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전 검사, 지난해 현직 검사 신분 총선 출마 공언해 중징계 받아

[전문]
명태균 쪽, 2024년 2월 김건희와 통화 복기 공개
“이철규·윤한홍 의원, 검사 공천하면 최다석 언급”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변호인이 지난해 4월 총선 전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해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17일 주장했다.

 

명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지난해 2월16~19일 사이 (명씨와 김 여사가) 대여섯번에 걸쳐 통화했다”며 통화 내용을 복기해 공개했다. 남 변호사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김상민 검사는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김상민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상민 전 검사는 지난해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 출마를 공언해 중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김 여사는 이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 아니냐”라며 “(당시 의창구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선) 김종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다.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 끝나니 한자리하려고 기어 나온 기회주의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또 김 여사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김종양 후보 배제가) 맞다면서 김 검사가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가 박완수 경남지사에게 전화해 김 검사를 도우라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명씨는 김 여사에게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공천해 주면 총선에서 진다”고 했으나, 김 여사는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을 거라고 했다”, “이철규·윤한홍 의원이 그렇게 말했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명씨는 이 통화 내용을 공개한 뒤 “간신들이 총선 때 대승을 한다고 대통령 부부에게 허위 보고하니, 비상 계엄 때 계엄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냈구나. 내가 알던 대선 때 김건희는 통화를 해보니 없었습니다”라고 첨언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해오던 창원지검은 이날 이 사건 공익신고자인 강혜경씨 등 4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창원지검은 또 윤 대통령 부부 등 남은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명씨의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가 공개한 명씨와 김 여사의 통화 내용.     < 한겨레  강재구 기자 >

김건희 : 선생님~ 김상민 검사 조국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 김종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이고,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이 끝나니 한자리 하려고 기어나온 기회주의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힘 국회의원이 되면 되겠습니까? 윤한홍 의원도 맞다고 하면서 김상민 검사가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박완수 지사에게 전화해서 김상민 검사를 도우라고 했어요.

명태균 : 여사님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주면 총선에서 집니다. 내가 볼 때, 이 추세로 가면 110석을 넘지 못합니다.

김건희 : 아니에요. 선생님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을 거라 했어요.

명태균 : 누가 그런 말을?

김건희 : 이철규, 윤한홍 의원이 그렇게 말했어요.

명태균 : 김상민이 내려 꽂으면 전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정치인 체포명단이 적혀있는 ‘홍장원 메모’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을 향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17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홍 전 차장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조 원장은 거짓말할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의 이름이 적힌 ‘체포명단’을 전달받았다고 국회 정보위와 헌법재판소에서 증언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말한 메모는 홍 전 차장이 직접 작성한 것 외에 보좌관이 작성한 것 등 총 4장이 있다며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여 방첩사령관으로부터 명단을 받으니까 포스트잇에 쓰고, 그걸 보좌관에 줘서 정리하라고 한 것이 뭐가 틀린거냐. (내용은) 똑같다”며 “(조 원장이) 지엽적인 걸 가지고 자꾸 빠져나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은 내란, 외환에 대해 직권으로 조사하게 돼 있다”며 “홍 전 차장은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그걸 원장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조 원장이 국무회의에 가서 그 이야기(계엄 선포 계획)를 듣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조 원장이 헌법재판소에서 ‘홍 전 차장이 박 의원에게 인사청탁을 했기에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인사청탁을 한 것은 홍 전 차장이 아닌 홍 전 차장과 함께 근무한 선배”라며 “(조 원장이) 홍장원을 나쁜 사람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서부지법 난동 125명 수사, 74명 구속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동창생들이 만든 온라인 카페에 성착취물이 올라왔고 이를 문 대행이 방조했다는 극우세력의 주장에 대해 경찰이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고, 헌법재판소 습격 모의 사건을 ”집중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성착취물이 게시된 문 대행 동창 카페에 대해 방조자도 처벌할 수 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2009년도 사건이라 (음란물) 게시나 시청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으로 보인다. 방조 부분에 포인트를 맞춰서 보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행의 고교 동창 온라인 카페에 성착취물이 올라왔다며 문 대행이 성착취 범죄에 가담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카페에 성착취물이 올라온 경위와 해킹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해 달라고 지난 13일 경찰에 촉구했다.

 

경찰은 ‘헌법재판소 습격 모의’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12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지난 13일까지 게시된 글 60건에 대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집중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125명을 수사하고 이 가운데 74명을 구속했다. 관련 유튜브와 보수 커뮤니티 게시글 분석을 통해 배후세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