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70.34점, 김예림 67.78점

유영 트리플악셀 회전수 부족 판정

17일 프리스케이팅 펼쳐

 

유영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국 피겨의 두 미래가 베이징 빙판 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하지만 회전수 부족 판정 등을 받으며 아쉬움도 삼켰다.

 

피겨 국가대표 유영(18·수리고)은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큰 실수 없이 올림픽 데뷔 무대를 마쳤다. 유영은 이날 70.34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점수(78.22점)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유영의 연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트리플 악셀 점프 성공 여부였다. 공중에서 세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는 굉장한 고난도 기술로, 피겨 전설인 김연아(32)조차 구사하지 못했던 기술이다. 실제 트리플 악셀의 기본 점수는 8.0점으로 트리플 러츠(5.9점), 트리플 플립(5.3점) 등 다른 점프보다 훨씬 크다.

 

유영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유영은 베이징에 입국한 뒤에도 공식훈련에서 매번 트리플 악셀을 10차례 가량 시도하며 기술 성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유영은 이날 트리플 악셀 시도 뒤 넘어지지 않았지만, 심판진은 회전수 부족 등의 이유로 2.31점밖에 주지 않았다. 더블 악셀 기본점수(3.50)보다 더 낮았다.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시도한다.

 

유영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점수. ISU 갈무리 

 

세계 랭킹 3위인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무기 삼아 이번 대회에서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미 6위로 목표권에 상당히 근접한 데다, 이날 1위를 기록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도핑 의혹으로 향후 성적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다.

 

유영은 대표적인 ‘김연아 키즈’다. 6살 때인 2020 벤쿠버겨울올림픽 때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고, 2012년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특히 유영은 만 11살8개월이던 2016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세운 최연소 기록(만 12살6개월)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평창 대회 때는 나이 제한에 걸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주인공이 돼 빙판을 누빈다.

 

김예림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프란츠 리스트 ‘사랑의 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예림(19·수리고)도 올림픽에서 성공적인 첫선을 보였다. 세계랭킹 12위인 김예림은 4조 첫 번째 선수(전체 19번째)로 등장해 긴장한 기색 없이 깔끔하게 무대를 마쳤다. 김예림은 이날 준비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더블 악셀, 트리플 트립을 큰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김예림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점수. ISU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67.78점을 받아 9위에 오른 김예림은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인 것 같다. 그게 많이 아쉽다. 그래도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해서 어느정도 만족한다”라며 “올림픽이다 보니 조금 더 경험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긴장했다. 다만 너무 힘들거나 적응 못할 정도로 어렵진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김예림도 2010년 벤쿠버 대회 때 김연아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대표적인 ‘김연아 키즈’다. 이날 연기도 김연아가 직접 추천한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펼쳤다. 김예림은 “(김연아가) 어제 ‘코로나로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힘내라’는 응원 문자를 보내주셔서 힘이 된 것 같다”라며 “프리(스케이팅)에선 좀더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홀가분하고 기쁘게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영과 김예림은 오는 17일 저녁 7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베이징 마지막 무대에 선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5엔드서 일본 추격 상황 펼쳐지기도

이후 점수 내며 양팀 격차 더 벌어져

‘완벽한 플레이’에 관중석 곳곳 감탄

 

양 팀 주장인 한국 김은정과 일본 후지사와 사쓰키가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역시 마늘이 양파보다 매웠다.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 ‘팀 킴’이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서 맞수 일본을 10-5로 꺾었다. 3승3패를 기록한 팀 킴은 4강을 향한 희망을 이어간다.

 

귀중한 승리다. 한국은 13일 중국전(5-6)과 14일 오전 미국전(6-8)을 잇달아 내주며 2승3패로 수세였다. 준결승 진출에는 최소 5승 이상이 필요해, 남은 경기 가운데 3경기 이상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앞으로 만날 스위스(세계랭킹 2위)·덴마크(10위)·스웨덴(1위)을 모두 꺾어야만 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건 이번에도 숙적 일본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8 평창겨울올림픽 준결승에서 격돌해, 연장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당시 한국은 8승1패를 기록해 1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일본은 5승4패로 4위를 기록해 가까스로 진출한 상태였다.

