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키우는 우크라 신나치집단

 

백인 우월주의자들 온라인서 극성

극단적 국가주의 성향 드러내며

우크라 참전 희망자 대대적 모집

 

우크라이나 ‘아조우 대대’가 운영하는 군사학교 교육생들. ‘아조우 대대’ 누리집 갈무리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구 언론이 다루기 껄끄러워진 주제가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극우·신나치 무장세력의 움직임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극우 분자들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해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인 뒤, 여기서 쌓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 내에서 폭력 활동을 강화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전세계 극단주의 세력 분석 기관인 ‘사이트 인텔리전스 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 추종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 기관의 상임이사이자 테러분석가인 리타 카츠는 최근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극우 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방안 등 참전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츠 분석가는 최근 전투 참여 의사를 밝힌 외국인 가운데 노골적인 신나치 집단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신나치 민병대 구성을 논의하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활동하던 이들 중 한 명이 ‘MD’라는 아이디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참전 희망자를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신나치 대화방 여러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자칭 ‘전직 군인’도 지난달 말 “앞으로 1~2주 안에 (우크라이나를 향해) 영국에서 출발할 것”이라며 함께 참전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D’라는 아이디를 쓴 이 인물은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면 유대인들을 죽일 것이라며 ‘하일 히틀러’(나치식 경례)를 외치는 등 노골적인 나치 성향을 드러냈다.

 

미국·영국 외에도 독일·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스웨덴·폴란드 등 유럽 여러 나라의 극우 성향 인물들이 우크라이나 참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사이트 인텔리전스 그룹은 파악하고 있다. 카츠 분석가는 “2014년 이슬람 테러 집단 ‘이슬람국가’(IS)가 전세계에서 동조자들을 모집한 이후 이렇게까지 광범하게 전사 모집 활동이 전개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목표는 유대인 대통령이 이끄는 다민족 국가인 우크라이나 방어가 아니다. 일부는 이번 전쟁을 자신들의 폭력적인 공상을 현실화할 기회로 보고, 다른 일부는 우크라이나에서 극단적인 국가주의 성향의 (백인) 단일민족국가 구상을 현실화하고 이를 전세계에 수출할 꿈을 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심엔 신나치 조직 ‘아조우 대대’

고문·약탈 저질러 한때 제재 불구

정부 공식조직으로 군사경찰 활동

정당·무장 민병대까지 갖추며 득세

 

우크라이나로 극우세력을 끌어들이는 구심점은 신나치에 뿌리를 둔 이 나라의 무장조직 ‘아조우 대대’다. 이들의 활동 근거지에 면해 있는 아조우(아조프)해에서 따온 이름으로 추정된다. 이 조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달 25일부터 공개적으로 외국인 전사를 모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달 초 참전을 희망한 외국인이 1만600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몇명이 아조우 대대에 합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조직이 보통의 극우 무장세력과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정부의 공식 조직이라는 점이다. 아조우 대대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무부 산하의 ‘아조우 특수작전 파견대’라는 명칭으로 군사경찰 활동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전시에는 전투에 직접 참가하는 국가방위군의 일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목표 중 하나로 ‘탈나치화’를 내세운 것도 구체적으로는 이 조직을 겨냥한 것이다. 신나치 성향의 무장조직이 정식 정부 조직으로 치안·군사 작전에 참여하면서 돈바스 등 분쟁지역에서 러시아계 주민들을 탄압해왔다는 게 러시아의 주장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의 아조우 대대 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크라이나에서 극우 무장세력이 정부의 정식 조직으로 편입된 계기는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으로 촉발된 내전이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직후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독립 무장세력이 등장하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자국민에게 민병대 구성을 촉구했다. 이에 호응해 안드리 빌레츠키 등 극우·신나치 세력 50여명은 즉각 아조우 대대를 구성했다.

