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 말레이시아와 협력 강화

가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은 한국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첫 통화를 갖고 올해 타결 예정인 ‘한-말레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오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졌다”며 “이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는 서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와의 수교 65주년을 축하하면서 “반세기 이상 구축해 온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안와르 총리와 협력해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올해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포함해 무역, 투자, 인프라, 디지털 전환, 녹색 성장,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에프티에이 협상을 진행해왔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한국이 한-아세안 관계 발전은 물론 역내 및 글로벌 도전 과제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 강화에도 함께 기여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 엄지원 기자 >

 

이 대통령 지지율 59.3%…민주 48.4%, 국힘 31.4% [리얼미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둘째주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한 국정 수행 전망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결과, 이 대통령의 취임 둘째주 국정수행 지지도에 대해 응답자 59.3%가 ‘잘함’이라고 응답했고, 33.5%가 ‘잘못함’이라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0.7%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5년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전망 조사에서는 ‘잘할 것’이란 응답이 60.4%였고, ‘잘 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은 34.3%였다. 긍정 전망은 지난주에 견줘 1%포인트 오른 반면, 부정 전망은 0.6%포인트 내렸다.

 

지난 19∼20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8.4%, 국민의힘이 31.4%였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5%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1%포인트 상승해 양당 격차는 17%포인트였다. 뒤이어 개혁신당 4.9%, 조국혁신당 2.9%, 진보당 1.6% 등 차례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 장나래 기자 >

대선 전 국립문화공간재단 대표에 우상일 임명
조윤선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고’ 징계받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국민께 드리는 당부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 선거 직전에 ‘블랙리스트 사태’로 징계를 받은 전직 문체부 관료를 문체부 산하 법인 대표로 임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5월9일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운영·관리할 국립문화공간재단 초대 대표에 우상일(65) 전 문체부 예술국장을 임명했다. 우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관계자는 23일 “지난해 12월 문체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만든 국립문화공간재단은 문체부 장관이 대표를 임명하도록 정관에 명시돼 있다”며 “정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공간재단은 서울 마포구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내년 중순 개관하는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 등 앞으로 신설될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다. 문체부 예술국장과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등 5명이 이사진으로 참여하는 문체부 직속 기관이다. 문화예술계에선 유 장관이 대선이 불과 1개월도 남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산하 법인 대표를 임명한 것 자체가 ‘알박기 인사’란 지적이 나온다.

국정농단 땐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국회 모독

우상일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2014년 국회에서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 도중에 김종 제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고 적은 메모를 전달했다가 들통나 입길에 올랐다. 연합
 

특히 우 대표는 2017년 예술국장 시절 당시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보고한 당사자다. 조 전 장관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지원을 배제할 문화·예술인 명단을 적은) 표를 직원이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고, 우상일 예술국장으로부터 (리스트가 있다는) 확정적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 대표는 앞서 2014년 체육국장 시절에도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국회 공방 와중에 김종 문체부 제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는 메모를 전달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얼마 전에야 사무실을 구하고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인 상태라 국립문화공간재단 출범을 책임질 상임대표 임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며 “우 대표가 문체부 공간문화과장과 예술국장으로 재직하는 등 전문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내년 중순 개관하는 당인리문화창작발전소 조감도. 국립문화공간재단 누리집 갈무리

 

우 대표는 문체부 퇴직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대주주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경영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야당의 비판과 노조의 반발 등으로 사퇴했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정농단 핵심 인사이자 국회 모독의 당사자를 중요 직책에 임명한다면 이는 현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활동을 정당화하는 것이고 국회 모독을 묵인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 대표는 2023년 보수 성향 문화예술단체 ‘문화자유행동’ 창립 당시 사무총장도 맡았다. 이 단체는 창립 직후 다른 보수 성향 단체들과 함께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 임석규 기자 > 

 

법무장관의 ‘TK·공안 알박기’…“정권 바뀌면 ‘한동수 감찰부장’ 되라는 것”

