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면 음식 안 줘" vs "더 나은 아버지 있어 다행"…양팀 감독 설전도

 

손흥민 선수

 

손흥민(29·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에서 파울을 당한 것도 모자라 상대 팬들의 인종차별이 담긴 '악플 세례'를 받았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유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 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그를 비난하는 맨유 팬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손흥민이 이날 반칙을 당해 맨유의 골 취소를 유도했는데, 그가 과도한 연기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맨유는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돌파를 시도했고, 이 볼을 이어받은 폴 포그바의 침투 패스에 이은 에딘손 카바니의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는 듯했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맥토미니가 손흥민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격한 반칙을 잡아내 골 취소를 선언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영국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는 맥토미니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으며, 부주의한 행동이었다며 판정의 근거를 설명했다.

그런데도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과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다이빙을 멈춰라", "축구선수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 배우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에 각종 욕설과 함께 "DVD나 팔아라",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잇따랐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EPL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이어지면서 손흥민은 차별과 증오에 맞서는 의미로 일주일간 SNS 사용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자신이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손흥민 인종차별 피해에 대응한 토트넘 [토트넘 트위터 캡처]

토트넘 구단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토트넘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손흥민을 두고 양 팀 감독의 설전도 벌어졌다.

경기 뒤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은 "카바니의 골은 훌륭했다.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내 아들(son)이 상대에게 얼굴 한 대를 맞고 3분을 누워 있다 다른 10명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면, 나는 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게 올레 감독보다는 더 나은 아버지가 있어 다행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무슨 일을 하든 먹여 살려야 한다. 자식을 먹이려고 도둑질까지도 해야 한다"며 "(올레 감독 발언에) 몹시 실망했다"고 맞받아쳤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 40분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3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 타이기록(14골)을 세웠으나 팀의 패배와 파울 장면 논란, 인종차별 피해 등으로 웃지 못했다.

인사하는 손흥민과 올레 군나르 솔셰르 맨유 감독(오른쪽) [AP=연합뉴스]

윤여정의 소감 시상식 평정.... 아시아 배우 최초

영·미 영화 구분없이 수상결정...오스카 ‘한발 더’

 

영국 아카데미 트위터 갈무리.

 

배우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로써 미국 오스카 트로피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영화티브이예술아카데미(BAFTA)는 11일(현지시각)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열어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이며, 아시아 배우로서도 첫 수상이다.

윤여정은 화상을 통해 영어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라고 했다가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고 고쳐 말하며 얼떨떨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를 나타냈다. 그는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척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라는 익살스러운 소감으로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윤여정은 일주일 전 미국배우조합상(SAG)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면서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아카데미상은 영국·미국 영화 구분 없이 수상작·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미국 아카데미상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나리>는 이번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다른 부문에선 수상하지 못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작품상은 영화 <노매드랜드>에, 감독상은 이 영화를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앤서니 홉킨스는 <더 파더>로 20여년 만에 다시 남우주연상 주인공이 됐고,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았다. 서정민 기자

 

베이징 올림픽, 미-중 갈등 새 쟁점으로 떠올라

집단 불참 가능성도 내비쳐…고위 당국자 “논의한 바 없다” 번복

 

7일 중국 베이징의 국가빙상경기장에서 내년 2월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시상식 예행 연습이 한창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 국무부는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곧 철회했지만, 향후 미국이 대중국 압박 카드로 이 문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참가 문제에 대한 국무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올림픽 참가 문제를 포함한 대중국 대응책에 대해 우방 및 동맹국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일관되게 밝힌 것처럼 중국 당국의 인권 유린과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학살 문제 등에 대해 의미있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동맹과 함께 할 때 파급력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참가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선 “올림픽 개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을 정하지는 않겠지만, 관련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올림픽 집단 불참하는 문제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대중국 정책은 미국과 동맹국의 국익과 가치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조율된 접근이 미국은 물론 동맹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돌연 이를 정정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 “2022년 올림픽에 대한 우리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우방 및 동맹국과 공동 불참 문제는 과거에도 현재도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일부 보도와 달리 올림픽 불참 문제를 특정해 논의한 것이 아니라, 인권 유린 문제 등을 포함해 동맹국과 중국 관련 공통 관심사를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을 뿐”이라며 “단합된 대응이 효과가 크다는 인식에 바탕해 관련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2월25일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불참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시앤비시>(CNBC) 방송은 전직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집단 거부한다면 ‘냉전’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지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참가를 거부한 바 있다. 소련도 이에 항의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불참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작년엔 대회 첫날 비로 인해 푹신한 그린…존슨 20언더파 우승

 

2021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하는 더스틴 존슨.

 

7일 개막하는 '명인 열전' 제8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올해는 더 빨라진 그린 스피드로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그린 스피드가 워낙 빨라 '유리알 그린'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그린이지만 올해 대회는 최근 날씨의 영향으로 난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연습 라운드를 진행 중인 선수들의 의견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7일 "최근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데다 바람까지 많이 불어 그린 상태가 매우 딱딱해져 있다"며 "선수들에게 가혹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 역시 애덤 스콧(호주)의 2007년 마스터스의 기억을 전하며 이번 대회 그린 위 플레이가 승부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 스콧은 "2007년 대회 당시 16번 홀 그린에 물을 조금 부었는데 땅으로 조금도 스며들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려 갔다"며 "올해도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2007년 대회는 잭 존슨(미국)이 1오버파 289타로 우승했다. 대회 역사상 오버파 우승은 1954년 샘 스니드, 1956년 잭 버크 주니어와 2007년 존슨 등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1992년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된 프레드 커플스(미국) 역시 ESPN과 인터뷰에서 "계속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코스 난도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사실 어느 정도의 난도는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ESPN은 "2, 3라운드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보됐지만 지역적 특성상 날씨 예보가 자주 변한다"며 "일 최고 기온이 섭씨 26도 정도로 예상돼 그린이 더 딱딱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12번 홀에서 연습 라운드를 하는 필 미컬슨 [EPA=연합뉴스]

마스터스에서 세 차례 우승한 필 미컬슨(미국)은 딱딱한 그린을 반겼다.

그는 "사실 최근 10년 정도는 마스터스 그린이 오히려 부드러운 편이었다"며 "이렇게 되면 샷의 각도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에 걸맞은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사상 최초로 11월에 열린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역대 최다 언더파인 20언더파로 우승했다.

또 임성재(23)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한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대회 사상 최초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쳤다.

ESPN은 "지난해 대회는 1라운드부터 비 때문에 3시간 이상 지연됐고 이후 코스 상태는 계속 습기가 있는 상태였다"며 "이런 코스 컨디션이 역대 최다 언더파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마스터스 우승만 없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아이언 샷 정확도가 매우 중요해졌다"며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지키는 능력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작년 11월 대회와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