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컷 탈락이 아니라고?'…3시간 비행기 타고 와 가까스로 티오프

 

3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 경기에 나선 디섐보가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 3라운드를 앞두고 비행기로 왕복 6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는 촌극을 벌여 화제가 됐다.

 

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친 디섐보는 1천600㎞ 떨어진 텍사스주 댈러스의 집에 다녀왔다고 털어놨다.

 

디샘보가 밝힌 전말은 이렇다.

전날 2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를 쳐 이틀 합계 2오버파를 적어낸 디섐보는 컷 탈락한 줄 알고 짐을 싸서 자가용 비행기로 댈러스 집으로 돌아갔다.

 

대회가 열린 퀘일 할로 클럽에서 댈러스의 디샘보의 집까지는 1천600㎞가 넘는 먼 거리다.

집에 도착한 디샘보는 컷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컷 통과 기준 타수가 자신이 예상했던 1오버파가 아닌 2오버파였다.

 

퀘일 할로 클럽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디섐보는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에게 연락했지만, 비행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포기하지 않은 디섐보는 다른 조종사를 물색했다.

 

연락이 닿은 조종사와 함께 부랴부랴 비행 준비에 나선 끝에 디섐보는 3라운드가 열리는 현지 날짜 토요일 오전 2시45분 댈러스 공항을 이륙했다.

샬럿 공항에 내린 시간은 오전 6시20분. 차를 몰고 퀘일 할로 클럽에는 오전 7시 50분에 도착했다.

 

오전 8시 10분인 티타임을 가까스로 댄 디섐보는 장거리 비행에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3라운드 경기에 나섰지만, 3타를 줄여 공동 23위로 뛰어올랐다.

 

디섐보는 "쉬운 하루가 아니었다"면서도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장거리 비행을 마다치 않고 대회에 복귀한 보람을 만끽했다.

결혼하고도 스웨덴 연인에게 편지 세례

연애편지 원본들 미국 경매회사에 나와

 

1956년 워싱턴 상원의원 집무실의 케네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바람둥이 명성을 확인시켜주는 연애 편지들이 공개됐다.

미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재직시절인 1956년 스웨덴 여성 구닐라 폰 포스트에게 보낸 편지들로,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결혼한 지 3년이 지난 무렵이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당시 연애편지들 원본이 보스턴 소재 RR옥션의 경매에 나와오는 12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편지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약 4년 전에 작성됐다.

 

그는 1953년 프랑스 남동부 코트다쥐르에 쉬러 갔다가 스웨덴 귀족인 폰 포스트를 처음 만났다.

약 한 달 후 재클린 여사와 결혼했는데, 유부남이 돼서도 폰 포스트를 향한 내밀한 편지 세례를 계속했다. 편지들은 미국 상원에서 사용되던 공식 문서 위에 자필로 작성됐다.

 

1955년 쓴 한 편지에서 케네디는 “구닐라에게, 보트 경주장에서 찍어 보내준 사진에서 당신이 무척 행복해 보였소”라고 전한다. 그는 그해 8월 의회가 휴회하면 유럽에 갈 계획이라면서 “12일 스웨덴에 갈 예정이오. 어디로 가면 되겠소. 당신이 있을 곳의 주소를 보내주오”라고 덧붙인다.

이듬해 편지에선 폰 포스트가 미국에 오지 못한다는 소식에 아쉬워했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스웨덴 여성에게 보냈던 편지. AP/연합뉴스

 

케네디는 “당신이 미국에 못 온다는 사실을 알고 슬펐소”라며 “보고 싶으니, 결혼하지 않는다면 와주오. 지난 여름 당신과 보낸 시간은 정말 좋았소. 내 인생에서 아주 밝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오”라고 말한다.

이어 “당신을 보기가 무척 기대되오.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렇다니 참 이상하지 않소?”라면서 “우리가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은 사이니, 처음에는 조금 어렵겠으나 결국 다 잘 될 것임이 확실하오”라고 전한다.

 

AP통신은 편지들이 바람둥이로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성을 다시 한번 부각한다고 전했다.

