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간섭이라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아닐까”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와 관련해 미국 정부 입장이 보도되는 것을 두고 “근본 문제는 한국의 일부 언론이 국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외국 정부에 물어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윤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 국무부 입장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썼다.

 

이 대통령이 인용한 기사에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19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한국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한국 언론 쪽에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백악관 메시지 논란을 의식한 듯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각) “한국 사법 시스템의 사안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왜 국내 문제, 그것도 정치와 독립된 사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외국정부에 질의할까”라며 “외국정부가 국내 문제에 관여하면 내정간섭이라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아닐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친위 군사쿠데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만 물었는지 아니면 일본,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도 물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곽진산 기자 >

 

 

백악관, 윤 선고엔 “한국 사법 사안”…대신 “미 기업·종교인 표적화 우려”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마린원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을 이륙해 메릴랜드주 조인트 베이스 앤드루스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한국의 사법 사안”이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다만 한국 내에서 미국 기업과 종교 인사가 정치적 동기로 공격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선고에 대한 한겨레 질의에 “우리는 한국의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선고와 직접 관련 없는 ‘미국 기업과 종교인에 대한 탄압’ 문제를 별도로 거론한 것이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 사태와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목사 관련 사안에 우려를 표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원철 기자 >

 

 

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백악관 논란 메시지 하루 만에 ‘수습’

 
미국 워싱턴 백악관. AP 연합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관련해 “한국 사법 시스템의 사안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메시지가 논란을 빚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메시지로 보인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 언론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미국과 한국은 법의 지배에 대한 헌신을 공유한다”며 “이는 한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한미동맹에 대한 헌신은 철통 같다”며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함께 미국의 이익과 상호 이익을 계속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같은 취지의 질문에 “한국의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 사태와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목사 관련 사안에 우려를 표한 것의 연장선으로 추측됐다.

 

하루 지나 나온 국무부의 입장은 백악관 메시지를 ‘수습’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백악관이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자 국무부가 별도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과 공유 가치에 기반을 둔 철통 같은 동맹에 대한 약속을 공유한다”는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수습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다.                                                                 < 김원철 기자 > 

 

품목관세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 1750억 달러 추산 환급 여부 불투명

 

 
 
컨테이너선 한 척이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에 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
 

20일(현지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하면서 수출 기업들 및 대미 협상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상호관세 무효, 그동안 낸 관세 환급 가능할까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해온 상호관세가 무효로 선언됐기 때문에 미국 세관 당국은 상호관세를 더 이상 부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상품의 경우 다른 나라들처럼 지난해 4월5일부터 ‘기본관세’ 명목으로 대부분에 10% 상호관세가 매겨졌다. 이후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 잠정 타결에 따라 상호관세는 15%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10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협상 최종 타결에 따라 한국산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는 15%를 유지하기로 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거의 모든 품목 관세율이 0%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부담이 가해진 것이지만 이번 판결로 더 이상 상호관세는 부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 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해온 상호관세 및 중국과 멕시코 상품에 대한 ‘펜타닐 관세’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펜타닐 관세’는 중국과 멕시코가 마약성 물질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과 관련해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부과하는 관세다.

 

따라서 상호관세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양대 축인 품목관세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품목관세는 특정 품목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따른 관세다. 이 관세는 미국 상무부의 안보 영향에 대한 조사를 전제로 한다. 미국은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15%,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50%의 품목관세를 매기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에는 4월부터 25% 품목관세가 부과되다가 협상 최종 타결에 따라 15%가 적용되고 있다.  

 

일단 판결 자체로만 보면 수출 업체들은 상당한 부담을 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부과된 상호관세 환급은 어떻게 될지 등을 두고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적 관점에서는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면 환급해주는 게 맞지만, 연방대법원은 환급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따른 미국의 전체 환급 규모가 1750억달러(약 245조원)라는 추산도 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관세 납부 주체가 미국 수입업자라는 것이다. 한국 수출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만큼을 수입업자들에게 주거나, 수출업자의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수출 가격을 깎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환급이 가능할 경우 수출 업체들이 이를 그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를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관세 전문가들은 수출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실제로 전가받고 있는지에 관해 자료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앞으로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또 다른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판결에 반발하면서 “국제경제비상권한법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역법 제122조에 따라 전 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곧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관세 부과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역법 제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등을 이유로 한 관세 부과를 규정하고 있다. 

