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접종완료 후 6~12개월 내 부스터샷 필요할 수도

"세번째 접종 시 면역력 5~10배↑"…보건당국 "현재론 불필요"

 

화이자 뉴욕 본사에 그려진 회사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8일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접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기존 백신을 단순히 한 번 더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델타를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변이에 "가장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방심하지 않고 백신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8월 중 델타 변이를 겨냥한 부스터샷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만 보건당국은 현시점에선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부스터샷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양 기관과 국립보건원(NIH)은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지 검토하는 과학에 기반한 엄격한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를 포함해 여러 자료를 고려하겠지만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필요성이 입증되면 부스터샷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화이자/AP=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부스터샷 개발에 나선 것은 전염력이 훨씬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 6개월 후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영국발(發)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55% 강하다.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게 됐고, 각국이 방역 조치를 재도입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AP·로이터 통신에 "우리 백신은 델타 변이에도 매우 효과적"이라면서도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예상했던 것처럼 항체가 줄어들면서 재감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도 이날 배포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보건부 등에서 공개한 실제 상황의 증거들을 보면 백신 효과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약해진다"면서 "2회차 접종 후 6∼12개월 안에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자체 연구 결과 세 번째 주사, 즉 부스터샷을 맞으면 2회차 접종 때보다 면역 수준이 5∼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미 당국에 다음달 중으로 백신 부스터샷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돌스텐 CSO는 전했다.

 

돌스텐 CSO에 따르면 이미 유럽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화이자 측에 부스터샷 필요성을 문의했으며, 일부 국가는 미국에 앞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 수요가 그만큼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화이자는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화이자는 올해 30억회 투여분, 내년 40억회분을 각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자력의학원 체내 이동경로 최초 확인

몸 속 유입 1시간 만에 전신으로 퍼져

48시간 뒤 간과 생식기에 3∼5배 쌓여

위와 장에서는 하루 만에 대부분 배출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이 쥐 실험을 통해 몸속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주로 간과 생식기에 많이 쌓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세플라스틱은 북극과 남극을 비롯해 히말라야 꼭대기에서부터 물속, 땅속, 대기 등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지름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입자인 이 물질이 우리 몸 속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을 주입한 쥐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촬영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1시간 만에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7일 “산하 방사선의학연구소의 김진수·강충모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실험쥐 몸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는 경로를 확인해보니, 위와 장에서는 하룻만에 대부분 배출된 반면 간에는 처음보다 5배 많은 양이 쌓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 동물 체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경로를 밝혀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논문은 학술지 <핵의학저널> 지난 2일 치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먹인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이 각종 장기에 머무는 경로를 시간대별로 관찰했다. 위와 장에서는 24시간 뒤 미세플라스틱이 대부분 빠져나가는 반면 간에는 1시간 뒤에 비해 48시간 뒤 5배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0.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폴리스티렌에 방사성 동위원소 구리-64(Cu-64)를 붙인 60마이크로그램(㎍)의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을 실험용 쥐에게 먹이고 펫 영상으로 이틀 동안 촬영했다. 1㎛는 100만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가 80㎛ 정도 된다. 폴리스티렌은 일회용품이나 가전제품에 많이 쓰이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펫 영상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이동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 섭취 정도를 나타내는 ‘펫 표준섭취계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위와 장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24시간 정도 머문 뒤 대부분 몸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틀이 지나 관찰한 간에서는 경구 투입 1시간 뒤보다 미세플라스틱 표준섭취계수가 5배 높아졌다.

 

*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이동경로를 최초로 밝혀낸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강충모 박사(오른쪽 첫번째와 두번째) 연구팀.

 

연구팀은 펫 영상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부위의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용 쥐의 신체기관을 적출해 쥐가 먹은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측정했다. 이 분석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1시간 만에 각 기관에 퍼져나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생식기에서는 1시간 뒤에 비해 48시간 뒤 미세플라스틱이 3배 쌓이는 반면 뇌에서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심장, 신장, 방광에서는 이틀 뒤 미세플라스틱 양이 처음에 비해 다소 늘어난 데 비해 폐와 비장, 혈액 등에서는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경구 투입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몸속 유입 뒤 이동경로를 처음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향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 관련 임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물속 인간의 생리적 한계 밝혀져

프리다이버 4분 동안 107m 잠수

심박수 11회, 산소 25%로 떨어지기도

 

전문 프리다이버는 숨을 참고 생리적 한계까지 몰아붙여 물개나 돌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 못지않은 잠수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호흡을 하는 물개와 고래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 물속 생활 방법을 터득했다면 공기호흡기를 쓰지 않는 프리다이버는 훈련으로 생리적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장시간 잠수를 한다. 최신 센서 기술을 이용해 바다에서 전문 프리다이버의 잠수 과정을 측정했더니 뇌 산소 농도는 일반인이라면 정신을 잃을 정도까지 낮아지고 심장 박동은 물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리스 맥나이트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대 해양 포유류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최고 수준의 프리다이버 5명을 대상으로 깊은 바다를 17회 잠수하면서 심장박동수, 혈류량, 뇌의 산소 농도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다.

