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제작비 투입 기대…국내 제작사에 긍정적 측면"

하청기지 전락 우려는 여전…"수익 배분·저작권 문제 해결 시급"

 

디즈니 APAC 콘텐츠 쇼케이스 [디즈니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다음 달 국내에 상륙하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세계인을 사로잡을 한국 콘텐츠가 새로 탄생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콘텐츠에 거대 자본을 투입하는 넷플릭스처럼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국내 제작사들이 획기적인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14일 "넷플릭스의 성공을 보면서 디즈니플러스가 자극을 안 받을 수가 없다"면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도 200억대 한국 작품 1∼2개는 충분히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진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국내 방송사들의 평균 제작비 규모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런 면모는 '한국형 좀비'로 세계적 관심을 모은 김은희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에서도 확인된다. 김 작가는 한 방송에서 거액의 제작비가 필요해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넷플릭스가 선뜻 투자에 나섰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행사에서 "한국 콘텐츠 시장에 향후 몇 년간 대대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지속적 협업을 통해 한국 창작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월트디즈니코리아 미디어 데이=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월트디즈니코리아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오상호 디즈니코리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처럼 제작비를 모두 지원하는 등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면 한국 콘텐츠 제작사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넷플릭스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디즈니플러스 같은 새로운 경쟁 플랫폼이 생긴다는 것은 제작자에게 더 넓은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이라며 "한국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디즈니는 콘텐츠 회사로서 어마어마한 지적재산(IP)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인 만큼 넷플릭스처럼 현지 콘텐츠를 제작자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 있을지 또 그 결과가 좋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디즈니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오징어 게임'으로 제기된 하청 기지 전락 우려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될 수도 있다. 한국 제작진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성공하더라도 글로벌 OTT가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나 저작권 문제 때문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당장 돈이 급한 우리나라 제작사가 거대 플랫폼을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는 없다"며 "저작권을 다 가져가는 것은 약탈적 계약의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실보다는 득이 크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정 평론가는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콘텐츠 제작사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되고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면 지금처럼 일방적인 계약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억1100만 가구 시청…기존 1위 ‘브리저튼’ 넘어서

 

<오징어 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13일 “전세계 1억1100만 넷플릭스 구독 가구가 한국 창작자들이 만든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여개국에서 2억900만여 가구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는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셈이다. 이전까지 최고 흥행작이었던 미국 드라마 <브리저튼>은 8200만여 가구가 시청했다.

 

넷플릭스 발표를 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첫선을 보인 이후 총 94개국에서 ‘오늘의 톱 10’ 1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이날 기준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콘텐츠 총괄 브이피(VP)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하기 시작한 2015년 당시,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였다”며 “상상만 했던 꿈같은 일을 <오징어 게임>이 현실로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황동혁 감독이 오랫동안 구상했던 이야기가 어느 곳에서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때,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지닌 매력이 반드시 한국은 물론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 겸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테드 서랜도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 2021’에 참석해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흥행 성공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예측이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한편, <오징어 게임>에 대한 외신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창작자들은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서정민 기자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 이란전 1-1

손흥민 결승골 이후 공수 밸런스 무너져

 

손흥민이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손흥민의 결승골로 테헤란 징크스가 깨지는 듯했다. 하지만 아시아 최강인 이란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한국은 2승2무(승점 8)로 선두 이란(3승1무·승점 10)에 이은 조 2위를 유지했다. 역대 맞전적은 9승10무13패가 됐다. 테헤란에서 승리하지 못한 징크스도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유럽파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카잔)을 공격 작업을 돕는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정우영(알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앙을 책임졌고 포백에는 홍철(울산)과 이용(전북), 김민재(페네르바체)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나섰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한국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상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잘게 써는 패스를 통해 빠르게 공을 앞으로 전개시킨 한국은 전반 12분 이재성의 헤딩슛, 전반 32분 황인범의 중거리슛 등으로 이란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9분에는 중원으로 치고 나간 김민재가 건넨 공을, 손흥민이 받아 드리블로 벌칙구역 정면으로 향한 뒤 왼발슛을 작렬했지만 공은 높이 떴다.

 

한국의 경기 주도에 간헐적인 역습에 나선 이란은 전반 43분 두 차례의 강력한 유효슈팅으로 반발했다. 사르다르 아즈문의 중거리슛을 김승규가 가까스로 막아냈고, 이어진 골지역 싸움에서 메디 타레미가 오버헤드킥으로 또 다시 유효슈팅을 만들어냈지만, 이번에도 김승규가 쳐냈다.

