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상선 공격이 신호탄…파르시 "위험한 도박"
젤렌스키-네타냐후, 미 그레이엄 장례식장 '조우'
양국 정상회담 추진하다 주변 의식 막판에 접어
이란, 카스피해 상선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

 

아라그치 "이스라엘, 유럽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트럼프 딜레마 노린 역발상, 트럼프가 응할까
우크라·이란 '단일 전역 통합' 미국엔 "양날의 검"
대이란 압박 긍정적 vs 광범위한 확전 우려

 

28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을 앞둔 미국 워싱턴D.C.의 국립대성당.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웃음 띤 얼굴로 악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미한 두 사람의 대면은 3년 만이었다.

 

짧은 조우였지만, 이 장면은 지금까지 별개로 여겨졌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묶는 시도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사흘 전인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이하 우크라)가 카스피해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송 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상선을 타격했던 사건이 그런 관측을 부채질했다. 더구나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 사건을 두고 "유럽을 자기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이스라엘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이스라엘 배후설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 07. 28 [AFP=연합]

 

젤렌스키-네타냐후  워싱턴 장례식장서 '악수'
이란, 카스피해 상선 공격 배후 이스라엘 지목

 

29일 이스라엘 일간지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8일 워싱턴에서 젤렌스키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가 막판에 접고 그레이엄 장례식장에서의 조우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묘한 시기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됐다. 대신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이 우크라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사르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가하는 위협을 포함해 양국이 직면한 과제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도 이스라엘 측에 "민간 선박과 흑해 해상 항해의 자유에 대한 러시아의 테러 확대와 이것이 수입국인 이스라엘을 포함한 세계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최신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위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젤렌스키가 이란 전쟁에서 러시아가 걸프 지역 내 미군기지 위치 등의 핵심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에 알려주고,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매를 추진했고,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 위협 대응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네타냐후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고자 이들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6. 07. 28 [EPA=연합]

 

젤렌스키, 이란·우크라 전쟁 통합 시도하나
파르시, 이란 상선 공격을 그 신호로 해석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젤렌스키의 위험한 도박, 이란 전쟁과 우크라 전쟁 통합 시도'란 28일 자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에서 이번 젤렌스키의 방미가 우크라 전쟁에서 미국의 추가 지원 확보를 넘어, 점점 우크라 전쟁과 이란 전쟁을 "단일 전략적 전역"으로 통합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르시는 "두 전쟁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우크라는 단순히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국가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직접적 참가국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단순히 우크라의 주 무기 공급국에 그치지 않는다. 흑해에서 카스피해까지 이어지는 충돌을 통해 러시아에 맞서는 직접 교전국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에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속 모색해 온 전략적 돌파구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마하치칼라 - 2026년 7월 21일: 카스피해 해변에 있는 사람들. [타스=연합]

 

그 상징적 사건을 파르시는 카스피해에서 우크라가 감행한 지난 25일의 이란 상선 공격으로 봤다. 비록 우크라의 시비하 장관이 28일 X를 통해 이란의 아라그치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의 모든 행동은 오로지 러시아의 침략에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며, 민간 선박이나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는 점을 거듭 전달했다"고 했고, 아라그치도 "(시비하가) 이번 공격은 의도적이지 않았고, 우크라는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밝혀 이번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재연될 공산이 크다는 게 파르시의 견해다.

 

우크라 외무, 이란 외무와 통화해 진정 시도
"러시아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일 뿐"

 

파르시가 보기에, 우크라가 만약 북쪽인 카스피해에서 이란을 압박하면 미국-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란의 군사 계획이 복잡해지고 부족한 군사 자원을 다시 배치해야 하며, 어느 전장에서 싸울지를 결정하는 주도권이 약화된다. 파르시는 "이런 역량의 제공은 우크라를 미국의 수혜자에서 구원자로 변모시킨다"며 "그러나 우크라에 더 큰 전략적 전리품은 두 전쟁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미군의 인력, 정보 자산, 군수 지원, 작전 계획이 두 전역에 걸쳐 더욱 긴밀히 얽히게 된다. 그 결과, 러시아-이란 군사 협력은 미국이 이들을 별개가 아니라, 단일한 위기로 대처하도록 자극할 걸로 봤다. 파르시는 "이 문턱을 넘는 순간, 우크라 지원과 대러 전투 간의 구분을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회담 중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 07. 29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 제공. [AFP=연합] 