박성재 장관의 대검 감찰부장·법무부 감찰관 임명 강행 이유

 
 
박성재 법무부 장관(왼쪽)과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9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모든 정부 부처에 인사 동결을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2주 뒤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의도가 의심되는 ‘알박기’ 인사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강행한 감찰 담당 검사장급 임명에 이주호 권한대행이 도장을 찍어준 것을 최악의 알박기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권 검찰의 잘못을 감찰해야 할 핵심 보직에 티케이(TK) 출신 공안통 현직 검사들을 승진 임명했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혜택 제보가 있다며 “12·3 내란 비밀을 아는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보은성 인사, 알박기 인사, 입틀막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문체부, 산자부 등 전 부처 인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섣부른 인사는 차기 정부와 국민에게 짐만 될 뿐이다. 이주호 권한대행에게 인사 동결 지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는 특히 지난 16일 단행된 법무부 감찰관·대검찰청 감찰부장 임명을 문제 삼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법무부 감찰관에게는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감찰하는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검 감찰부장에게는 윤석열 정부 때 김건희씨 봐주기 의혹 등 수사 전반에 대한 감찰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감찰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박성재 장관이 주재한 계엄 회의에 반발해 류혁 감찰관이 사직한 뒤 공석이었다. 대검 감찰부장은 지난해 11월 이성희 감찰부장 임기 만료 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두 자리는 감찰 독립성 강화를 위해 그간 외부인사를 적극 기용해 왔다. 그러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성재 장관은 지난달 10일 복귀한 직후 “중요한 자리여서 오래 비워둘 수 없다”며 감찰관·감찰부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정권 교체기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 결국 ‘외부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를 검사장급 자리에 승진 인사 형식으로 임명했다. 6·3 대선을 불과 18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법무부 감찰관에는 김도완(53·사법연수원 31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대검 감찰부장에는 김성동(54·31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김도완 감찰관은 대구 오성고·서울대 정치학과, 김성동 감찰부장은 경북 경산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에서 공안검사로 분류된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부장검사는 “정권 교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성재 장관이 티케이 출신에 공안들을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겠냐. 조직 내부에서는 비상계엄과 내란에 대한 이념적 시각을 공유하는 사람을 물색 하다가 티케이·공안 출신을 찍었다는 말이 나온다. 특수 쪽은 한동훈계가 많다. 장관 입장에선 믿을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대구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 수사의 불법·위법성을 들춰내 검찰개혁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이 때문에 수사와 사건 처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무감사를 맡는 대검 감찰부장 자리가 특히 중요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 이후에도 심우정 검찰총장이 물러나지 않고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대검 감찰부장까지 ‘윤석열 검찰’을 겨냥한 감찰 등에 절차적 문제 등을 거론하고 나서면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심 총장이 임기 전 사퇴하고 새 검찰총장이 임명될 경우에도 ‘알박기 견제’가 가능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박성재 장관이 무리하게 티케이·공안 출신을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동수 감찰부장’ 역할을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수 전 감찰부장은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 당신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검언유착 의혹(한동훈), 판사사찰·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감찰을 하며 검찰 수뇌부와 충돌했다.

 

감찰이 집중될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검사장이 사법연수원 30기라는 점에서, 그보다 후배인 현직 검사를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 관계자는 “끼리끼리 감찰하고 봐준다는 비판 때문에 기수가 높은 외부인사를 감찰직에 임명해 온 것”이라고 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마다 보통 10여명 안팎이 검사장을 단다. 사법연수원 31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박영진 전주지검장 등 이미 11명이 검사장을 달았다. 여기에 김성동·김도완 두 사람이 추가로 검사장에 임명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승진 막차’를 탄 것은 아니더라도, 대선 이후에는 검사장 승진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접견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주호 권한대행이 차관급인 감찰관·감찰부장 승진 인사를 한 것도 ‘권한대행이 해서는 안 될 인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란 사태에 따른 정권 교체를 앞두고 주요 부처 고위직 인사가 묶여 있는 상황에서 법무·검찰만 정치적 논란이 큰 차관급 승진 인사를 허용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근 이 권한대행은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한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수위원(검사장)의 정직 1개월 징계를 법무부 의결 보름여 만에 재가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다른 검사장 보직과 달리 임기 2년이 정해진 차관급 승진 인사라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이 해야할 인사였다. 박성재 장관의 의도를 이주호 권한대행이 받아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 김남일 기자 >

