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오른쪽)가 24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챔피언스 포 채리티’ 자선 경기에서 필 미컬슨과 대결하고 있다.
코로나19 자선 이벤트 ‘챔피언스 포 채리티’
NFL 스타 매닝과 한팀, 미컬슨-브래디 짝 꺾어
타이거 우즈(45)가 1년 반 만에 다시 성사된 필 미컬슨(50)과의 맞대결에서 설욕했다.
우즈는 24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매치 : 챔피언스 포 채리티’에서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 페이턴 매닝(44)과 팀을 이뤄 미컬슨과 톰 브래디(43) 짝을 한 홀 차로 따돌렸다. 2018년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컬슨과의 일대일 맞대결 이벤트 대회 패배를 되갚았다.
이날 대결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천만달러(123억원)의 성금을 마련하는 자선 이벤트였다. 관중이 입장하지 않은 골프장에서 선수들은 각자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경기를 치렀다.
전반 9개 홀은 4명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낸 선수의 스코어를 해당 홀의 팀 점수로 기록하는 포볼 방식으로 열렸다.
우주가 3번 홀(파5) 버디로 기선을 제압했고, 4번 홀(파3) 우위로 6번 홀(파6) 시점에서는 우즈 짝이 세 홀을 앞서갔다.
후반은 각자 티샷을 한 뒤 더 좋은 위치에 떨어진 공을 같은 팀 선수들이 번갈아 샷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컬슨과 브래디는 11번홀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미컬슨이 11번 홀(파4·342야드)에서 호쾌한 티샷을 그린 뒤쪽 프린지에 보냈고, 브래디가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했다.
14번 홀(파4)에서는 브래디가 버디 기회를 놓쳤지만, 매닝의 짧은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해 격차가 한 홀로 줄었다. 16번 홀(파3)에서는 브래디와 미컬슨이 약 2m, 매닝은 50㎝도 되지 않는 곳에 티샷을 보내는 등 날카로운 샷 대결을 펼쳤다. 한 홀 차는 유지됐다.
17번(파5), 18번 홀(파4)에서는 두 팀 모두 파를 기록해 우즈-매닝의 승리가 확정됐다. < 김창금 기자 >
브래디의 찢어진 바지·미컬슨의 'US오픈 무관' 개그
우즈-미컬슨 '세기의 대결 2탄' 수놓은 웃음
1년 반 만에 다시 성사된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이상 미국) 간 '세기의 골프 대결'은 멋진 경기와 훈훈한 나눔 외에 필드 안팎의 유머로 즐거움을 안겼다.
24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자선 이벤트 경기 '더 매치 : 챔피언스 포 채리티(The Match: Champions for Charity)'에서 우즈와 미컬슨은 미국프로풋볼(NFL) 전설 페이턴 매닝, 톰 브래디와 각각 팀을 이뤄 2대2 대결을 펼쳤다.
우즈와 한 팀으로 나선 매닝이 선전하는 사이 브래디는 초반 잇단 난조로 지켜보던 이들의 먹잇감이 됐다.
해설자로 참여한 농구 스타 찰스 바클리(미국)는 4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리면 5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브래디의 티샷은 그린에 오르지 못했고, 바클리는 "그린이 아니라 지구상에만 올리면 준다고 할 걸 그랬다"며 자극했다.
브래디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브래디가 전반에 파를 기록하는 홀이 있으면 10만 달러를 내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놀림감이 되던 브래디는 7번 홀(파5)에서 반전을 일궜다.
약 100야드를 남기고 페어웨이에서 친 네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그간의 부진을 씻는 극적인 버디였지만, 홀에서 공을 꺼내려 몸을 구부린 브래디의 바지 엉덩이 부분이 찢어져 벌어진 모습이 드러나 마무리엔 웃음이 빠지지 않았다. 브래디는 "스윙할 때 회전이 많았나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브래디는 11번 홀(파4)에서는 미컬슨이 그린 뒤편 프린지에 티샷을 떨어뜨린 뒤 회심의 퍼트로 이글을 잡아내 이날 첫 승리를 합작하기도 했다.
과거엔 '앙숙'으로 불렸으나 세월이 흐르며 한결 친근해지는 모습을 보인 우즈와 미컬슨은 이날도 밝은 표정으로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5번 홀(파4)에선 입심 대결은 특히 회자했다.
한 홀을 단 하나의 클럽으로만 경기하는 '원 클럽 챌린지'가 진행된 이 홀에서 6번 아이언으로 세 번째 샷을 준비하던 미컬슨이 우즈에게 공을 마크해달라고 하자 우즈는 "US오픈 메달로 마크해줄까"라고 말했다.
미컬슨이 메이저대회 중 US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한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에 미컬슨은 "메달 있어? 나도 은메달 여러 개 있어"라고 받아쳐 준우승만 6차례 차지한 아쉬운 기억을 입담으로 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