 

이번엔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5승1패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면 2승3패 한국은 공동 6위였다. 더욱이 한국은 올림픽 진출권을 두고 열린 예선에서 일본과 두 번 만나 모두 패한 바 있다. 세계랭킹은 한국(3위)이 일본(7위)에 앞선다지만, 안심할 수 없었던 셈이다.

 

위기에 몰린 팀 킴은 승리를 향한 의지로 똘똘 뭉쳤다. 1엔드부터 선취점(1점)을 가져온 한국은 2엔드에서 2점을 내준 뒤 곧바로 3엔드에서 3점을 내며 기세를 잡았다. 팀 주장 김은정(32)의 마무리 샷에 대부분 중국인으로 채워진 관중석에서 뜨거운 감탄이 터져 나올 정도로 멋진 플레이였다. 이어진 4엔드에서도 한국은 1점을 추가했고, 5-2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팀 킴이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전 8엔드가 끝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하지만 일본의 반격도 매서웠다. 수세에 몰린 일본은 5엔드에서 2점을 내며 5-4로 무섭게 따라오기 시작했다. 턱밑까지 추격당한 팀 킴 입장에선 일본의 기세를 완전히 꺾을 필요가 있었다. 팀 킴은 임명섭 감독이 직접 내려와 작전을 논의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6엔드. 승부수가 통한 걸까. 팀 킴은 일본의 추격 의지가 무색하게 2점을 내며 차이를 7-4로 벌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7엔드에서도 1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비록 8엔드에서 1점을 내줬지만, 9엔드 2점을 추가해 점수 차이를 10-5로 벌린 한국은 완승을 했다.

 

한국과 일본은 평창 대회 때부터 대표적 맞수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모두 경북 의성 출신이듯, 일본 대표팀도 모두 일본 홋카이도 기타미 출신이라 ‘닮은꼴 맞수’로 꼽힌다. 마늘이 특산물인 의성처럼 기타미도 양파 최대 산지여서, 마늘과 양파의 대결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전 승리로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16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각) 스위스와 맞붙는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IOC "발리예바 피겨 싱글 메달 따도 시상식 없다"

 

소변 샘플서 양성 반응이나 도핑 규정 위반은 아직 규명 안 돼 '난감한 상황'

발리예바 포함된 피겨 단체전 시상식 안 열어…발리예바 사건 끝나면 시상식

 

여자 피겨의 신성에서 여제 등극을 꿈꾸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연습링크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쇼트프로그램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논란 끝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출전 기회를 얻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메달을 획득하더라도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메달권에 입상하면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을 주는 공식 시상식도 열지 않을 예정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발리예바의 도핑을 인정하면서도 여자 싱글 경기에 나서도록 승인한 뒤 약 4시간 만에 나온 IOC의 결정이다.

 

IOC의 이번 결정은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그를 메달리스트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CAS의 판결을 맹비난하는 여론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CAS는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발리예바에게 잠정 출전 정지를 징계했다가 철회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결정에 반발해 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 단체가 낸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CAS는 발리예바가 15일 시작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출전하도록 길을 터줬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 때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이달 8일에야 받았다.

 

스포츠의 공정성을 훼손한 발리예바를 당장 이번 올림픽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CAS는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안길 수는 없다며 여자 싱글 종목 출전을 승인했다.

 

CAS의 결정으로 IOC는 도핑 규정 위반자가 약물 사용 이력이 없는 '깨끗한 선수'들과 올림픽 메달을 두고 경쟁하는 난감한 상황을 앞뒀다.

 

결국 IOC 집행위원회는 CAS의 판결 후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상의를 거친 뒤 먼저 "모든 선수의 공정성을 위해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이번 올림픽에서 여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그 이유로 IOC는 "시상식이 소변 A 샘플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WADA의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아직은 규명되지 않은 선수를 포함할 수 있어서"라고 소개했다.

