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 훈장님도 한표 - 모국 4.13 총선 투표일인 13일 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양지서당 가족들이 투표 인증샷을 찍고 있다.


모국 20대 총선… 새누리 과반미달

13일 치러진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무너져 16대 국회(2000~2004년) 이후 16년만에 의회 권력이 ‘여소야대’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00석 안팎을 지켜내고, 국민의당은 30석 넘는 안정적 제3당으로 도약했다. ‘새누리당 심판’과 ‘제1야당 생존’, ‘제3당의 약진’이라는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고,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 구도에도 역동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16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재연되고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선전하고 영남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며 현재보다 의석수를 늘리고, 호남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무려 40석에 육박하는 의원을 배출하면서 명실상부한 제3당으로 부상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개표가 39.6% 진행된 이날 오후 10시 20분 현재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가 116곳, 더민주 후보가 96곳, 국민의당 후보가 25곳, 정의당 후보가 2곳, 무소속 후보가 12곳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9.8%를 기록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19석, 더민주가 12석, 국민의당이 13석, 정의당이 3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칠 경우 새누리당은 135석, 더민주는 108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은 5석, 무소속이 12석을 기록했다. 야 3당만 합치더라도 과반인 151석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사실상 참패를 기록하면서 여소야대 구도로 인한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은 돈’ 폭로 파문

● WORLD 2016. 4. 8. 19:53 Posted by SisaHan

아이슬랜드 시민들이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로 사임을 끌어냈다.


‘파나마 페이퍼스’ 각국 권력자 연루

전세계 유명 인사들의 돈 세탁 등을 도운 파나마 로펌의 내부자료 1150만건이 폭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의 명단이 공개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현씨 등 한국인 수백명의 이름도 포함돼 국내외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 파문이 커지면서 아이슬란드를 강타 시그문뒤르 귄뢰이그손 총리가 결국 사임하기로 해 첫 ‘희생자’가 됐다. 귄로이그손 총리는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사실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언급해 국민의 분노와 사퇴 압박을 받았다.

각국의 조세·수사당국이 속속 파나마 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 1150만건 속에 담긴 돈 세탁 등의 의혹에 대한 조사·수사 의지를 내비침에 따라 문건에 등장하는 전세계 저명 인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일 세계 각국과 조세회피처에 국외 사무소 40여곳을 운영하는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 1150만건을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1977~2015년 생산된 2.6 테라바이트(TB) 분량의 문서를 76개국 109개 언론사가 분석했다. 한국 언론 가운데서는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현재까지 각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12명,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 정치인과 관료 128명,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포함된 기업인 29명 등이 역외탈세와 돈 세탁, 검은 돈 은닉 등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한마당] 일본모델 엄습의 불안

● 칼럼 2016. 4. 8. 19:53 Posted by SisaHan

우리 한국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그래서 심정적으로 극히 싫어하는 일본의 그림자가 불행하게도 한국 땅에 엄습해오는 것 같다. 이번 20대 총선의 돌아가는 형세를 보면서 그런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야당의 분열로 ‘1여 다야’ 구도가 된 선거판세는, 야당 후보단일화가 거의 물 건너 간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아무리 야당들이 발버둥 친다 해도 거대여당의 출현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빙 승부가 많은 서울·경기지역이 전체 의석의 절반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여당의 어부지리 당선이 늘어나면, 야권은 참패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비관적으로 보는 선거분석가들의 예측 그대로 여당이 200석 안팎까지 석권할지도 모른다.
집권여당이 가령 200석 내외를 차지했다고 치자. 이른바 ‘선진화법’을 고쳐 국회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국정을 입맛대로 운영하게 됨은 물론이요, 야권에서 걱정하는 개헌까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바로 일본식 모델, 즉 보수여당의 장기집권 체제구축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상당히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전승국 미국의 점령과 간섭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고, 과거사는 깔아뭉갠 채 미국식 스타일의 민주주의가 구현됐다. 한국은 이후 6,25 동란으로 폐허가 된 뒤 독재와 군부 쿠데타로 민주주의가 비틀어졌다. 한일 간 국교수립과 베트남전쟁으로 발전의 터를 다지며 경제가 일어섰고, 폭발적인 민주화 운동의 기세로 민주회복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과거 친일세력과 군부 독재세력이 혼합된 지배계층은 보수정권을 다지며 여전히 권력의 중심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총선이 그들에게 압승을 안겨준다면, 장기집권의 열쇠를 쥐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미국의 비호 아래 일제 군국주의 관료들이 재등장한 일본은 한국전쟁으로 부흥의 기틀을 다졌다. 평화헌법으로 전쟁없는 나라, 국방비를 거의 쓰지않는 나라가 된 일본국민은 평화를 구가하기 시작했다. 천황제와 일본제국 시대의 보수정객들이 이끄는 정치체제에 미국식 민주주의가 접목된 내각제하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한 때의 학생·노동운동과 적군파 등의 준동마저 사그러들자 정치는 자민당 일당체제로 아예 굳어졌다.


