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 시스템 이상으로 비행중 기체 요동
내비게이션 사진 한 장 사라진 것이 원인
오류 허용치 둔 설계 덕분에 무사히 착륙

 

    지난 22일 6번째 비행에 나선 인지뉴이티가 10미터 상공에서 촬영한 화성. 나사 제공

 

다섯번의 시험 비행을 마치고 첫 시범 임무 수행에 나선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기체가 요동을 치는 위태로운 순간을 견뎌내고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7일 인지뉴이티가 화성 체류 91일째인 지난 22일 비행 영역을 넓혀 서쪽 관심 지역의 입체 이미지를 촬영하는 임무에 나섰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날로 6번째 비행에 나선 인지뉴이티에 고도 10미터까지 상승한 뒤 초당 4미터의 속도로 남서쪽 방향으로 150미터를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이 지점에 도착하면 남쪽 방향으로 15미터를 비행하면서 지상을 촬영한 뒤 북동쪽으로 다시 50미터를 날아가 착륙하는 것이 이날의 임무였다.

 

비행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그러나 임무 수행 목적지인 150미터 지점에 거의 다다라, 인지뉴이티의 기체가 무슨 연유에선가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동작은 이후 비행 중 내내 지속됐다. 나사가 탑재된 센서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착륙하기 전 기체는 20도 이상 요동을 치고 전력소비량이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 6번째 비행의 마지막 29초.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

인지뉴이티는 내장된 관성측정장비(IMU)가 기록하는 가속 및 회전 속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카메라가 촬영하는 지형 이미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비행을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내비게이션 카메라는 초당 30장의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비행 시작 54초 뒤 사진이 제어 시스템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작은 결함이 발생해 사진 한 장이 사라졌다. 더 중요한 건, 이 때문에 이후 모든 이미지들의 촬영 시간 기록이 부정확해졌다는 점이다. 이 시점부터 비행 제어 알고리즘은 이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동했다.

실제 상황과 정보가 일치하지 않음에 따라 게속해서 비행값을 수정하는 작업이 이어지면서 기체가 요동을 친 것이다.

 

   6번째 비행 다음날 퍼시비런스에서 촬영한 인지뉴이티. 나사 제공

 

그럼에도 인지뉴이티의 비행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다만 애초 예정했던 지점에서 약 5미터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나사는 “이는 시차를 포함해 어느 정도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안정 범위’를 두도록 제어 시스템을 설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착륙 단계에선 내비게이션 카메라가 작동을 중단하도록 설계한 것도 무사히 비행을 마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나사는 덧붙였다.

 

마지막 순간에 카메라 이미지가 중단되자, 잘못된 정보 탓에 요동치던 기체가 정상적인 자세를 회복하면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사는 인지뉴이티가 이번 비행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비행 제어 시스템이 얼마나 견고한지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곽노필 기자

 

미국 주도 평화적 우주탐사와 이용 위한 국제협력 원칙 규정

과기부 "정상회담 후속조치 … 우주탐사 실질 협력성과 기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가 미국 주도로 평화적 우주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을 규정한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서명, 10번째 약정 참여국이 됐다고 27일 밝혔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에 합의했으며, 후속 조치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한국을 대표해 서명했다. 양국은 합의에 따라 이를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의 영상 축사와 함께 이날 동시에 공개했다.

 

아르테미스 약정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미국이 평화적 목적의 달·화성·혜성·소행성 탐사 및 이용에 관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국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규정한 것이다.

미국 NASA와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 8개국은 평화적 목적의 탐사, 투명한 임무 운영, 우주물체 등록, 우주활동 분쟁 방지 등 원칙을 담은 약정에 2010년 10월 서명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가 추가로 참여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

 

과기부는 이번 서명으로 아르테미스 약정 10번째 참여국이 된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우주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향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및 후속 우주탐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분야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 8월에 발사 예정인 한국 달 궤도선(KPLO)도 NASA와 협력해 개발 중이며, NASA의 섀도캠(ShadowCam)도 탑재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직접 기여하게 된다. 섀도캠은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우주탐사분야 활성화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우주발사체 개발과 시너지를 발휘,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규모와 역량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혜숙 장관은 "본격적인 우주탐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우주개발이 중요하다"며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가 약정 참여국들과의 우주탐사 협력을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의도 완전히 순수하게 보지 않아"

 

