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자 칼럼] 저 땅에 평화를

● 칼럼 2018. 5. 8. 19:30 Posted by SisaHan

4.27 판문점 선언에 부쳐

처음 이곳에 이민 와서 학교 다닐 때, 역사시간에 한국전쟁을 “Forgotten War”라고 말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가 한국전쟁이 싸운 명분이 없고 역사적으로 의미가 없어 잊혀진 전쟁인지, 아직도 전쟁상태인데 그걸 잊고 있어 그런지 그 뜻을 헤아릴 수가 없었다. 나는 포성이 멈춘 지 오래 돼서 전쟁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이해 가지 않았다. 여기 학자들의 눈에는 실질적으로 아직도 전쟁 상태이고 지금은 휴전 중이었다. 언제 또 다시 전쟁이 재발할지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꼭 남쪽이냐 북쪽이냐를 물었다. 그리고 “아직도 전쟁 중”이거나 “언제 다시 전쟁을” 하는 투로 물었다. 한국은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이다. 게다가 비교적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고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어 세계 평화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세계 4대강국(미.중.러.일)의 이익이 맞물려 있어 한국의 평화는 세계평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얼마나 통일을 원하느냐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주변 강국의 이익이 얼마나 개입되어 있느냐는 사실도 중요하다.

동족상잔의 전쟁 때문이지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생각도 듣다. 4대 강국의 축의 하나인 구 소련이 붕괴되고 또 다른 축의 하나인 중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고 일본과도 경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었는데도 북한과는 조금도 관계를 개선치 못했다. 우리가 서로 전쟁 중인 나라로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관계가 개선되는가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의 보수정권이 지속되면서 북한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우리의 최대의 적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반드시 와야 한다고 믿는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생각한다. 돌연 개성공단의 문을 닫게 한 이유 중의 하나가 그랬다. 실제가 아님이 누차 강조됐으나, 개성공단을 통해 번 돈으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했다는 것이 보수측의 주장이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풍요한 남한이 도움을 주려 하는 경우에 반대측이 늘 내놓은 주장이다. 굶주린 백성들 먹여 살리라고 보낸 돈을 핵무기 개발에 쓴다는….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돋보인 이유가 우리가 그에 대해서 너무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하면 전 보수정권에서 그를 너무 부정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어린 철부지 독재자, 친인척 마저 잔인하게 처형하고. 핵무기를 개발하여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전쟁광…그런 것들이 우리가 대강 알고 있던 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의 모습을 보니 너무 달랐다. 그도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도자였다. 남북의 두 지도자들이 판문점 회담 끝에 내놓은 선언문이 한국의 내일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회담 장면만을 보도 한 것이 아니라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온 국민에게, 나아가 전세계에 보여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하루 만에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 우리를 당혹하게 했다. 감동을 주고 기쁘게 했다.

물론 그들이 만나 대화를 하고 선언문을 하나 발표했다고 세상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당장 평화가 오고 통일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이 정확한 현실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방향을 제시했다. 전쟁보다 평화의 길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이번 선언문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나는 수많은 동영상과 사진, 말들 중에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넘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고 그리고 둘이서 손잡고 넘은, 우리의 가슴에도 그어져 있었을 그 선… 누가 그 선을 그었는가? 그 선이 과연 넘어서는 안될, 넘지 못할 선이었던가?

< 박성민 - 소설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동포문학상 시·소설 부문 수상 >


