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김정환씨…역대 처음 피아노부문 최종 결선 후보 4명 모두 한국인

작곡부문 2위는 이길오씨의 '아우스라헨', 3위도 한국인 수상

 

독일 멘델스존 전국 음대 경연대회 피아노 부문에서 1∼3위를 모두 한국인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 피아노 부문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최종 결선 후보 4명이 모두 한국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독일 전국음대 경연대회 수상자들= 16일 수상자 음악회 프로그램북에 수록된 독일 전국 음대 경연대회 수상자들 사진. 왼쪽부터 1위 김정환 씨, 2위 김지영 씨, 3위 박영호·박진형 씨.

 

작곡 부문에서도 2∼3위를 한국인이 차지했다.

 

독일 음대총장회의와 프로이센 문화재단, 베를린 예술대는 지난 12일부터 치러진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 음대 경연대회 피아노부문에서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 김정환 씨가 1위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2011년부터 베를린에서 살고 있고, 2017년부터는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콘라트 마리아 엥겔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그는 2017년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국제콩쿠르에서 3위를, 2019년 아허스(Aarhus)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위는 뮌헨음대 김지영 씨가, 공동 3위는 하노버 음대 박영호, 박진형 씨가 각각 차지했다.

 

무대인사하는 1위 수상자 김정환 씨=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수상자 콘서트에서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 이후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김정환 씨.

 

작곡 부문에서는 데트몰트 음대 자라 알리 씨가 '비헤이브(behave)'라는 곡으로 1위를, 뤼베크 음대 이길오 씨가 '아우스라헨(Auslachen)'이라는 곡으로 2위를 차지했다.

 

쾰른음대 마르크 포글러 씨의 '핑퐁(pingpong)'과 슈투트가르트 음대 김다찬 씨의 '레브온데스(reb/ondes)'는 각각 3위를 차지했다.

 

독일 멘델스존 음대 경연대회에는 1878년 독일 고전음악 경연대회 중 가장 오래된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상에 시초를 두고 있다.

 

대회에서는 전국 각지의 음대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최대 2명의 후보가 본선에서 겨루게 된다. 피아노와 작곡 부문 경연은 4년에 한 차례씩 열린다.

 

수상자들은 16일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 갈라 콘서트를 열었다. 1위 수상자는 음반이나 동영상 제작을 지원받고, 모든 수상자는 장학금 혜택과 공연 섭외 등의 지원을 받는다.

김진규, A매치 데뷔전서 1골 1도움…2002년생 엄지성도 A매치 첫 골

조규성 · 백승호 역시 A매치 데뷔골 터뜨리며 막강 화력 과시

태극전사, 해외파 없이 유럽팀 상대 A매치 역대 최다골차 승리 '기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새해 첫 경기를 5-1 대승으로 장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 한국은 15일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FIFA 랭킹 62위)와 친선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우리나라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8차전에 대비한 이번 터키 전지 훈련 및 친선 경기를 맞아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국내 K리그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고도 유럽의 '복병' 아이슬란드를 압도하는 화끈한 경기력을 발휘했다.

 

아이슬란드를 4골차로 물리친 벤투호는 2002년 5월 16일 스코틀랜드전(4-1승) 이후 20년 만에 한국 남자 대표팀의 역대 유럽국가 상대 A매치 최다골차 승리 기록을 새로 쓰는 겹경사도 맞았다.

 

벤투호는 최전방 공격수로 조규성(김천)을 배치하고 좌우 날개에 송민규(전북)와 권창훈(김천)을 내세웠다. 공격형 미드필는 이동경(울산)이 맡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김진규(부산)와 백승호(전북)가 포진했고, 포백은 김진수(전북), 박지수(김천),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이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조규성 골 세리머니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2년 첫 골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전반 15분에 김진규가 골 지역 안으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아이슬란드 골문을 갈랐다.

 

한국은 전반 24분 역시 조규성이 백승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다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키커로 나선 권창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면서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권창훈이 불과 3분 만에 페널티킥 실패를 만회했다.

 

이동경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 문전을 향해 내준 긴 패스를 권창훈이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아 왼발 슈팅으로 2-0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29분에는 백승호가 페널티지역 정면 약 25m 거리에서 위력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터뜨렸다.

 

한국이 전반 동안 8개의 슈팅을 시도해 3골을 넣은 반면 아이슬란드는 태극전사들의 철벽 수비에 막혀 '슈팅 제로'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후반 시작과 함께 홍철(대구), 이영재, 정승현(이상 김천)을 투입하며 김진수, 권창훈, 김영권을 교체했다.

 

후반 초반에는 전반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아이슬란드의 반격이 이어졌다.

