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만 남은 ‘윤 탄핵심판’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이 2개월의 11차 변론으로 종결되고 이제 선고만 남았다. 윤 대통령은 끝까지 “비상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 행사”라고 주장했지만 법조계에선 ‘만장 일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올 거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고위 공직자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파면되는데 다수의 헌법 전문가들은 두달여간 탄핵 재판을 통해 대통령의 파면 사유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전 국민이 비상계엄을 지켜봤고, 국무회의 절차의 위법성이나 정치인 체포 지시 등 탄핵소추 사유가 여러 경로로 충분히 입증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만장일치 인용 결정이 내려졌는데, 그와 비교했을 때도 사안의 중대성이나 법률 위반 여지가 큰 사안이기 때문에 8 대 0을 예상한다”고 했다. 

 

전직 고위법관도 “핵심쟁점인 계엄 선포 요건 자체가 안 되므로 헌법 위반이 분명하고 이외 쟁점들도 입증이 됐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만장일치가 나왔는데, 이 경우는 사안이 더 명백하고 중대하다”고 짚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부장 출신인 김승대 변호사는 “법적으로만 따졌을 때 사실관계, 증거조사도 필요없을 정도로 위법성이 입증이 됐고, 대통령직을 더 수행하지 못할 정도인 게 맞다. 기각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 입장해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쪽이 주장한 ‘경고성 비상계엄의 정당성’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위헌·위법한 계엄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될 특단의 사정이 있는지, 위법성을 조각시킬 수 있는지 대통령 쪽은 제대로 주장조차 못하고, 이에 대해 논증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경고성 계엄이라는 것은 법적인 용어도 아니다. 사후적 변명 등은 내심의 의사일 뿐이고 객관적 행위를 갖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위헌성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데, 윤 대통령 쪽 대리인단이 계엄의 정당성을 다투고 위헌성을 부정하는 데 치중했던 것 같다”며 “오히려 대통령 직의 수행이 안될 만큼 중대한 것은 아니라는 부분에서 재판관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안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재판 선고 일정의 남은 변수는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건이다. 27일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마 후보자 불임명이 국회의 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단이 나오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하면 마 후보자의 탄핵 재판 합류 문제가 발생한다. 마 후보자가 윤 대통령 탄핵 재판에 합류하려면 변론기일을 추가로 지정해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변호사는 “변론 종결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종결 당시 재판부가 판단하면 되기 때문에, 마 재판관 임명이 탄핵 선고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 근무 경험이 있는 판사도 “마 후보자가 임명이 된다고 해도 8인 선고로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탄핵 선고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판단은 8인 재판부가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헌법재판연구원장 출신인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쟁점도 많지 않고, 평의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사유에 대해 이유를 쓰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3월7일이나 늦어도 11일 전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빠르게 국가 혼란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헌재의 의무”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

 

조갑제, 윤석열 최후 진술은 “특수부 검사의 가장 타락한 모습”

 

 
 
지난 26일 유튜브 조갑제티브이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을 두고 보수 논객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의 최후 진술은 잘 짜여진 ‘간첩을 잡자’는 캠페인 광고”였다고 평가했다. 정 전 주필은 “윤석열이 굳이 간첩을 잡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은 오로지 속이면 속일 수 있는, 대통령 말발이 먹히는 보수 진영의 국민들을 자신의 탄핵 방벽으로 세우자는 얄팍한 그러나 분명히 먹히는 그런 술수적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전 주필은 이어 “윤석열의 열정적 연설을 들으면서 그는 결코 민주적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타인과의 소통적 대화를 거부하고 독재적 세계를 자신의 주변에 만들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협애한 자기 속에 갇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 전 주필은 윤 대통령을 향해 “자신이 감행했던 일들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조용히 감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규재 페이스북 갈무리

 