 

젤렌스키의 이런 도박은 이란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무기로 맞선 이란에 전략적 패배를 당하고, 추가적 군사 작전도 외교적 협상도 마땅치 않은 '딜레마'를 겨냥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파르시는 "트럼프의 취약성은 우크라에 역사적 기회를 제공한다. 우크라는 자국을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미국의 군사적 참사를 눈부신 승리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적 자산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의 드론 전투는 지난 3년간 그 어떤 군사적 혁신보다 빠르게 진화했다. 저렴한 자율주행 체계를 재래식 전쟁에 통합한 우크라이나의 경험은 견줄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만큼 중요한 점은 우크라가 현재 미국에 부족한 부분, 즉 분쟁을 완전히 새로운 지리적 전역으로 확대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이란의 수평적 확전을 역이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7월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 전자상거래 대기업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주거 지역 위로 치솟는 가운데 차량들이 도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화재로 인해 역사적인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연기가 퍼져나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의 에너지, 군사 및 물류 시설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격을 강화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흑해 반도 크림반도를 포함한 10여 개 지역에서 밤새 571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2026.7.24. AFP 연합

 

"우크라, 공격 계속하면 이란 상황 어려워져"
네타냐후와 트럼프 모두에 솔깃한 제안될 듯

 

우크라의 이런 전략적 시도에 대해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러시아·이란 전문가 니콜 그라예프스키는 29일 미 RFE RL 방송에서 "우크라가 이러한 공격을 계속한다면 이란과 러시아 모두에게 상황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크라를 이 갈등에 끌어들이는 건 이란의 최선책이 아니며, 러시아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채터누가 테네시대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는 "테헤란이 분명히 분노하지만, 우크라를 향해 군사력을 투사할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라면서 "이란이 대응을 결정한다면 재래식 군사 타격보다는 사이버 작전, 정보 활동, 러시아 작전 지원 또는 해외 우크라 이익에 대한 타격과 같은 간접적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파르시가 보기에, 우크라의 도박은 이스라엘에도 매력적이다. 우선, 이란 전쟁에 새로 활력을 주고, 우크라 지원을 공약해온 유럽국을 이란 전역으로 끌어들여 분쟁을 더 국제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을 굴복시키는 게 이스라엘 방어에 필수 요소가 아니라, 우크라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27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한 여성이 반미, 반트럼프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 07. 27 [EPA=연합]

 

파르시는 "불법 침략의 피해자로서 우크라가 누리는 (세계) 엘리트와 대중의 지지 수준을 고려하면, 그런 프레임은 가자지구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대이란 불법 전쟁 개시에 핵심 역할을 하는 바람에 서방 내 입지가 급락한 이스라엘을 중심에 두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초한 곤경 때문에 이 제안에 솔깃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란 '전역 통합' 미국엔 "양날의 검"
대이란 압박 긍정적 vs 광범위한 확전 우려

 

