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생자' 예수와 짝을 이루는 여성 메시아 주장
"나는 초종교적 지도자"…영장심사에선 안 통해
윤석열 정권과 '정교일치 국정농단' 벌인 교주

특검팀 소환 3차례나 불응해 '증거인멸' 자충수
통일교 "법원 판단 겸허히 수용…국민께 사과"
'2인자'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은 구속 면해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9.22 [공동취재] 연합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통일교 각종 현안을 청탁하며 '정교일치 국정농단'을 벌인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3일 구속됐다. 올해 83세인 한 총재가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구속된 건 2012년 9월 단독으로 통일교 총재직에 오른 이래 처음이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1시 30분부터 한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약 5시간 동안 진행한 뒤 오후 6시 30분쯤 마치고 장고를 이어가다 이날 새벽 3시 20분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총재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에 3차례나 연속 불응하다가 공범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되고 나서야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행태가 '증거인멸 우려'의 자충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건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4가지 혐의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사업 지원을 요청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에게 6000만 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김건희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영호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는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는 통일교 측이 한 총재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려 윤석열 부부에게 접근해 현안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가 종료된 가운데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 일대가 적막하다. 2025.9.18. 연합
 

한 총재는 자신이 6000년 만에 태어난 하나님의 유일한 직계혈통 딸이자 '독생자' 예수와 짝을 이루는 전 세계 하나뿐인 여성 메시아로서 '독생녀'라고 자칭해왔다. '인류의 참부모인 홀리마더'라고도 한다. 그래서 지난 17일 특검팀에 첫 출석했을 때도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나는 독생녀" "참어머님"이라며 조사 시간 대부분을 수사팀에게 통일교 교리를 설파하는 데 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나는 초종교적 지도자이고 세상에 평화를 전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며 "소련의 크렘린궁에서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하늘의 섭리를 강연하고, 북한의 김일성과도 만났다. 캄보디아의 훈 센 전 총리도 만나 교리를 설파했고, 세네갈 대통령이 내 가르침을 받아들여 '아들'이 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를 잘 모른다"고 강조했지만 판사에겐 통하지 않았다.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은 구속을 면했다. 정재욱 부장판사는 ▲한 총재와의 공범인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 등에 다툴 여지가 있으며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특검팀이 청구한 정 전 비서실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정 전 실장은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 부원장으로 교단 2인자이자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 총재의 영장 범죄사실에 적시된 대부분 혐의의 공범으로 언급돼 있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진행될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고 이를 계기로 우리 교단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 김호경 기자 >

커크 암살 신호탄으로 본격화하는 미국식 파시즘

● WORLD 2025. 9. 23. 12:0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증오의 정치학 - 비극을 이용하는 극우의 선동
언론 장악 시도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까지

좌파 척결 선포와 '안티파' 테러단체 지정 시도
국경을 넘는 극우 연대와 국제적 반동의 흐름

저항 구심점이 되기 힘든 미국 민주당의 문제
놀라운 유사성 보이는 윤석열과 트럼프 행보

 

월트 디즈니가 소유한 ABC 방송이 트럼프 정부의 위협으로 인해 '지미 키멜 라이브' 방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인 2025년 9월 18일 시민들이 뉴욕 월트 디즈니 본사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
 

최근 벌어진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힌 타일러 로빈슨의 정치적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방 수사 당국은 로빈슨과 좌파 단체와의 연계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불분명하고 어지러운 정보들 속에서 '정치적 반대자라기보다는 개인적 불만에 따른 독자적 행동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진실은 아직 저 너머에 있지만, 이미 거대한 정치적 폭풍이 미국을 휩쓸기 시작했다. 트럼프와 미국 극우 세력은 진실이 규명되기도 전에 '급진 좌파의 테러'라는 낙인을 찍었다. 그들에게 증거는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서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진 좌파의 증오에 찬 수사가 결국 이런 끔찍한 테러를 낳았다"고 선언하며, 이 비극을 정치적 무기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극우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들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좌파'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극우 선동가 스티브 배넌은 "이 악마들을 감옥에 가두거나 국외로 몰아내는 것이지 중간 지점은 없다"고 선언했다. 억만장자 극우 인사인 일론 머스크는 "선택은 싸우거나 죽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커크의 죽음은 슬퍼할 비극이 아니라,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공고히 할 절호의 기회가 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 상황을 "우리 시대의 제국의회 방화 사건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한다. 1933년 독일 제국의회 방화 사건이 히틀러와 나치에게 정적을 탄압하고 독재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던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찰리 커크의 죽음을 이용해 '좌파 척결'을 선포한 트럼프 - 관련 방송 갈무리 

 

지금의 반응과 대응은 수년간 미국의 극우 진영이 공들여 구축해 온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그들은 사회적 갈등이나 비극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적을 악마화하는 데 활용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의 선동에 올라타서, 지금 상황을 '미국을 파괴하는 좌파 세력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전면적 탄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잔혹한 행위에 이바지한 모든 이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조직까지 하나하나 찾아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하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트럼프 재집권 전에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주도해 준비한 '프로젝트 2025'의 본격적 실행을 위한 완벽한 명분이 되었다.

