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나를 살려주소서’ 외치라"

● 교회소식 2024. 5. 15. 02:4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밀알교회, 4월19~21일 2024 봄 부흥회 인도 송태근 목사 강조

 

“신앙의 목적은 행복이 아닌 거룩이다. 거룩하면 행복은 따라온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빈틈이 없는 관계가 곧 거룩이며, 하나님께 올인하고 매달려 거룩을 이룬 자에게 하나님은 즉시 손을 내미신다.”

밀알교회(담임 박형일 목사)가 지난 4월19~21일 ‘하나님은 성실하십니다’(예레미야 애가 3:22~23)는 주제로 개최한 봄 부흥회를 인도한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담임)는 ‘하나님을 알고 그 분과의 밀착된 관계’를 가질 때 부어주시는 축복을 강조했다.

송 목사는 부흥회 첫날 저녁 ‘두번째 기적’(마 14: 22~33)이라는 제목의 말씀에 이어, 20일(토) 저녁 ‘선택’(창 13: 8~13), 주일인 21일은 3부 예배까지‘결산할 때’(마 25: 14~19)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해 성도들에게 큰 은혜를 전했다.

송 목사는 ‘두번째 기적’제목의 설교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의 부르심으로 물 위를 걸은 것이 첫 번째 기적이라면 바람을 보고 빠질 뻔하다가 믿음이 없다는 말씀을 듣고‘주여 나를 구원하소서’하고 외쳐 예수님과 함께 다시 물 위를 걸어 배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두 번째 기적”이라고 풀이하고 “피조물이 창조주를 향해 드러내야 할 가장 고상한 태도는 폼을 잡는 게 아니라‘나를 살려주소서’하고 본능적으로 외치는 것이며, 성실하신 하나님은 우리들의 형편과 고통을 잘 아셔서 적시에 구원해 주신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거룩은 상태가 아닌 관계의 개념”이라면서 “나같은 죄인을 살리신 예수님과 빈틈없는 사랑의 관계로 올인하는 거룩한 성도는 인생의 폭풍우 속에서도 ‘나를 살려주세요’ 하고 외치면 절대 내치지 않고 즉시 손을 내밀어 주시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송 목사는 또 ‘결산할 때’라는 설교에서 “주인이 종들에게 재능대로 맡긴 달란트의 비유에서 다른 두 사람은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들었으나 한 달란트를 감췄다가 그대로 내놓은 종이 악하고 게으른 무익한 종이라는 질책을 받은 것은 주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손해만을 두려워하며 ‘장사’를 잘 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다른 두 종은 주인을 확실히 알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장사를 잘 한 것으로, 우리는 이 땅에 남겨진 예수님의 신부요 하나님의 자녀들로, 포도나무에 접붙어 있는 가지처럼 사랑의 관계를 굳게 붙들고 삶의 풍파 가운데서도 그 분이 다시 오실 때를 맞춰 준비하며 ‘장사’를 잘하면 축복의 결산을 맞이하는 신앙인이 될 것”이라고 말씀을 전했다. 

지구의 날 맞아... 5월14일 온주 쓰레기 처리의 날도 설명

 

세계 지구의 날인 4월22일 조성준 온타리오주 노인복지장관이 자연보호 단체 ‘루즈 유역의 친구들 (Friends of the Rouge Watershed)’이 마캄 프레드 H. 존슨 공원에서 개최한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 직접 나무를 심으며 자연보호 활동을 벌였다.

조 장관의 선거구인 스카보로 지역 시니어 60여명이 참가한 나무심기 행사는 조 장관이 토론토 시의원이던 1991년부터 그가 조직한 ‘글로벌 유스리더스’(GYL) 청소년들과 함께 진행해온 자연보호 활동을 통한 지역 녹화사업의 하나다.

조 장관은 이날 오는 5월14일이 온주 쓰레기 처리의 날(Ontario’s Day of Action on Litter)인 것도 언급하며 참가자들에게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각 가정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거리 청결에도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 장관은 “숲을 보호하면 홍수 등의 자연재해를 완화할 수 있다. 나무 심기 외에도 거리 청결과 쓰레기를 줄여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전해줘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역구 주민들과 함께 나무 심기 행사에 적극 참여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의: 416-988-9314, raymond.cho@pc.ola.org >

캐나다-인도 간 외교충돌 빚은 살해용의자들

사건발생 11개월만…범행 동기·배후 등 수사결과 따라 파장 예상

                     캐나다 내 시크교도들이 살해된 지도자의 시신을 운구하는 모습 [AP 연합]

 

최근 캐나다와 인도간 외교적 충돌의 발단이 된 '시크교도 살해 사건'의 용의자들이 붙잡혔다.

