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
대형 국제 이벤트에 팬들 설레

추신수·류현진·손흥민 등
국외파 선수 활약 기대하며
이적 많았던 프로야구도 관심

스포츠 팬들에게 2014년은 마치 풍성한 잔칫상을 받는 해가 될 듯하다. 4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겨울올림픽(2월)과 월드컵(6~7월)이 예정돼 있고,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9~10월·인천)이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2년차 투수 류현진(엘에이 다저스)과 1억3000만달러의 사나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수준급 투·타와 손흥민(레버쿠젠) 등 해외파가 펼칠 활약도 기대를 높인다.

2014년 첫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2월7일 개막하는 겨울올림픽이다. 보름여간 이어지는 눈과 얼음의 축제 가운데 국내팬들의 시선은 2월20일 소치의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 집중돼 있다. 이 무대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도전 무대이자, 마지막 공식 경기다. 만약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1984·1988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카타리나 비트(독일)에 이어 26년 만에 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2연패를 이룬다. ‘빙속여제’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역시 2연패를 노린다. 지난해 1월 36초80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10달 사이 36초36까지 단축했다. 한국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6·은메달 6·동메달 2개를 땄다.
4개월 뒤인 6월13일엔 ‘축구 공화국’ 브라질에서 스무번째 월드컵이 열린다. 8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각으로 6월18일 러시아, 23일 알제리, 27일 벨기에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첫 경기인 러시아전을 이긴다면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 여섯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과 지난 대회 우승팀 스페인, 전통의 강호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9월 인천에서 열리는 17회 아시아경기대회에는 45개국 1만3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박태환과 쑨양(중국)이 벌이는 수영 남자 자유형 200m·400m 대결과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손연재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2014 프로스포츠에서도 볼거리는 많다. 메이저리그 텍사스의 붙박이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뛰게 될 추신수는 3월2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개막전에 출전한다.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높은 출루율을 자랑하는 톱타자이자 강한 어깨를 가진 좌익수 추신수의 가세”를 근거로 텍사스 타선과 수비력을 30개 구단 중 각각 1위와 5위로 평가했다. 데뷔 첫해 14승을 거둔 류현진이 ‘2년차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거리다. 야구팬들은 아메리칸리그의 텍사스와 내셔널리그의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류현진과 추신수가 맞붙는 장면을 꿈꾸고 있다.

나날이 몸값이 오르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독일의 한 언론은 30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레버쿠젠과 2018년까지 계약한 손흥민이 뮌헨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의 가치가 지난 시즌 우승팀 뮌헨이 탐낼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월18일부터 시작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손흥민에겐 또다른 기회다.
자유계약선수(FA)들이 여럿 둥지를 옮긴 국내 프로야구도 지난해처럼 9개 구단이 3월29일부터 팀당 128경기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용규·정근우를 영입한 한화와 이종욱·손시헌 등 베테랑들을 보강한 엔씨, 인기 구단 롯데와 기아 등이 반전을 노린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3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이 박병호·김태균 등 국내 선수들과 벌일 거포 경쟁도 예고돼 있다.
<박현철 기자>

 

괴물투수 금의환향

● 스포츠 연예 2013. 11. 4. 20:19 Posted by SisaHan

인천공항에서 부모가 건네준 화환을 목에 건 류현진 선수.


류현진 모국에‥ “올해 99점, 내년 더 잘 할 것”

데뷔 첫해 14승(평균자책점 3.00)을 올려 성공적 정규시즌을 보내고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첫 선발승을 기록한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29일 귀국했다. 류현진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등번호와 같은 ‘99점’을 주면서 “첫승 했을 때와 처음 완봉승 했을 때, 그리고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이 가장 기뻤다”며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류현진은 공항에서 엄청난 규모의 취재진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류현진은 “첫해부터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록을 많이 쌓은 것 같다. 큰 부상 없이 1년을 치른 게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부 원정경기를 갔을 때 시차 적응이 힘들었다”며 메이저리그 생활에서 겪은 고충도 털어놨다. 하지만 “1년 경험했으니까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내년에도 초반에 10승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 이충신 기자 >


“포스트시즌, 반드시 이긴다”

“지면 안 되는 경기다. 나가면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르겠다.” 정규 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시즌 출격을 앞둔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포스트시즌 필승 의지를 밝혔다. 
29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류현진은 “일주일 동안 (디비전시리즈 상대) 애틀랜타에 대해 연구 많이 하겠다”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첫 시즌은 만족스럽다”면서 “방어율 2점대 목표를 지키지 못해 아쉽지만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어떻게 대비하나.
▲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대결하는) 애틀랜타와는 두번 상대해봤다. 알만큼 안다. 그렇지만 남은 일주일 동안 연구 많이 해서 좋은 결과 내도록 하겠다.