 

'프로젝트 2025'는 단순히 공화당 행정부의 정책 제안서가 아니었다. 대통령에게 연방 정부의 모든 권력을 집중시키고, 독립적인 사법부와 행정기관을 무력화하며,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고 말살하려는 치밀하게 설계된 권위주의적 전체주의 체제를 위한 청사진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칼날은 언론을 향하고 있다.

 

ABC 방송의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이 커크의 죽음에 대한 트럼프의 잘못된 대응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당 방송이 무기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는 "나에게 나쁜 보도만 하는 방송사들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고, 이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다. '프로젝트 2025'에는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장악하여 비판적인 언론사에 대한 보복과 장악을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공화당은 의회에서 '찰리 커크 추모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그의 기일을 '미국 애국자의 날'이라는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는 커크를 국가적 순교자로 신격화하고, 그에 대한 모든 비판을 '반애국적 행위'로 규정하려는 시도다. 백악관에서는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까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행정부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여 의회의 견제 없이 군대를 동원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조치다. 이것은 행정부를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이들로만 채워서 법무부, FBI 등 권력 기관들을 완전히 사유화하려는 계획과도 연결돼 있다. 또한, 국내 법 집행에 군대 동원을 가능하게 하는 '반란법'의 적극적인 활용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비판 이후 방송이 무기한 중단된 지미 키멀 쇼

 

이미 트럼프는 재집권 이후부터 이민자 단속, 시위 진압 등의 명분으로 경찰력뿐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해왔다. 지난 8월부터 LA와 워싱턴 DC에 1만 명 이상의 주방위군을 투입해 '이민자와 범죄 단속' 명분으로 사용했다. 멤피스와 시카고에서도 "거리의 군사화"가 진행 중이다. 연방 판사는 이것이 "국내 법 집행에 군 사용 금지 원칙 위반"이라고 판결했으나, 트럼프는 아랑곳이 없다.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좌파 척결'이라는 명분 아래, 이러한 군사력의 국내 투입이 더욱 노골화되고 정당화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안티파(Antifa)'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찰리 커트 암살과 '안티파'가 연결돼 있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에게는 그것도 역시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사실 '안티파'는 명확한 조직이나 지도부 없이, 파시즘에 반대하는 다양한 개인과 그룹을 아우르는 추상적 개념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한 추상성과 모호함을 이용해서 반대파 전체를 폭력 집단으로 매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모든 활동을 '테러'로 규정하여 탄압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더구나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의 파장은 미국 국경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극우 세력에게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적 투쟁을 위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며, 국제적 결집과 연대의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

 

헝가리의 극우 독재자 빅토르 오르반, 영국의 극우 인종주의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프랑스의 신나치 마린 르펜 등 유럽의 극우 지도자들은 찰리 커크를 애도하면서 '서구 문명을 위협하는 좌파의 폭력성'을 규탄했다. 이는 각국에서 이민자, 소수자, 급진좌파 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다.

 

실제로 영국 런던에서는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 명 이상의 극우 시위대가 결집해서 행진하며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국제적 극우의 결집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어게인', '스탑 더 스틸'을 외치며 재기를 노리던 한국 극우 세력은 트럼프의 방식을 모방하여 찰리 커크를 추모하면서 반격과 결집의 기회로 삼고 있다.

 

결국 커크 암살 사건은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갈수록 극우적 반동의 길로 치닫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막아 세울 힘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특히, 미국 민주당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저항의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34%에 불과했다.

 

무당층의 지지율은 27%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이 미국 시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폭주에 대해 원론적 비판을 내놓고 있지만, 대중의 분노를 조직하고 실질적 저항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 그들의 대응은 종종 법적 절차와 의회 내 협상을 강조하는 데 그친다.  