 

후반 들어서는 해결사 손흥민이 판을 바꿨다. 후반 3분 중앙선에서 부근에서 올라온 스루패스를 받아챈 손흥민은 수비수 한명이 따라붙는 상황을 뚫고 아크 앞까지 치고 나간 뒤 골키퍼도 꼼짝할 수 없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7일 시리아전 승리(2-1)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안방에서 실점한 이란의 역공이 이후 불을 뿜었다. 후반 20분 전방 공격 전개 과정에서 공을 차단당한 한국은 이란의 빠른 역습에서 간신히 벗어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10분간 이란의 파상공세가 지속됐고, 두 차례나 한국의 골대를 강타했던 이란에게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31분 이란의 자한바흐시가 김승규도 손쓰기 힘든 골대 왼쪽으로 낮은 땅볼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벤투 감독은 실점 이후 나상호(서울)와 이동경(울산)을 투입해 변화를 주었고, 추가시간 3분 나상호가 벌칙구역 정면에서 골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이란 골키퍼의 손에 걸리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결과적으로 승점 1을 따낸 것은 좋았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공수의 밸런스가 깨진 것은 문제다. 원톱의 활용도를 포함해 벤투 감독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기자

현지 날짜 기준으로는 2009년 양용은-신지애 이후 12년 만에 쾌거

 

우승 축하를 받는 고진영

 

고진영(26)과 임성재(23)가 미국프로골프 남녀 대회를 같은 날 제패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고진영은 10일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2위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고진영은 이 우승으로 자신의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우승컵을 든 고진영.

이후 임성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정상에 올랐다.

 

역시 2위와 격차를 4타로 벌린 임성재는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 이후 1년 7개월 만에 투어 2승째를 따냈다.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같은 날 PGA와 LPGA 투어 대회를 동시에 제패한 것은 한국 날짜 기준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같은 주말에 한국 선수들이 PGA와 LPGA 투어 대회에서 동반 우승한 사례는 세 번이 있었다.

 

2005년 10월 최경주(51)와 한희원(43)이 '동반 우승'을 했는데 날짜가 하루 차이가 났다.

 

당시 한희원이 우승한 LPGA 투어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이 대회 도중 악천후로 예정보다 하루 늦은 현지 날짜 10월 3일에 끝났다.

 

또 2006년 10월에도 최경주와 홍진주(38)가 같은 주말에 우승 소식을 전했는데 당시 최경주는 미국에서 열린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이었고, 홍진주는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코오롱ㆍ하나은행챔피언십을 제패해 한국 날짜로는 역시 하루 차이가 났다.

 

우승컵을 든 임성재

  

이어 2009년 3월 양용은(49)과 신지애(33)가 역시 같은 주말에 우승했으나 이때도 신지애의 대회가 싱가포르에서 열려 한국 날짜로는 하루 먼저였다.

 

또 LPGA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2016년 8월 박인비(33)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다음 날 김시우(26)가 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는데 이때도 박인비의 경기가 하루 먼저 끝났다.

 

2014년 4월에는 노승열(30)과 교포 선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같은 날 우승한 사례도 있다.

 

결국 이번 고진영과 임성재의 미국 남녀 대회 같은 날 한국 선수들의 동반 우승은 한국 날짜 기준으로는 최초, 현지 날짜 기준으로는 2006년 최경주-홍진주, 2009년 양용은-신지애에 이어 세 번째 쾌거가 됐다.

 

임성재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고진영의 우승 소식을) 지금 알았다"며 "한국 선수가 남녀 동반 우승하는 것이 드문데 (고)진영 누나께도 축하드린다. 한국 사람으로서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고진영, 파운더스컵 2연패…LPGA 투어 시즌 3승·통산 10승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소렌스탐 최다 기록과 타이

이정은 공동 4위, 김아림·유소연 공동 6위, 박인비 전인지 공동 25위,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10일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71·6천612야드)에서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까지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써내 카롤리네 마손(독일·14언더파 270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7월 VOA 클래식,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이어 고진영의 이번 시즌 3승이자 LPGA 투어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3천만원)다.

