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있는 정치뉴스 분석 결과
우익 편향 가짜정보 과잉이 주된 원인
보수에 유리한 가짜정보가 진보의 2배
진보가 진실과 거짓 구별 능력 더 좋아

 

미국의 경우 가짜뉴스 중에는 보수에 유리한 것들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엔 선거때나 돼서야 가짜뉴스가 고개를 들었지만 요즘엔 분야를 불문하고 이슈가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가짜뉴스들이 횡행한다. 가짜뉴스는 제도권 언론보다는 소셜미디어를 주무대로 유통된다. 개인들끼리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탓이다. 코로나19에서는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이 극심해지면서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가짜뉴스를 공유하는 건 가짜뉴스가 그럴듯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가짜뉴스의 유혹에 쉽게 말려들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든 이후 가짜뉴스 공방이 부쩍 심해진 미국에서,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가짜뉴스 민감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수적인 사람들은 진보적인 사람들보다 가짜 정치뉴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익에 편향된 가짜정보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켈리 개릿 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미국의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맞는 주장들을 믿는 경향이 있지만, 보수적 입장을 지지하는 가짜정보가 너무 많은 탓에 보수주의자들이 더 자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린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 이후 가짜뉴스를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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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에 대한 신뢰도, 보수-진보 차이 극명

이번 연구를 위한 실험에는 2019년 1월부터 6개월간 미국인 성인 1204명이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2주에 한 번씩 가장 인기 있는 정치 분야의 진짜뉴스와 가짜뉴스 10건씩을 보내줬다.

그런 다음 그때마다 참가자들에게 이들이 읽은 뉴스에 기반한 20가지 문장을 준 뒤,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고 그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어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관점을 담은 240개의 문장에 대해서도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연구진은 또 별도의 그룹을 대상으로 그 문장에 담긴 내용이 사실일 경우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실험 결과,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모두 자신이 접한 정보의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맞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차이가 극명했다. 예컨대 “조사관이 텍사스의 여러 이주민 시설이 극심한 과밀, 심각한 건강 위험 등 열악한 상태임을 확인했다”는 진짜 정보에 대해 민주당원은 54%가 진실이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은 18%만이 진실이라고 답변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러시아와 결탁해, 클린턴 재단에 기부금을 내는 대가로 미국 우라늄 공급량의 20%를 러시아에 팔았다”는 가짜뉴스에 대해선 민주당의 2%만이 진실이라고 답변한 반면 공화당원은 41%가 진실이라고 답변했다. 개릿 교수는 “두 주장 다 매우 중요한 사실과 관련한 것이지만 각 정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서는 엄청난 정파적 차이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접하는 뉴스를 모두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했당. 오하이오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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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 구별 어려워지면 민주주의 위기

이는 사람들이 접하는 미디어 환경에 기인한다. 사람들이 많이 접한 진실 정보의 3분의2(65%)는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은 10%에 그쳤다. 반면 사람들이 많이 접한 거짓 정보의 46%는 보수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진보주의자에게 유리한 것은 23%로 훨씬 적었다. 이런 차이가 보수주의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회피하는 걸 더 어렵게 만든다고 개릿 교수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정보 환경이 보수주의자들을 잘못된 정보에 취약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정보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보수주의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보를 잘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릿 교수는 실험 결과만으로는 그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수와 진보는 뉴스에 포함된 정치적 주장에 대한 태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뉴스일 경우엔 보수와 진보 둘 다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데서 똑같은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뉴스일 경우엔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참과 거짓을 더 잘 구별했다.

보주주의자들은 또 `진실 편향'이 더 강했다. 연구진은 이는 자신이 접하는 모든 주장에 대해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어하는 거짓정보에 둘러싸여 있다는 미디어평론가들의 지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릿 교수는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얼마나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것이 어려워지면 민주주의는 흔들린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8년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 약 4%가 가짜뉴스 때문에 4년 뒤 대선에서 클린턴에 대한 투표를 포기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곽노필 기자

제어 시스템 이상으로 비행중 기체 요동
내비게이션 사진 한 장 사라진 것이 원인
오류 허용치 둔 설계 덕분에 무사히 착륙

 

    지난 22일 6번째 비행에 나선 인지뉴이티가 10미터 상공에서 촬영한 화성. 나사 제공

 

다섯번의 시험 비행을 마치고 첫 시범 임무 수행에 나선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기체가 요동을 치는 위태로운 순간을 견뎌내고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7일 인지뉴이티가 화성 체류 91일째인 지난 22일 비행 영역을 넓혀 서쪽 관심 지역의 입체 이미지를 촬영하는 임무에 나섰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날로 6번째 비행에 나선 인지뉴이티에 고도 10미터까지 상승한 뒤 초당 4미터의 속도로 남서쪽 방향으로 150미터를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이 지점에 도착하면 남쪽 방향으로 15미터를 비행하면서 지상을 촬영한 뒤 북동쪽으로 다시 50미터를 날아가 착륙하는 것이 이날의 임무였다.

