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참 나쁜, 더 나쁜, 가장 나쁜

● 칼럼 2013. 10. 19. 16:43 Posted by SisaHan
박근혜 대통령의 간결한 화법은 말 많은 세상에서 말의 적음이 오히려 더 강력할 수도 있다는 역설을 과시했다. 그의 다듬어진 문어체는 절제된 인격의 표현인 듯 고고한 인상을 주었고 때로는 비수처럼 예리한 정치적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말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쏘아붙인 단도직입적 논평은 그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 희미해진 뒤에도 사람들 입에 남아 여전히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복지공약 축소를 두고 그 말을 저작권자에게 반환한 바 있다. 하지만 누적사용의 효과 체감 탓인지, 김 대표의 공격은 박근혜를 ‘나쁜 대통령’의 이미지로 묶는 데 성공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그때 박근혜 수사학이 일정하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통찰력과 언어능력 때문이 아니다. 노무현이라는 특정 카운터파트너의 존재가 이 경우 필수였다. 노무현처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예가 드물다는 것을 전제로 해 나는 그를 철두철미 서민적인 감정과 민주적인 심성의 소유자로 기억한다. 그는 가슴에 담긴 생각과 밖으로 나타낸 발언 사이에 간극이 없다고 믿어지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었다. 도시적 세련과 거리가 먼 직설적인 언변과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은 그를 청문회 스타로 만들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그는 기득권 세계에서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정치가로 입신하고 나서도 한국 사회의 지배계급으로부터 ‘이너서클’의 일원으로 대접받은 적이 없었고, 당선 후에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는 보수층 일각의 배타적 정서 때문에 고통 받았다. 내 생각엔 이것이 박근혜 수사학의 성공의 기반이고, 심지어 세상을 떠난 지 4년여가 지난 오늘도 정치적 모략의 희생이 되는 원인이다.
 
그 노무현이 퇴임 뒤 봉하마을로 내려가 밀짚모자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논두렁길을 달리는 장면은 한국 사회의 기준에서는 하나의 감동이고 신화이다. 갑자기 그 장면이 떠오른 것은 다른 한 사람의 퇴임 대통령 사진이 개천절 아침 신문을 장식했기 때문인데, 다름 아닌 이명박이다. 다들 보았겠지만, 이명박은 선글라스에 헬멧을 갖추어 쓰고 쌩쌩 달리는 사진을 자기 페이스북에 싣고 “북한강 자전거길에 나왔습니다. 탁 트인 한강을 끼고 달리니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운운하는 글도 올렸다. 기가 막힌다고 할까,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뜨거운 기운이 명치끝에서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게 느껴지고, 눈앞에 황사가 일어 천지가 뿌옇게 사라지는 것도 같았다.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이 사람은 신문도 읽지 않고 텔레비전 뉴스도 보지 않는구나. 남녘지방 강과 바다가 여름내 녹조로 덮여 지역민들이 애를 태웠고 양식어장이 폐허가 되다시피 망가져 어민들이 죽을상이었는데, 몇 달 전까지 국정의 최고책임자였던 사람이 그 어려움을 조롱하는 듯한 글과 사진을 올리고 “여러분도 한번 나와 보세요” 라고 말해도 되는구나. 그러니 설사 노무현을 ‘나쁜 대통령’이라 해도 나로서는 이명박을 ‘더 나쁜’ 대통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명박으로부터 석연찮은 선거과정을 통해 정권을 이어받은 것이 박근혜이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정치공작을 규탄하는 시국성명과 촛불집회를 넉 달 가까이 이어가고 있는데, 마지못해 입을 연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바 없고 정치공작은 모르는 일이라고 야멸치게 잘랐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이 민심의 추이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물론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나 같은 사람은 댓글의 저열함이 도리어 역효과를 냈을지 모른다는 순진한 억측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국정원 정치개입이 누구에게 이로웠느냐가 아니라 개입 사실 자체의 불법성이다. 채동욱 검찰이 밝힌 것이 바로 그것 아닌가. 게다가 대선 승리를 위해 온갖 달콤한 공약으로 사탕발림을 하다가 이제 대부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있다. 진영 복지부 장관의 사퇴가 박근혜 공약의 행방에 대해 말하는 바가 그것 아닌가. 제발 ‘가장 나쁜’ 대통령의 길로 향하지 않기 바란다.
< 염무웅 - 문학평론가 >


미국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일본의 군사 역할 강화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미-일 양국의 외교·국방장관이 3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가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성명의 핵심은 미국이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역사 반성 없는 군사대국화’를 적극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미국은 중국의 강력한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동북아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의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한-일 두 나라에 한-미-일 공동 해군훈련 실시, 한-일 군사정보협정 및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촉구 등의 물밑 작업을 줄기차게 펼쳐왔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의도는 아베 정권의 침략 사실 부정, 일본군 군대위안부에 대한 해결 의지 부재,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 등 일본의 ‘퇴행적 역사인식’에 갇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역사 반성 없는 일본의 폭주에 우리나라 여론이 강력한 견제를 해왔고, 미국도 이를 의식해 일본에 한-일 간 역사 화해를 촉구해온 게 그간의 현실이었다.
 