보수 성향 미 허드슨 연구소의 루크 코피 선임 연구원은 RFE RL에 우크라의 이란 상선 공격 이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정상회담 사흘 전에 이뤄진 것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끌고자 한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점에서 이것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대이란 추가 압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란의 메흐르 통신은 14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바레인에 있는 미군의 무기 저장고와 막사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2026. 07. 14 [메흐르 통신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그러나 그라예프스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두 전쟁의 전역을 하나로 엮으려는 우크라의 시도는 미국의 입장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두 전쟁을 분리하여 다루기를 원한다"며 "두 전쟁이 더 긴밀히 얽힐수록 우크라이나를 향한, 그리고 이란과 연계된 일부 정책들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골카르 교수는 "양날의 검"이라면서 "한편으론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방해하는 것이 미국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더 넓은 차원의 미국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한다. 워싱턴은 이제 더 광범위한 지역적 확전을 막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우크라, 이스라엘, 걸프 지역 파트너 및 이란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물론 두 전쟁이 실제로 하나의 전장으로 통합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카스피해에서 시작된 우크라의 대이란 군사 행동과 워싱턴에서 이뤄진 네타냐후-젤렌스키의 조우는, 그런 쪽으로 양국이 전략의 방향을 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첫 신호로 읽힌다.  < 이유 기자 > 

 

우크라 드론 집중 타격에 러 크림반도 장악력 흔들

 

러시아 본토 연결하는 주요 보급로·방어망 파괴
우크라 드론들, 국경 넘어 러시아 본토까지 침투
되살아난 소련 붕괴 때 사재기와 주유소 줄서기
페도로프 국방 해임으로 고비맞은 드론 전략

 

4년 전인 2022년 7월 29일, 러시아가 통제하는 도네츠크 동부 올레니우카 교도소 폭격으로 수십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한 지 4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행사가 2026년 7월 28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키이우의 성 미카엘 황금돔 대성당 앞에서 열렸다. 2026.7.29. AFP 연합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드론 공격으로 2014년부터 이 지역을 점령해 온 러시아의 장악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발전소, 러시아 본토와 연결되는 다리, 석유 저장 및 정제시설, 비행장 등 크림반도의 전략적 기반시설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대우크라이나 전쟁 교두보 역할을 해 온 크림반도의 보급과 방어망을 흔들어 놓으면서 전체 전쟁 양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으로 육지의 도로와 철도뿐만 아니라 바다의 수로 등 러시아와 연결되는 통로들을 차단하면서 크림반도를 완전히 고립시키는 전략을 감행하고 있다. 이는 향후의 종전협상을 염두에 둔 또 다른 포석일 수 있다. 크림반도가 고립될 경우 러시아는 종전협상에서 매우 불리한 처지가 될 것이다.

 

벨랴코프 일리야 수원대 교수도 지적했듯이(‘경제 침체·연료 배급제…전쟁 승패 떠나 러시아는 몰락 중’ 민들레 7월 21일), 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쟁은 초기의 깜짝 ‘호황’ 이후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경제와 사회 전반의 침체를 날로 심화시키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중순에 전한 크림반도 상황(‘러시아가 크림반도 장악력을 잃고 있다’ 7월 16일)도 그런 사정의 일단을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지난 4월 13일부터 7월 13일까지 3개월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가한 드론 공격. 검은 동그라미는 발전소, 빨간 동그라미는 석유 관련 시설, 회색은 기타 공격지점들. 동그라미의 크기는 공격 횟수에 비례. 오른쪽에 케르치와 러시아 본톨ㄹ 연결하는 케르치 다리가 보인다. 크림반도 바로 위쪽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주 일부.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최근 급증한 우크라의 크림반도 드론공격

 

이코노미스트 보도가 인용한 분쟁감시 비정부기구 ACLED(무력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수집 프로젝트)와 이코노미스트 자체의 전쟁추적 자료에 따르면, 크림반도 전역에 대한 우크라이나 공격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수행된 692건의 공격 중에서 절반 이상이 지난 12개월 동안 이뤄졌으며, 5분의 1(20%)은 지난달인 6월 이후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케르치 다리가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 때문에 연료와 같은 위험물질을 운반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다리가 돼 대형 트럭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해상 연결망도 차단됐다. 통상적으로 세바스토폴에 주둔하던 러시아 흑해감대는 더 먼 항구로 이동했으며, 7월 13일에는 러시아 곡물 수출물량의 4분의 1(25%)이 통과하는 주요 수로인 아조프해의 통행을 중단했다.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월별 드론 공격 횟수. 올해 들어 급증하다 지난 6월에 특히 집중됐다.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우크라 드론들, 국경 넘어 러시아 본토까지 침투