 

비행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그러나 임무 수행 목적지인 150미터 지점에 거의 다다라, 인지뉴이티의 기체가 무슨 연유에선가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동작은 이후 비행 중 내내 지속됐다. 나사가 탑재된 센서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착륙하기 전 기체는 20도 이상 요동을 치고 전력소비량이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 6번째 비행의 마지막 29초.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

인지뉴이티는 내장된 관성측정장비(IMU)가 기록하는 가속 및 회전 속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카메라가 촬영하는 지형 이미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비행을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내비게이션 카메라는 초당 30장의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비행 시작 54초 뒤 사진이 제어 시스템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작은 결함이 발생해 사진 한 장이 사라졌다. 더 중요한 건, 이 때문에 이후 모든 이미지들의 촬영 시간 기록이 부정확해졌다는 점이다. 이 시점부터 비행 제어 알고리즘은 이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동했다.

실제 상황과 정보가 일치하지 않음에 따라 게속해서 비행값을 수정하는 작업이 이어지면서 기체가 요동을 친 것이다.

 

   6번째 비행 다음날 퍼시비런스에서 촬영한 인지뉴이티. 나사 제공

 

그럼에도 인지뉴이티의 비행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다만 애초 예정했던 지점에서 약 5미터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나사는 “이는 시차를 포함해 어느 정도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안정 범위’를 두도록 제어 시스템을 설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착륙 단계에선 내비게이션 카메라가 작동을 중단하도록 설계한 것도 무사히 비행을 마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나사는 덧붙였다.

 

마지막 순간에 카메라 이미지가 중단되자, 잘못된 정보 탓에 요동치던 기체가 정상적인 자세를 회복하면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사는 인지뉴이티가 이번 비행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비행 제어 시스템이 얼마나 견고한지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곽노필 기자

 

미국 주도 평화적 우주탐사와 이용 위한 국제협력 원칙 규정

과기부 "정상회담 후속조치 … 우주탐사 실질 협력성과 기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가 미국 주도로 평화적 우주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을 규정한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서명, 10번째 약정 참여국이 됐다고 27일 밝혔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에 합의했으며, 후속 조치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한국을 대표해 서명했다. 양국은 합의에 따라 이를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의 영상 축사와 함께 이날 동시에 공개했다.

 

아르테미스 약정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미국이 평화적 목적의 달·화성·혜성·소행성 탐사 및 이용에 관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국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규정한 것이다.

미국 NASA와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 8개국은 평화적 목적의 탐사, 투명한 임무 운영, 우주물체 등록, 우주활동 분쟁 방지 등 원칙을 담은 약정에 2010년 10월 서명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가 추가로 참여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

 

과기부는 이번 서명으로 아르테미스 약정 10번째 참여국이 된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우주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향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및 후속 우주탐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분야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 8월에 발사 예정인 한국 달 궤도선(KPLO)도 NASA와 협력해 개발 중이며, NASA의 섀도캠(ShadowCam)도 탑재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직접 기여하게 된다. 섀도캠은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우주탐사분야 활성화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우주발사체 개발과 시너지를 발휘,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규모와 역량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혜숙 장관은 "본격적인 우주탐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우주개발이 중요하다"며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가 약정 참여국들과의 우주탐사 협력을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의도 완전히 순수하게 보지 않아"

 

    중국 우주정거장 톈허 장착된 로봇팔 개념도 [중국 웨이보]

 

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이 우주정거장이 자국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29일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독자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에는 길이 10m의 로봇팔이 달려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최대 20t의 물체를 잡아 움직일 수 있는 이 로봇팔이 우주정거장에 접근하는 우주선을 붙잡아 도킹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완전히 순수하게 보지는 않는다고 SCMP는 전했다.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사령관은 지난달 의회 청문에서 중국의 로봇팔 기술이 향후 다른 위성을 잡는 데 이용될 수 있어 미군에도 우려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디킨슨 사령관은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전투원들은 가장 먼저 미국의 GPS 같은 적국의 통신 수단을 무력화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 우주 궤도상 (공격) 능력, 지상 미사일 등 미국의 인공위성을 공격할 능력을 폭넓게 보완해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랫동안 우주 공간에서 로봇팔 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앞서 중국이 지난 2016년 발사한 인공위성 스젠(實踐)17호에도 로봇팔이 달렸다.

중국은 이 인공위성의 발사 목적이 고궤도 우주 공간의 파편 관측 기술 연구에 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 위성이 다른 인공위성과의 관계 속에서 위치를 수정하는 등 지난 수년에 걸쳐 '특이한 동작'을 보였다고 지난 3월 지적했다.

디킨슨 사령관도 "주목할 만한 물체 중 하나가 스젠17호"라며 잠재적으로 미국의 우주탐사선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인공위성이 미국의 우주 주도권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