 

4월부터 전투에 직접 참여한 아조우 대대는 6월 반군 세력으로부터 남동부 주요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탈환하는 데 공을 세우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리우폴 탈환을 위한 전투에 참여한 의용군 4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아조우 대대 소속이었다. 우크라이나군과 반군이 휴전에 합의한 9월까지 아조우 대대 조직원은 500명 수준으로 빠르게 늘었다. 휴전 합의 뒤에도 돈바스 지역에서 분쟁이 그치지 않은 가운데 아조우 대대는 11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의 정식 조직으로 편성됐다. 이듬해에는 조직원이 1000명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국가방위군 내의 주요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국제안보협력센터 보고서는 “아조우 대대 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신나치 성향을 부인하거나 일부 구성원의 문제로 치부해왔지만, 이 조직 설립자인 빌레츠키는 2010년 유대인들이 이끄는 ‘인간 이하 세력’(나치 용어)에 맞서 세계 백인종의 마지막 십자군 전쟁을 주도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국가의 임무라고 발언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빌레츠키는 2014년 10월 정치를 위해 조직을 떠났고, 그해 11월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의원에 당선돼 2019년까지 의원직을 유지했다.

 

아조우 대대는 이후 돈바스 지역 내 분쟁에 계속 개입했다. 미국 정부는 이 조직의 극우 성향을 문제 삼아 2015년 금융과 물자 지원 금지 등의 제재를 단행했다가 이듬해 해제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2016년 보고서에서 아조우 대대가 돈바스 지역에서 고문이나 민간인 약탈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외국 극우세력에도 영향력 키울 듯

세계 분쟁지역서 불안 부추길 위험

“시리아처럼 알카에다·IS 온상될 수도”

 

국제적인 비판 속에서도 아조우 대대의 활동은 더욱 확대됐다. 2016년에는 빌레츠키 주도로 ‘국민군단’이라는 정당이 창당됐고 이듬해에는 ‘국민민병대’라는 별도의 무장조직이 구성됐다. ‘아조우 운동’으로 통칭되는 군사경찰·정당·민병대의 3각 구도가 갖춰진 것이다. 아조우 세력은 유럽과 미국 등의 극우세력과 유대를 강화하는 국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직 구성원도 2019년에는 아조우 대대와 국민민병대가 각각 1500여명과 1000명 수준까지 늘었으며, 국민군단 당원은 2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 조직은 2019년 대통령선거에서 공식 선거감시단체로 활동하기도 했다. 활동 지역도 초기에는 마리우폴에 국한됐으나, 지난달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 제2도시 하르키우 등의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아조우 대대는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올해 초 민간인을 대상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일반인 대상 활동도 적극 전개했다.

 

러시아의 이번 침공은 아조우 운동 세력이 국내외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안보협력센터 보고서는 “아조우 세력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향후 우크라이나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 영향력 확대를 꾀하더라도 대규모 대중정당을 추구하기보다 대중을 급진화하고 극우 이념 확산에 집중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조우 세력이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에 끼치는 영향보다 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외국 극우세력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고 지적한다. 이 조직은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전선동 활동을 주 무기로 국제 극우세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외국 무장세력에 대한 군사훈련 등에도 적극적이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알리 수판이 이끄는 테러연구집단 수판센터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한 외국 전사는 50개국에서 1만7000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미국 의원 40명은 2019년 “이 조직이 몇년 동안 미국 시민들을 모집해 훈련시키고 과격화를 부추겼다”며 국무부에 이 조직을 테러 집단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외국 극우세력의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들은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불안을 부추기는 세력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사이트 인텔리전스 그룹의 리타 카츠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2010년대 초중반 시리아 상황을 연상시킨다. 당시 시리아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같은 과격 세력을 키운 온상이 됐다. 극우 집단의 부상을 재촉할 환경이 우크라이나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기섭 기자

우크라군, 일부 도시서 반격 탈환…러시아군 정체

● WORLD 2022. 3. 24. 01:2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우크라, 수도 키이우 인근서 반격… 게릴라전 등으로 공략

러, 예상 밖 고전에 공습·원거리 타격 등 무차별 공격 나서

 