 

그 다음날 우크라이나는 하룻밤 사이에 선박 11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헤르손 주 일부 등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땅을 통과하는 육로들도 우크라이나 드론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 연료와 식량을 비축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급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민간인들은 장기보관 식품을 사재기하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구하기 위해 밤새도록 줄을 서야 한다. 석유자원 부국 러시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석유 저장 및 정제시설과 운송로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공격 피해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크림반도 훨씬 너머까지 확대되고 있다. ACLED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러시아 국경 깊숙한 곳에서 100건이 넘는 드론 공격을 확인했는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월간 최고기록이다. 러시아 당국은 7월 13일에 926대의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영상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그 중 일부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 영토 안으로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드론의 러시아 본토 공격 월별 횟수. 빨간색은 석유 관련시설, 검은색은 항구, 회색은 기타 지점들. 지난해 중반부터 석유 시설을 비롯한 러시아 본토 시설들에 대한 공격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지난 6월에 공격횟수가  급증했다.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되살아난 소련 붕괴 당시의 주유소 줄서기

 

우크라이나 드론이 주로 민간인 목표물을 타격하는 러시아의 정기적인 미사일 및 드론 연속공격에 필적할 만큼의 파괴력은 없으나, 새로운 방식으로 전쟁을 러시아 내부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정유시설과 연료 유통망에 대한 드론 공격은 러시아 수출 수입에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 전역에 연료 부족사태를 야기했다. 러시아인들이 주유소에 긴 줄을 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상황 이후 처음이다.

 

페도로프 국방장관 해임으로 고비맞은 드론 전략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놀라운 드론 공격을 펼치게 된 데에는 지난 15일까지 국방부장관을 지낸 미하일로 페도로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도로프는 봉급용으로 책정된 예산을 전용해 지휘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의 종류와 수량을 늘렸다. 드론전략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군 현대화를 이끈 페도로프 장관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가 커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민간에서 발탁된 페도로프를 경질했으나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되자 수도 키이우 방어와 하르키우 반격작전을 지휘한 시르스키 총사령관도 21일 해임했다.

 

페도로프의 해임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중심 전략이 유지될지 불확실해졌으나 미국 정보기관도 드론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썼다.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계산에 따르면, 러시아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점령했던 땅을 도로 빼앗기기 시작했다.(“러시아가 점령한 땅 잃고 있다”…우크라전 흐름 바뀔까. 민들레 5월 20일)

 

그리고 2022년 2월부터 2026년 7월 13일까지 36만 7000명~60만 2000명의 러시아군 병사들이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쟁 전의 전투가능 연령대 남성인구의 1~2%에 해당한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러시아는 매달 약 2만 7000명의 병력을 충원하고 있으나 매달 약 3만 명을 잃고 있다. 보충받는 병력보다 전사상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크림반도를 통과하는 주요 보급로의 차단은 이처럼 곤경에 처한 러시아의 전쟁 지속능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 한승동 기자 > 

 

자택서 넘어져 급서... 장례 8월1일 오후 Scarborough Highland Funeral Home

 

 

한인사회 원로 김소일 터치캐시 회장이 지난 7월26일 오후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김 회장은 평소 특별한 지병이 없이 건강한 편이었으나, 이날 자택에서 넘어지며 큰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뒤 급서(急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부인 김숙열 여사와 장남 Bobby Kim, 차남 Eugene Kim 등 두 아들이 있다.

 

장례는 8월1일(토) 스카보로에 있는 Highland Funeral Home (3280 Sheppard Ave. E. Scarborough, M1T 3K3)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조문을 가진 뒤 2시부터 장례식을 거행하고 입관에 이어 하관식도 이어질 예정이다.

