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거칠어 탐사차 이동하기 어려운 지역

2분46초 동안 625미터 비행하며 항공 촬영

9번째 비행서 시간 · 거리 모두 새기록 세워

 

퍼시비런스에서 본 세이타 지역 전경. 인지뉴이티는 이 지역을 완전히 통과해 앞쪽 언덕 너머에 착륙했다. 나사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9번째 비행에서 이전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새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19일 첫 시험 비행에 나섰던 인지뉴이티는 5월22일 6번째 비행부터는 시범 임무 수행 단계로 전환해 활약하고 있다.

 

나사는 인지뉴이티가 지난 5일 비행에서 초속 5미터의 속도로 2분46초(166.4초) 동안 화성의 험한 지형 위를 625미터 날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비행 거리는 8번째 비행 때의 4배에 이른다.

 

이번 비행은 ‘세이타’라는 움푹 파인 모래 지역을 탐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곳은 모래 지형이 물결처럼 굽이쳐 있는 기복이 심한 지역이어서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통과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자칫 모래 물결층 사이로 갇혀버릴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나사는 퍼시비런스 대신 인지뉴이티에 이곳의 암석과 물결 지형을 항공 촬영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 인지뉴이티가 세이타 지역 이동 중 찍은 자신의 그림자. 나사 제공

 

이는 그동안 평평한 지형만을 비행한 인지뉴이티엔 모험이다. 나사는 인지뉴이티의 안전비행을 위해 거친 지형을 평평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는 인지뉴이티가 땅의 높낮이 변화에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비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행시 지형의 높낮이를 반영하면 기체가 요동을 칠 수 있다. 나사는 인지뉴이티가 지형을 평평하게 인식하는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비행 고도를 좀 더 높이고 속도는 낮춰 비행 중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

 

문제는 지형의 높낮이를 무시하고 모두 평평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착륙 지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사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착륙장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인지뉴이티는 착륙장 중심에서 47미터 떨어진 곳에 무사히 착륙했다.

 

* 인지뉴이티가 그동안 비행했던 경로. 초록색 선은 1~8번째 비행, 노란색 선은 9번째 비행 경로이다. 나사 제공

 

옛 수심 가장 깊은 곳 촬영한 사진 전송 기대

 

이번 비행은 그동안 퍼시비런스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 왔던 인지뉴이티가 처음으로 퍼시비런스의 시야를 벗어난 지점까지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전해 성공한 첫 사례다. 현재 인지뉴이티는 ‘세이타’ 남서쪽 끝, 퍼시비런스는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인지뉴이티가 이날 촬영한 다양한 컬러사진들은 다음주 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사는 과거 이곳이 호수였을 당시 가장 깊은 수심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는 ‘필롯 피나클’ 주변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빡빡한 탐사 일정을 고려할 때 퍼시비런스가 이곳을 방문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인지뉴이티의 이번 비행은 이곳을 상세하게 조사할 유일한 기회였다.     곽노필 기자

핵심모듈에 도킹 성공 진입…우주 공간 3개월간 임무 수행

중국 당국 "전 인류 행복하게 하는 우주실험실로 만들 것"

 

*중국 우주정거장 건설 유인 우주선 선저우 12호 발사 [중국중앙(CC)TV 캡처]

 

중국이 17일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승무원 3명이 탑승한 선저우(神舟) 12호를 발사했다.

 

선저우 12호는 이날 오전 9시 22분(이하 현지시간) 중국 서북부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2F 야오(遼)-12 로켓에 실려 발사됐고, 당국은 발사 임무가 원만히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비행은 중국의 톈궁(天宮)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 중 최초로 승무원을 우주로 보내는 임무다.

 

당국에 따르면 선저우 12호는 궤도에 진입해 발사 6시간 32분만인 오후 3시 54분께 우주정거장 핵심모듈인 톈허(天和)와 도킹에 성공했다.