 

발리예바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금메달을 딴 ROC와 미국(은메달), 일본(동메달) 선수들의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사건 조사 결과 발리예바가 WADA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은 박탈당하고, 후순위 팀들이 한 계단씩 승격할 가능성도 있다.

 

IOC 집행위는 또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에서 톱 3에 들더라도 꽃다발 전달과 메달 시상식은 이번 대회에서 열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IOC 집행위는 아울러 발리예바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상위 24위 안에 들어 오는 1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하면, 공정성을 위해 25번째 선수가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요청했다.

 

원래 규정은 쇼트프로그램 상위 24명만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할 수 있다. IOC는 공정성 논란의 당사자인 발리예바가 24위 안에 들면 프리스케이팅 출전 선수를 25명으로 1명 더 늘리라고 ISU에 촉구한 것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빛낼 강력한 여자 피겨 싱글 우승 후보로 촉망받던 발리예바는 CAS 판결에 기뻐하다가 IOC의 결정에 다시 내리막 롤러코스터를 탔다.

 

다만 IOC는 발리예바 사건이 매듭지어지면 장엄한 메달 시상식을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불굴의 차민규, 올림픽 2회 연속 은메달

● 스포츠 연예 2022. 2. 13. 01:0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스피드스케이팅 500m 34초39 2위

평창올림픽 은메달 0.03초 단축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2회 연속 올림픽 은메달 역주를 펼쳤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 10조에서 마래크 카니아(폴란드)와 함께 뛰었고, 34초39로 들어와 2위를 차지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34초42)을 따냈던 차민규는 두 대회 연속 2위 입상의 값진 성과를 냈다. 이날 1위는 올림픽 기록을 세운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 3위는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챙기는 등 아시아 선수 3명이 시상대에 섰다.

 

차민규는 이날 아웃코스에서 출발해 100m를 9초64에 끊었고, 두 번의 코너 돌기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한 뒤 막판 스퍼트로 카니아를 큰 차이로 따돌리면서 은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차민규는 이날 레이스를 마친 뒤 최종 순위 결정까지 가슴을 조리며 지켜봐야 했다. 앞서 경기를 치른 가오팅위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11~15조까지 10명의 선수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1, 12조와 13조의 선수들이 차민규보다 기록이 뒤졌고, 14조와 15조의 선수들은 모두 부정출발로 리듬이 살짝 끊긴 상태에서 재출발하면서 흐름을 타지 못했다. 15조에는 세계 랭킹 1위인 로랑 듀브레유(34초52)가 역주했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차민규의 2위가 확정됐다.

 

차민규는 2018 평창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로 깜짝 스타가 됐다. 당시 1위였던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과는 0.01초 차이였다. 이날도 선두와 0.07초 차로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2회 연속 올림픽 은메달로 세계 빙상 단거리에서 확고한 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김준호(26·강원도청)는 11조에서 인코스로 출발해 34초54로 도착하며 6위를 차지했다.

 

차민규는 18일 김민석(23·성남시청)과 함께 스피드스케이팅 1000m 메달에도 도전한다. 모태범 해설위원은 “1000m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창금 기자

국제검사기구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

 

러시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11일 베이징의 링크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도핑 양성 판정 발표가 나온 이날도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베이징/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스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싱글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도핑 검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국제검사기구(ITA)는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11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흥분제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금지 약물 목록에 올랐다. 국제검사기구에 따르면 발리예바 선수는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대회 때 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샘플은 스웨덴 연구소로 보내 지난 8일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이 나왔다. 그가 속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팀이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받을 시상식이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 나온 판정이었고, 시상식은 결국 연기됐다. 시상식 연기 뒤 그에 대한 도핑 의혹이 영국 온라인 매체인 <인사이드 더 게임즈>를 통해 나와 파장이 일었다.