 

'내로남불' '부전자전' 부메랑에도 필사적 공세

"김건희·채해병 특검에서 피의자 될 가능성 높아"
"정치보복 주장하려 최선을 다해 빌드업 중" 해석
김민석 다각도 소명에도 악의적 추정, 비약 반복

민주, 청문위원들 중심으로 방어 넘어 적극 역공
"2019년 받은 결혼 축의금, 재산등록 대상 아냐"
"중국 유학 논문에 탈북자 비하? 유치한 색깔론"

"현금 6억? 해마다 한 번씩 있던 경조사를 조작"
주진우 재산 의혹 고발도…검찰에 즉각 수사 촉구
법률비서관 시절 '02-800-7070' 통화까지 재조명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를 밝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25.6.18. 연합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맹공하는 국민의힘의 최선봉에는 주진우 의원이 있다. 거의 독보적으로 김 후보의 재산 출처 등에 관한 갖가지 백화점식 의혹을 페이스북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함으로써 하루에도 몇 번씩 언론에 자극적인 뉴스거리를 제공해왔다. 김민석 후보자가 아무리 납득 가능한 해명을 해도 소재를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여론 선동에 매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본인 신고 재산은 70억 1953만 원이고 2005년생 아들이 가진 예금만 7억 8456만 원인데 지독한 내로남불 아니냐는 부메랑을 맞아도 요지부동이다. 김민석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와 모친 재산을 다 합쳐 2억 1504만 원이며 장남의 예금은 103만 원에 불과하다. 급기야 주 의원의 부친이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악명 높은 공안검사였다는 사실이 부각돼 '부전자전'이라는 역풍까지 자초하면서도 주 의원은 필사적으로 '김민석 때리기'에만 올인하고 있다. 왜 이토록 전력투구일까?

이에 관해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은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주진우 의원이 아주 아주 열심인 이유는? 그는 윤석열 사단의 막내다. 후보 시절 서초동 캠프의 주요 멤버이고 대통령 시절 용산 법률비서관으로 김건희 의혹 방어, 채 해병 사건 직접 관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다. 김건희 특검의 참고인 또는 피의자, 채 해병 특검의 피의자라는 뜻. 그는 분명 특검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 본인이 이재명, 김민석, 조국을 공격했기 때문에 정치보복 수사 대상이 됐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는 지금 나름 최선을 다해 빌드업 중인 것. 너무 빤해서 코웃음이 나온다."

 

