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화오션(앞줄 왼쪽) 대표와 라자트 마라와 알고마스틸 대표가 26일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들어 보이고 있다. 뒷줄은 왼쪽부터 필립 제닝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한화 제공
산업통상부는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한·캐나다 산업 협력 포럼’을 개최했고, 양국 기업들 간에 6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고 27일 밝혔다. 최대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을 발주한 캐나다 정부의 절충교역 요구에 따라 캐나다에 대한 투자와 산업 협력을 약속하는 차원이다.
산업부는 이번 포럼은 ‘한·캐나다 자동차 산업 협력 포럼’(1부) 및 한국경제인협회와 캐나다기업연합회가 함께 주최한 ‘한·캐나다 시이오(CEO) 대화’(2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잠수함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한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캐나다 쪽에서는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과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양국 간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의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됐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특사단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여해 이런 분야의 협력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자동차 산업은 양국을 관통하는 핵심 기간산업으로, 양국 자동차 업계가 함께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특사단 방문을 계기로 한화그룹을 중심으로 양국 기업들 사이에 철강, 인공지능(AI), 위성통신, 우주, 전자광학 분야에서 6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화오션의 경우 잠수함 건조에 들어갈 현지 강재 공장 건설 등을 위해 3억4500만 캐나다달러(약 3646억원)를 출연하기로 캐나다 철강 업체와 약정했다. 한화시스템은 현지 업체와 인공위성 분야 협력을 추진하면서 잠수함 사업과 연계된 지휘·통신체계 관련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지 업체와 함께 희토류 개발을 추진한다.
한화오션은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자동차 분야 투자 등 무기 구매의 반대급부를 챙기는 절충교역을 요구하고 있다. < 이본영 기자 >
캐나다 현지서 잠수함 수주용 '절충교역 카드' 총력전
산업부, 토론토서 '한-캐 산업협력 포럼'…방산 · AI 등 MOU 6건
한경협, 캐나다서 3차 양국 CEO 대화…캐 국제통상 장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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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강훈식 비서실장, 캐나다로 출국 (영종도=연합) =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하고 있다.강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특사단은 이날 출국해 캐나다와 노르웨이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2026.1.26
한국 정부와 기업이 총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수주하기 위해 캐나다 현지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산업통상부는 26일 오전 11시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한-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사업자 선정에서 '절충교역'을 핵심 평가 요소로 두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산업 협력 의지를 입증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나 장비 도입 시 계약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등 반대급부를 받는 교역 방식을 말한다.
포럼 1부에서는 캐나다가 절충교역으로 가장 원하는 자동차 관련 산업을 주제로 '한-캐나다 자동차 산업협력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국과 캐나다의 주요 자동차 기업인들을 비롯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도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양국 간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김 장관은 "자동차 산업은 양국을 관통하는 핵심 기간산업으로, 양국 자동차 업계가 함께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 [한화오션 제공]
특히 한·캐나다 주요 인사 임석 하에 핵심 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기업 간 MOU 체결로 철강, 방산, 우주, AI, 희토류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은 이미 캐나다를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양국 간 협력 확대가 공급망 안정성 강화, 상호 일자리 창출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 2부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캐나다 기업연합회(BCC)가 주최하는 제3차 '한-캐 CEO 대화'가 개최됐다.
상호 협력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한국의 12개 기업, 캐나다 9개 기업 CEO급 등 30여명이 참석해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전망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캐나다 측에서는 행사를 골디 하이더 BCC CEO와 캐나다 대표 브랜드 루츠(소비재)의 메간 로치 CEO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손재일 한화시스템 사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글로벌 공급망 핵심 전략기업 고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양국 정부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경제 안보 동맹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경협은 전했다.