자민당의 ‘일당독재’가 잠시 무너지던 90년대 중반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당시의 정치격동을 지켜본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만년여당 자민당의 거물들이 정경유착으로 줄줄이 뇌물수뢰와 부패 비리로 쇠고랑을 차고 정계를 떠나면서 일본국민은 야당에 눈을 돌렸다. 그래도 한 당으로는 정권을 잡지 못해 일곱 야당이 합세한 연립정권을 이뤄 ‘호소카와·무라야마’ 정권이 잇달아 들어섰다. 하지만 자민당의 오랜 악령은 연립 정권을 오래 두지 않았고, 결국 단명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짧은 비 자민당 시절, 단적인 예로 한국과의 과거사문제가 큰 진전을 이뤘다. 무라야마 정권 시절 이른바 ‘고노담화’로 군위안부 문제 사죄와 반성, 피해보상 시도 등은 잘 알려진 그대로다. 그리고 다시 자민당이 집권하고, 일제 전범의 손자 아베 총리가 들어서면서 과거사를 되돌리고, 교과서와 독도문제 등으로 한국과 갈등을 키운 것은 익히 보아 온 그대로다. 최근에는 안보법제를 고쳐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고, 공영 NHK를 비롯한 언론도 장악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머잖아 평화헌법도 뜯어 고칠 기세다.


한국의 최근 두 정권이 걸어오고 걸어가는 길을 보면, 경제대국이면서 극히 후진적인 일본의 모델이 자꾸만 오버랩 된다. 민주정치를 퇴색시키고, 시민의 행동을 제약하며, ‘고등계형사’들 같은 정탐과 강압, 재벌위주 정책에 언론장악 등 보수우익의 나쁜 습성이 날로 심화되어 왔다. 그런데, 이제 국회도 장악하여 장기집권을 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맹점이 권력을 방호해 주는 격 이랄까. 민주적 방식으로 포장된 권력독점인 소위 ‘민주독재’를 연명시키게 되는 것이다. 단 한가지, 과거사 문제 대처만 보아도 일본모델 정권으로는 전혀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지난 ‘12.28 위안부 문제 합의’로 드러난 바 있다. 지금 추세라면 가속적으로 일본편에 더 다가가지 않겠는가.
대국 미국을 보아도, 캐나다를 보아도, 정권은 여야 교체되는 것이 나라 발전과 국민 삶에 절대 중요하다. 장기집권은 반드시 썩게 되어 있음을 역사가 말해준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이 깨어나는 것이다. 국민이 깨어 잘못된 권력은 단호하게 심판하는 나라야 말로 선진 대국이 될 수 있다.