 

다가오는 뉴욕 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주적 사회주의' 조란 맘다니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것은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려는 트럼프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하고, 민주당이 기득권 엘리트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하며,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 특히 젊은 층과의 괴리를 심화시키고 있다. 사실 이민자 추방은 민주당 정부에서도 진행됐던 일이고, NAFTA 같은 자유무역협정은 미국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앞장서 도운 것은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작됐던 일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트럼프 비판은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과 월가의 엘리트들이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을 통해서 망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포퓰리즘적 선동으로 그 빈틈을 파고든다.

 

이러한 공백 속에서, 반트럼프 저항 운동의 실질적 동력은 민주당 안팎의 왼쪽에서 더 잘 찾아볼 수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OC) 하원의원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트럼프와 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급진적인 사회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 소셜 미디어, 대중 집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끊임없이 폭로하고 비판하며 노동자, 청년, 이민자, 소수자 등 기존 정치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을 조직하며 저항의 에너지를 결집시키고 있다. 지미 키멀의 방송 중단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낸 것도 이들이었다.

 

이들은 민주당 주류가 제시하지 못하는 명확하고 날카로운 반대 논리와 대안을 제시하며, 트럼프 시대의 암울한 현실에 절망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민주당의 무기력함은 역설적으로 민주당 안팎의 저항 세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미국 정치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미국인이 42%에 달했으며,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 비율이 74%까지 치솟았다. 이는 냉전 시대의 유물인 '사회주의=악'이라는 낡은 등식을 넘어, 불평등과 기업의 탐욕에 지친 많은 미국인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도 있는데, 그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바로 다가오는 11월 뉴욕 시장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뉴욕주 하원의원 조란 맘다니다. 우간다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33세의 맘다니는 '집세는 너무 비싸고, 봉급은 너무 적다'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로 뉴욕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미 곳곳에 군대를 투입해 온 트럼프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관련 방송 갈무리 

 

그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뉴욕의 거리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치솟는 임대료와 부족한 보육 시설 문제를 지적하고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캠페인은 트럼프의 증오와 분열의 정치에 맞서, 연대와 희망의 정치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와 극우 세력의 집중적 공격도 받고 있다.

 

현재 2위 후보를 20%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조란 맘다니가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이는 반트럼프 저항 운동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반동적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민주당 주류의 어설픈 중도 노선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급진적 변화의 약속이라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 보이는 모습들 - 정적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 언론 장악 시도, 법치주의의 무력화, 군과 경찰을 동원한 공포 분위기 조성 - 은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걸어갔던 길과 너무나 유사하다. 이 두 사람은 민주적 절차에 대한 경멸, 비판 세력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는 통치 방식을 공유한다.

 

윤석열은 집권 이후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압수수색과 고발을 남발했고, 방송통신위원회를 동원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시도했고, 노동조합을 '건폭'으로 규정하고, 시민단체를 '이권 카르텔'로 몰아세우며 사회 곳곳의 반대 목소리를 짓밟았다. 윤석열 12.3 쿠데타 이전에 4년 전 미국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가 있었다.

 

윤석열이 '종북 반국가 세력'을 들먹였듯이 트럼프는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려 한다. 이처럼 두 사람의 통치 방향은 국경을 넘어 놀랍도록 닮았다. 이것은 만약 트럼프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한국 사회가 마주할 미래를 암시하는 불길한 전조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성공은 '윤어게인'을 외치는 한국의 극우 세력에게 엄청난 용기를 줄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지금 한국에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감수하거나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놓으라'는 날강도 같은 깡패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앞에서 한국은 언제든지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결국, 트럼프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단순한 한 나라의 정치적 혼란이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가 걸린 시험대이다.

 

한국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와 윤석열의 쿠데타에 맞서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빛의 혁명'의 경험은 미국 시민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우리는 국경을 넘어서 서로의 경험을 배우고, 서로의 투쟁을 지지할 수 있다. 우리의 싸움은 연결되어 있다. 민주주의와 연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전지구적 투쟁에서 우리는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                                                              < 전지윤 기자 >

 

그들만의 '텃밭 집회'…국힘당이 보지 못하는 것들

● COREA 2025. 9. 23. 12:0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당 재건 사례 버리고 폭망 지름길로 가는 국힘
'윤 어게인' 세력과 섞인 국민의힘 지도부 패착
지지율 60%대 정권 상대로 집회…설득력 없어
혐중시위 아스팔트 극우와 손잡으며 자해 행위
여의도 호사가들 "국힘 수도권 지방선거 포기"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 참가한 국민의힘 당원들이 정부·여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9.21. 연합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21일 대구 동대구역 앞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집회 참가자가 7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지만, 지난 2월 극우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 등이 참가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5만 2000여 명(경찰 추산)보다는 적은 수준이었다는 게 현장 기자들의 전언이다.