 

대미 협상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서 주요 타깃이 되면서 3500억달러(약 507조원) 대미 투자 등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품목관세율을 각각 15%씩 적용받고 있다. 

 

협상의 밑바탕이 됐던 상호관세가 이번 판결로 무효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지나친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한편으로 트럼프는 지난달 말, 한국 국회가 대미 투자 특별법안 처리를 지연한다는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에 대한 관세율과 상호관세율을 현재의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을 미국에 급파해 무마를 시도하고, 국회는 특별법안을 다음달 초까지 통과시키겠다며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무기로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대미 협상에 관해 한국의 입지가 개선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를 도입하려 하고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관세율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기존 협상 결과를 바꾸기는 어렵고, 협상 전략을 눈에 띄게 수정하는 것도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약속한 협상 결과를 놓고 “당시에는 자동차 품목관세 해결에 주안점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로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이나 제3국들의 대응을 살피면서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본영 기자 >

 

청와대, 미국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국익 부합하는 방향 검토”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청와대는 21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과 미국 정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매우 실망했다”며 “좋은 소식은 이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 전체와 의회도 인정하고,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1977년 제정)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대체 수단을 통해 전 세계에 10%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 서영지 기자 >

 

단속 나선 미 재무 “우리와 맺은 합의 지켜야”…‘접근 봉쇄’ 협박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0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이코노믹 클럽 행사 질의응답(Q&A)에서 발언하고 있다. 댈러스/AFP 연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0일(현지시각) “각국이 지난 1년간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 합의를 존중(honor)할 것으로 본다”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지만, 기존 무역 합의의 구속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232조와 301조 관세로 이동할 수 있다”며 “모두가 그들의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를 빼앗았지만, 동시에 대통령이 (수입을 전면 차단할 수 있는) ‘금수조치(엠바고)’를 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국가나 전체 제품군의 수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만큼, (관세보다) 더 가혹한 지렛대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모든 국가가 기존 합의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관세를 통한 수익 창출은 막혔더라도, 합의를 파기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아예 미국 시장 접근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3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비상사태 시 수입을 규제할 권한은 부여하지만, 관세 부과까지 포함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각국에 대해 동일한 관세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다만 방식은 덜 직접적이고, 조금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환급 가능성과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관세가 환급되더라도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를 “궁극적인 기업 복지”라고 일축했다. 대법원은 이미 징수된 관세의 환급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지 않았다.                     < 김원철 기자 >

 

비상경제권한법 근거로 관세 부과대통령의 권한 넘어선 것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워싱턴 대법원의 전경이 보인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해온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미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판단함에 따라 글로벌 무역 질서와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보수 우위(6대3) 구도의 대법원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제동을 건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6대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무역 파트너들에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조지 W. 부시 대통령 지명)은 다수의견에서 “의회가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했더라도, 이는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법 제1조 8항이 과세·관세 권한을 의회에만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판례를 인용해 ‘관세는 매우 명백히 조세권의 한 갈래’라고도 강조했다. 다수 의견에는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에 대법원장 및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1기 트럼프 대통령 지명), 에이미 코니 배럿(1기 트럼프 대통령 지명) 대법관 등이 가담했다.

 

대법원은 “비상경제권한법 반세기 역사상 어느 대통령도 이 법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이 주장한 권한은 “범위·규모에 있어 전례 없는 확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중대 질문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을 적용해, 경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권한은 의회의 ‘명확한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진보 대법관 3명은 “중대 질문 원칙 적용은 불필요하며 일반적인 법령 해석만으로 충분히 위법 결론에 이른다”는 별도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로 무효가 된 것은 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본 10%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차등 적용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유입 등을 이유로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이후 인상)를 부과한 관세’ 등 두 범주의 관세다.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근거로 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

