 효과를 중화항체가로 대입해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령 코로나19 백신 중화항체가 기준이 50이라면, 항체가가 80이든 100 이상이든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예방 효과는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예방의학과)도 “항체가 낮다고 해서 감염예방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효과가 있을 수도 있어서 중화항체가와 감염 예방 효과를 직접 연결하긴 어렵다”며 “실제 백신별 효과 차이를 증명하려면 더 긴 시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역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항체가가 좀 높으면 질병 예방에 유리할 수는 있지만 중화항체가는 어느 정도 수치 이상이어야 예방효과가 있는지, 최저 기준치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어 (기준을) 명확히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백신의 종류만으로 고령층의 돌파감염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모든 백신은 일정 기간 지나면 백신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체형성 만큼, 감염세포 증식 억제도 중요
최원석 교수는 중화항체가보다 중요한 건 ‘세포매개면역반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은 크게 체액성과 세포성 면역으로 나뉜다. 항체를 만드는 체액성 면역(중화항체가)도 중요하지만 감염된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성 면역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감염의 관점에선 체액성 면역이 중요한데 감염 이후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것을 예방하는 관점에서 바이러스 진행엔 세포매개면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AZ나 얀센 등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 항체가가 비교적 낮은 것 맞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이 커졌지만 중증도가 낮았던 건 이런 백신들이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도 “감염 예방 효과와 중증예방효과를 다르게 봐야 한다”며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해도 코로나19 백신의 중환자 예방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방대본은 지난 9월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메디슨)’에 게재된 논문(코로나19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을 인용해 화이자 백신을 접종 완료했을 때 델타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88%로 AZ(67%)와 견줘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다른 영국 논문(코로나19 백신의 델타 변이 중증화 예방 효과)에서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을 2차 접종했을 경우 입원·사망 예방효과는 각각 96%, 92%로 엇비슷하게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에서 발표한 논문(‘다양한 변이 우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캐나다’)에선 어떤 백신이든 1회 접종했을 때 입원·사망 예방효과 면에서 모더나가 96%로 가장 높았고, AZ 백신이 88%로 화이자(78%)보다 더 높았다.
AZ 돌파감염율↑…추가접종 뒤 돌파감염은 2명 모두 화이자
다만, 전문가들이 ‘간접적인 원인’이라고 짚은 중화항체가와 달리 실제 접종자들에게 나타난 ‘백신 종류별 돌파감염 비율’은 의미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6일 방대본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백신별 돌파감염(접종을 완료한 뒤 감염되는 비율) 비율은 얀센 백신이 0.35%로 가장 높았고, AZ 백신이 0.171%, 화이자 백신이 0.064%, 모더나 백신이 0.008%였다. 기본 2차례 접종을 마친 뒤 추가접종 후 돌파 감염으로 추정된 사례 2명은 모두 3차례 화이자 백신을 맞은 30대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입증한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봤다.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유행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화이자 접종군은 접종완료 후 5개월, AZ·교차접종군은 접종완료 후 3개월 이후 항체가가 모두 절반 이상 떨어졌다. 최 교수는 “B형 감염이나 생식기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 백신 접종을 3회 하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 백신 기초 접종도 3회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최근 백신을 보유한 많은 국가들이 부스터샷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에서 50대 이상 고령층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질병청은 <한겨레>에 “60대 이상 연령을 추가한 중화항체가 연구를 이번 달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 샷에 대한 예방 효과 등도 다음 달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내년엔 AZ 도입 안해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연내에 AZ 백신 접종을 종료하고 AZ·얀센 백신의 추가 구매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홍정익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18일 “AZ 백신을 통해서 많은 분이 접종을 받으셨고 충분한 예방접종의 효과도 우리가 얻었다”면서도 “백신의 특성상, 화이자든 모더나든 AZ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대응에 대한 문제, 시간에 따른 백신 감소 효과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추가접종을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지담 기자
중국이 지난 7월 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 활공체에서 별도 ‘미사일’이 발사되는 매우 특이한 형태의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이 사안에 대해 잘 하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7월27일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 발사 시험을 할 때 발사체가 음속보다 빠른 속도(마하)로 남중국해 해상을 활공하던 중 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어느 나라도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어서 미 국방부의 과학자들이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신문은 앞선 10월17일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따 “중국군이 최근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궤도를 비행하다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 시험 발사를 했다”며 “미사일은 목표지점에서 20마일(약 32㎞) 가량 벗어났지만, 기존에 파악하고 있던 것보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진전을 보여 미 정보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기사에 인용된 ‘한 소식통’은 당시 “중국이 어떻게 이 정도로 진전된 능력을 갖췄는지 알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그가 언급한 ‘진전된 능력’이란 비행 중인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에서 별도 미사일을 쏘는 역량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미 국방부의 연구기관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전문가들이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활공체에서 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따른 물리적 제약을 중국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다음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는 중국이 이 능력을 개발한 ‘목적’이다. 신문은 이 미사일이 공중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한 ‘공대공 미사일’인지, 자신을 노리는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한 대항체(countermeasure)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7월 실험에서 발사된 별도 미사일은 자체 타격 목표가 없었는지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백악관은 이 실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신문의 요청에 답변을 거부하며 “중국의 지난 실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반응하는데 그쳤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8일 이 실험에 대해 “우주선의 재활용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우주발사 시험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길윤형 기자
일본 ‘소형 위성’ 발사 추진…중·러 극초음속 미사일 감시 목적
2020년대 중반 3기 발사 목표
미국 ‘소형 위성 콘스털레이션’ 참여도 검토
일본 정부가 구상하는 소형위성 관측망 이미지. <요미우리신문> 갈무리
일본이 중국·러시아의 극초음속 활공 무기(HGV) 등을 감시하기 위해 소형 위성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일본 정부가 2020년대 중반께 소형 위성 3기를 발사해 관측망 구축을 위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재해 파악이나 해양 감시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을 감시·추적하는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할 생각이다.