 

국민의힘 '텃밭'에서 열린 이번 집회는 언론에서 명명한 '장외투쟁'이라는 표현보다는, 국민의힘 '앞마당'에서 열린 '그들만의 축제'에 가까워 보였다. 오랜만에 원내를 벗어난 국민의힘 지도부는 자신들의 '텃밭'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해 여과없는 표현을 동원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 여러분은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12개 혐의, 5개 재판. 유죄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 무효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동대구역 앞에 "대통령 이재명, 대법원장 이재명, 국회의장 이재명. 혼자 다 해 먹어라!"라는 원색적인 표현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사실관계도 맞지 않은 비난을 위한 비난이었다.

 

이에 동조해 일부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면서 '대선 불복'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을 끌어내리자"고도 했다. 아울러 집회에는 윤석열의 사진과 함께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STOP THE STEAL'(스톱 더 스틸, 도둑질을 멈추라)이 적힌 깃발도 나부꼈다. 국민의힘은 각 시·도당과 당협에 협조 공문을 보내 '스톱 더 스틸'처럼 집회 성격과 어긋나는 피켓·깃발 사용 자제를 안내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적극 제지하지 않았다. 윤석열 지지자, 부정선거론자 등 아스팔트 극우들과 아무런 통제없이 뒤섞였다. 사실상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는 반헌법세력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같은 입장에 서게 된 셈이다.

 

21일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 대구 동대구역 광장 집회. 2025.9.22. MBC 보도 화면 갈무리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22일 오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동혁 대표랑 지도부가 그 뒤에 있는 당원들 내지는 군중들과 찍힌 사진을 잘 보면 '부정선거 척결' '성조기'가 막 나오고, 소위 말하는 '윤 어게인'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그게 한 장면에 잡힌다"며 "이게 지도부의 입장처럼 보인다. 뉴스를 보는 분들이 지도부 뒤에 윤 어게인, 부정선거 이런 얘기가 있으면 그게 좋아 보이겠느냐"고 했다.

 

100일 남짓된 정권을 상대로 한 집회는 명분이나 설득력도 매우 떨어진다. 지난 19일 한국갤럽을 기준으로도,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대구·경북에서도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50%에 육박하며 부정평가보다 높다. '스윙 보터'로 불리는 중도층 지지율도 60%대다. 연령별로도 전 연령층에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지표조사(NBS)가 실시한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국정 운영도 '예상보다 잘한다'는 응답이 63%로 압도적이었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란히 하고 있는 이른바 아스팔트 극우에 대한 여론은 최근 악화일로다. 서울·수도권 등지에서 부정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혐중시위'(☞혐중시위 강력제재 55.8% vs 표현의 자유로 허용 39%, 15일자 여론조사꽃)도 아스팔트 극우과 직결되는 이슈다. 이들을 끌어안은 듯한 자세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스스로 중도층 외연확장을 막고 자해 행위를 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 의원도 <채널에이>에 출연해 "당이 국민 여론에 얼마나 가까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과정 없이 너무 일찍 장외투쟁에 나선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단체가 19일 오후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혐중 집회를 벌이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명동거리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일부 혐중 집회에 대해 "필요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2025.9.19. 연합
 

이는 이들과 정치적 적대관계인 이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초부터 '통합' 메시지를 연속해서 발신하고, 심지어 내란 정권 인사들까지 끌어안으며 꾸준히 '동진'(東進)하는 모습과도 크게 대비된다. 민주·진보 진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에서 벌써부터 후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데 반해, 국민의힘은 스스로 자신들의 활동 공간을 TK(대구·경북)로 한정지으며 과거 윤석열조차 추진했던 '서진' 전략을 스스로 포기한 모습이다. 여의도 호사가들 사이에선 국민의힘이 수도권 최대 인구가 몰려 있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한 근본 원인에는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을 통해 윤석열 내란 세력과 연을 끊지 못하고 심지어 윤석열을 지지하는 아스팔트 세력에 극단적인 종교 세력까지 끌어안는 '생존 전략'을 취한 데 있다. 보수의 가치나 철학이 부재한 생존 전략은 이미 실패했음이 대선 패배로 드러났다. 게다가 내란 동조 혐의에 더해 최근 통일교와의 정교유착 의혹까지 불거진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 사유를 스스로 쌓아올리고 있다. 특히 정교유착은 지난 20대 대선과도 결부돼 있어 수사 및 재판에 따라 윤석열의 당선무효가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막대한 선거비용을 물어야 한다. 당의 존폐위기를 맞을 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이미 극우 쪽으로 기울어버린 이들은 기존 '생존 전략'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외부 세력과 단절 불가 상태로 보인다. 이러한 생존 전략으로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장동혁 현 당대표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장 대표는 12·3내란 이후 윤석열 탄핵에 찬성한 친한계를 버리고 친윤(친윤석열)계로 모습을 바꾼 뒤, 급기야 지난 전당대회에서 전한길과 같은 극우 유튜버까지 끌어안으면서 당 대표가 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해 논란 당사자인 전한길 씨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시작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는 개인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2025.8.11. 연합
 