실제 주 의원은 검찰 재직 때부터 '윤석열 사단'의 핵심으로 꼽혔고 윤석열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21년 6월부터 캠프에 참여한 최측근으로 김건희 씨 관련 각종 의혹을 방어하는 중추 역할을 맡았다. 윤석열 당선 뒤에는 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장을 거쳐 대통령실에 입성해 '왕비서관'이라 불릴 정도로 실세로 통했다. 법률비서관으로서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에 연루된 정황도 있다. 외부에 거의 노출이 안 되다 지난해 4월 총선 때 부산 해운대갑 지역구에 단수 공천되면서 기자회견 및 인터뷰에 나섰는데 "윤석열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및 내란 행각에도 사실상 동조해왔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윤석열 아바타'나 다름없는 주 의원의 아니면 말고 식 의혹 남발에 대해 김 후보자는 페이스북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가능한 충실하게 소명하려 애를 썼다. ▲1차 정치자금법 사건(2002년 서울시장 선거 관련) ▲2차 정치자금법 사건 ▲정치검찰의 무고 투서 유출 음해 사건 ▲모든 채무의 변제 과정 ▲아들의 미국 코넬대 입학 및 홍콩대 연구 인턴 과정에서의 '아빠 찬스' 의혹 ▲교회 헌금이 많은 이유 ▲중국 칭화대 로스쿨 1년 석사 과정 등에 관한 해명이다. 더욱 상세한 내용은 오는 24~25일 이틀간 개최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변하겠다고 했으나 주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측은 악의적 가정과 추정으로 비약을 거듭하며 공세의 가짓수를 끝없이 늘려갈 뿐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자신의 재산과 학위 등을 둘러싼 국민의힘 측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소명하고 있다. 매불쇼 화면 갈무리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좌시하지 않고 소극적 방어를 넘어 적극적 역공을 펼치고 있다. 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채현일 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청문위원들의 최근 행태는 검증이 아니라 망신 주기와 흠집 내기에 가깝다"며 "주진우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가 2019년 받은 결혼 축의금을 재산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김 후보자는 공직자도, 국회의원도 아니었다. 당연히 재산 등록 대상이 아니고 법적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과거 칭화대 법학석사 논문에서 탈북자를 '반도자(叛逃者)' '도북자(逃北者)'라고 표기한 것을 두고 "탈북자 비하"라고 공격한 국민의힘 주장을 조목조목 논파했다. 채 의원은 "중국어 사전만 들춰봐도 거짓임이 금세 드러나는 주장이다. '도북자'는 중국 내에서 탈북민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일반적이고 중립적인 표현"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시대 흐름에 따라 '귀순자'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왔듯 중국도 '도북자' '반도자'를 혼용해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판 BBC, 동아일보 중국어판 기사 등에서도 '도북자' 표현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반도자' 역시 '국가나 단체를 이탈한 사람(defector)'이라는 의미로, 케임브리지 중국어 사전, 네이버 사전 등 공신력 있는 자료에서도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면서 "'배신자'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덧씌우는 국민의힘 주장은 중국어에 대한 무지이거나 의도적 왜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더 중요한 것은, 김 후보자는 이 논문에서 탈북민 인권 개선과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을 분명히 강조했다는 점이다. '중국과 UNHCR(유엔난민기구)의 협력이 핵심'이라는 구절만 보더라도 그가 국제 연대와 인도주의에 입각한 탈북민 보호를 주장해왔음이 명확하다"며 "무엇보다 김 후보자는 '도북자'나 '반도자'라는 표현을 입 밖에 낸 적조차 없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중국 유학 시절 작성한 학술논문에서 당시 중국에서 사용되던 표현을 그대로 쓴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의힘은 뚜렷한 흠결 하나 잡지 못하자 이제는 논문 속 단어 하나까지 물고 늘어지며 사상검증 수준의 색깔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유치하다"며 "탈북민을 정치 도구로 삼고 있는 쪽은 누구인가? 북한 인권을 운운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집권하던 시절 북한이탈주민 보호 예산을 삭감했던 정당, 그게 바로 국민의힘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아니면 말고 식'의 꼬투리 잡기로만 일관할 것인가? 후보자 논문을 문제 삼으려거든 '멤버 유지(member Yuji)'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지난 2007년에 발표한 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에서 제목의 '회원 유지'를 영문으로 'member Yuji'라고 적는 등 어처구니없는 연구 부정 행위를 벌였음에도 침묵하거나 심지어 옹호했던 국민의힘 행태를 상기시킨 것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상상으로 쓴 '김민석의 동문서답 시리즈 2'

 

주진우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과 관련해 "결혼식 12월 12일, 빙부상 11월 2일, 출판기념회 11월 29일인데 수억대 현금을 한두 달 사이에 다 썼다고?"라고 주장한 대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의원의 이 글만 보면 김 후보자가 같은 해 11~12월 사이에 해당 경조사를 연이어 치르고 그로 인한 수입 수억 원을 한꺼번에 지출한 것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결혼식은 2019년 12월 12일(교회), 빙부상은 2020년 11월 2일(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출판기념회는 2022년 4월 5일(서울 공군회관 1층 컨벤션홀)과 2023년 11월 29일(국회 박물관 2층 체험관) 등으로 개최 연도가 각기 다르다.

