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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같은 동점골

● 스포츠 연예 2013. 6. 9. 19:05 Posted by SisaHan

한국축구가 레바논 원정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최강희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레바논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심각한 골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1-1로 비기고 말았다.

한국은 이날 전반 12분 하산 마툭한테 기습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고, 후반 추가시간 7분 김치우의 기적같은 동점골로 힘겹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3승2무1패 승점 11(득점 12, 실점 6)로 A조 1위에, 우즈벡이 동률 2위. 이란이 3위를 달리고 있다.


‘세리 키즈’인 이일희(25·볼빅)가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발을 들여놓은 지 4년, 프로 데뷔 7년 만에 지난 25일 첫 우승 감격을 맛보고 펑펑 울었다.
 
이일희는 이날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에서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26타로 정상을 차지, 마침내 LPGA 한국낭자들의 우승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는 폭우로 골프장이 물에 잠겨 3라운드로 축소됐고, 매 라운드 12홀 경기로 치러지는 등 파행을 겪었다.
 
박인비(25·KB금융그룹), 신지애(25·미래에셋) 등에게 가렸던 이일희가 처음 얻은 값진 트로피였다. 마지막 날 강풍을 뚫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였다. 우승상금 19만5천달러.
이일희는 경기 뒤 “개인적으로 첫 우승의 의미도 있지만, 국산 볼 볼빅이 한국과 유럽을 넘어 미국 무대에서 태극기를 꽂은 것이 또다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첫 주자가 돼서 영광”이라며 좋아했다. 
이 선수는 볼빅의 노란색 컬러볼(Vista iS Yellow)을 사용한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50야드 남짓.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교과서적인 스윙과 공격적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김경무 선임기자 >


한국인 3번째 PGA정복

● 스포츠 연예 2013. 5. 24. 15:43 Posted by SisaHan

배상문 “LPGA 휘젓는 코리안 낭자들만 아셨나요?”

배상문(27·캘러웨이)이 드디어 미국 프로골프 무대를 정복했다.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상금왕을 차지하고, 미국에 간지 2년만에 우승이다. 
배상문은 19일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바이런 넬슨 챔피언쉽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기록, 키건 브래들리(미국)를 2타차로 제치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배상문은 한국 국적 선수로는 최경주(43·SK텔레콤),양용은(41·KB금융그룹)에 이어 세번째로 PG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계 교포 선수인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 존 허(23)까지 포함하면 다섯번째다. 배상문은 2012년에 도전한 PGA 출전 43경기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17만 달러(13억원). 지난해 3월 PGA 트랜지션스챔피언십에서 우승 기회를 맞았지만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훌훌 털어 버렸다.
브래들리에게 1타차 뒤진채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배상문은 강풍이 불었지만 버디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첫 우승을 예감케 했다. 배상문은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기록하며, 보기를 기록한 브래들리를 단숨에 추월해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5번홀(파3)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배상문은 브래들리와의 격차를 4타로 벌리며 우승을 눈 앞에 둔 것 같았다.
 
그러나 9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러프로 날아간 뒤 나무를 넘겨 친 두번째 샷마져 그린을 지나쳐 워터해저드에 빠져 버리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1벌타를 받고 어프로치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배상문은 2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10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기록하며 2홀에서 3타를 잃었다. 2타차 단독 선두를 유지하던 배상문은 15번홀(파4·504야드)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브래들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6번홀에서 상황은 역전됐다. 546야드의 파5에서 배상문은 2m 버디를 성공한 반면 브래들리는 1.5m 짜리 버디 퍼팅을 놓친 것 . 다시 배상문의 1타차 리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배상문은 두번째샷을 그린에 안착시킨뒤 파를 기록하며 역시 파를 기록한 브래들리를 2타차로 누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배상문은 우승을 확인한뒤 두 손을 크게 들며 세계 정상 정복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 이길우 선임기자 >


‘피겨 라이벌’ 김연아-마오
“왜 하필 저 아이가 나랑 같은 시대에 태어났을까?”
 
김연아(23)는 2010년 펴낸 에세이집 <김연아의 7분 드라마>(중앙출판사)에서 아사다 마오(23)와 처음 맞섰을 때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2004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당시 14살이었던 김연아는 주니어 최강자 마오와 맞섰다. 마오는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펼치는 등 압도적인 기량으로 합계 172.25점을 받아, 2위 김연아(137.75점)를 크게 앞질렀다. 아사다 마오는 열두살 때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천재. 점수 차이도 30점을 넘었다. 세계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 마오를 넘어야만 하는 운명에 맞닥뜨린 김연아의 심정이 불만스러웠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17일(한국시각) 캐나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와 마오는 15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그런데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의 환한 표정과 달리 3위를 한 마오의 표정은 굳을 수밖에 없었다. ‘여왕’의 자리를 확인한 김연아 옆에서 가끔씩 웃는 표정을 지었지만 무거워 보였다. 마오에게 김연아는 선의의 경쟁자이고 친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묵중하게 짓눌렀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에는 김연아의 존재가 큰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주니어 무대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마오는 성인무대에서 최고의 자리를 두고 김연아와 끈질긴 승부를 펼쳐왔다. 성인무대 첫 맞대결은 2006~2007 시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이뤄졌다. 이 때 마오는 김연아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이후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다섯 번의 그랑프리 맞대결에서 2개씩의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상대 전적은 3승2패로 마오가 약간 우세했다.
 
본격적으로 명암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치고 나갔고, 여세를 몰아 2009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합계 207.71점으로 정상에 오른다. 김연아는 피겨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여자 선수가 됐다. 반면 마오는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에서 트리플 악셀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지 못하고 4위(188.09점)에 그쳤다. 마오는 김연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기본점수와 가산점이 높은 고난도의 트리플 악셀에 집착했다. 하지만 부담감이 더해지고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점수를 깎아 먹었다.
김연아와 마오의 인연이 악연의 절정으로 치달은 것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올림픽 무대를 꿈꿔온 둘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아사다 마오는 갈고 닦은 트리플 악셀을 세 차례나 구사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연기를 펼치면서 처음으로 합계 200점을 넘겨 205.50을 받는다. 하지만 김연아가 있는 한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었다. 김연아는 228.56점이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은메달을 목에 건 마오는 한 계단 높은 곳에 서 있는 김연아 옆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둘의 라이벌 대결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는 목표 의식을 잃었고, 마오는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둘의 드라마는 지난해 김연아의 1년8개월 공백 뒤 복귀를 시작으로 불꽃이 점화됐다. 김연아는 2012년 12월 독일에서 열린 NRW 대회에서 우승했고, 은근하게 실력을 끌어올린 마오는 2월 일본에서 열린 사대륙 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05.45점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슬럼프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2004년 주니어 시절부터 시작된 둘의 끈질긴 인연은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처음에는 마오가 우세했고, 나중에는 김연가가 뒤집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김연아의 완승으로 1라운드가 끝났다. 하지만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만 1년을 앞두고 열린 캐나다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는 마오의 기를 먼저 꺾었다.
허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