 

이어 오후 6시 48분 녜하이성(聶海勝) 등 승무원 3명은 선저우 12호에서 톈허로 진입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4월과 5월 톈허와 승무원 보급품을 담은 톈저우(天舟) 2호 화물우주선을 발사해 도킹 상태를 유지해왔으며, 이제 세 부분이 모두 연결됐다.

 

             *중국 우주정거장 건설계획

 

승무원 3명은 톈허로 이동해 3개월간 생활하며 우주선 수리·보수, 설비교체, 과학실험, 우주유영 등을 하게 된다.

 

선저우 12호 승무원들은 임무를 마친 뒤 우주선을 타고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둥펑(東風) 착륙장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중국은 선저우 12호 외에도 톈저우 3호 화물우주선, 선저우 13호 유인우주선 등을 차례로 쏘아 올려 내년 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우주공간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국제협력과 교류를 확대해 중국 우주정거장을 전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우주 실험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지않아 중국과 외국의 우주비행사가 함께 톈궁 우주정거장을 여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우주정거장은 길이 37m, 무게 90t으로 미국과 러시아 등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다.

 

ISS가 2024년까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중국 우주정거장이 예정대로 완성되면 당분간 지구 궤도에 있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선 외부(좌) 및 내부 승무원(우) [중국중앙(CC)TV 캡처]

7월20일 제프 베이조스 형제와 동승

고도 100km 우주경계선서 무중력체험

 

    이륙하는 뉴셰퍼드. 블루오리진 제공

 

최초의 준궤도 우주관광 티켓이 2800만달러(약 312억원)에 팔렸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은 12일(현지시각) 준궤도관광 탑승권에 대한 실시간 경매를 진행한 결과 2800만달러에 최종 낙찰자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매는 480만달러에서 시작해 4분만에 2천만달러를 넘어섰으며, 7분만에 끝났다. 블루오리진은 5월5일 이후 지금까지 159개국에서 7600명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낙찰자는 7월20일 베이조스 형제와 함께 준궤도관광용 로켓 `뉴셰퍼드'에 탑승한다. 이날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블루오리진은 낙찰자의 신원은 몇주 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이후 마지막 네번째 탑승자도 발표한다.

이번 티켓 판매 수익은 블루오리진의 청소년장학재단 '클럽 포 더 퓨처'에 기부된다. 

 

    경매 진행자가 낙찰가격 2800만달러를 확정하는 순간. 유튜브 갈무리

_______
이륙에서 착륙까지 10

블루오리진의 준궤도 관광은 우주경계선으로 불리는 고도 100㎞까지 올라가 무중력 체험을 하고 내려오는 우주여행이다.

준궤도관광을 담당할 `뉴셰퍼드'는 높이 18미터의 로켓과 돔 모양의 우주선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6명이 탑승할 수 있는 우주선에는 각 좌석 옆에 직사각형 전망창이 달려 있다. 이륙 후 로켓 상승시 최고 속도는 음속의 3배다. 우주선은 고도 76㎞ 지점에서 로켓에서 분리되며, 이후 목표 고도에 도달하면 승객들은 약 3분간 안전벨트를 풀고 무중력을 체험하면서 창밖의 우주와 지구 모습을 구경한다. 캡슐 안에선 우주복이나 헬멧을 착용할 필요가 없다. 이후 낙하를 시작한 우주선은 고도 26km 지점에서 3개의 대형 낙하산을 펴고 지상에 착륙한다. 착륙시 속도는 시속 1.6km. 이륙에서 착륙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분이다.

 

     뉴셰퍼드 우주선 내부. 블루오리진 제공

 

뉴셰퍼드는 그동아 15차례 시험비행을 했으며, 7월20일 비행은 16번째이자 첫 유인 비행이다.