 

고 김소일 회장은 1942년 일본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랐으며, 광주일고를 나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산림청에서 잠시 근무한 후 1974년 캐나다로 이민했다. 컨비니언스를 해오던 고인은 2000년 금전등록기 ATM 사업인 터치캐시를 창업, 캐나다 전국 2500곳에 ATM 기기를 설치하고 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데 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한인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켜 운영해 왔다.

 

고인은 특히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한인사회 곳곳의 어려운 동포와 단체활동을 지원하는 숨은 큰손 독지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온주 실업인협회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을 비롯해 아리랑시니어센터와 호남향우회는 물론 여러 한인단체들을 후원해 크고작은 기부금을 전해 오면서도 그는 항상 선하고 바른 일을 뒷받침해 주어야한다는 뚜렷한 소신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제46주년 5.18민주항쟁 기념식 개최준비에도 1천달러를 후원한 바 있다.

 

지인들은 김 회장이 전혀 티를 내지않는 소탈하고 친화력있는 성품으로 평소 독서를 좋아했고 최근까지 골프로 건강을 지켜왔다며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고인을 아쉬워했다.

                                                                                < 문의: 416-809-6641 >

 

당선자 허위사실 공표와 낙선자 사건이 같나
같은 공직선거법 사건이지만 본질 전혀 달라
헌법 84조 불소추 특권으로 재판 중지했는데
국힘, 법치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통령만 예외

 

윤석열도 84조 적용받아 수사 중단됐었는데
이 대통령 재판 즉시 재개하는 게 공정인가
이 대통령 사건은 선거 당락과도 연관 없어
발언 해석 문제…1심과 2심 판결도 엇갈려

 

 

국힘, 397억 반환 전 정치적 책임부터 져야
12·3 내란 사과도 성찰도 제대로 안하더니
윤석열 사건 물타기부터 하는게 정당한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리는 선거소청 심리에 출석하고 있다.이날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고받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2026.7.27. 연합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법원이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0.73%포인트(p)차 초박빙 승부였던 20대 대선에서 이뤄진 허위사실 공표가 자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 의해 이뤄졌음에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대법원 선고까지 지켜보겠다면서 되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 사건의 경우 헌법상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라 법원에서 중지한 재판이다. 더욱이 선거 결과에 끼친 영향이나 발언 성격, 사실심에서의 무죄 판단 등을 놓고 봤을 때, 윤 전 대통령 사건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공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법원 "유권자 판단 왜곡한 중대한 허위 공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등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건진법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꾸짖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국민의힘 "이재명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야"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에서 윤 전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에 대해 짧게 언급한 뒤, 이 대통령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오후 논평을 내고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엄중히 지켜보겠다"면서 "민주당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이 대통령 사건의 남은 절차가 마무리돼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보전받은 대선 선거보전금 434억 원을 반드시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사안인 반면 이 대통령 사건은 대법 판단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후속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 결론 내야 한다"며 "그것이 법치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서울 법대 동문이자 검사 출신인 5선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만에 하나 이 판결이 유지된다면 이 대통령의 2025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도 바로 재개돼야 한다. 그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진숙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사실 공표'라는 혐의까지 꼭 같지만 법은 한 사람(윤석열)만 단죄를 했다.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연기'가 됐다"며 "국민의 거센 분노가 이재명 정권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선거법 사건이지만 본질 전혀 달라
이재명 재판 즉시 재개 명분 찾기 어려워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선고가 나왔으니 이 대통령 재판도 재개해야 '공정'하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두 사건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자신들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첫째,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라 법원이 지난해 6월 중지시킨 사건이다. 사법부가 헌법 해석에 따라 내린 재판 중지 결정을 두고 재판을 즉시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스스로 강조한 '법치' 원칙과 충돌한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만 법치의 '예외'를 강요하는 것은 정치적·선택적 사법 정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3.3 [공동취재] 연합

 

둘째,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이 대통령 사건은 대선에 미친 영향부터 다르다. 윤 전 대통령의 경우 허위사실 공표를 통해 0.73%p(24만 7077표)차이로 승리한 당선자의 허위 발언 사건이다. 특검도 구형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의 경우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정치적 논란 속에서 수사·기소가 이뤄진 사건으로, 당락과 관련 없는 발언의 문맥과 해석이 쟁점이었다.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발언과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 변경 관련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1심은 일부 유죄를 선고했지만 상급심인 2심에서 전부 무죄로 뒤집힌 점은 그만큼 법률상 해석의 여지가 컸다는 의미다.