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경찰은 작년 6월 발생한 시크교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살해 용의자 3명을 앨버타주 에드먼턴시에서 체포해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건 발생 약 11개월 만이다.

캐나다 경찰은 "현재 매우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범행 동기 등 수사와 관련한 일체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캐나다 국적의 싱 니자르는 인도로부터 독립을 주장해오고 있는 시크교 분리주의자 운동단체 지도자였다.

분리주의자들은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1947년 인도 독립 때부터 주장해오고 있다.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인도 내에서는 당국에 의해 거의 진압됐지만, 캐나다에는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약 77만명의 시크교도가 거주하고 있다.

싱 니자르는 그러나 지난해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서리시에서 집으로 이동하던 중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어 그의 사망사건은 캐나다와 인도의 갈등을 촉발했다.

지난해 9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인도 정부 요원이 캐나다 영토에서 인도계 캐나다 시민을 살해했다며 인도를 강력하게 비난했고, 인도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캐나다가 인도 외교관을 추방하고, 인도도 캐나다 외교관을 추방하는가 하면 10년 만에 재개했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잠정 중단하는 등 갈등은 격화했다.

싱 니자르 살해 용의자들이 붙잡히면서 범행 동기와 배후 등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양국간 파장이 예상된다.  < 연합=김태종 기자 >

 

 

영수회담 모두발언 통해 할 말 다하며 '최후통첩'
'국민 준엄한 명령' '마지막 기회'라는 점 못박아
생중계 거부, 취재진 퇴장 뚫고 13개 의제 직격

여권 "항복 받으러 온 점령군…보수 유튜버 난리"
진보 일각선 회담 반대했지만 전략‧전술적 판단
탄핵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도 명분 '빌드업' 필요

촛불행동 "윤석열 민낯 만천하에 확인시켜" 평가
민주, 회담 직후부터 동시다발적 강공 모드 돌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9.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 뜻은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마음으로 국민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주길 부탁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9일 영수회담에서 폭포처럼 쏟아냈던 발언의 핵심은 이 두 마디에 함축돼 있었다. '준엄한 명령'과 '마지막 기회'.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사전 의제 조율에 진척이 없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일단 회담 자체를 수용한 뒤 '무제한 의제'라는 점을 역이용해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총망라한 모두발언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선전포고'이자 '최후통첩'의 성격이었다. 모두발언에 담긴 국민의 준엄한 명령과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끝내 저버린다면 그 이후의 사태는 전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 발언이 여과 없이 국민에게 전달되는 걸 최대한 차단하려는 듯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영수회담의 TV 생중계를 거부했다. 한술 더 떠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생략한 채 현장에서 취재진을 일찌감치 퇴장시키고 서둘러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다. 야당과 소통하는 흉내만 내면서 이 대표를 들러리로 세우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곧장 윤 대통령을 향해 본론에 돌입했다. 박정희 정부 이래 역대 25회에 달하는 영수회담 사상 가장 긴 15분간의 모두발언에 모두 13가지 의제를 담아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의제는 보도하는 언론마다 제각각인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언론 탄압 및 반민주적 독재화 중지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R&D 예산 지체 없는 복원 ▲전세사기 특별법 등 화급한 민생 입법 ▲의료개혁을 위한 국회 공론화 특위 구성 ▲연금 개혁안 처리 독려 ▲과도한 거부권 행사 중단 및 유감 표명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적극 수용 ▲채 상병 특검법 적극 수용 ▲가족 비리 의혹 정리 ▲저출생 종합대책 수립‧추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 재편 ▲가치 중심의 진영 외교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로 전환

