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 방문 바이든도 “보고받았다”

 
앙골라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수도 루안다의 국립노예박물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루안다/로이터 연합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3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미국은 이 발표를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사태에 대해 더 파악해 나가면서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앙골라를 방문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행한 기자들에게 “막 브리핑을 받았다”, “밤사이 상황에 대해 자세한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특정 국가의 법률과 규정들은 준수돼야 한다는 희망을 확실히 갖고 있다”며 “여기에는 (한국) 국회의 표결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가 참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을 무효화한 표결을 윤 대통령이 헌법 조항에 따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이 표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의 지지를 잃을 것이라는 경고도 담긴 메시지로 읽힌다.

이날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에 앞서 별도의 발언을 자청해 “우리는 한국의 최근 상황을 심각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한국의) 상대방들과 이곳과 서울에서 모든 급에서 관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모두가 상황을 브리핑받고 계속 상황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했다. 캠벨은 또 “우리는 한국과의 동맹이 철통같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으며, 불확실한 시기에 있는 한국을 지지한다”며 “또한 우리는 정치적 분쟁이 법치주의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 한겨레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

 

 “ 일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과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이 해제된 뒤 법조계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계엄법에는 계엄 선포 전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을 위반한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 같고 일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과 같다”며 “대통령 제1의 책무는 헌법 준수,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 보호다. 이걸 위헌적으로 행사했다는 점에서 100% 탄핵사유”라고 강조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에서 국회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했으니 대통령은 계엄을 해제해야 하고, 이를 받지 않는다면 탄핵 사유가 된다. 지금의 계엄은 윤 대통령이 스스로 탄핵으로 걸어들어간 셈”이라고 평가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77조는 통상적인 경찰력만 가지고는 치안유지가 될 수 없는 비상사태를 얘기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소추 등으로 국가기능이 마비된다면 정당의 위헌성을 따져보면 될 일이지, 비상계엄선포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용근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예산 마비 등은) 국가 기관 내에서 장애가 발생한 건데, 전시사변이라는 국가기관 밖에서 벌어졌을 때 하는 비상계엄 선포를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할 문제지 이게 무슨 비상계엄인가”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국회가 계엄해제를 요구했는데 안 하고 군대를 밀어넣는다면 이건 전형적인 헌법 위반이고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헌법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게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위헌 행위”라며 “과연 지금의 상황이 헌법이 말하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지 우리는 말로서 대통령을 반박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해 무효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우리나라의 헌법 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폭력에 의해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탄핵 사유를 넘어 내란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에 반헌법적 계엄령 선포야말로 탄핵사유다. 바로 탄핵 국면이 전개될 거라고 본다”며 “사실 이건 내란으로 해석될 수 있어 대통령은 즉각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란은 대통령 재임 중에도 수사 및 소추가 가능하다”고 적었다.  < 한겨레  오연서 이지혜 강재구 기자 >

수도방위사령부 특임대가 대표실에 난입 CCTV 가 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 병력이 이재명 대표실에 난입했다고 4일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오전 12시경 군이 국회에 난입했을 때 수도방위사령부 특임대가 대표실에 난입해 이 대표를 체포·구금하려 했던 시도가 폐쇄회로 티브이(CCTV)로 확인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려는 체포대가 만들어져서 각기 움직였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했다.              < 고한솔  고경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통과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