    중국 우주정거장 톈허 장착된 로봇팔 개념도 [중국 웨이보]

 

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이 우주정거장이 자국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29일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독자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에는 길이 10m의 로봇팔이 달려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최대 20t의 물체를 잡아 움직일 수 있는 이 로봇팔이 우주정거장에 접근하는 우주선을 붙잡아 도킹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완전히 순수하게 보지는 않는다고 SCMP는 전했다.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사령관은 지난달 의회 청문에서 중국의 로봇팔 기술이 향후 다른 위성을 잡는 데 이용될 수 있어 미군에도 우려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디킨슨 사령관은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전투원들은 가장 먼저 미국의 GPS 같은 적국의 통신 수단을 무력화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 우주 궤도상 (공격) 능력, 지상 미사일 등 미국의 인공위성을 공격할 능력을 폭넓게 보완해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랫동안 우주 공간에서 로봇팔 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앞서 중국이 지난 2016년 발사한 인공위성 스젠(實踐)17호에도 로봇팔이 달렸다.

중국은 이 인공위성의 발사 목적이 고궤도 우주 공간의 파편 관측 기술 연구에 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 위성이 다른 인공위성과의 관계 속에서 위치를 수정하는 등 지난 수년에 걸쳐 '특이한 동작'을 보였다고 지난 3월 지적했다.

디킨슨 사령관도 "주목할 만한 물체 중 하나가 스젠17호"라며 잠재적으로 미국의 우주탐사선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인공위성이 미국의 우주 주도권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80% 넘는 급락 역대 ‘4차례’

“탐욕과 공포가 교차하는 인간 본성의 결과물”

 

 

투자정보업체 컴파운드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찍은 뒤 80% 넘게 추락한 적은 이제까지 4차례 있었다.

비트코인의 12년 역사는 비상과 추락으로 아로새겨졌다. 탐욕과 공포라는 인간 본성의 피할 수 없는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의 시세를 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6만4802달러로 최고가를 찍어 2018년 12월 저점(3122달러) 대비 1976% 상승했다. 하지만 불과 35일만인 이달 19일 3만202달러로 밀려나 53% 폭락했다.

투자정보업체 컴파운드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한 뒤 80% 넘게 폭락한 적은 이제까지 4차례 있었다. 가깝게는 2018년 12월에 1년 전 고점과 비교해 84%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후반 암호화폐 열풍 속에 2만달러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바 있다. 2015년 1월에는 이전 고점 대비 85% 폭락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비트코인이 ‘폰지사기’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3년 11월 비트코인이 7개월만에 338% 급등하자 언론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엔비시>(CNBC)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과 비교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90% 이상 폭락한 기록도 있다. 2011년 11월에는 다섯달만에 94% 폭락했다. 그해 6월 비트코인이 2800% 상승하자 영국의 <옵서버>는 ‘버블 뒤에 누가 있나’라는 분석기사를 썼다. 비트코인 시세가 1달러에 못미쳐 지금의 도지코인 수준이던 2010년에는 24일만에 94% 급락한 적이 있다.

주식 등 다른 자산들도 거품 붕괴는 피할 수 없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자산가격은 평균 10년에 걸쳐 700% 이상 상승한 이후 무너졌다. 1989년 12월 일본의 닛케이 지수가 고점 대비 63.2% 떨어졌고 1990년 2월 대만 증시는 74.8% 급락했다. 2000년 3월에는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77.9%, 한국의 코스닥지수가 88.6% 폭락했다. 금도 1970년대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진행된 이후 70% 넘게 떨어졌다.

 

얼마나 떨어지고 언제까지 지속돼야 거품이었는지 알 수 있는 공식은 없다. 다만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과 다른 점은 급락 이후 대부분 3년 안에 이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는데 있다. 고점 회복에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3년 3개월(2013년 11월~2017년 2월)이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의 최고점(5048.6)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듭된 추락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빠르게 복원된다면 거품이라고만 보기 힘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과 의사에서 투자의 대가로 변신한 윌리엄 번스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버블들은 인간 본성의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웃보다 더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사실보다 서사를 더 믿어 주변 사람들의 투자를 흉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자 블로그 ‘웰스오브코먼센스’도 비트코인을 “비이성적 과열과 같은 인간의 본성에 베팅하는 콜옵션(살 권리)”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암호화폐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돈을 모두 잃을 각오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하겠다면 전체 자산의 1~2%로 제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