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민대토론회… 국가 사과·배상 청구소송 맞춰 "전두환 집권 K공작계획 등 국가폭력 전모 밝혀야"
군사독재정권에 의한 언론인 강제해직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 역사적 책임을 묻는 '역사재판'의 장이 국회에서 열렸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이하 80해언협)는 20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80년 언론인해직의 역사재판 국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언론인 강제해직에 대한 국가 사과 및 배상 청구소송의 첫 재판(7월 16일)에 맞춰 법원의 실정법 재판과 병행하는 ‘역사적 재판’의 의미로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등 주요 언론단체와 광주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들, 그리고 국회의원 45명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다.
20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80년 언론인 강제해직의 역사재판 국민대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오른쪽 넷째부터 조경태 의원, 조정식 국회의장, 김재홍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정근식 서울교육감, 전진숙 의원, 정진욱 의원.
기조발제를 맡은 김재홍 80해언협 공동대표는 “전두환이 언론인 해직 명단을 결재한 장본인이라면, 노태우는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직을 물려받아 해직 언론인의 취업을 제한하고 사찰을 감행한 실행 책임자”라며 사후 관리의 전모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신군부의 ‘전두환 KING 만들기’ 음모였던 이른바 ‘K공작계획’의 실물 복사본과 내용을 공개하고 “취업 금지와 제한으로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했으며 감시 사찰로 총제적 기본권을 말살한 전방위적 국가폭력이었다”고 규탄했다. K공작계획은 1989년 국회 5공청산 청문회와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들에 포함됐으나 일반 공개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과거 군사정권이 자행한 언론 통제의 구체적인 수치와 학술적 진단도 제시됐다.
주제발표 1 ‘해방 후 군사독재정권의 언론탄압사’에서 김서중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언론은 일제 강점기, 미군정, 이승만 독재 정권, 5.16군사쿠데타 박정희 유신 정권, 신군부 5공정권을 거치면서 최소 100년 기간 동안 서구 근대 언론의 초기 상황에 머물렀다”고 정리했다.
김 명예교수는 특히 박정희 유신 정권의 언론 통제에 대해 “언론인 통제, 언론사 통제, 보도 내용 통제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언론인 통제로 민족일보 탄압과 조용수 사장의 사형 집행, 프레스 카드 제도 도입과 언론인 강제 퇴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언론인 강제 해직, 유신체제 아래 언론사 통폐합, 보도내용 통제와 보도지침 등에 대해 분석 평가했다.
주제발표 2 ‘80년 내란집단의 언론검열과 언론인 강제해직’에서 김주언 뉴스통신진흥회 전 이사장은 “518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거의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광주항쟁 왜곡과 비하는 전두환 내란세력에 대한 완전한 청산 작업과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배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이사장은 “보도 검열과 비판 언론인 축출이 내란의 필수 수단”이라면서 “1979년 10월27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된 뒤 1981년 1월24일 해제시까지 1년3개월 동안 신문 방송 통신 잡지에 대해 총 108만 5,096건을 사전 검열하고 2만 9,010건을 보도 관제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해직언론인 여러분께 빚을 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그 희생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며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검열을 거부한 해직언론인의 싸움은 5·18 정신의 표상이며, 그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개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80해언협은 “오랫동안 상처를 안고 살아오며 국가와 동료 시민에게 듣고 싶었던 위로를 국민 대표인 국회의장이 대신해 주었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정근식 서울특별시 교육감(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의 의미가 미래 세대에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80년 신군부의 언론인 강제해직은 중대한 국가폭력이자 학생들이 기억하고 배워야 할 민주주의의 역사”라며 “오늘의 연구와 증언이 학교와 시민사회로 널리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80해언협은 “이번 국민대토론회가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언론 탄압을 제대로 단죄함으로써, 향후 어떠한 권력도 언론의 자유를 흔들 수 없도록 만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 이명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