이 대표는 이처럼 구체적인 국정 전환 방향을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이 아전인수로 해석하지 않도록 직설적이고 때론 날 선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표의 직격에 윤 대통령이 상당한 당혹감과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그야말로 작심 발언을 했다. 대통령이 듣기에 거북하고 불편할 수 있는데 정중하게는 말씀했지만 면전에서 직설적으로 다 말씀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모두발언 내내 저는 사실 많이 조마조마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9. 연합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가 처음부터 반칙을 한 것"이라는 등 이런저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과 보수진영에서도 이 대표 발언에 발칵 뒤집힌 분위기다. 이들은 이 대표가 그렇게까지 강도 높은 발언을 장시간 쏟아낼 줄은 몰랐다고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대표가 할 말을 제대로 했다고 인정하는 양가적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의제 없이 만난다고 했을 때 아마 하고 싶은 말은 다 준비해 올 거라는 예상은 했다. 그런데 그렇게 길 줄은 몰랐다"며 "특히 대통령이 듣기에 거북한 내용도 많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 얘기까지 했어야 했나 아쉬움은 있지만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 지지자들, 총선에서 자신들을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얘기를 준비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영수회담의 정치적 손익계산서를 따지자면 누가 더 이익을 봤다고 보느냐"고 묻자 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손해를 보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대화에 응했다는 측면에서 대통령께 좋은 평가를 드리고 싶은데 이재명 대표도 정치적 입지를 굉장히 강화했다. 대통령과 동급 수준에 올라 위상을 재고했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당 이상휘 경북 포항 남·울릉 당선인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소통이 아니라 본인 말하기를 미리 준비해 온 게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대통령과 첫 만남이기 때문에 듣기 거북하더라도 문제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한 것 같다"면서 "채상병 특검, 이태원 특별법,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 등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 이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신동욱 서울 서초을 당선인은 YTN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항복 문서 받으러 오신 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고,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국회의원 당선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표가 나가려고 하는 기자들을 붙잡고 작심 발언했던 그 내용들. 또 (윤 대통령) 면전에 대고 스웨덴 연구기관의 '독재화'를 말씀하시고 이런 것은 싸우려고 오신 거 아닌가"라며 "사실상 국정을 포기하라고 협박하신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성 보수 패널로 시사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서정욱 변호사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대통령 앞에서 일방적으로 A4 10장을 읽는 이런 오만방자한 행태가 있느냐"며 "이런 영수 회담 처음 봤다. 야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대통령을 이렇게 모욕을 줄 수가 있느냐. 항복 받으러 온 점령군인가?"라고 흥분했다. 서 변호사는 "지금 보수 쪽 유튜버들이 난리다.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4.29. 연합

여권 전체를 격발시킨 이 같은 폭탄성 모두발언은 이 대표 자신의 결단이었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김건희 씨의 이름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차원에서 직접 거명하진 않고 '가족'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니까 이재명 대표가 시일만 자꾸 끌고 김만 빠지고 그런 것보다는 책임 있는 대안 정당으로서 결단을 해서 들어간 것"이라며 "대통령과의 대화라기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선언'이었다"고 방점을 찍었다. 김건희 씨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제1 야당 대표이자 영수회담 당사자로서 일종의 배려이고 에티켓"이라고 설명했다.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실에서) 처음에 3분 어쩌고 하길래 아이고 그렇게 해서는 우리 할 얘기 못 한다, 총선 민심 전달하러 가는 건데 준비해서 차분하게 할 얘기는 다 하자, 결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렇게 결론이 난 것"이라며 "저쪽(대통령실)에서는 자신들이 대화를 시작했다, 소통한다, 이 이미지만 차지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의제 조율이 안 되자 이 대표가 결단을 한 것이다. 저쪽에서는 제대로 소통할 생각이 있는 게 아니구나, 일단 위기를 좀 모면해 보려고 하는구나 해서 그러면 우리가 할 얘기는 다 해야 한다, 그렇게 방향이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 경기 안산을 당선인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진행자가 "김건희 여사 관련된 문제가 나올지도 굉장히 관심거리였다. 민주당 강경 지지파 쪽에서는 김건희 여사 얘기를 직접 하라고 했는데 이 대표는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하자 "직접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준비해 간 A4 용지 10장에서 가장 처음에 등장한 것이 언론사 압수수색과 기자들 탄압인데 이는 선방심위(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문제나 고속도로 문제 이런 것들이 법정 제재로 다뤄지고 있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그리고 이 대표가 대통령에 대한 일정 정도의 예우로 언급을 다른 방식으로 했지만 '가족'을 얘기한 것도 결국 주가 조작과 양평 고속도로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짚고 넘어간 것"이라고 해설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제87차 촛불 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4. 04. 27. 이호 작가

