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대규모 도심 군행진

● COREA 2013. 10. 7. 15:25 Posted by SisaHan

신형 미사일 등 선 뵈… 강우석 감독은 행진반대 누드시위

국군의 날인 1일 서울 도심에서 군이 시가행진을 했다. 1만1000여명의 군인과 190여대의 지상 무기, 120여대의 항공기가 참가해 숭례문(남대문)~광화문 일대에서 10년 만에 열린 대규모 군사행진이었다. 
특히 사거리 1000㎞가 넘는 국산 순항 미사일 ‘현무-3’, 사거리 300㎞의 탄도 미사일 ‘현무-2’가 시민들에게 처음 공개됐다. 북한의 장거리포·해안포를 겨냥한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유도 미사일, 함정에서 발사하는 함대지 미사일 ‘해성’도 첫선을 보였다.
이날 행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에 따른 것이지만, 북한의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올해 3차 핵무기 실험에 대응하는 ‘무력시위’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감독 강의석(27)씨는 이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국군의 대규모 시가행진에 반대하는 알몸시위를 벌이고 오후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강씨는 “오전 6시27분 전쟁기념관 형제의 상 앞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벌였다”며 군행진 반대 글과 사진 등을 페이스북에 실었다. 강씨는 “북한이 매년 군사 행진을 하며 무력을 과시하는데 한국은 이를 따라 하고 있다. 남한이 북과 다르게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을 알리려면 이런 행진은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국군의 날 행진에서 옷을 벗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한반도 평화 노력을 촉구했다.
< 김효진 기자 >


[1500자 칼럼] 종이 편지와 문자

● 칼럼 2013. 10. 6. 15:09 Posted by SisaHan
DAY 1: “아빠~~~” “우리딸? / 잘 잤어?” “네!! 잘 잤어요! / 6:45에 일어나서 / 샤워하고, 준비하고, 정리하고, 아침 먹고 / 인제 orientation 가려고~” “엄마에게 전화하든지” “지금 가야돼~~~ / 이따가 저녁에 할께!!” “카톡 전화 가능해? 물어볼 거 있는데” “응응 / 아니 / 내가” “Calling…” “Call ended” “스카이프로 해” “오케” “지금 phone wifi 안돼”

DAY 2: “Package 보냈다. 목요일쯤 도착할거야.” “♥ Okok thank u appa” “사랑해” “나도” “♥♥♥” 

DAY 30: “Also 돈 부쳐주는 거” “Will send you money asap / Too busy / Still at work / No dinner yet” “AWE DADDY / Eat!!!” “Want to but...” 