브렛 캐버노(1기 트럼프 대통령 지명), 클래런스 토머스(조지 H. W. 부시 대통령 지명), 새뮤얼 얼리토(조지 W. 부시 대통령 지명) 대법관 등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관세는 수입을 규제하는 전통적인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이미 징수된 관세를 환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다수 의견서는 이미 징수된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어떻게 환급할 것인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비용이 이미 소비자에게 전가된 상황에서 환급 절차는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체결된 수조 달러 규모의 무역 협정들 역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관세 환급 문제는 향후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관세로 약 1300억 달러(약 188조원) 이상이 징수됐다. 로이터 의뢰로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모형(PWBM)이 추산한 결과 환급 대상은 최대 1750억 달러(약 25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7년 제정된 비상경제권한법은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경우 외국과의 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마약 유입과 대규모 무역적자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지난해 4월 이른바 ‘해방의 날’ 발표를 통해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최소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일부 국가와 품목에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됐다.

 

판결 직후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달러지수는 일시 하락했다가 회복했고,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부정적 판결 가능성이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의회의 통상 권한을 회복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불공정 무역에 맞설 행정부의 수단을 제약했다”고 반발했다. 백악관은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엔비시(N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측근들에게 “불명예스러운(Disgrace)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로 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 체계는 법적 기반을 상실하게 됐다. 다만 철강·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률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는 이번 판결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1974년 무역법 등 다른 법률을 활용해 관세 부과 시도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되던 관세 카드가 제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주요 교역국과 진행해온 양자 협상도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김원철 기자 >

 

트럼프 “모든 방법 동원해 더 걷을 것”…‘전 세계 10% 관세’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10% 관세 부과안에 전격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방금 백악관 집무실에서 모든 국가에 대한 글로벌 10% 관세안에 서명했다”며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실제 서명까지 마쳤다고 공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올린 글에서 “매우 합당하고 적절한 관세 방식을 반대한 대법원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들의 결정은 터무니없었지만, 이제 조정 과정이 시작되며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같은 날 미국 연방대법원이 6대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위법이라고 판단한 직후 나왔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는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다고 판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대법원 결정은 틀렸다”고 반발하며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201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대체 수단으로 거론했다. 이번 글로벌 10% 관세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다. 해당 조항은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간 한시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150일을 초과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무역법 122조 관세가 한시적이라는 점, 232조 및 301조 절차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전 세계를 일괄 대상으로 하는 10% 관세는 동맹국까지 포함하는 조치여서, 외교·안보 지형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 김원철 기자 >

 

미, ‘150일 한시 10% 관세’ 24일 발효…핵심광물·자동차·의약품 등 제외

 

 
 
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컨테이너선을 적재한 선박들 위로 하역용 크레인이 서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10% ‘임시 관세’가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한국시각 24일 오후 2시)부터 발효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번 조치는 150일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국제수지 불균형 시정과 무역관계 재조정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 권한을 활용해 미국을 차별하는 외국의 행위·정책·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라고도 지시했다.

 

이날 백악관이 배포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일정 기간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단행됐다. 백악관은 “대법원의 실망스러운 결정에도 불구하고 관세는 미국의 경제·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으로 계속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관세 부과 예외 품목도 광범위하게 지정했다. 핵심 광물 및 에너지, 미국 내에서 재배·채굴·생산이 불가능하거나 수요를 충족할 만큼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및 비료가 제외됐다. 소고기·토마토·오렌지 등 일부 농산물과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 일부 경·중·대형 트럭, 버스 및 관련 부품 등도 제외됐다. 기존 상호관세 면제 대상 품목들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또는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관세 부과 대상,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요건을 충족하는 캐나다·멕시코산 제품 등도 제외됐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미국의 구조적 국제수지 적자를 들었다.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2024년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는 1조2000억 달러로, 바이든 행정부 기간 동안 40% 이상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국제수지 문제를 방치할 경우 재정조달 능력 약화, 투자자 신뢰 훼손, 금융시장 불안, 경제·국가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향후 관세 부과의 국내 법적 권한은 달라질 수 있지만, 관세와 무역합의를 병행해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시장 접근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상호무역협정은 계속 존중할 것이며, 교역 상대국도 같은 수준의 이행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김원철 기자 >

 

한겨레 김원철 기자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날 임기를 시작한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열심히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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