 

이를 두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주진우 의원의 '김민석 6억' 주장은 제2의 논두렁 시계다. 해마다 한 번씩 있었던 경조사를 마치 두 달 사이에 몰렸던 것처럼 꾸며놓고는 '현금 6억을 한두 달 사이에 썼다'고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면서 "검찰 출신답게 사실은 숨기고 의도는 꾸며내 교묘하고 비열한 조작극을 하는 것이다. 이건 정치도 아니고 풍자도 아니다. 사람 인격을 짓밟는 폭력"이라고 질타했다.

 

이해식 의원도 "국힘 주진우 의원이 거의 1년에 한 번씩 5년에 걸쳐 있었던 김민석 총리 지명자의 경조사를 불과 2개월 내에 모두 있었던 것처럼 조작질을 했다. 연도는 살짝 빼고 날짜만 열거하면서 '한두 달 사이'에 '수억'을 쓴 것처럼 말이다"라며 주 의원이 검사 출신인 점을 들어 "고운 놈은 있는 죄도 덮어주고 미운 놈은 없는 죄도 만들어내 사돈의 팔촌까지 탈탈 털어 견디다 못해 목숨까지 내던지게 만들던 그 처참하고 무자비한 실력"이라고 분노했다.

 

역시 청문위원인 강득구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의 고발 사건을 검찰이 하루 만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한 조치를 '장례식을 앞둔 정치검찰 최후의 난동'이라고 표현하며 주진우 의원에 대한 고발 사건은 왜 곧바로 배당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고(故) 채수근 상병 소속 대대장이던 이용민 중령을 변호한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주 의원이 재산을 허위로 신고하고 아들의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강득구 의원은 "검찰이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수사 프레임'을 들이댔다. 그 속도, 그 타이밍, 그 언론 플레이. 누구를 위한 정치 수사인가?"라며 "주진우 의원도 고발됐으나 관련 수사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같이 선택적 침묵과 동일한 잣대인가? 정권이 바뀌든 말든 검찰은 언제나 선택적으로 수사하나?"라고 항의했다. 강 의원은 다른 글에서는 "검찰에게 요구한다. 인사청문회 후에 내가 고발할 테니까 김민석 후보자와 똑같은 잣대로 주진우 의원도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해 지체 없이 수사에 착수하라"고 전했다.

 

또 주 의원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 공안검사로 복무했던 주대경 변호사의 아들이라는 점을 들어 "공안검사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아 검찰독재권력의 주구가 되고 부를 축적했다"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선민의식과 특권의식에 찌든 주진우 의원이 김민석 후보자를 맹렬하게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서, 주진우 의원은 김민석 후보자도 자기와 같은 부류처럼 보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오래도록 보아왔던 김민석 후보자는 정반대"라고 했다.

 

아울러 "(1986년 민교투 사건 때 조작 수사로) 젊은 교사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공안검사 주대경이 축적한 재산 일부는 아들 주진우 의원과 손자에게로 대물림됐다. 그런데 주진우 의원이 물려받은 것은 재산만이 아니다"라며 "주진우 의원은 범인을 정해놓고 의도한 대로 수사해 단정 짓는 그 못된 기질까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그 버릇을 여전히 못 버리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물론 가족까지 악마화하고 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비열하게, 그리고 비인간적으로 한 가족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6.21. 연합
 

주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일하던 시절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2023년 7월 31일 용산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KT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가 고객명)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아 약 44초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같은 번호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잇따라 전화가 간 직후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가 결정됐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를 전달한 경로로 지목됐다.