 

그는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 9일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그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였다. 도핑 판정으로 자동적으로 내려졌던 출전 정지 조처는 철회됐다. 국제검사기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대신해 러시아반도핑기구의 결정을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여자 피겨 스케이팅 싱글 강력한 우승 후보인 그가 뛸 수 있을 지 여부는 스포츠중재재판소 결정에 달렸다.

 

올해 만 15살인 그는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쿼드러플(4회전)에 성공한 등 압도적인 기량으로 이번 대회에 큰 주목을 받은 선수다. 조기원 기자

 

러, 발리예바 도핑 확인에도 "오해…단체전 우승 유효" 주장

 

"베이징올림픽 훨씬 전에 수집된 샘플"…"검사결과 뒤늦게 발표" 음모론까지

러 반도핑기구 출전금지 해제도 논란…IOC·빙상연맹 "출전금지 복원" 제소

 

2022년 2월 11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특급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가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위반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문제의 도핑 샘플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 채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ROC 소속 러시아팀의 피겨 단체전 결과는 재고돼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ROC는 11일(현지시간) 보도문을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이 선수(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이 올림픽 기간에 채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선수와 러시아 팀의 올림픽 성적은 자동적 재고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ROC는 또 올해 1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선수권대회 이후와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채취한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샘플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달리 결정하지 않는 한 (발리예바는)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온전히 경쟁에 참여하고 연습할 권리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ROC는 "러시아 팀의 권리와 이익, 정직하게 딴 금메달을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따라 사건의 모든 법적·사실적 정황들이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문제의 도핑 샘플이 채취된 지난해 12월 25일과 결과가 공표된 2월 8일 사이에는 큰 시차가 있다면서 "샘플 처리 기간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샘플 처리 기간은 채취 뒤 20일"이라면서 발리예바 샘플의 경우 누군가가 베이징 올림픽 피겨 단체전이 끝날 때까지 처리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크렘린궁도 발리예바 지지에 가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스포츠 관리들은 발리예바 샘플 처리 기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면서 "우리는 오해가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크렘린은 전폭적으로 발리예바를 지지한다"면서 그녀를 향해 "카밀라, 얼굴을 숨기지 말고 의기양양하게 모든 곳에 다니라"고 응원했다.

 

한편 타스 통신은 이날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 선수에게 내렸던 잠정 출전금지 징계를 취소한 데 대해 ISU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ISU는 보도문에서 "기구는 RUSADA의 9일 결정(발리예바 출전 금지 취소 결정)에 대한 항소권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CAS에 출전 금지 조치를 복원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발리예바가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언론을 통해 유포되던 발리예바의 불법 약물 사용 의혹을 확인한 것이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이나,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어 WADA가 2014년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IOC를 대신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검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단체인 국제검사기구(ITA)는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결과를 지난 8일 확인했다.

 

발리예바를 앞세운 러시아 피겨팀이 7일 단체전에서 우승한 다음 날이었다.

 

이후 IOC는 8일 진행할 예정이던 피겨 단체전 공식 시상식을 '법적 문제' 때문에 연기했다고 9일 발표했다.

 

RUSADA는 양성 반응 결과 확인 후 8일 발리예바에게 잠정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발리예바는 9일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RUSADA는 회의를 거쳐 징계를 철회하고 발리예바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계속 뛸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ITA와 IOC가 RUSADA의 결정에 반발했다.

 

ITA는 RUSADA의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며 IOC를 대신해 CAS에 제소했다. 여자 싱글 경기가 15일에 시작하는 만큼 그 전에 결론이 나도록 CAS에 긴급 청문회 개최를 요청한 것이다.

 

ISU도 CAS에 항소할 예정인 가운데 CAS가 IOC와 ISU의 손을 들어주면, 발리예바는 싱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ROC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 박탈 여부도 CAS의 결정에 달렸다.

 

IT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자 피겨스케이팅 개인전이 치러지는 15일 이전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논란에 대한 CAS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과거 조직적으로 도핑 샘플을 조작해 국제 사회의 징계를 받으면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그리고 이번 베이징 대회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자국명을 쓰지 못하고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나 ROC라는 명칭으로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