[한마당] 지도자를 잘 만나면

● 칼럼 2018. 5. 8. 19:27 Posted by SisaHan

공자는 “한 지도자의 생사가 국가의 흥망에 직결된다”고 했고, 순자는 “군주가 재능이 없으면 국가가 문란해진다.”고 설파했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데는 지도자 한 두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했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말도 전한다.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을 전쟁의 불길로 끌고 들어가 수많은 사람들을 참화로 내몰았다. 그는 유대인 학살로 세계사에서 지워지지 않는 악명의 독재자로 남았다.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라는 괴물같은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죄로 전쟁의 고통을 겪다가 나라가 분해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고대 로마가 다섯 현군(賢君)으로 인해 찬란한 제국의 위용을 자랑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동서고금 세계사에서 영특한 지도자로 인해 나라가 흥하고 백성이 태평성대를 구가하는가 하면, 어리석고 무모한 혼군(昏君)이나 폭군(暴君) 또는 암군(暗君)으로 인해 나라가 기울고 망하여 백성이 험난한 고통을 겪은 사례는 부지기수요, 어쩌면 인류사 그 자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한국의 역사라고 다르지 않다. 고려 태조 왕건은 어질고 총명한 군주의 성정이 소문나 백제와 신라를 평정하고 통일 왕국을 이뤘다. 반면에 신라의 유약한 경순왕은 1천년 역사의 영화를 재건하지 못하고 하루 아침에 나라를 고려에 바치고는 왕건의 신하가 되는 굴욕을 자초했다. 인자와 덕망을 겸비한 어진 임금 세종시대에 나라가 흥성하고 문화가 발전한 것과 달리, 유약하고 우매한 군주들이 나라가 기우는 것도 모른 채 당쟁과 주색에 한눈을 팔았던 조선말기는 어떤가. 잠시 반짝했던 영조와 정조 이후 헌종과 철종, 그리고 고종 등으로 이어지는 쇠락기 자도자들은 열강의 패권주의가 기세를 올리던 나라 밖 조류에는 무관심하고 무력해 거센 외세의 도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바로 최근에도 우리는 경험했다. 이명박-박근혜의 장사치 기질과 혼군적 리더쉽은 “나라를 망쳤다”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다. 두 사람은 국민을 편가르기 하여 생각이 다른 쪽을 적으로 여기고 배제하며 핍박을 일삼는 국정을 고집했다. 나라는 멍이 들고 민심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남북간에는 단절의 골이 넓고 깊게 패였다. 결국 한 사람은 탄핵으로 끌려 내려오고, 또 한 사람은 비리와 국민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둘 다 철창에 갇히는 신세로까지 전락했다. 그들의 자업자득 허욕과 그런 지도자를 선택한 국민들의 착시에도 원인이 있었다. 역시 지도자를 잘못 뽑은 탓을 자책해야 했다.
이어 등장한 문재인은 한국인들에게 “역시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정말 평범한 상식을 중요한 화두로 새삼 상기시켜 준다. 근래 요즘처럼 나라에 활력이 넘치는 때가 있었던가 싶다고들 한다.


한국인의 90% 안팎이 환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KBS, MBC)와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어떻게 보면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사람의 겸손하고 진실된 캐릭터에 힘입은 바 크다는 생각이 든다. 회담성공을 축하하며 “노벨상을 타라”고 덕담을 건넨데 대해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시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했다니, ‘다시 보기 힘들 착한 정치인’이라는 그의 그런 성품이 상대방에게 호감과 신뢰를 주는 것은 틀림없다. 아마 북한 사람들도 문재인이 취임한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의 그가 걸어온 삶에 대한 정보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터여서 “저 사람이 하는 일은 진실되고 믿을 만해” 라는 믿음과 끌림이 있지 않았을지 추론해 본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용맹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군주의 자질을 들었는데, 순하고 용해 보이는 그가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갈지 궁금해진다.
김정은은 이번에 폭군으로 여겨지던 독재자의 반열에서 일거에 젊고 담대한 친근형 지도자로 등장해 한반도의 물줄기를 바꿔 놓았다. 그는 앞으로 과연 민족사에 유의미하게 기록될 인물이 될까. 북녘의 동포들에게는 절망을 벗어날 희망을 안겨주게 될까. 마키아벨리는 “한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국가는 명이 짧다. 재능이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그 사람이 없어지면 모든 게 끝장나기 때문이다.”라고도 했다.


독재국 통치자의 역량과 성향은 더 더욱 나라와 국민의 안위에 직결된다. 이제 그와 또 다른 비슷한 특성의 지도자 트럼프와의 담판이 초미의 관심사다. 한 나라와 민족의 운명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와 동북아, 전 지구적인 여파를 불러올 그들 만남의 호쾌한 결말을 기대해 본다.
율곡 이이는 “군주의 뜻이 국가의 치란(治亂)과 직결되므로 군주가 뜻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재자요 ‘운전자’격인 문재인과 김정은과 트럼프, 현대판 군주들인 세 주인공의 지혜와 ‘바른 뜻’을 위해 기도한다.


< 김종천 편집인 >


[기고] 보수를 통째로 넘길 셈인가?

● 칼럼 2018. 5. 8. 19:26 Posted by SisaHan

연초에 한 일본 외신기자를 만났다. 그는 올해 지방선거의 의미를 일본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탄핵이나 대선, 개헌과 남북정상회담 이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지방’ 수준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다고도 덧붙였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일본 정치로 생각하면, 자민당이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단순한 지방선거는 아니지요?”