블루오리진은 준궤도관광 요금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미 업계에서는 경쟁업체인 버진갤럭틱이 25만달러에 사전예약을 받은 점을 들어 20만~30만달러선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7월5일 아마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베이조스는 은퇴 이후엔 우주사업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매년 10억달러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 블루오리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노필 기자

미국의 인기있는 정치뉴스 분석 결과
우익 편향 가짜정보 과잉이 주된 원인
보수에 유리한 가짜정보가 진보의 2배
진보가 진실과 거짓 구별 능력 더 좋아

 

미국의 경우 가짜뉴스 중에는 보수에 유리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엔 선거때나 돼서야 가짜뉴스가 고개를 들었지만 요즘엔 분야를 불문하고 이슈가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가짜뉴스들이 횡행한다. 가짜뉴스는 제도권 언론보다는 소셜미디어를 주무대로 유통된다. 개인들끼리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탓이다. 코로나19에서는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이 극심해지면서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가짜뉴스를 공유하는 건 가짜뉴스가 그럴듯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가짜뉴스의 유혹에 쉽게 말려들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든 이후 가짜뉴스 공방이 부쩍 심해진 미국에서,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가짜뉴스 민감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수적인 사람들은 진보적인 사람들보다 가짜 정치뉴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익에 편향된 가짜정보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켈리 개릿 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미국의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맞는 주장들을 믿는 경향이 있지만, 보수적 입장을 지지하는 가짜정보가 너무 많은 탓에 보수주의자들이 더 자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린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 이후 가짜뉴스를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_______
정보에 대한 신뢰도, 보수-진보 차이 극명

이번 연구를 위한 실험에는 2019년 1월부터 6개월간 미국인 성인 1204명이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2주에 한 번씩 가장 인기 있는 정치 분야의 진짜뉴스와 가짜뉴스 10건씩을 보내줬다.

그런 다음 그때마다 참가자들에게 이들이 읽은 뉴스에 기반한 20가지 문장을 준 뒤,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고 그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어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관점을 담은 240개의 문장에 대해서도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연구진은 또 별도의 그룹을 대상으로 그 문장에 담긴 내용이 사실일 경우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실험 결과,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모두 자신이 접한 정보의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차이가 극명했다. 예컨대 “조사관이 텍사스의 여러 이주민 시설이 극심한 과밀, 심각한 건강 위험 등 열악한 상태임을 확인했다”는 진짜 정보에 대해 민주당원은 54%가 진실이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은 18%만이 진실이라고 답변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러시아와 결탁해, 클린턴 재단에 기부금을 내는 대가로 미국 우라늄 공급량의 20%를 러시아에 팔았다”는 가짜뉴스에 대해선 민주당의 2%만이 진실이라고 답변한 반면 공화당원은 41%가 진실이라고 답변했다. 개릿 교수는 “두 주장 다 매우 중요한 사실과 관련한 것이지만 각 정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서는 엄청난 정파적 차이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접하는 뉴스를 모두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했당. 오하이오주립대 제공

_______
진실과 거짓 구별 어려워지면 민주주의 위기

이는 사람들이 접하는 미디어 환경에 기인한다. 사람들이 많이 접한 진실 정보의 3분의2(65%)는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은 10%에 그쳤다. 반면 사람들이 많이 접한 거짓 정보의 46%는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은 23%로 훨씬 적었다. 이런 차이가 보수주의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회피하는 걸 더 어렵게 만든다고 개릿 교수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정보 환경이 보수주의자들을 잘못된 정보에 취약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정보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보수주의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보를 잘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릿 교수는 실험 결과만으로는 그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수와 진보는 뉴스에 포함된 정치적 주장에 대한 태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뉴스일 경우엔 보수와 진보 둘 다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데서 똑같은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뉴스일 경우엔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참과 거짓을 더 잘 구별했다.

보주주의자들은 또 `진실 편향'이 더 강했다. 연구진은 이는 자신이 접하는 모든 주장에 대해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어하는 거짓정보에 둘러싸여 있다는 미디어평론가들의 지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릿 교수는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얼마나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것이 어려워지면 민주주의는 흔들린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8년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 약 4%가 가짜뉴스 때문에 4년 뒤 대선에서 클린턴에 대한 투표를 포기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