 

강 의원은 "윤석열의 아바타이자 내란 잔당인 주진우 의원은 내란 수사 축소에 앞장서고 내란 특검법을 반대했다. 더욱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 이첩 보류 결정 직전,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02-800-7070' 번호의 대통령실 전화를 받아 통화한 사람 아니냐"면서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자 젊은 군인의 죽음을 '장비 파손'에 비유했다. 주진우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반드시 특검으로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찬가지로 청문위원인 박선원 의원은 "주진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발탁됐고 김건희 여사의 사적 사법 리스크 대응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되어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 계좌가 명백히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대통령실은 오히려 김 여사가 '무고'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주진우 의원"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사면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고 김건희 여사의 법적 책임을 공적으로 방어하던 인물이 이제 와서 김민석 후보자에게 '도덕'을 이야기한다. 이게 공정인가?"라고 개탄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여야 지도부와의 첫 오찬 회동에서 김민석 후보자에 관한 불만을 공세적으로 거론하는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의혹을 사실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 김호경 기자 >

공안검사라는 특권층, 그 견고한 부의 대물림

● COREA 2025. 6. 22. 14:2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주진우 논란'으로 예전 공안검사 천하 환기

과거뿐 아닌 현재에까지 권력과 금력 이어져
한국사회 진정한 '공안' 해치는 현실 드러내

 

최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부자의 재산이 7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인 '공안 검사'들의 그림자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단순히 한 국회의원의 재산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것은 먼저 ‘공안검사 천하’라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과거로 끝나지 않고 공안검사로서의 이력이 권력과 금력의 기반이 돼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정권 안보'를 명분 삼아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했던 이들의 특권과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 그리고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진우 논란’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공안 검사'들이 누렸던 막강한 권력과, 그들이 정권의 안보 논리를 앞세워 개인의 인권을 탄압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했던 어두운 역사를 상기시킨다. 주로 국가 보안, 노동, 선거 등과 관련된 사건을 담당하는 부서인 '공안부'는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 정권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공안검사'들은 핵심 요직으로 인정받았고, 이 부서에서 활약한 검사들은 고위 공직으로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진우 의원의 부친인 주대경 전 검사는 1986년 '민교투 사건' 당시 공안 검사로서 교사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악질적인 조작 수사에 깊이 연루되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교사들의 모임을 이적단체로 둔갑시켜 수많은 교사를 억울하게 옥살이시켰던 이 사건은 2023년 재심에서야 비로소 무죄 판결이 내려지며 그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들은 경찰의 잔혹한 고문과 검찰의 협박 속에서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으며, 주대경 검사가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증언한다. 피해자들은 그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까지 아무런 응답도 없는 상황이다.

 

'정권의 충견'이라는 오명을 자청하며 인권을 짓밟는 데 앞장섰던 공안 검사의 어두운 이력이 아들인 주진우 의원에게는 전혀 굴레가 되고 있지 않는 듯하다. 그보다는 그가 1999년 사법시험 합격 후 검사 생활을 시작해 화려한 경력을 쌓는 동안에 든든한 배경이 돼 줬던 듯하다. 2대에 걸친 권력과 돈의 승계는 주진우 의원의 어린 아들이 상당한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3대째의 대물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주진우 의원의 아버지가 공안검사로 활약할 당시 검찰 내 공안부는 최고의 요직으로 꼽혔다. 이곳에서 두각을 나타낸 검사들은 대검 공안부장, 서울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쳐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등 고위 공직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공안검사 천하'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위세는 등등했다. 주로 정권 유지와 직결된 사건을 담당하며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신직수 중앙정보부장이 25일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의 수사상황을 중간발표하고 있다. 1974.4.25 연합 DB