 

또한 이 대통령 2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 결정의 경우,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7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단 9일 만에 검토하고 이뤄져 '졸속 재판'이라는 비판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선거 당락에도 영향이 없었던 이 대통령의 사건을 신속히 재개하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의 경우 초유의 '사법부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졸속 재판을 진행한 정황들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상당 부분 밝혀진 만큼, 사법부 신뢰 제고 측면에서 재판 재개보다 대법 파기환송심의 사실관계 및 책임 규명이 우선되는 게 타당해 보인다.

 

셋째, 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헌법 84조를 근거로 관련 수사가 중단됐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문제 삼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같은 혐의가 적용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서만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 재판 재개를 주장하려면 최소한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헌법 84조가 왜 이 대통령에게는 예외여야 하는지 ▲장기간 지연된 당선자(윤석열)의 허위사실 공표 사건보다 당락에 관계없는 낙선 후보(이재명) 사건을 먼저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헌법상 재판 중지 결정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가 우선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2026.7.25. 연합

 

결국 남는 것은 397억 반환과 정치적 책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현실적인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97억 원의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당의 유동자산만으로 이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올해 2월 기준 총자산은 약 1315억 원이지만 상당수가 토지와 건물, 임차보증금 등 부동산 자산이다. 현금과 예금성 자산은 약 116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마저도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고정지출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범여권은 이날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직후 일제히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즉각 국민께 사죄하고 혈세로 보전받은 397억 원의 선거비용 반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배출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 앞에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일 것"이라고 했고, 조국혁신당 정춘생 사무총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필귀정"이라며 "거짓에 기반한 선거로 지급받은 선거비용 보전금, 이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국고로 되돌려 정상화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내란이라는 참담한 상황까지 자초했던 국민의힘이야말로 응당 그 무거운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며 "윤석열을 앞세워 선거를 문란케하고 끝내 내란까지 자초한 국민의힘이 지금 즉시 해야 할 일은, 397억 원 즉각 반환, 주권자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죄, 그리고 내란본당 국민의힘을 스스로 해산하는 것 뿐임을 거듭 분명히 못박아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은 397억 원이라는 막대한 선거보전금 반환 여부에 시선이 쏠려 있지만, 그에 앞서 국민의힘에 던져지는 질문은 허위사실 공표로 당선된 후보를 배출한 정당으로서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지다. 12·3 내란에 대해서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사과나 성찰 대신 이 대통령 사건을 끌어와 논점을 흐린다면 정치적 정당성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 김성진 기자 >

윤 '거짓말' 1심 유죄…"허위사실 공표 선거인 관점서"

 

대법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파기환송 법리 적용
조순표 부장판사, 1년 6월형에 집유 3년 선고
"윤우진 변호사 소개·전성배 만남 거짓 주장
올바른 의사 결정 침해했다고 보기에 충분"

 