경매를 주관하는 미국 경매업체 RR옥션은 “이번 물품은 우리가 지금껏 공개한 케네디 편지 중 그가 결혼한 후 다른 여성에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표현한 유일한 건”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폰 포스트가 1997년 <사랑을 담아, 잭>이라는 회고록을 통해 폭로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회고록에서 그는 케네디가 재클린 여사와 이혼하고 자신을 미국에 데려오려고 했지만, 아버지 조셉 케네디의 반대와 재클린 여사의 유산 및 임신 때문에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폰 포스트와 케네디는 첫 만남 이후 1958년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딱 한 차례 더 만났다고 한다. 당시 폰 포스트는 첫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연합뉴스

말리 보건부 "산모와 딸 5명, 아들 4명 잘 있다" ... 제왕절개로 출산

애초 일곱 쌍둥이 진단…원활한 출산 위해 시설 좋은 모로코로 보내

 

     말리 여성이 출산한 아홉 쌍둥이 중 일부 [말리 보건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아프리카 말리의 25세 여성이 무려 아홉 명의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리 보건부는 할리마 시세(25) 씨가 모로코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홉 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전했다.

 

애초 시세는 자국 내 진단에서 일곱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말리 당국은 일곱 쌍둥이의 출산 수술을 진행할 산부인과 시설이 없다고 판단해 시세를 모로코로 보냈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있는 아인 보르자 클리닉은 시세가 심한 산통을 느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산모가 피를 많이 흘려 수혈까지 했다고 밝혔다.

 

아홉 쌍둥이는 임신 30주 만에 세상 빛을 봤으며, 몸무게가 각각 0.5∼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다섯 명의 딸들과 4명의 아들 등 신생아들과 산모 모두 잘 있다"고 설명했다.

 

분만을 담당한 의사 유세프 알라위는 "말리 당국으로부터 한 달 반 전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 "당시에는 아홉 쌍둥이를 출산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알라위는 시세가 임신 촉진 치료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야쿱 칼라프 생식의학과 교수는 "임신 촉진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아홉 쌍둥이를 낳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아기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갖거나 뇌성마비를 앓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홉 쌍둥이를 출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1년 호주 시드니에서, 1999년 말레이시아에서 아홉 쌍둥이가 세상으로 나온 적 있다. 그러나 이때 태어난 아홉 쌍둥이들은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기네스월드레코드에 따르면 최다 다둥이 기록을 지닌 사람은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여덟 쌍둥이를 무사히 낳은 나디아 술먼이다.

팬데믹 속 직장 잃고 가족 부양하려 범행…안타까운 사연에 관용 베풀어

 

미담의 주인공 다닐로 바를레세 신부(가운데). [베네치아의 산티 제르바시오와 프로타시오 디 카르페네도 본당 웹사이트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뒤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성당 헌금함 속 돈을 훔친 이탈리아 20대 남성이 가톨릭 사제의 관용으로 처벌을 면하고 새 일자리까지 얻게 됐다.

 

tgcom24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상도시 베네치아 인근 해변 마을 카오를레의 가톨릭 성지·성당 3곳에서는 올 초부터 헌금함이 텅 비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누군가가 헌금함에서 돈을 빼내어 가는 것으로 의심한 해당 교구 본당 신부 다닐로 바를레세 몬시뇰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CCTV 화면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건 발생 즈음에 항상 같은 남성이 화면에 잡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뒤를 밟았고 어느 날 성당에서 현금 100유로(약 13만5천 원)를 들고나오는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붙잡힌 이는 23세의 젊은 청년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최근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였다.

양면테이프를 헌금함에 넣는 수법으로 14차례에 걸쳐 총 1천 유로(약 135만 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별다른 전과가 없었던 그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일자리를 잃어 막막한 상황에서 가족을 부양하고자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일반적인 생계형 범죄자의 단죄로 마무리되지 않고 훈훈한 미담으로 이어졌다.

이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바를레세 신부가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탄원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바를레세 신부는 또 이 청년이 해변의 한 유명 리조트 레스토랑에 웨이터로 일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주교회의가 발간하는 가톨릭 매체 '아베니레'(Avvenire)는 3일자(현지시간) 관련 기사에서 "일상적인 범죄 스토리가 '해피 엔딩'이 됐다"고 썼다.

 

올해로 58세인 바를레세 신부는 1988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2018년 7월 카오를레 교구의 본당 신부로 부임한 뒤 소외계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