한경협 사절단은 이날 토론토에서 일정을 마치고 수도 오타와로 이동해 캐나다 투자청 주최 오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캐나다 통상·투자 유치 정책의 사령탑인 마닌더 시두 국제통상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적 관심을 요청하고,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이 캐나다 현지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창범 부회장은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상시화와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새로운 산업질서 재편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한국과 캐나다가 단순한 교역 파트너가 아닌 산업과 안보, 공급망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번에 위치한 포드 생산센터를 방문했다. 로이터 연합
미국인들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기 집권 뒤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강경한 이민 단속 작전이 펼쳐진 가운데, 미국 시민이 또다시 단속 요원의 총격에 숨지면서 지나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를 통해 미국 성인 1139명을 1월23일~25일간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8%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1월 12~13일 조사 당시의 41%에서 하락한 수치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4일 이민단속 반대 시위가 벌어지던 중 이민단속 요원이 미니애폴리스에서 두번째로 시민 알렉스 프레티(37)를 사살한 사건을 전후해 이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9%로, 이달 초 조사(41%)보다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53%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한때 이민 정책과 관련해 50%의 지지 응답을 받았으나, 이후 하락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살된 프레티가 단속 요원들에게 ‘테러’를 저지르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과 다른 거짓 해명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7일에 러네이 굿(37)이 숨지는 등,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사망한 것은 두번째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여론조사 응답자의 58%는 이민단속국(ICE)의 단속이 ‘지나쳤다’고 답했다.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은 12%, ‘적절했다’는 26%였다. 민주당 지지층 10명 중 9명은 지나쳤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2명이 지나쳤다고 응답했다. 무당층 유권자의 경우도 10명 중 6명꼴로 단속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해당 장면 영상이 퍼지며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민심이 악화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공화당 후보 크리스 마델 변호사는 단속 과정에서 시민 2명이 잇따라 숨지자 “공화당은 공화당 후보가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걸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사퇴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공화당이 우리 미네소타주 시민들에게 가하는 보복 행위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정유경 기자 >
미니애폴리스 사태 ‘변곡점’…트럼프, 미네소타 주지사와 통화 뒤 단속 완화
26일(현지시각)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 앞 창문 유리에 총탄이 관통한 흔적이 보인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팀 월즈 주지사와 전화 통화 이후 긴장 완화 의사를 밝히며, 연방 이민단속 작전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백악관은 미네소타 주의 지방 당국이 연방 당국과 협력한다면, 미네소타에서 연방 요원의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거친 대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경수비대장도 현장에서 철수한다. 연방요원 총격으로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한 뒤 정치적 역풍에 직면한 백악관이 현장 통제와 정치적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월즈 주지사가 협력을 요청했고, 매우 좋은 통화였다”며 “우리는 사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 전, 월즈 주지사와 미니애폴리스 시장 제이콥 프레이를 향해 “내란을 선동하는 위선적인 정치 바보들”이라고 비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경 차르’로 불리는 국경 담당 특별보좌관 톰 호먼을 이날 저녁 미네소타로 파견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호먼은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며 그에게 현장지휘권을 부여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미네소타에서 강경 진압 작전을 주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은 27일 현장을 떠난다고 시엔엔(CNN) 등이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비노 대장은 총격 사건 직후 프레티가 요원들을 학살하려 했다고 비난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비노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거친 대응 방식이 여론을 악화시켰다고 판단해 경험 많은 호먼을 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요원 수를 줄이겠다는 점도 명시적으로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주 정부 지도자들이 상식적인 협력 조치를 이행한다면, (아이스 요원들이) 더는 해당 주의 이민 단속을 지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스와 지방 경찰이) 이미 다른 많은 주와 관할 구역에서 효과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미네소타에서도) 평화롭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즈 주지사는 엔비시(NBC)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주지사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네소타 내 연방 요원의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폭력 범죄자에 해 주 정부와 더 협력적인 방식으로 이민 단속을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알렉스 프레티와 러네이 니콜 굿 사망 사건에 대해 미네소타 주 수사당국(BCA)이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토안보부(DHS)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방정부의 개입을 차단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해 온 월즈 주지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백악관 메시지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레티가 테러리스트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대통령은 조사가 사실에 입각해 진행되기를 원한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류 변화의 배경에는 공화당 내부의 심각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폴리티코와 시엔엔(CNN)에 따르면, 충성도가 높던 공화당 의원들조차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이 오히려 미국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며 백악관에 메시지 조정을 요구해왔다. 트레이 가우디 전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레이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할 증거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1%는 이민 단속을 위해 시위대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가치가 없다고 답했으며, 2024년 트럼프 지지자 중 31%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한 공화당 보좌관은 “이 상황은 야당에게 완벽한 선거 광고 소재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백악관은 여전히 대규모 추방 공약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호먼 파견과 요원 감축 검토, 톤 다운된 메시지는 전술적 후퇴이자 정치적 손실 최소화 시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안 통과를 거부하며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현장 충돌을 장기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의 무역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는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 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법제화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권한이긴 하지만, 나는 이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비롯한 모든 품목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 김원철 기자 >
