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 추도식박의장·정총리, 여야 4당 대표 참석

 

여야 정치권은 18일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총집결해 대한민국 정치사의 거인이었던 고인의 발자취를 기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으로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추도식 행사장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 진행됐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부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기호순) 등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대중 대통령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 등도 자리를 지켰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박 의장은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길고도 질겼던 분단의 철조망을 넘어 남북이 오가는 평화의 새길을 열었다""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뚜벅뚜벅 큰 정치인인 DJ의 험난하지만 빛났던 길을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리는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와 싸우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외환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 정신을 구해본다"고 기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

추도 예식을 진행한 함세웅 신부의 요청으로 예정에 없이 단상에 선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현재는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으로,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힘만 행사할 게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김 위원장의 절제와 통합 요청에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생각하자는 것이 왜 통합에 배치가 되느냐"며 통합당의 사과는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추도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예년보다 축소된 채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전체 참석자가 추도장에 자리하지는 못하고, 일부는 묘소 언덕 아래에서 추도식을 지켜봤다.

정총리 "'위기극복' DJ 유지 받들어 코로나19 반드시 이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11주기인 18"유지를 받들어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고 지금의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장마와 태풍까지 더해져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때에 IMF(국제통화기금) 국가 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의 생애와 신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인동초 정신'을 그려본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박병석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정 총리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화합을 믿고, 평화를 믿었던 김 전 대통령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각오를 다진다""고난을 딛고 시련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던 정 총리는 "정치인으로 삶의 출발점은 바로 대통령님이었다"고 인연을 언급하며 "대통령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으니 지켜봐달라"면서 추도사를 마쳤다.

정치권 DJ 11주기 헌사"말씀 되새겨 위기 이겨내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대통령(DJ) 서거 11주기 사진전에 나란히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담당했던 이낙연 후보는 "그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태어나길 잘 했다""그분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는 점은 축복이자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정치는 운동과 달리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으로 풀어가야 하기에 신중한 자세로 노력하라는 말씀을 늘 하셨다"고 기억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정치권에 입문한 박주민 후보는 "원칙을 지키기 어렵고 유연하기도 어렵다고 느꼈는데 긴 정치적 족적에서 이를 지키셨다는 점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헌사를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그가 민주당을 만들어 온 정신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이 나라를 '독재 국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수해에 이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중의 위기에 직면했다""그의 말씀을 되새겨 위기 극복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그의 말씀을 생각했을 때 김 전 대통령 재임 때가 가장 통일부다운 시점이었던 것 같다""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통일부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알래스카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개방 계획 최종 승인

 

북극곰 세마리가 미 알래스카의 뷰포트 해안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 최대 야생 보호구역에서 석유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부터 환경보호적 중요성 때문에 개발 저지가 이뤄졌던 곳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석유가 남아도는 상황에서도 11월 대선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석유 개발 허가를 밀어붙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17일 석유 및 가스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ANWR) 내 일부 지역을 개방하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내무부는 이날 필요한 검토를 마치고 시추를 위한 공유지 경매 준비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은 올해 말까지는 틀림없이 공유지 경매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공유지 경매가 이뤄진다면 이 지역을 임대받은 기업은 수십 년의 임대 계약을 맺고 석유와 가스 탐사를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추가 승인 절차가 필요해, 실제 석유를 생산하려면 1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최대 야생보호구역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이번에 개발이 허용된 알래스카 동북부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은 남한 면적의 75%에 달하는 1900만에이커(76890) 넓이로, 연안평원 지대 150만에이커엔 북미 대륙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추정돼왔다. 1987년 레이건 행정부를 비롯해 공화당 쪽은 이 지역에서 석유 시추 등을 줄기차게 추진해왔으나, 민주당과 환경보호단체,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이를 저지해왔다. 북극권에 면해, 북미대륙에서도 가장 잘 보존된 이 지역은 북극곰과 순록 떼 등 수많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 소유 토지에서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트럼프는 취임 이후 알래스카 북극권에서의 시추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공화당이 상하원 양원에서 다수이던 2017년 이 구역 일부를 임대 판매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노닐고 있는 순록 떼 위로 경비행기 한 대가 날고 있다. AP 연합뉴스