<한겨레>라는 지면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이것을 무슨 바람 정도로 고깝게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보가 역사를 발전시킨다면, 보수는 정치의 수준을 결정한다. 나는 진심으로 경쟁 없는 정치는 언제나 위험하며, 진보와 보수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정치의 발전과 국민의 삶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4·27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상호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냉전의 종식’을 의미한다. 세계적 시간대에서 냉전은 한 세대 전에 사라졌지만, 한반도에서는 그것이 지연되었다. 이 기이한 지체 현상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제적, 국내적으로 그것을 바라는 정치 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환경이 변화했다.
국제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패권적 대립보다는 상호 간의 경제적 이익을 유지하면서 자국의 문제를 선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세적으로 보면 미국은 시리아 전쟁이 보여주듯 복잡하게 얽힌 중동 문제의 해결과 러시아의 팽창에 버거워하고 있고, 중국은 심각한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강사회를 이룩함으로써 중국몽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두 나라 다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내적으로는 국민의 시선이 변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은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남남갈등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제는 상대를 옥죄기만 해서는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세계사적 시간대와 한반도의 시간대가 매우 근접하게 되었다. 세계사적으로 한 세대 전에 종식된 냉전이 이제 드디어 한반도에서도 종료되려는 순간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의 표준시를 하나로 맞추겠다고 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처럼 보인다.
단 하나의 정치 세력만이 이러한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 비핵화 로드맵이 없기 때문에 위장평화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신념의 표현이 아니라 정치적 발언이라 문제가 된다. 남북이 비핵화를 합의하고 선언했다면, 로드맵은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라는 것을 보통의 시민들도 안다. 게다가 북-미 회담 일정이 지방선거 이후가 아니라 5월 말이다. 그때는 트럼프마저 김정은이 써준 대로 받아 적었다고 할 것인가?


지방선거는 원래 집권 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크고, 남북 간 이슈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준 예가 드물다. 그런 점에서 홍준표 대표는 불필요한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다. 정상회담의 성과를 인정하되 확실한 북핵 폐기를 강조하는 것이 좋았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지. 우리는 못한 것을 비판하는 거예요.’ 이편이 시원시원한 성격의 홍 대표에게도 어울리고, 보수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나라를 통째로 넘긴 것은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한 일이고, 국민들의 뇌리에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자유한국당은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후보들이 선거 구호를 감추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보수를 통째로 넘길 셈인가?

< 김관후 - 서강대 글로컬 정치-사상연구소 연구원 >


"김정은, 솔직하고 실용적…국제사회 요구 명확히 이해"
"일본 납치피해자 문제 김정은에 얘기…일본과 지속 협력"
"한일문제, 진정한 반성·사죄 필요…양국 마음 통하는 친구 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북한과 일본의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며 "북일관계가 정상화하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일본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한·미·일 공조,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북일관계 정상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북일관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과거 문제 청산에 기반을 둔 북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김 위원장도 언제든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앞으로의 여정에서 일본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잘 알고 있다.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도 다시 한 번 직접 얘기했다"며 "일본 정부와 함께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과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완전한 비핵화와 핵없는 한반도 실현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긍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뛰어난 협상가이자 리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의 진전을 높이 평가하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지만, 반대로 과거 협의가 실패했다고 해서 오늘도 실패하리라는 비관론에 빠진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놓칠 수 없는 역사적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내내 김 위원장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했다. 김 위원장은 아주 솔직하고 실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해 판문점선언이라는 귀중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떠올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며 "저는 북미간신뢰를 강화하고 합의가 잘 이뤄지도록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 이 과정에서 일본을비롯한 국제사회 주요 관련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관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간 합의나 조약만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가 피해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저는 역사문제와 분리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투트랙' 접근은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정신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번에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함으로써 한일 간 셔틀외교도 완전히 복원하게 된다. 양국이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도록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이상화 선수의 아름다운 우정처럼 한일관계가 발전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취임 후 1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든든한 대통령이 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가야 할 길이 더 멀기 때문에 묵묵히 남은 길을 갈 것"이라며 "특히임기 초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싶었는데 취임 1년이 되는 지금 그 단초가 마련돼 다행이다. 하나하나 두드려 가며 어느 때보다 튼튼한 남북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를 하며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것이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는 바른 것'이라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라며 "국가가 정의롭고 공정할 때 국민은 국가를 믿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거듭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