 

긴 호흡을 하고 찬물에 뛰어들자마자 분당 120회이던 심장박동수는 60회로 떨어졌다. 모든 척추동물이 보이는 잠수 반사이다.

 

호흡을 못 하면 심장박동을 줄여 산소 소비를 줄이고 심장과 뇌 등 꼭 필요한 장기 위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다. 세숫대에 찬물을 담고 얼굴을 담가 콧구멍에 물이 차면 이런 반사가 일어난다.

 

프리다이버가 1분을 잠수해 수심 58m에 이르자 심박수가 36회로 떨어졌다. 허파 속 공기가 수압으로 압축되면서 부력이 떨어져 이 수심부터는 자유 낙하한다.

 

* 이마와 허리 등에 센서를 부착한 전문 프리다이버가 잠수를 하고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대 제공.

 

1분 54초 뒤 마침내 바닥인 수심 107m에 도달했다. 심박수는 30회로 떨어졌다. 혈중 산소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99% 수준을 유지했지만 70%이던 뇌 산소 수준은 64%로 줄었다. 다른 다이버 실험에서 심박수는 11회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심장이 5.4초에 한 번 뛴 셈이다.

 

수면을 향해 떠오르기 위해 물갈퀴를 차자 심박수는 60회로 회복됐지만 혈중 산소는 95%로 뇌 산소는 63%로 계속 떨어졌다. 잠수 시작 4분 뒤인 수심 30m에서 안전 잠수부가 등장했다. 산소 고갈로 인한 치명적인 실신을 막기 위해서이다.

 

*프리다이버는 물 표면으로 떠오르기 직전이 가장 위험하다. 산소 고갈로 실신할 위험이 크다. 이번 연구는 이들을 위한 경보장치 개발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인트 앤드루스대 제공.

 

마침내 잠수 4분 36초 만에 수면에 도달했다. 혈중 산소는 53%에 그쳤고 뇌 산소도 26% 수준에 불과했다. 주 저자인 맥나이트 박사는 “측정 결과 심박수는 분당 11회까지, 혈액의 산소 수준은 통상 98% 수준에서 25%까지 떨어졌다. 일반인이 정신을 잃는 50%보다 훨씬 낮고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측정한 값과 비슷하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측정이 가능한 것은 이마와 허리 등에 부착한 센서를 이용한 근적외선 분광법 덕분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워치에 쓰이는 것과 유사한 이 기술은 피부와 접촉하는 발광 엘이디(LED)를 이용해 심장박동수, 혈류량, 뇌 산소 수준을 측정한다.

 

*수영장에서 하는 프리다이버 경기 모습. 장-마크 쿠퍼,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에 참여한 에리카 샤가테이 스웨덴 미드 스웨덴대 교수는 “이제까지는 이런 깊은 잠수가 전문 프리다이버의 뇌와 심혈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떻게 인간의 생리적 한계까지 밀어붙이는지 단지 짐작만 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 연구가 해양 포유류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심장 환자 치료와 프리다이버의 안전을 위한 경보 시스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왕립학회보 비(B)’ 최근호에 실렸다. 조홍섭 기자

 

이스라엘 보건부, 5월2일∼6월5일, 6월6일∼7월3일 자료 비교

중증 예방효능도 98.2%→93%…이스라엘 델타 변이 비중 90%

 

    이스라엘 빈야미나의 코로나19 검사장 [AP=연합뉴스]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94%에 달했던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능이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에는 훨씬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능은 94.3%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임상에서 확인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능은 64%로 하락했다.

 

또 동일 기간 비교 결과 화이자 백신의 중증 예방 효능은 98.2%에서 93%로 낮아졌다고 와이넷은 덧붙였다.

 

이 기간 신규 감염자 중 55%가량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돌파 감염' 사례였다.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델타 변이 유입이 확인된 것은 지난 4월 16일이었다. 이후 델타 변이는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내 신규 감염의 90%가량이 델타 변이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6월 1일부터는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풀었고, 6월 15일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했다.

 

그러나 이후 백신을 맞지 않은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주로 생활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랐고, 결국 최근에는 하루 3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을 맞았다.

결국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델타 변이의 확산세 속에 방역 조치를 완전히 해제했던 것이 감염 재확산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 고위 관리는 "백신이 (델타 변이에) 덜 효과적인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며 "정부는 면역 억제 상태가 된 노령층에 부스터샷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헤브루대학과 하다샤 대학 의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이 60∼80% 선으로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