민주당·환경단체 격한 반대경제성도 불투명하다는데

민주당과 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개발을 막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 구역의 영구적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 알래스카야생연맹의 애덤 콜턴 사무총장은 모든 국면에서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북극보호구역에서 시추하려는 그 어떤 석유기업도 평판이나 비용, 법적인 차원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시추권 경매를 무산시키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고 민주당과 함께 의회에서 저지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대도 반대거니와 이 지역 내 석유 개발이 경제성이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도 셰일가스 개발로 석유가 남아돌아 석유값이 역사적인 저점인데다, 코로나19 등으로 석유 수요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극권의 석유 개발에도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 구역 내 토지 임대 경매 등으로 연방정부가 거둬들일 수입도 애초 평가의 절반도 안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개발에 따른 수입이 18억달러(21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최근 이를 절반으로 낮추기도 했다. <뉴욕타임스>4500만달러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북미대륙 최대 석유 매장량이란 것도 기술력이 떨어지는 1980년대의 추정치다. 최근 이 지역 주변에서 이뤄진 시범 시추에선 실망스런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극권 석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그간 알래스카에서 석유 개발을 줄곧 요구해온 트럼프 지지층과 공화당 의원들, 알래스카의 재계 등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조처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 개최와 동시에 발표됐다. 트럼프는 이 조처가 발표된 직후 <폭스 뉴스> 회견에서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 개발은 로널드 레이건도 하지 못하고 아무도 하지 못한 빅딜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결국,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의 운명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단 토지가 임대 경매되면, 그 권리를 취소하기가 매우 어려워 설사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일부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 정의길 최현준 기자 >


일각에서 총리 사임 예총리 관저 통상의 건강검진

 

건강 이상설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17일 오후 일본 도쿄 게이오대학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시간 넘게 병원 검진을 받으면서 일본 정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일각에선 총리 사임 가능성까지 나오고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포스트 아베중 한명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총리가 병원 검진을 받은 지난 17일 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건강 문제와 차기 총리에 대해 언급했다고 <산케이신문>18일 보도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 건강에 대해 코로나19 대책에 따른 격무가 계속돼 피로가 쌓여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건강 이상설엔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차기 총리를 염두한 듯 헌법 개정에 의지를 보였다. 그는 헌법은 나라의 기본이며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만약 총리가 된다면 헌법의 문제도 확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꼽고 있는 인물이지만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아베 총리의 병원 검진을 두고 관저는 여름휴가를 이용해 검진을 받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건강 이상설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예고 없이 게이오대 병원을 찾은 데다, 같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또 7시간 이상 검사를 받아서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사임한 바 있다.

<교도통신>총리의 사임도 시야에 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자민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총리의 몸 상태가 어떤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신진 의원은 혹시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김소연 기자 >

 


채권 이자 18억원 보내야하는데 2100억원 송금

수령 기업 원금 일부 상환으로 간주반환 거부

 

미국 대형 투자은행 시티그룹이 채권 이자를 실수로 100배 이상 송금한 뒤 반환 소송을 거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17일 시티그룹이 지난 13일 헤지펀드 브리게이드 캐피털에 채권에 대한 이자 150만달러(18억원)를 보내야 하는데 실수로 17600만달러(2100억원)를 송금했다고 전했다. 시티그룹은 우리는 즉각 지급 실수를 파악하고 추가 지급액 반환을 요구하는 조처를 취했으나 돈을 되돌려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티그룹은 17일 뉴욕 법원에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그룹의 변호사는 소장에서 브리게이드 캐피털은 이 액수를 원금 일부 상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주장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소장은 또 브리게이드의 행동은 단순히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관련 행정 기능과 금융 시스템의 신뢰까지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순 송금 실수가 소송으로 번진 배경에는 문제가 되는 채권의 발행사인 화장품 회사 레블론과 채권단 사이의 소송이 얽혀 있다. 이 채권은 2016년 레블론이 화장품 회사 엘리자베스 아덴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것인데, 코로나19 여파로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채권의 시장 가격은 올해 초 1달러당 77센트였는데, 최근엔 26센트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레블론이 자사의 지적 재산권을 2019년과 2020년 다른 채권 발행용 담보물로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지난주 초 소송을 제기했다. 채권단은 소장에서 레블론이 2016년 발행 채권의 담보물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티그룹이 이 문제를 연방은행 등 관련 규제기관과도 논의하고 있으며 브리게이드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 신기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