미국이 일본의 역사인식에 전혀 변화가 없는데도 이번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일본의 입장을 전폭 지지하고 나선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충격적이다. 미국의 일본 편들기가 중국의 위협적 대두와 군사예산의 축소라는 급박한 현실적 요인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전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역사 문제 등에 대해) 아무런 성의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상처에 계속 소금을 뿌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는데도 미국이 이런 성명을 낸 것은 우리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의 구상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의 빠진 부분을 효과적으로 메우려는 게 미국 동북아 안보전략의 핵심이라면, 우리나라의 흔쾌한 지지 없이 한-미-일 동맹이 과연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미국이 한-일 간의 역사갈등보다 미-일 군사 안보를 중시하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힌 이 중대한 시점에, 우리 정부의 태도는 어정쩡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미국과 일본에 역사인식의 수정 없이는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절대 찬성할 수 없고, 한-미-일 안보협력에도 제약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또 대북정책의 협조와 경제관계의 현실,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해서도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에 전적으로 동참하기 어렵다는 점도 설명해야 한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이후 검찰 행보가 수상쩍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핵심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않은 상태에서 ‘삭제’ 운운하며 중립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늘어놓더니 7일에는 특별수사팀이 이른바 ‘박원순 문건’ 사건을 제대로 조사도 않고 “국정원 문건이 아니다”라며 각하해버렸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 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과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공세 차단’ 문건을 작성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전·현직 직원 9명을 고발했으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국정원에서 생산된 다른 문건들과 비교·감정했는데 동일한 문건이 아니다”라며 문건 내용에 대해선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정원의 모든 문건이 외부 반출이 불가능해 문제의 문건들도 원본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새로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의 분석을 고려하면 검찰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 문건에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국정원 내의 작성부서와 보고라인 등이 고유 표기법으로 적혀 있고, 담당자 이름과 직책·연락처까지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거나 정권을 의식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대화록 수사에서도 핵심 쟁점인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여부와는 동떨어진 내용을 갖고 “의미 있는 차이” 운운하며 여당의 정치공세에 보조를 맞추는 듯한 행태를 보인 것은 정치검찰이나 하던 짓이다.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현 청와대 안보실장)의 국회 운영위 발언이나 최근의 국방부 자료만 봐도 ‘북방한계선 포기’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 정치공세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정치검찰’이란 손가락질을 받은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총장 한 사람 바뀌었다고 이렇게 달라지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다음 총장 인선 문제다. 검찰 주변에는 벌써 ‘공안통’이 된다느니, 이명박 정권 때 ‘정치검사’로 지탄받던 TK인사가 유력하다느니, 흉흉한 소문이 돈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최근 구성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검찰의 정치 중립을 지켜내기에는 유약해 보이는 것은 큰 문제다. 지난 2월 추천위 때는 여성계와 학계 출신 등 외부 인사들이 정권에서 낙점한 함량미달 인사를 탈락시키는 데 상당한 구실을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과거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내천됐다 탈락한 인사 등 친정부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해 과연 제구실을 할지조차 의심스러운 형편이다. 검찰청사 위로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아 걱정이다.


캐나다 사이버범죄 피해 700만명

● CANADA 2013. 10. 19. 16:38 Posted by SisaHan
지난 1년 30억 달러 피해‥ 모바일 범죄 확산

지난 1년 사이 캐나다의 사이버 범죄 피해자가 약 7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입은 피해 규모가 총 30억 달러(3조4천여억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전문 업체인 시맨텍 캐나다의 최근 사이버범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캐나다의 사이버범죄가 전년도 보다 2배 급증하면서 피해자와 피해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피해자 1인당 피해액수도 증가해 평균 372달러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범죄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나 범죄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보안 전문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범죄의 특징을 ‘하이브리드 공격’이라고 지칭하면서 “대부분의 온라인 이용자들이 구글, 페이스북, 아이튠 등 복수의 계정을 동시에 열어 놓고 있는 점이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온라인 이용자들은 한 군데 사이트 공격으로 모든 사이트의 계정이 노출될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모바일 기기의 보안 앱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