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뒤 주변 4개국 정상 중 첫번째 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중순 우리나라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일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11월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우리나라를 공식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에 두 번째 한·러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됐다.
당시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철도·가스 등 SOC 투자와 유라시아 경제권 협력 플랜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부산-유럽을 오가는 기차를 연결하는 것이 꿈”이란 말로 러시아 SOC 진출의 강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양국관계 전반에 관한 평가 및 향후 한·러 관계 발전방안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 △양국 간 실질협력 방안 △문화 인적 교류 활성화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새 정부 출범 후 주변 4개국 정상 중 첫번째 방한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양국간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모잠비크, 우간다, 뉴질랜드, 필리핀, 폴란드에 이어 국내에서 갖는 박 대통령의 여섯번째 정상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2005년 이후 8년만의 방한이자 3기 정부 들어 첫 방한이다.


[1500자 칼럼] 극과 극

● 칼럼 2013. 10. 27. 15:21 Posted by SisaHan
바이올린의 선율을 기억하면서 좋아하는 곡을 추천하라면 모두가 나름대로 이 곡 저 곡을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타이스의 명상곡’을 꼽고 싶다. 
목사여서 그럴까? 프랑스의 문호인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을 소재로 하여 루이 갈레가 각본을 쓴 것을 오페라로 만든 타이스다. 이것은 수도승 아타나엘과 아름다운 무용가 타이스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보이는데 이 명상곡이 오페라가 전개되는 부분 부분에 흐르고 있다.

수도승 아타나엘은 타락한 여인 타이스를 회개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떠나려 할 때 말리는 스승의 만류를 뿌리치고 멀리 알렉산드리아로 가서 전도했으나 타락한 그녀는 결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그녀도 자신이 살아온 퇴폐적인 삶에 회의를 느끼고 있던 차였기에 수도승의 정열적인 요청에 마음이 움직였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그녀의 삶이란 환락에 찼으나 육체의 만족이나 세월이 결코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기도 하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도승을 유혹하려는 마음을 품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허영과 타락의 삶을 버리고 수도승을 따라나선다. 모든 재물과 자신이 가졌던 우상과 사귀던 남자와 집과 세상을 등지고 수도승과 함께 정결한 생을 위해 사막으로 떠났고, 수도승은 돌아와 그녀를 수도원에 맡기고 자신의 수도를 위해 정진하는데…, 타이스는 마음에 안정을 찾고 신앙의 길에 섰는데 정작 수도승의 마음에는 오히려 그녀를 연모하는 정과 사랑이 생겨 꿈속에서도 그녀가 생각이 나고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수도승으로서는 이래서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사막으로 나가 고행을 하며 참고 견디려 하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를 찾아가 고백을 하지만 이미 신앙의 길에 들어선 그녀에게는 공허한 소리로 들릴 뿐 죽어가는 그녀에게는 하늘이 열리고 천사들이 보이고 하나님이 그를 영접하며 기다리신다고 고백하고 죽음을 맞는다.

대강의 줄거리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땅의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 두 번이나 보여주는 모래시계를 통해 시간과 세월의 흐름, 인간의 향락이 한 순간 뿐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무대에서 벌거벗은 남녀가 즐기는 모든 것들은 지옥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첫 장면에서부터 수도사들의 갈등을 표현하는 모습과 함께 주인공 아타나엘의 극과 극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처음 그가 타이스에게 갈 때는 성자라고 하겠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고 신앙으로 돌아간 그를 잊지 못해 수도사의 신분도 잊고 사랑을 요구하는 모습은 인간 그 자체가 얼마나 연약한가 하는 점을 보이고 있다. 수도사 역시 인간이기에 그도 갈등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여인에게 미쳐있는 그 모습을 보고 과거 그를 존경하고 따랐던 수도사들이 사탄이 나타났다고 했겠는가?
인간이 그래서 연약한 존재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과신할 수도 없고 누구를 향해 비판하거나 손가락질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스스로 시인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그렇게 극과 극 속에 사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어떤 극적인 존재로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오페라 마지막 장면은 심각하다. 타이스는 죽고 사라지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큰 칼이 무대 위로 떨어지면서 꽂히는데 그 칼이 흔들거리고 있는 장면이다. 마지막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고 그것은 언제나 현재형 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 김경진 - 토론토 빌라델비아 장로교회 담임목사 >


교육부가 21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829건의 내용을 수정·보완하라고 출판사들에 권고한 것은 교학사 교과서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물타기 꼼수’일 뿐이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을 취소해 사태를 빨리 마무리하기 바란다.
교육부 권고 내용을 살펴보면 물타기 의도가 잘 드러난다. 교육부는 애초 객관적 사실과 표기·표현 오류만 잡아내겠다고 했다가 21일 발표 때는 서술상의 불균형과 국가 정체성을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들 내용이 대부분 북한 관련 서술에 집중된 것을 보면 7종의 교과서에서 흠집을 찾으려고 기준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졸속 작업을 하다 보니 권고 내용이 틀린 것도 여럿이다. 게다가 교학사 외의 교과서에서는 오탈자까지 속속 짚어내 오류 숫자를 늘리려고 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가 다른 교과서의 2~4배에 이른 것은 이 교과서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8월 말 8종의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검정심사에서 통과된 이후 논란이 집중된 것은 교학사 교과서뿐이었다. 이 교과서는 친일파의 행위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노골적으로 미화하는 등 역사 교과서로서 허용될 수 있는 자율성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비판이 많았다. 게다가 사실 관계가 잘못 표현되거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내용이 수백 곳 지적돼 교과서로서 수준 미달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다수였다. 
그렇다면 국편의 검정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 교과서만 검정 취소하면 그만인데도 교육부는 굳이 8종의 교과서 전부에 대해 사실상의 재검정을 실시했다. 부실·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를 좌우 이념 논란으로 치환하려 한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과 새누리당 등 여권의 뜻이 그대로 관철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봄 ‘역사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불을 지른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때아닌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의 이번 권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여권이 역사전쟁으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들이 나아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을 정통으로 삼자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역사 교과서 내용까지 바꿔버린다면 정권이 달라질 때마다 역사전쟁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학계는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불행이다. 교육부는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