트럼프 관세 인상 돌발카드 왜…대미투자법 통과 지연 불만
집권 2기 취임 1주년을 맞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제임스 S. 브래디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및 품목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미 관세 인하 조치를 단행해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음에도, 관세인하의 반대급부인 대미투자를 위한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처를 하길 기대한다”며 “그러나 한국 입법부는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 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며 “한국의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비롯한 모든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지난해 8월7일부터 상호관세를, 지난해 11월 1일부터는 자동차·부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이 먼저 관세를 인하했음에도 한국에선 대미 투자를 위한 법제화가 더디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선 한국의 합의 이행 과정이 더디다는 불만이 누적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은 현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미 무역합의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여야의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에 처리에 속도가 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무역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이므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없다고 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의원 입법 형태로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으며, 이 법안을 통해 무역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헌법 제60조 1항을 들어 맞서고 있다. 3500억 달러(약 5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 규모는 사실상 조약에 준하기 때문에 특별법 처리에 앞서 무역합의 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법안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위원장은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다. 야당 협조 없이는 법안 상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김원철 기자 >
청와대 “미, 상호관세 인상 설명 없어…곧 러트닉과 협의”
이재명 대통령. 연합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도 “현재 미측의 의중을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27일 언론공지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의 대미 전략투자 특별법 상정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품목 관세와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게시했다”며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가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국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즉각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무역 합의는 미국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합의된 거래 조건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인하해 왔고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도 동일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오늘 오전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현재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조속히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대변인실도 이날 공지를 통해 “앞으로 한국 국회의 법안 논의 상황을 미측에 설명해 나가는 등 미국 정부와 소통할 것”이라며 “당초 오늘 오후에 예정된 부총리-재경위원장 면담 등을 통해 특별법안에 대한 국회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으며, 이를 포함하여 앞으로도 국회와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신형철 박수지 기자 >
민주 정태호 “한미 투자 특별법 정상적 입법 절차 중”
트럼프 ‘한국 국회 합의 불이행’ 탓 관세 인상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차트를 들고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2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 5개의 한·미투자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 발의돼 있다”며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입법 지연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실무적 어필을 받은 바 없다”며 “(지난해 11월) 한·미가 합의한 것은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는 것이었고, 통과 시점은 (정해진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병기 의원(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을 비롯해 안도걸·진성준·홍기원(이상 민주당)·박성훈(국민의힘) 의원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해 11월 이후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재경위에서는 이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엔 조세심의, 이달에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며 “향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쪽에선 소관 상임위인 재경위 위원장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인 데다가, 연간 200억달러 대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야당과의 합의 없이 법안을 서둘러 일방 처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비준을 반대하는 가운데 소속 의원이 따로 법안도 냈다. 여·야가 법안을 다 낸 만큼 법안을 (상임위에) 상정해서 논의를 해나가면 된다”며 “법안이 발의된 지 두달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안은 국민의힘이 협의해주면 신속하게 처리하면 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 이전으로 관세를 되돌리는 발표를 하며) 표면적으로 밝힌 이유가 전부인지 더 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안 자체가 제정법인데다가 (대미 투자 금액이 연간 200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간단하게 처리할 게 아니라 숙려가 필요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 고한솔 기민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