조선일보 출신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어제 연설은 대부분이 과장이고 왜곡이고 거짓말”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이날 유튜브 조갑제티브이(TV)에 올린 영상에서 “비상계엄령을 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자가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광장에 나와가지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넘어가서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이라는 망국적 구호를 흔들면서 대한민국은 부정선거 하는 나라라고 세계에 선전하고 있는 무리들, 그리고 법원에 난입해 구속된 자들을 향해 격려를 보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라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는데 이게 사람이 할 얘기냐”라며 “특수부 검사의 가장 타락한 모습을 어제 약 1시간 남짓한 연설로 보여줬다. 구제불능의 인간이란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편드는 사람들이 반국가세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헌법재판관들에게는 어제 연설이 ‘이 사람을 격리하지 않으면 또 비상계엄령을 펴겠구나’하는 확신을 줬을 것”이라며 “8 대 0으로 파면해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계엄의 재발을 막을 책임이 헌재에 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게 또다시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 한겨레 송경화 기자 >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 권한쟁의심판 선고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모습. 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감사원이 선관위의 ‘전·현직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직무 감찰하는 것은 위헌·위법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감사원이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는 취지인데, 헌재는 대통령 소속 하에 편제된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찰할 경우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공정성·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7일 오전 대심판정에서 선관위와 감사원 간 권한쟁의심판 선고 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렇게 결정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23년 5월 선관위 전·현직 고위직 4명의 자녀가 경력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선관위 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는 위법하다고 주장했고, 반면 감사원은 선관위 역시 직무감찰 및 인사감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감사를 수용하면서도 지난 2023년 7월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감사원의 직무감찰권을 행정기관을 대상으로만 한다는 헌법 97조를 근거로 들며 “감사원의 직무감찰권은 행정부 내부의 통제장치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설치괸 선거관리위원회도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감사원에게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권이 부여돼 있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직무감찰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진 것으로서 선관위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관한 권한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헌재는 “다만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의 배제가 곧바로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돼선 안 된다”며 “선관위는 지난해 내부 감사관을 외부인사로 임명했다. 이런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함으로써 선관위의 자체감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선관위 쪽 대리인은 지난 변론에서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이 ‘부정선거 의혹을 맹신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해 선과위를 압박하고자 실시한 것’이라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선관위 쪽 대리인은 지난달 최종변론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잘못 맹신한 윤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것이 비상계엄 사태로 명확해졌다”며 “윤석열 정부의 (선관위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은 정권 초기부터 시작됐고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감사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헌재는 결정문에서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이 가능해지면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헌재는 결정문에 “대통령은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을 임명하고 있으며, 정당민주주의 하에서 특정 정당의 당원으로서 해당 정당의 정책이나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바,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도 있다”고 썼다.  < 한겨레 오연서 기자 >

헌재 “헌법에 부여된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법재판소 구성 권한을 침해한 것”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은 건 국회에 대한 권한 침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이라는 게 헌재의 판단이지만, 임명 여부는 최 대행의 손에 달렸다.

 

헌재는 27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마 후보자 불임명을 둘러싼 국회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간의 권한쟁의심판 선고기일을 열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청구인 국회가 2024년 12월26일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한 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부작위는 헌법에 부여된 청구인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법재판소 구성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행 쪽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윤운식 선임기자

 

앞서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을 보류했다.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8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권이 침해당했다며 국회를 대표해 권한쟁의심판을 냈다.  < 오연서 기자 >

 

최상목 쪽 “헌재 결정 존중”…마은혁 임명 여부 즉답은 피해

임명 여부 즉답 없이 “결정문 검토해볼 것”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쪽은 27일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최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은 건 국회에 대한 권한 침해라는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에 대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결정문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결정문을 살펴본 뒤 마 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마 후보자 불임명을 둘러싼 국회와 최 권한대행 간의 권한쟁의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회가 2024년 12월26일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한 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부작위는 헌법에 부여된 청구인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법재판소 구성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최 대행 쪽이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권한대행 쪽은 이에 대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마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즉답하지 않고 “헌재 결정문을 살펴보겠다”고만 했다.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3명 중 조한창·정계선 후보자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에 대해서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6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 당시 여야의 합의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합의해 주시면 임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승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