< 김종천 편집인 >



[1500자 칼럼] 희망도 슬프다

● 칼럼 2016. 4. 8. 19:50 Posted by SisaHan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왜 꽃은 이렇게 지랄스럽게 피어나지” 하면서 울먹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위로할 길이 없어 당신이 살면 얼마나 살 거라고, 몇 번이나 봄을 더 맞을 거라고, 그냥 오늘을 즐기라고, 나에게인지 친구에게인지 모를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만물이 새롭게 피어나는 봄을 견디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가까운 사람을 봄에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뒤 맞는 봄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끔찍하다. 생의 환희에 들떠 있었을 어린 생명을 잃은 사람에겐 봄은 더 잔인하다. 대학에 막 입학한 해 봄 캠퍼스는 눈 돌릴 곳도 없이 온갖 꽃을 그야말로 지랄스럽게 피워댔다. 꽃을 향해 저주를 퍼부었다. 그 봄 내가 사랑한 사람 하나가 저세상으로 갔다. 새파란 청춘이었다. 사고였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봤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대통령의 극찬 이후 공영방송이 자사 드라마를 기다렸다는 듯 홍보하고 있다. 잘생긴 육군 대위가 청와대와 연결된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국가, 뭐 아무렇게 대하면 어때. 이렇게 내뱉고는 납치된 애인을 혼자서 구하러 간다. 며칠 전 읽은 세월호의 기록이 오버랩되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은 방대한 재판 기록과 증언 등 모든 사실을 토대로 시간대별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구할 수 있었다.’ 마지막 세 장에서 반복되는 결론이었다. 모든 상황이 구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것이다.
“이런 염병 해경이 뭔 소용이여. 눈앞에 사람이 가라앉는디. 일단 막 갖다대서 살리고 보는 게 이상적이제. 지시 들었다가는 다 죽이는디.” 세월호에 이물을 무조건 들이대고 승객들을 잡아 내려 20여명을 구한 어선의 선장이 내뱉은 말이다.


육군 대위의 말과 선장의 말은 동의어였다.
대통령의 발언이 3월21일이었고, 나는 그 뒤에 보았다. 애국심 고취와 국가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드라마라고 했어야 마땅했다. 의사와 군인을 극한상황에 놓고, 작가 말대로 판타지 러브스토리를 펼치고 있는데, 애국심과 연결시킨 것은 모든 사안을 애국심으로 연결시키고 싶은 대통령의 애국심 판타지의 발로이다.
남산예술센터에서 본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박근형 작·연출)도 국가란 무엇인가, 군인의 의무와 국민의 의무는 무엇인가를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2015년의 대한민국 탈영병, 1945년의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미카제를 지원한 조선인, 2004년 이라크에서 미군에 식품을 납품하던 업체의 한국 직원, 2010년 백령도 인근의 초계함 선원들…. 시공간은 다르지만 죽는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국가를 믿고 따르는 모든 국민의 전쟁터와 같은 삶으로 이입된다. 군인이 아니라 ‘모든 국민은 불쌍하다’고 말한다.


이 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연해주에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활약한 화가 변월룡의 전시회를 보면서도 디아스포라의 74년 생애와 작품에 마음이 저렸다. 원정출산으로 태어나 어떤 때는 미국인으로 어떤 때는 한국인으로 행세하지 않는 이상,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듯 국가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다. 국민은 국가를 버리지 않았는데 국가가 국민을 버린다면… 국민은 디아스포라, 난민의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다.
<태양의 후예>가 판타지 러브스토리여서 그렇지 현실이라면 애인을 구하러 간 대위는 실패하고, 용케 살아남는다 해도 국가가 명령불복종으로 당연히 버릴 것이고,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손에 죽는 무기상인의 운명과 같은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


김정헌 선생의 전시회에서 본 작품의 제목이 마음에 남는다. <희망도 슬프다>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 아래 시커먼 바다와 거기에 떠 있는 노란색 창문 하나…. 희망이 있는 듯 있는 듯 실은 없는데 그것에 기대는 것이 슬프다.
희망도 슬프지만 망각이 슬프다. 잊으라 잊으라 하지만 잊을 수 없는 슬픔들을 간직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 봄날을 보낸다.
< 김선주 -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