사실 진보 진영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지금은 대화가 아니라 탄핵을 해야 할 때"라며 영수회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칫 총선 민의에 반해 윤 대통령에게 숨통을 틔워주고 면죄부를 줄 수 있으니 곧바로 탄핵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총선 결과가 야당의 탄핵 의석 확보에는 못 미쳐 당장은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 대표도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취임 이래 2년 가까이 8차례나 영수회담을 촉구해온 입장에서 막상 윤 대통령이 손을 내밀었는데 거절할 경우 언론의 맹비난은 물론 중도층을 비롯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위험이 크다. 총선 이후 정국 흐름을 주도해 민생을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고려할 때도 대통령과의 대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법하다. 영수회담에도 불구하고 국정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다면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뒤 보였던 온갖 반성 제스처가 모두 눈속임이었고 구제 불능이라는 사실을 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분명히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전략‧전술적으로 긴요한 '빌드업' 과정이 될 수 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민주적 대화 정치 복원에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갖추게 됐다. 대통령의 맞상대로서 정치적 위상을 보수층에까지 각인시킨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짓밟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뚜렷이 공유하게 만들었다. 폭주하는 정권을 상대로 한편으로는 대화와 설득이라는 정치의 기본 원칙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해야 할 각종 민생법안과 특검법 추진 등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투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영수회담 관련 각종 기사와 방송에 달린 시민들의 숱한 댓글을 통해서도 이 대표의 판단이 적절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윤석열에게 애당초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이 대표가 국민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빠짐없이 다 해줘서 속이 시원하다."

"전혀 감정 동요나 흐트러짐 없이 차분히 읽어내려갔다. 십 년 묵은 체증이 뚫리는 쾌감. 총선 민의를 전달하기 위한 고심과 진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재명이 의제가 없어도 그냥 만나자고 할 때 아니 왜 들러리 서려 가냐고 화났는데 역대급 반전."

"이재명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대통령에게 아무도 못 했던 말을 다 함으로써 윤석열의 실정을 세상에 공식적으로 선포했고 이로써 앞으로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해나갈 특검 등에 대해 명분을 쌓은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윤 대통령이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이 대표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거다. 이것이 실력 없는 꼼수 정치의 한계. 아마 보수 지지층의 20%는 욕하고 손절할 것이다."

"영수회담 왜 하냐고 그냥 탄핵하자는 유튜버들이나 정치평론가들, 웃으면서 사진이나 찍고 올 거면 때려치우라던 이들. 영수회담으로 윤석열이 안 바뀔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런데 굳이 해야 했던 건 국민들에게 그걸 확인시켜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특검이든, 특별법이든, 민생법안이든 국민들의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 TV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2024.4.29. 연합

촛불행동(상임대표 김민웅)은 <윤석열 탄핵의 절실성, 긴급성에 더 힘을 실어준 영수회담>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영수회담을 통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가 무엇인지를 윤석열에게 전달하고 대화하는 노력을 보여줬다"면서 "윤석열이 총선에서 대참패를 하고 나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국민을 우습게 보고 우롱하고 기어이 적대하겠다는 민낯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입법독재라고 하는 윤석열과 국힘당의 파렴치한 비난에 바람을 빼버렸다. 이번 회담에서 주목해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며 "앞으로 야당은 국민이 만들어준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이재명 대표가 스스로 정리한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채상병 특검법 등 민의가 담긴 법안들을 거침없이 제정해야 한다. 대화를 해도 안 되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정권의 국정 기조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야당은 국민이 준 권한으로 국민의 의사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을 당당히 선언하고 민의에 따르는 입법에 전면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번에 이재명 대표는 국민이 요구해온 '윤석열 탄핵'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성과도 가져왔다"면서 "총선에서 윤석열을 응징한 우리 국민은 이번 영수회담을 보며 저 윤석열 일당에게 탄핵과 타도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 저지 긴급 현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4.4.30. 연합

실제로 민주당은 영수회담 바로 다음 날부터 윤석열 정권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강공 모드에 들어갔다. 3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5월 2일 본회의에서 해병대 장병 순직 사건과 관련된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은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5월 2일 국회를 반드시 열게 만들 것"이라고 확언했다. 문정복 원내부대표는 "너무 실망스러워서 잠조차 이룰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변하지 않는 국정 인식과 원론적인 답변 회피로 국정 쇄신과 민생 회복의 의지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윤 대통령의 불통과 독주를 용인하지 않겠다.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국정 기조 대전환을 끝까지 관철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용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5월 2일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공개 요구했다. 2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김 의장의 해외 순방을 저지하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승원 법률위원장 등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찾아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 촉구서를 접수했다. 고민정·민형배·조승래 의원과 노종면·이훈기·최민희 등 당선인들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 저지 긴급 현안 간담회'를 열고 방송3법 재입법과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건희 여사 관련 특별검사법을 바로 발의할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박 의원은 "채 해병 특검법은 오는 2일과 28일 있을 21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의 처리를 기대하고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협의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여사 특검법과 채 해병 특검법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발의할 생각"이라고 거듭 공언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