 

LPGA 투어에서 10승을 채운 한국 선수는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 신지애(11승)에 이어 고진영이 5번째다.

 

고진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10승을 보유, 박세리(국내 14승), 신지애(국내 21승)와 더불어 한국, 미국 투어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선수가 됐다.

 

고진영의 드라이버 샷

2017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2018년 1승을 올렸고, 2019년 4승, 지난해 1승, 올해 3승을 거뒀다. 2019년엔 ANA 인스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 등 두 차례 메이저대회도 제패했다.

 

2019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아 2년 만의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고진영은 대회 2연패에도 성공했다.

 

고진영의 2연패에 2018년 박인비(33)를 포함하면 파운더스컵에선 3회 연속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2015년엔 김효주(26), 2016년엔 김세영(28)도 정상에 올라 올해 10회째인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5차례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200타로 단독 선두를 달린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5타를 줄여 큰 위기 없이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뒤 이후에도 줄곧 리더보드 맨 위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뤘다.

 

아울러 고진영은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69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써내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LPGA 투어 역대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 고진영은 1∼4라운드 각각 63, 68, 69, 66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로 이날 4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6번(파4)과 8번(파5) 홀에서 버디를 뽑아내 2위와 5타 차로 여유롭게 전반을 마쳤다.

 

두 조 앞에서 경기한 마손이 6∼13번 홀에서만 5타를 줄여 3타 차로 좁혀왔으나 고진영은 12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고, 13번 홀(파3)에서도 한 타를 더 줄여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15∼16번 홀 연속 버디 이후 17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내리막 파 퍼트를 놓쳐 유일한 보기가 기록됐으나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이정은(25)은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공동 4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김아림(26)과 유소연(31)이 공동 6위(9언더파 275타)에 자리했다.

 

김세영과 신지은(29)은 공동 13위(6언더파 278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공동 19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와 전인지(27)는 공동 25위(4언더파 280타), 김효주는 공동 42위(2언더파 282타)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고진영의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들의 통산 승수는 199승으로 늘었다. 다음 대회는 2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으로, 국내에서 200승 돌파 가능성이 있다.

 

임성재,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한국인 PGA 투어 20승

상금·대상포인트 2위 도약, 마지막날 보기없이 버디 9개나 몰아쳐

 

임성재(23)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임성재는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7천25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몰아치고 9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의 성적을 낸 임성재는 2020년 3월 혼다 클래식 이후 1년 7개월 만에 PGA 투어 정상에 복귀했다.

 

PGA 투어 100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통산 2승을 달성한 임성재의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26만 달러(약 15억원)다.

 

이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째를 쌓았다.

 

2002년 5월 최경주(51)가 컴팩 클래식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2011년 5월 역시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0승째였고, 이번 임성재가 20승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선수의 PGA 투어 우승은 올해 5월 이경훈(30)의 AT&T 바이런 넬슨 이후 5개월 만이다.

 

대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임성재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는 초반부터 '불꽃타'를 휘둘렀다.

 

1, 4, 6번 홀 버디로 선두를 따라잡고 공동 1위가 된 임성재는 7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기록해 매슈 울프(미국)와 공동 선두에서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결정타는 9번부터 13번 홀까지 임성재의 5개 홀 연속 버디였다.

 

울프도 9번 홀(파5) 버디로 응수하며 임성재를 2타 차로 따라붙었으나 곧바로 10번 홀(파4) 보기가 나오면서 임성재와 격차가 4타로 순식간에 벌어졌다.

 

기세가 오른 임성재는 5개 홀 연속 버디로 2위권과 격차를 5타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홀들은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해 4타 차 승리를 거뒀다.

 

2020-2021시즌 498개의 버디를 잡아 PGA 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을 세운 '버디왕'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버디 26개를 쓸어 담고 두 시즌 연속 '버디왕' 등극에 시동을 걸었다.

 

임성재는 시즌 상금 130만2천788 달러로 상금 2위, 페덱스컵 포인트에서도 2위에 올랐고 최다 버디 부문은 45개로 공동 22위지만 라운드당 버디는 5.6개로 최다 버디 1위 네이트 래슐리(미국)의 라운드당 5개보다 많다.

 

이날 미국 뉴저지주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파운더스컵에서는 고진영(26)이 우승, 한국 선수들이 같은 날 PGA 투어와 LPGA 투어를 석권하며 새벽부터 TV 앞에서 응원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