장 대표는 전당대회 뒤, 아스팔트 세력과 조금씩 거리를 두고 이 대통령과도 손을 맞잡으며 보수의 정상화로 가려는 듯 했으나, 이번 대구 집회를 통해 그가 결국 기존의 생존 전략에서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음을 스스로 보여줬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장 대표의 '집회'를 두고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황교안 지도부의 '장외투쟁'이 회자된다. 전광훈 목사 등 토착 극우들과 손잡았던 황 대표는 당시 삭발까지 감행하며 장외에서 극렬 투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을 시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 앞에서 역할을 찾지 못한 이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21대 총선 103석(미래통합당)이었다. 민주당이 180석이라는 거대 정당으로 탄생하는 기염을 토한 데 비해 매우 초라한 성적표였다. 이 때문에 한동안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장외투쟁'이라는 말이 금기어처럼 여겨졌다.

 

그 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에서 현재의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고, 4·7재보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시킴으로써 사실상 1년 만에 재건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이러한 재건 성공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추진된 과감한 '서진 전략'과 함께 당헌·당규 정비 작업 등이 밑바탕에 깔렸다. 당시 김 비대위원장이 추진하려고 했던 당헌·당규 정비는 내용 자체로만 봤을 땐 진보 진영에 있었던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부분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17. 연합
 

그러나 그간 쌓은 당의 자산은 윤석열 친일·극우·내란 정권을 거치며 사라진 지 오래로 보인다. 당 입장에서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도 같았던 '장외투쟁'이라는 단어를 6년 만에 스스로 소환한 것은 국민의힘의 현 위치와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구 집회로 '보수'라는 상징성을 스스로 버리고 더 깊이 '극우'의 상징성으로 발을 디디게 됐다. 미국 우익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뒤 이어지는 전세계 극우 결집 현상을 고려하면, 이들이 스스로 기존의 생존 전략을 버리고 당 재건을 위한 철학이나 가치 등을 세울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른바 '장외투쟁' 일환으로 '텃밭'인 경북 경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오는 주말에도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성진 기자 >

'오만불손' 검사 민낯 보여준 검찰개혁 청문회

● Hot 뉴스 2025. 9. 23. 11:5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제가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고압 태도 논란
질의 중에 마이크 올리고 "내 맘대로 못하냐"
관봉권 띠지 분실에도 "내가 하지 않았다"
'지문 감식'도 안했으면서 '책임 미루기'만  

'연어술파티' 당사자 박상용, 관련 의혹 부인
"일요일 출정은 이화영 부지사가 원한 것"
'부처님오신날' 출정 물어보자 '대답' 회피
"누가 부처님 오신날에 3명 불러 대질하냐"
 법사위원이 지적하는데 실소하듯 웃기도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갈무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검사들의 고압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담당 검사는 법사위원의 질의에 "제가 지금 답변드리고 있습니다!"라고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답변하지 않겠다는 듯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버리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 질타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었다. 오만불손한 태도를 가진 일부 검사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제가 지금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마이크도 원하는 데 못 놓습니까!" 