 

'공안검사 천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박정희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과 그의 후견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신직수는 박정희 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장,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유신헌법 제정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대원군'에 비견될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이다. 그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동백림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 수많은 간첩 조작 및 인권 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껏 단죄되기는커녕 사과 한 번 한 적이 없다. 사과 대신 그는 오히려 손자의 ’성공 신화‘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되살아났다. 그의 손자로서 티켓몬스터 창업자로 잘 알려진 신현성 씨 얘기다. 거액의 돈을 거머쥔 이 청년 사업가의 성공에 조부의 배경과 후광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신 씨는 2018년 블록체인 기반 결제 회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하며 암호화폐 시장에도 진출했으나 2022년 '테라·루나 코인 사태'가 발생해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그럼에도 그는 구속을 면하고 불구속 기소됐는데, 그의 '화려한 가족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역시 '공안 검사' 출신으로, 박정희와 신직수의 후견 아래 성장했다. 이후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비서실장까지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 또한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공직 생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비판과 함께, 권력을 이용한 특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주진우 의원 부자의 재산 논란은 단지 '과거'의 일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다. 권위주의 시절 '공안 검사'들이 누렸던 특권과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이다. 특권층의 부와 권력 대물림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공공의 안전과 안녕'으로서의 진정한 '공안'을 해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또한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로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문익환 무기징역' 부친 주대경, '70억 재산' 아들 주진우

권위주의 정권 등에 업고 권력·돈 대물림

미성년 손자도 7억 예금…조부 증여 주장
재산 2억 김민석에 도덕성 시비 아이러니

언론 뒤틀린 공감구조…진보에 유독 맹공

 

한국 사회에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계급의 기억'이 있다. 단지 돈이 많은가 적은가, 지금 권력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 기억은 누가 어떻게 성공했는가, 그 성공은 누구의 희생을 딛고 이루어졌는가를 되묻는다.

 

최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언행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검증이 겹치며, 1989년의 법정 풍경이 떠오른다. 문익환 목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사 주대경. 그리고 그 아들, 지금의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진우.

 

김민석은 386 운동권 출신으로, 독재정권과 싸운 청춘에서 출발해 지금 총리 후보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후보 검증을 내세워 그를 줄곧 도덕성 문제로 두들기며, "왜 그렇게 많은 재산을 모았느냐"고 따져 묻는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주진우 의원이다.

 

아이러니하다. 권위주의정권에 기생하며 부와 권력을 대물림한 집안은 조용히 존경받고, 사회정의를 부르짖고 저항으로 시작한 인물은 끝없이 도덕적 심판대에 오른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교정에서 각계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故 문익환 목사의 장례식. 1994.1.22. 연합 자료사진

 

'문익환에게 무기징역', 주대경의 구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문익환 목사는 평화통일을 말하다가 감옥에 갔다. 그는 1989년 평양을 방문하고 귀국하자마자 체포됐고,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의 주대경 검사는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는 노태우 권위주의 정권의 뜻이었고, 그 집행자는 검찰이었다. 문익환은 감옥에 갔지만, 그의 이상은 더 넓게 퍼져갔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양심과 신념으로 상징되는 그 이름은 이 땅의 도덕적 나침반이었다.

 

그러나 그를 법정에 세운 주대경의 가문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의 아들 주진우는 검사를 거쳐 지금 국회의원이 되어 검찰개혁을 반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으며, '법과 원칙'을 이야기한다.

 

이쯤 되면 묻게 된다. 누가 역사의 죄인이고, 누가 이 나라의 승자인가?