확정 판결 땐 국민의힘 397억원 토해내야
변호인 곧바로 항소...특검팀 "충실한 심리"
이 대통령 김문기와 골프·대장동 압력 발언
퇴임 후 재판 재개되면 위 판례 기속력 가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선을 한 달 남기고 내려진 대법의 결정에 엄청난 혼란이 따랐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허위 사실을 판단할 때는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에 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좌우할 수 없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새로운 판례를 제시했다.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항소심)이 허위사실공표에 대해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수 의견에 동의한 대법관들은 그 전까지 대법원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허위사실 공표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축소하는 법률을 일관되게 선언해 왔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선례의 방향성에 역행하여 허위사실 공표죄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해석 방향을 취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퇴행적인 발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법 전원합의체 판례는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데 그대로 적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우선 그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2년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소개 사실을 인정한 점, 이 변호사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윤석열 과장님 말씀 듣고 미리 문자 올렸습니다"라고 적힌 점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측은 "윤 전 서장의 실제 변호사 선임 과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적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변호사 소개'를 '변호사 선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로 해석한다면 허위사실 공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의 통상적인 언어에 비춰볼 때 '변호사를 소개한다'는 말은 반드시 그 변호사가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단계에 이르러야만 성립하는 개념이 아니다"며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사이 접촉 자체를 주선하는 행위도 통상 변호사 소개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윤우진의 뇌물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변호사 소개 여부는 피고인과 윤우진의 친분에 관한 중요 사실로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라며 "토론회 발언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씨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 발언도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전씨와 계속해서 교류해 왔고 김씨와 교류에 참여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측은 이 발언이 과거부터 전씨를 안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가 아니고, 특정 날짜에 선거 캠프에서 전씨를 김씨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뜻에 불과했다며 역시 무죄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은 이 발언이 피고인이 원래 전씨를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선거 캠프에서도 당 관계자로부터 전씨를 소개받았고 그 자리에서 김씨와 함께 전씨를 만난 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국한해 이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 과정에 당 관계자로부터 처음 전씨를 소개받았고, 현재까지 김씨와 함께 그를 만난 적은 전혀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하며 그렇기에 허위사실 공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전성배씨 관련 발언에 대해선 "피고인이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 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당시 피고인이 당선된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질책했다.

 

앞의 대법원 판례가 강조한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허위 사실을 판단할 때는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에 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좌우할 수 없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 정확히 해당한다.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대법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대통령을 옭아매기 위해 급하게 했던 판례 변경 '선거인의 관점'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거짓말이 비공식적 의사 결정에 해당해 유권자의 잘못된 판단을 불러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 조희대 대법원이 제 발등을 찍은 격”이라며 "향후 대법 상고심에 가도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욱 진행자도 그의 발언에 손뼉을 마주 치며 좋아라 했는데 그럴 일만은 아니다. 윤 전 대통령에 적용된 대법 판례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속개되는 파기환송심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법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1심은 6개월, 2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6·3·3' 원칙이 있다. 이 원칙대로라면 내년 1월 말에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날 선고 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며 굉장히 이례적으로 이날 곧바로 항소했다. 변호인단은 또 "이번 판결로 국민의힘이 400억원에 이르는 선거보전비용 반환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02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을 제시했는데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강제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빼고 답변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것이었다. 1심 판단은 무죄였는데, 항소심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 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명의 대법관 가운데 '무죄 취지 파기 환송' 다수의견 7명, '상고 기각·항소심 판결 확정' 소수의견 5명으로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방어 수단으로 내세운 것이 이 대통령을 구한 법리였던 셈인데 조순표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부장판사는 해당 대법원 판결 법리를 두고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됨으로써 그 표현의 명확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관련 발언은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들 질문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으며, 전성배 관련 발언이 이뤄진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애초에 상대 후보자와의 공방 구도를 전제로 하는 후보자 토론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의 김경호 특검보는 취재진에 "충실히 심리해준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전원합의체 선고를 하고 있다. JTBC 화면 갈무리

 

한편 이 대통령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 전합은 "피고인이 고(故) 김문기와 해외출장 동행은 인정하면서도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얘기는 일반 선거인들에게 충분히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골프 관련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는 허위사실은 아니지만 골프 발언은 피고인이 해외 출장 기간에 김씨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피고인은 해외 출장 기간 중 김문기와 골프를 쳤으므로 이는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후보가 김씨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관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은 허위사실 공표가 맞는다고 판단하면서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현동 관련 발언은 피고인이 국토부로부터 혁신도시법 제43조 제6항의 의무 조항에 근거한 용도지역 변경 압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용도지역 상향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국토부로부터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이는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죄 의심의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이 대통령이 퇴임해 재판이 재개될 경우 판결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양형을 정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은 20대 대선과 관련해 보전받은 434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 임병선 기자 > 

 

윤 입만 열면 거짓말, 지켜본 대가 397억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민주주의는 거짓말을 용인하는 순간 무너진다. 거짓으로 권력을 쥐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거짓은 언제나 손쉬운 정치 전략으로 남을 뿐이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 공표를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함으로서 이 법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이번 재판부가 유죄를 이끌어낸 논리를 살펴보면 쉽게 네 가지 단계로 요약된다.