-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인데.
▲ 아직 실감이 안난다. 내가 안 던져도 첫 경기 시작하면 긴장할 것 같다. 긴장감을 얼마나 떨쳐내느냐가 내가 던지는 날 변수가 될 듯 하다.

-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좀 만족스럽지 않은 내용인데.
▲ 경기 전부터 몇개쯤 던지고 내려올지 이미 알고 있었다. 초반에 투구수가 많아져 4이닝만 던지게 됐다. 5이닝 정도는 던졌어야 했는데 그게 좀 아쉽다.

- 정규 시즌에 대한 평가는.
▲ 생각 이상으로 잘했다. 경기수나 이닝수나. 전체적으로 잘 보낸 시즌이고 특히 부상 없이 잘 보내 굉장히 잘한 시즌이라고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 2점대 방어율 목표는 무산됐는데.
▲ 당연히 방어율 의식하면서 경기했다. 아쉽게도 3점대가 됐는데 이제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

- 큰 경기에서 강하다는 평가다.
▲ 올림픽 결승전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출전했던 큰 경기에서 다 긴장했는데. (정규시즌 경기가 아니라서) 지면 안 되는 경기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 나가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5승 사냥과 2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시즌 30번째로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으로 2실점하고 다저스가 0-2로 뒤진 5회초 리키 놀라스코와 교체됐다. 다저스는 끝내 1-2로 패해 류현진은 시즌 8패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2.97에서 3.00으로 올라갔다.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베레스트 정상 오른
대학생 전푸르나 씨

“밤새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남봉에 올랐어요. 새벽 여명을 뚫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어요. 얼어붙었던 몸에 따스함이 스며들었어요. 그리고 한없이 펼쳐진 눈덮인 산들의 파노라마에 넋이 빠졌지요.”
한국 여성으로는 사상 9번째로, 지난 5월20일 해발 8848m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전푸르나(24·사진·서울시립대)씨는 이제야 그때의 감격을 이야기할 수 있다. 5명의 등반대 가운데 서성호 대원이 하산길에 숨지는 바람에 그동안 가신 이를 추모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제가 태어난 날 하늘이 유난히 푸르렀기 때문에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호호호.”
이름 때문일까? 표정과 말투가 푸른 하늘을 그대로 닮았다. 놀랍게도 전씨는 대학 입학하기 전엔 산에 오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인라인스케이트 선수를 잠깐 했을 뿐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가면 산악부에 들어가 암벽을 타는 것이 꿈이었다. 재학생 회원은 고작 4명, 그 가운데 여학생이 3명이다. 타고난 체력과 지구력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지난해 말 대학 선배인 김창호 대장이 에베레스트를 해발 0m에서 정상까지 등정하는 계획을 밝혔을 때 선뜻 지원했다. “첫 해외원정에, 첫 거산 등정이었어요.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상 공격을 하루 앞둔 전날 밤, 두려움이 마구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죽을 수도 있고, 동상에 걸려 손가락, 발가락이 잘릴 수도 있는데….”
베이스캠프에서 캠프 1·2·3을 오르내리며 고소 적응을 끝낸 전씨는 5월19일 저녁 8시 해발 7950m의 캠프4에서 정상 공격을 시작해 밤새 산소마스크를 쓰고 등정했다. 영하 40도 이하의 혹한에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장갑과 양말을 세겹 이상 두툼하게 껴입었지만 비수처럼 파고드는 추위는 오로지 체온으로 버텨야 했다. 마침내 이튿날 아침 8시 정상에 도착했다.


“에베레스트 정상은 그리 넓지 않았어요. 돌무더기에는 행운을 비는 각종 깃발과 국기가 꽂혀 있었어요. 많이 지저분했어요. 그다지 큰 감흥도 없었어요. 그런데 눈물이 흘렀어요.”
하산길은 더욱 고충이 심했다. 소변을 보고 싶었지만 옷을 벗기란 불가능했다. 참는 데까지 참다가 결국은 옷을 입은 채 해결했다. 하산 직후엔 설맹 증세로 눈을 못 떠 한동안 고생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로에 밧줄도 설치돼 있고 셰르파가 도와주기 때문에 돈(수천만원대)과 체력, 날씨가 도와준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며 겸손해했다.
전씨는 에베레스트 정상 주변과 등하산길이 오물과 쓰레기로 심하게 오염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대부분 산악인들이 빈 산소통과 각종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내려가는 겁니다. 셰르파들이 치운다고는 하지만 지구 최고봉은 계속 오염될 것 같아요.”
하산길 서 대원의 주검을 찾으려고 뒤처진 김 대장이 “너는 꼭 살아서 내려가라”고 당부했을 때 슬픔을 삼키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는 그는 이제 방송 프로듀서를 꿈꾸고 있다. “전문 산악인의 길은 가지 않을 거예요. 다만, 기회가 오면 다시 산에 오를 거예요.”
< 이길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