 

아이슬란드는 전반 9분에 스베이든 귀드욘센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슈팅한 것이 우리 수비 맞고 나오자 재차 밀어 넣어 1-3으로 추격했다.

 

이후 벤투 감독은 후반 16분 신예 공격수 김건희(수원 삼성)와 수비수 강상우(포항)를 넣고 김태환, 조규성을 빼는 선수 교체를 했다.

 

후반 20분 이영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고, 26분 김건희의 슛은 상대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후반 28분 김진규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을 '1골 1도움'으로 장식하는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김진규는 이동경의 슛이 골키퍼 맞고 나오는 것을 오른발 슈팅으로 재차 연결하며 4-1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41분에는 후반 31분에 송민규 대신 교체로 들어온 2002년생 엄지성(광주)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엄지성은 이영재의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5-1 대승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자축했다.

 

이날 우리나라는 조규성과 백승호도 자신의 A매치 5번째 경기에서 첫 득점을 기록하는 등 총 4명이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골잔치를 펼쳤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몰도바(FIFA 랭킹 181위)와 친선 경기를 벌인다. 이후 27일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7차전 레바논 원정이 예정돼 있다.

호주 정부 “건강과 질서” 이유 결정

조코비치 법적 대응…대회는 17일 개막

 

 노바크 조코비치가 14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연습 훈련 중 쉬고 있다. 멜버른/EPA 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의 호주 입국 비자가 14일 또다시 취소됐다. 17일 호주오픈 개막을 앞두고 두 번째 비자가 취소되면서 대회 출전에 제동이 걸렸다.

 

영국의 <비비시> 등 외신은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이 “건강과 질서 유지”를 이유로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비자를 직권으로 취소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조코비치는 지난 5일 호주에 입국했으나 비자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즉시 억류됐고, 법적 소송을 통해 호주 정부의 비자 취소 결정을 엎고 승소해 17일 개막하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이날 호주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다시 취소하면서 추방 위기에 놓였다. 만약 취소가 최종 확정돼 조코비치가 추방된다면, 그는 3년간 호주에 들어올 수 없다. 이럴 경우 당분간 호주오픈에도 출전할 수 없다.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통산 20승을 기록 중이고, 호주오픈에서만 9승을 거두는 등 이 대회에 강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통산 21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접종 거부라는 자신의 철학 때문에 추방 위기에 직면했다.

 

호크 장관은 “우리 사회의 건강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코비치의 비자를 이민법 규정에 따라 직권으로 취소한다. 이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처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 국민의 정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의 빅토리아주 정부와 호주 테니스협회는 조코비치에게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주었지만, 연방 정부나 국민의 반발 정서가 있었다.

 

외신은 조코비치가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호주오픈 개막이 17일로 임박했기 때문에 그 전에 다시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조코비치는 13일 진행된 호주오픈 대진 추첨에서 톱시드를 받아 동포인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세르비아)와 1회전에 맞붙을 예정이다. 김창금 기자

55년 연기 외길 '깐부 할아버지'의 인생역전

1967년 극단 '광장' 배우 길 들어서

리어왕·파우스트 등 200여편 연극

‘오징어 게임’ 인기에 광고 쏟아져도

"출연 작품과 맞지않다" 거절 화제

 

배우 오영수씨가 지난달 12일 오후 경기 성남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 오영수(78)는 연극 외길을 걸어오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됐다. 팔순을 바라보는 원로배우는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안았다. 10일 오전(한국시각)에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영수는 ‘티브이(TV) 시리즈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 참가번호 001번을 단 ‘오일남’으로 출연해 특유의 인자한 미소로 어린아이처럼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다가 잔인하게 변한 참가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연기를 펼쳤다. 초반 주목받지 못한 ‘오일남’은 뇌종양 환자란 점을 숨긴 채 극의 마지막 반전을 이끌어 낸다. 치매 노인, 어린아이 같은 모습, 인생을 직관하는 지혜로운 노인 등 다채로운 연기를 펼쳐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특히 이정재와 구술치기 장면에선 “우린 깐부(놀이에서 같은 편)잖어”란 대사로 크게 주목받았다.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오영수는 이 장면에서 실제 울었다고 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나도 울었다. 정직하게 살아온 기훈이 살기 위해 속이는 걸 보면서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확 났다.” 5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지킨 노배우의 탄탄한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오영수는 24살인 1967년 극단 광장에 입단하면서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극단에 들어간 뒤 1년 만에 ‘낮 공원 산책’(1968)으로 데뷔했다. 그 뒤 극단 성좌의 <로물루스 대제>에서 조역을 거친 뒤 1971년 극단 여인에 입단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말론 브랜도의 영화로 유명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주인공 스탠리로 무대에 올랐다. 연극에 들어선 지 3년 만이다.