 

첫째는 발언의 성격이 '의견'이 아닌 '사실'인지의 여부다. "만난 적이 없다"거나 "관련이 없다"는 발언은 객관적 증거로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사실이므로 심판 대상이 된다. 둘째는 그 사실이 실제로 거짓이었는지다. 재판부는 통화기록, 일정, 관계자 진술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해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름을 입증했다. 셋째는 고의성 여부다. 단순한 기억의 오류나 착오가 아니라, 사안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알면서도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은 선거에 미친 영향이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은 유권자의 핵심 판단 정보이므로, 허위 사실은 결국 국민의 선택권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자체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이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윤석열의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이번 판결이 각별한 이유는 선거에서 후보자의 말이 개인의 사적인 발언이 아니라,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의도적인 거짓 전달은 상대 후보와 경쟁을 넘어 국민의 선택권을 훼손하는 기만 행위다. 아직 항소와 상고 등 사법 절차가 남아 있으나, 법원이 허위사실 공표의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는 점에서 범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이번 판결에 당사자 이상으로 깊은 타격을 입고 긴장하는 쪽은, 윤석열을 후보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이다. 그의 숱한 거짓말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정당은 단순한 공천 조직이 아니라 후보를 검증하고 추천하는 정치적 공동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후보로 선택해 정권을 잡은 이상, 사법적 판단의 도마 위에 오른 허위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 공직선거법상 당선 무효 시 국가가 지급한 선거보전비용을 환수하도록 규정한 것은 국민의 세금을 보호하기 위한 마땅한 법적 장치다. 국민의힘이 제20대 대선 이후 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금액만 약 397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정당의 재산이 아닌 국민의 혈세이므로 예외 없이 환수되어야 마땅하다.

 

혹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치적 꼼수를 부리는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권력자들의 범죄에 대해 법의 규정대로 추징해 온 역사나, 2004년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당시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이전하며 쇄신을 약속했던 태도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당시의 조치가 모든 과오를 완전히 씻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려는 상징적 행동만큼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거짓말을 용인하는 순간 무너진다. 거짓으로 권력을 쥐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거짓은 언제나 손쉬운 정치 전략으로 남을 뿐이다. 이번 1심 판결은 진실을 요구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출발점이며, 이제 남은 것은 선거라는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 앞에 국민의힘이 어떤 결단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다.           < 홍순구 시민기자 >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의·의결 속도...이르면 30일 본회의 처리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의원총회를 열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전했다. 

 

개정안에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등 직접 수사 금지 원칙이 포함된다. 피해자 보호 수단 강화, 수사기관 견제 강화책도 담긴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7대 범죄에 대해서는 개별법상 검찰 송치를 사실상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2개 범죄에 한해서만 경찰이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하도록 돼 있는데, 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 학대 범죄 등 5개 범죄까지 늘려 검찰 송치를 의무화한다.

 

또 수사 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중수청에 전담 부서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추인한 만큼,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의·의결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 김채운 기자 >

 

정성호 법무장관 “참모 통해 사퇴 의지 오래 전부터 전달”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한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정 장관은 25일 한겨레에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는 안했으나,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앞서 여러 차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사의 표명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공식화하고, 의원총회를 통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 장관은 그간 “억울한 1%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보완수사권이 폐지됐을 때 경찰이,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는 전건송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이재명 대통령이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 장관이 사의를 밝혔을 때도 만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