 

재산으로도 증명되는 '대한민국의 구조'

 

주진우 의원의 신고 재산은 2025년 기준 70억 원이 넘는다. 본인과 배우자의 부동산만 해도 40억 원을 웃돈다. 가족 전체를 합친 예금과 주식 등은 32억 원이고 채무는 2억 원 수준이다. 2005년생인 그의 아들도 약 7억 4000만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조부 주대경에게서 증여받은 것이라고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2025년 6월 1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재산을 약 2억 1500만 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5년간 김 후보자의 수입은 국회의원 세비 등 5억 원 수준인데, 지출이 최소 13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출판기념회·경조사 금품 등 최소 6억 원 이상의 현금 수입이 신고에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국민의힘 주진우 위원(오른쪽 두번째)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를 밝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25.6.18. 연합
 

자기 눈에 들보는 못보는 주진우,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란다

 

주진우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고위공직과 법조인 경력을 가진 집안에서 자랐다. 그의 부친 주대경 검사는 전두환-노태우 정권시절 고위 검찰 간부였다. 그 결과 주진우 집안은 법조·관료 인맥을 통해 사회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누려왔다. 주진우 의원은 이후 민간 대형 로펌을 거쳐 정치권에 진입했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빛의 속도로 불렸다.

 

김민석 후보자는 운동권 출신으로 20대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으며,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정치에 입문했다. 중간에 낙선과 이탈, 복귀를 반복하면서 재산 형성과정이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른바 '금수저'는 아니었다.

 

언론은 그의 재산 증가에 대해서 집중 조명했지만, 정작 검찰 엘리트 출신 국회의원들의 자산 형성과정은 별로 묻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사회는 사회정의와 저항에서 출발한 자의 성공에는 유독 인색하다. 반면 권위주의 정권체제에 '개처럼' 충실했던 자의 승리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언론의 비뚤어진 공감구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친일-반일', '가해자-피해자'의 구조를 닮아 있다

 

이 풍경은 해방 이후 반복되어온 장면이다. 친일파는 청산되지 않았고, 군사독재정권에 복무한 검사와 관료들은 출세가도를 달렸다. 반면,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되었고, 민주화운동가의 자녀는 '좌파' 딱지를 피하지 못했다. 가해자 집안은 대를 이어 판검사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하지만 피해자 집안은 대를 이어 오히려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불편한 계보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다. 권위주의 정권기 검찰 엘리트 아버지를 두었고, 법조인 출신으로서 손쉽게 정치로 진입했다. 그러나 그 정치적 입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문익환 목사가 싸웠던 바로 그 독재권력의 입장에 가깝다.

 

대를 이어 살아남은 자들과, 대를 이어 침묵당한 자들

 

우리는 늘 '개인의 노력'을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이 있다. 어떤 집안은 "독재 권력에 말 잘 듣고 개처럼 충성한 대가"로 권력과 부를 이어받았고, 어떤 집안은 "양심을 따르고 사회정의를 위해 싸운 대가"로 평생 불이익과 감시를 물려받았다.

 

주진우 의원과 김민석 후보자의 길은, 단순히 '보수 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물림된 권력과, 대물림된 고통이 오늘의 정치와 재산, 사회적 위치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다. 2024.12.14. 연합
 

지금 우리가 묻지 않으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왜 문익환 목사의 후손은 정계에서 찾기 어려운가? 왜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사집안은 지금도 권력의 중심에 있는가? 왜 주진우 의원은 아무런 역사적 사과도 없이 이른바 보수정치의 얼굴이 되었는가? 왜 김민석 같은 운동권 출신은 유독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로 심판받는가?

 

이 모든 질문은 한국사회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었는가와 연결된다. 기억은 권력이다. 우리가 어떤 이름을 기억하고, 어떤 판결을 잊는지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정의는 결정된다.

 

문익환은 역사의 죄인이 아니다. 하지만 주대경은 권위주의정권 시절 전두환과 노태우를 등에 업고 마치 자신이 국가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국가, 특별히 권위주의 정권이 언제나 정의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야  이토록 늦게나마, 그 잃어버린 사회정의를 반드시 회복해야만 한다. 그래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당당하게 큰소리 치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 김성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