 

오영수는 1993년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 무대에 선 뒤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받았다. 연극은 70살을 바라보는 왕오·천축·국전 등 세 명의 노인은 ‘신 왕오천축국전’이란 도굴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보물을 통해 인간 욕망의 질기고 질긴 미련을 기다림으로 풀어냈다.

 

오영수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 당시 수상 소감에 대해 “상은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는 시상식에 가지는 못했다. 시상식이 열릴 때도 연극을 하느라 못 간 거였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리어왕> <파우스트> <피고지고 피고지고>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평생을 무대에 선 그의 연기에 대해 김소연 연극 평론가는 “비중이 높지 않은 배역을 맡더라도 캐릭터 특징을 잘 잡아 제대로 보여주는 원로 배우”라며 “배역을 과하지 않게, 부족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데 뛰어난 배우”라고 평가했다.

 

 <봄 여름…>의 봄 장면. 오영수는 “이 영화가 배우 생활에 획을 긋는 마지막 영화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리아픽처스 제공

 

그는 2003년 고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에 출연해 노스님을 연기했다. 오영수는 이 작품이 자신에게 마지막 선 굵은 작품이 될 거라고 여겼다. “영화를 찍고 난 뒤, 나는 그 영화로 이젠 끝나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을 알렸고, 영화 자체로도 괜찮은 작품이었으니까. 내 인생에 하나의 획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봄 여름…>에 나온 오영수를 유심히 본 황동혁 감독이 그에게 출연을 제안했다. 오영수는 일정이 맞지 않아 황 감독의 제안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계절이 이어지듯 인연은 다시 찾아왔다. 2020년 11월 황 감독이 서울 대학로로 직접 찾아와 오영수가 출연한 연극을 본 뒤 또 다른 제안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었다. 이번엔 인연을 맺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 구슬치기 장면에서 “그 장면을 찍을 때 나도 울었다”며 “가장 인간적인 삶을 보면서 눈물이 확 났다”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의 인기로 여러 업체의 광고 모델 제안을 받았지만, 완곡하게 거절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출연한 작품에 맞지 않는 광고는 사양하고 싶다고 얘기한 거였다. 작품에 맞지 않는 광고에 나와 돈을 버는 게 깐부 정신과도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그를 두고 “연극과 무대를 향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간직한 천생 연극인”이라며 “평생 걸어오신 그의 배우 인생이 뒤늦게 가치를 인정받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이번 수상을 함께 기뻐했다.

 

오영수는 새해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이달 7일부터 3월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TOM) 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 박사를 연기한다.

 

오영수는 그가 좋아하는 프랭크 시내트라 <마이웨이>처럼 그렇게 연기 외길을 걷고 있다. 정혁준 기자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오영수…“생애 처음 내게 ‘괜찮은 놈이야’”

“이제 세계 속 우리 아닌 우리 속 세계”

남우주연상, 작품상은 아쉽게도 불발돼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해사하게 웃으며 결승선을 넘는 장면. 그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그냥 웃은 거”라며 “부담 없이 찍은 장면”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

 

원로배우 오영수(78)가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영수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호텔에서 열린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티브이(TV)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2개 부문 수상은 불발됐다.

 

지난 7일부터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하느라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했다.

 

오영수는 올해 세번째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도전하는 <석세션>의 키에라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누리집 화면 갈무리.

 

오영수의 수상은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출연진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드라마나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없었다.

 

<오징어 게임>은 티브이(TV) 시리즈-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이정재) 후보로도 지명됐지만, 아쉽게도 두 부문 모두 수상이 불발됐다. 작품상에는 <석세션>이 선정됐고 남우주연상 또한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에게 돌아갔다.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두는 등 비영어권 작품에 대해 배타적이었던 골든글로브의 성향을 볼 때,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만도 한국 드라마 초유의 기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오영수는 게임 참가자로 ‘깐부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은 오일남 역을 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조연상으로 한국 배우 오영수(78)가 호명되고 있다. 베벌리힐스/AFP 연합뉴스

 ‘골든글로브’ 누리집 화면 갈무리.

 

문 대통령, ‘깐부’ 오영수 배우 수상 축하…“존경과 감사의 마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영수 원로배우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 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면서 ‘깐부 할아버지’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영수 배우는 9일 열린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티브이(TV)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골든글로브 수상은 한국 배우로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징어 게임>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겉으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극한 게임을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서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함께’의 삶을 깊이 있게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또 “아쉽게 수상이 불발되었지만, 우리의 자부심과 위상을 드높인 황동혁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여러분과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정재 배우께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