 

관봉권 띠지 분실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자 담당 검사였던 최재현 검사(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이날 "관봉권 비닐을 누가 벗겼냐, 다 조사했을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질문에 "내가 없애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고의로 (증거물을) 은폐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어 최 검사는 "지난번 청문회를 보니까 저희 압수계 수사관들을 데려다놓고 (여당 의원들이) '너네가 그러니까 증거를 인멸했니, 말았니, 구속이 돼야 된다, 말아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데"라고 말하다가 서 의원으로부터 발언을 제지 당하자, "지금은 제가 답변드리고 있습니다!"라며 고압적인 태도로 언성을 높였다. 피감기관의 증인으로 출석한 게 아니라 조사실 검사를 연상케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그것(답변)도 허락을 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최 검사는 보란듯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답변 드려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추 위원장은 "의견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아서 따로 말하면 된다. 지금 의견부터 얘기하는데, 묻지도 않은 것에 의견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최 검사는 이후에도 "말씀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좀 들어주십쇼"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추미애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최 검사는 서 의원이 질의하던 중 답변을 거부하겠다는 듯 자신의 앞에 있던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 버리기도 했다. 이에 서 의원은 "검사가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느냐"고 질타했고, 최 검사는 지적을 받고도 거듭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렸다. 서 의원이 다시 "마이크를 왜 올리느냐"고 하자, 최 검사는 "(마이크를) 제가 원하는 위치에 못 놓습니까. 이게 그런 자리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최 검사는 "띠지 훼손을 알고도 왜 부장검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장경태 의원 질문엔 "당시 여러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사건 압수물이 훼손된 점에 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 될 쯤에 보고해도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장 의원은 "권력형 게이트 주요 수사 대상인 '건진법사'(전성배)로부터 압수된 관봉권 압수물이 훼손됐는데 (상부에) 보고도 안하고, (후임 검사에게) 인수인계도 안했으면 (최 검사) 본인이 범죄 혐의에 가담한 거 아니냐"고 따졌고, 최 검사는 "이 사건이 범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의원이 "(범죄가 아니라) 그러면  뇌물도 아니고, 건진법사 소유물이니 1억 6500만 원을 다 돌려줘야하느냐"고 질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당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장이였던 최재현 검사가 자신의 앞에 있던 마이크를 천장 방향으로 올려 버렸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띠지 분실 당시 남부지검장이었던 신응석 전 검사장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관봉권 띠지 지문 감식을 했냐"는 질문에 "감식을 하지 못 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핵심 증거물을 잃어버렸는데 검찰은 아무런 책임도, 조사도, 감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담당 주임 검사가 관봉권 띠지가 분실된 사실을 지난 4월에 알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수사관들 사이에선 남부지검이 일을 잘 못하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신 전 검사장은 "결과적으로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박은정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지난 5일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정민 수사관은 이날도 다시 출석했지만, 관봉권이 띠지에 묶여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관봉권을 세기 위해 띠지를 제거한 것이라고 자연스러운 추정이 가능한데 그렇냐"고 묻자, 김 수사관은 거듭 "그 당시 기억은 구체적으로 없다"고 했다.

 

"부처님오신날 출정하는 게 말이 되냐"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현 법무연수원 교수)도 청문회에 출석했지만, 관련 의혹들을 부인했다.

 

서 의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를 일요일에 검찰로 불러내는 게 맞느냐"고 따지자, 박 검사는 "주말에 조사한 적이 있다"며 "피고인(이화영)이 그것을 요구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답했다. 박 검사는 '진술 세미나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답했다. '연어 파티를 한 적 있느냐' '회초밥 파티를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거듭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를 법정 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에 불렀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봐야 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서 의원은 "회 초밥을 17인분, 25인분, 68인분을 (수원지검에) 가지고 갔다는 진술들이 나왔고, 부처님오신날 결제된 것"이라며 "해당 날짜에 이 전 부지사,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을 같이 불렀다. 이런 형태의 수사를 하는게 맞냐"고 질타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박상용 검사(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대북송금 수사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2025.9.22. 국회TV 갈무리

 

서 의원은 "(이화영, 김성태, 방용철) 3명이 동시에 부처님오신날 소환해 달라고 요구하느냐,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꾸짖었고, 박 전 검사는 "이 전 부지사의 경우 주중에 접견이 굉장히 많아서 주말 조사를 선호하는 면도 있었다"며 "저 (대북송금) 사건 같은 경우는 김성태, 방용철, 이화영의 3명의 대질조사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 전 부지사의 스케줄에 맞춰서 조사를 하는 편이었다"고 항변했다.

 

박 검사의 태도 역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서 의원이 거듭 "누가 부처님오신날에 3명을 대질신문 하느냐"고 지적하면서 "국민 여러분, 뻔뻔스러운 검사의 얼굴이에요!"라고 하자, 박 검사는 비웃듯 안면에 웃음기를 띠었다. 박 검사는 서 의원이 "윤석열은 왜 대통령을 그만뒀느냐"고 묻자, 뜸을 들이며 답변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박 의원이 "내란을 저질렀잖아요"라며 질책성 발언을 하자, 또다시 실소하듯 웃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