둘째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지 한 달이 지났다. 위의 대화는 필자가 딸아이와 주고 받은 문자의 내용이다. 사적인 내용이라 낯이 뜨겁긴 하지만 글의 취지를 전달하기 위해 인용했다. 
옛날 같으면 유학간 자녀는 학자금을 보내달라며 ‘부모님 전 상서’로 시작하는 긴 편지를 썼을 것이고, 부모는 집안살림이 거덜날지라도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격려의 편지를 썼을 것이다. 그런 편지들은 몇 시간씩 공들여서 차분하고 정겹게 쓰여졌고, 인간적인 체취만이 아니라, 문학적인 향기까지도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학창시절에 주고 받은 편지들을 간직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빛 바랜 편지들을 읽을 때 받게 되는 추억과 그리움과 감동을 익히 알고 있으리라. 그러고 보면 요즘 세상에도 종이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고 서로 인간적인 정을 주고 받는 방법도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소위 ‘문자 (text messages)’라는 것이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미래의 의사소통 수단을 만들어낸 첨단 기술의 혁명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맞춤법과 문법을 무시하고 짤막하게 줄어든 은어적 표현들이 아름다운 우리 글을 파괴하고 있다는 걱정어린 시각도 있었다. 문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했던 필자는 당연히 후자에 속했으며, 그런 추세를 ‘aphasia (특정 두뇌 영역의 손상에 기인하는 언어 장애 현상)’라고까지 생각하며 강한 반발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바뀌기 시작했고, 지금은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의 지금 생각은 이렇다. 편지는 편지대로, 문자는 문자대로 각자 차지하는 영역이 다르다고. 딸아이를 미국에 보내놓고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편지를 읽을 때 내 가슴은 얼마나 벅차고 기쁠 것인가! 또 정성들여 쓴 답장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갈 때 내 발걸음은 얼마나 흥분되어 있을 것인가!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딸아이를 미국 현지에 내려놓고 돌아온 다음날 아침에 위에 인용한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잘 지내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3일이면 도착하는 속달우편물은 잘 받았는지, 돈은 충분히 남아 있는지, 이런 것들을 바로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 일인가! 종이 편지가 인간적인 체취를 듬뿍 전해주는 좋은 것이라고 해서 어찌 문자(text message)를 필요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문자가 편리하다고 해서 모든 글을 문자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지난 번 이 칼럼에 실은 글에서 ‘순간 만족(instant gratification)’과 ‘지연 만족(delayed gratification)’을 두고 ‘그릇된 이분법(false dichotomy)’에 대해 얘기했었다. ‘종이 편지’와 ‘문자’도 같은 경우가 아닐까? 어쩌면 욕심을 부려서 둘 다 가지는 것이 해결책이겠지만, 문자도 보내고 이메일도 보내고 전화도 하는 딸아이에게 종이 편지를 받는 것은 아쉽지만 기대하지 못할 것 같다. ㅎㅎ

< 노승문 - 시인, ‘시.6.토론토’ 동인 /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국방대에 교육 파견 중인 외교부 소속 고위 공무원이 국방대 이전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에 대해 ‘종북세력 음모’ ‘적화통일 사전작업’이라는 글을 올려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 외교관은 일부 군인·공무원들과 이미 ‘국방대수도권존치위원회’라는 비공식 조직을 결성했고, 조만간 국방대 안의 사무실에서 현판식까지 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먼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 빨간 색깔을 입혀 비난하는 ‘색맹증 중환자’가 어떻게 고위 공무원까지 승승장구했는지 공무원 인사제도의 허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법절차를 무시하고 집단적으로 비공개 조직을 만들어 정부 정책 반대운동을 펼치겠다는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해이와 집단이기주의는 엄중히 처벌해야 마땅하다.

최근까지 주러시아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를 지내고 귀국한 이원우 외교부 국장이 국방대의 ‘안보’ 과정 인터넷 클럽에 올린 ‘국방대 지방 이전에 대한 저의 생각’이란 글의 주장과 논리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방대 지방 이전의 의도가 종북세력이 “민간의 참여가 없는 쓸쓸한 국방대를 만들어 군에 대한 민의 소통 길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군에게 전작권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우리 국민을 속이면서 교묘하게 미군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철수하게 하는 전형적인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는 것이다.
둘 다 너무 유치하고 한심한 논리여서 반박하기조차 부끄럽다. 다만, 국방대의 지방 이전이 군과 민의 접촉을 소원하게 해 군민을 이간하기 위한 것이라면, 육해공군의 본부가 서울이 아니고 계룡대로 이전한 것은 왜 문제를 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또 전작권 환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걸 지적해 둔다. 이 국장은 “어려운 남의 나라를 도와주러 간 군대는 당연히 자신이 전작권을 가지며 세계 최강의 미국의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말고 세계 어디에도 자신의 전작권을 외국 주둔군에 맡기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이 국장 등의 집단행동은 서울 소재 국방대 논산 이전 계획을 저지하려는 세력의 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하고 거기에 ‘전가의 보도’인 색깔론을 동원한 셈이다. 이들이 국방대에 사무실까지 내기로 했다니, 국방대 쪽이 뒤에서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가 조사를 통해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응분의 조처를 취하겠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일로 군민 화합이 깨지고 공무원에 대한 민의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됐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