소형 위성은 무게가 100~500㎏ 정도로, 지상에서 400㎞ 전후의 저고도 궤도를 돈다. 위성 여러 개를 연동시켜 정보 수집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30기 이상 발사하면 수 시간 안에 세계의 어느 곳이라도 관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성 3기의 발사 비용은 약 600억엔(6200억원)으로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안보 기금(약 5000억엔)에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가 소형 위성 발사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보 측면의 필요 때문이다. 중·러가 최근 공 들여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권에서 낮게 비행하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 방어체제로 포착이 쉽지 않아 위성 등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만 넓은 범위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많이 필요하고 거액의 비용이 든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계획한 ‘소형 위성 콘스털레이션’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조사·연구 비용으로 올해 2억엔의 예산까지 편성했다.
미국은 300~1000㎞ 고도에 1000기 이상의 소형 위성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저궤도에 감시 위성을 쏘아 올려 저고도로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탐지·추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정책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위성 일부의 생산이나 발사를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부담을 덜 수 있고, 일본은 북한·중국·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우크라이나 전략대화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에 관한 정보를 유럽 동맹들과 최근 공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얘기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심할 경우 예상되는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진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지난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전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군대가 국경에 다시 집결하는 내년 초 침공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평가도 공유했다.
미국이 공유한 정보는, 러시아가 약 10만명으로 이뤄진 10개의 전술대대가 러시아 국경의 크림반도와 벨라루스를 통해서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시나리오다. 이들 부대는 거친 지형과 혹한 조건에서의 작전을 위해 배치됐으며, 광대한 영토를 장악하고 작전이 장기화할 경우에도 대비돼 있다. 두 명의 소식통은 전술 부대의 절반은 이미 배치돼 있으며 침공시 항공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는 전술대대가 길을 튼 뒤 뒷단계에서 영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수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러시아는 예비군 소집령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허위정보가 급증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니아 내부 불안정을 퍼뜨리기 위해 요원들을 모집했다는 정보 또한 유럽 국가들과 공유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미국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확실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나는 러시아의 의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게 뭔지 모른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대를 집결시키면서 침공에 대한 전세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일부로 여기는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이후에도 분쟁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14만명이 숨졌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나 우크라니아 영공과 해안 방어를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또한 비슷한 시기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방문해 유럽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우크라이나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1일, 미국이 유럽연합(EU) 쪽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미국과 유럽 동맹들의 움직임에 러시아는 “인위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 국영 텔레비전에 “우리더러 우리 영토에서 특이한 군사 활동을 한다고 비난하는 이들은 바다 건너편에서 무장 군대를 보내오는 그들 자신이다. 즉 미국이다. 매우 논리적이지 못하며 예의 바르지 못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우크라 "러시아군 9만명, 내년 1∼2월 침공할 수도"…러, 반박
미국도 "러시아, 10만 규모 100개 대대로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
크렘린궁 "서방 정보전…돈바스 분쟁 무력 해결 시도 감추려"
러시아군의 상륙 훈련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내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타임스는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국장이 "러시아가 9만2천명이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했으며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의 예상 침공 경로가 담긴 지도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과 크림반도에서 포병·기갑부대의 공격을 전개하고 대규모 공수 부대의 작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우크라이나 남쪽에서는 흑해를 통해 수륙양용 부대가 진입하고 북쪽에서는 벨라루스 등을 통한 소규모 침공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격이 실제로 벌어지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때보다 더 심각한 유혈사태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가 지금처럼 군사적 긴장을 높여 우크라이나 내부 불안을 조성, 서방에 우호적인 우크라이나 정권을 교체하려 한다며 이런 방법으로 정권이 교체되지 않으면 군사적 침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상황을 점점 더 위험하고 어렵게 만들어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을 만들려 한다"며 "러시아의 뜻대로 안 된다면 군대를 동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러시아 부대 [AFP 연합뉴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소식통 2명을 인용,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가 담긴 정보를 지난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공유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나리오에는 러시아가 약 10만명으로 구성된 100개 전술 대대를 동원해 러시아와 크림반도,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부대는 거친 지형과 혹한의 조건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 장기간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소식통들은 이들 전술 대대의 약 절반은 침공을 위해 이미 배치됐고, 침공 시 항공 지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유한 정보에는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재집결하는 내년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미국의 평가도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또 러시아가 소련 시절 이후 유례없던 수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으며 예비군의 역할은 전술 대대가 침공한 지역으로 투입돼 해당 영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예비군 소집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러시아는 반박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의도적인 정보전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몇몇 미국 신문들과 통신사 등이 동원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의) 긴장 고조 행위는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협하는 국가로 부각하려는 시도"라면서 동시에 "이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자신들의 공세적 계획을 은폐하려는 위장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전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의 현대적 무기와 첨단 무기들을 제공하면서 전력증강을 돕고 있다"면서 "우리는 큰 우려를 갖고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오히려 군사력을 강화하고 분쟁 지역인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에도 자국 국영 TV를 통해 "해외에서 군대를 데려온 사람들(우크라이나 측)이 우리(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례적인 군사 활동을 한다'고 비난한다"며 "공포를 조장하고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러시아의 의도를 명확히 모르지만, (병력을 집결해 침공하려는) 러시아의 각본은 안다"고 주장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현대적 살상 무기를 제공하고 흑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면서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