러군 공습에 화염이 치솟는 우크라 마리우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이 지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에 막혀 주요 정체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를 탈환하는 등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뚫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지상 작전보다는 원거리 폭격을 통해 주요 도시에 타격을 가하는 전술을 구사하면서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쟁 개시 후 우크라이나 북부 일부와 동부 돈바스, 남부 흑해 연안 일부를 점령했지만 최근엔 대부분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혀 거의 전진을 못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재블린 등 휴대용 로켓 등으로 러시아군의 탱크 등 군 병력을 기습 공격한 뒤 달아나는 게릴라 전술로 러시아군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예상보다 고전하면서 준비해 간 보급에 문제가 생기자 심각한 사기 저하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서방 언론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 점령군의 탄약과 식량, 연료 등의 비축량은 사흘 치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서 나서 일부 전선에선 빼앗겼던 주요 도시를 탈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의 산업단지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의 소도시 마카리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키이우와 연결된 핵심 고속도로 한 곳의 통제권을 되찾고 러시아군의 키이우 서북부 포위를 막을 수 있었다고 국방부는 주장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인근 일부 지역에서 반격에 나서 마카리우와 북서부 도시 모스천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이 공략을 강화한 남부지역에서도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동부 루한스크의 루비즈네, 세베로도네츠크 등지를 공격했으나 퇴치했고 마린카 지역에선 적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러시아군이 점령지인 헤르손의 공항에 배치했던 헬기들을 모두 이동시켰다고 보도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는 징후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지역에서 반격에 나섰다고 해도 아직은 전세에 큰 변화가 생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러시아군은 지상 작전보다는 공습과 원거리 미사일 타격 등에 집중하며 키이우와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를 민간건물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 러시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지만 우크라이나로서도 마냥 이를 감수할 수만은 없어 협상장에서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상전에서 고전하자 핵심 도시에 대한 포위전술과 원거리 공격으로 전환하는 '플랜B'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키이우 인근까지 진출한 러시아군은 최근엔 점령지 주변에 참호를 파거나 운송망을 개선하는 등 자체 정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정부는 일부 전선에선 지상전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일부 전진했다"고 밝히고 "러시아군의 '특수 군사작전'은 철저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선 무차별 폭격으로 도시 기능을 마비시켜 놓고 지상군을 시내 방향으로 전진시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ISW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포위망을 줄이면서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리우폴 이어 헤르손도 30만명 ‘재앙 위기’…식량·의약품 거의 동나

 

러 점령 20일째… 식량 · 의약품 부족

마리우폴 10만명도 대피 어려움 겪어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 인근 전투 격렬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 20일째를 맞고 있는 우크라니아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21일(현지시각) 항의 시위대가 러시아군이 쏜 섬광 수류탄을 피하고 있다. 헤르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남동부 주요 도시 마리우폴에 이어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도 인도주의적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흑해 연안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오데사 접근의 교두보가 되는 주변 지역에서도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연설에서 마리우폴이 폐허로 변했다며 도시 탈출을 원하는 이들이 10만명에 달하지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 물, 의약품이 모두 동났다며 러시아가 “폭격 또는 의도적인 공포 조성”을 통해 인도주의 통로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과 피란민 탈출용 버스 운전사 등이 포로로 잡혔다며 큰 어려움 속에서도 이날 7026명이 가까스로 도시를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흑해 인근 도시 헤르손도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헤르손 주민 30만명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외무부는 “러시아군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어 식품 등이 거의 동 난 상태”라며 “러시아는 주민 대피를 위한 통로를 열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헤르손은 흑해 연안 최대 항구 도시인 오데사 인근의 주요 도시로,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에도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1일 주민들이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러시아군이 공중으로 위협사격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헤르손 현지 언론은 22일에도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고 러시아군은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오데사 시내 주거 지역에 폭격을 가하는 등 이 도시에 대한 공세를 차츰 강화하는 가운데 오데사 진입의 핵심 통로가 되는 작은 도시 보즈네센스크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이틀동안 이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낸 뒤 러시아군을 동쪽 100㎞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예우헤니 벨리치코 시장은 우크라이나군이 주민들이 조직한 의용군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며 “어떻게 우리가 이런 일을 해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벨리치코 시장은 러시아군이 조만간 다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번째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무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21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주변 국가로 탈출한 피란민이 355만7245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0% 정도인 211만여명이 폴란드로 탈출했으며, 루마니아(54만여명), 몰도바(36만여명), 헝가리(31만여명)에도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머물고 있다. 러시아로 탈출한 피란민도 25만여명에 이른다고 난민기구는 전했다. 신기섭 기자

미 최초 흑인여성 대법관 인사청문회 이틀째

잭슨 대법관 후보자 지지 집회도 열려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가 22일(현지시각) 상원 법사위원회의 이틀째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워싱턴 국회의사당 인근 메릴랜드 애비뉴에서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시민과 활동가들이 응원 메시지를 쓴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집회는 진보정치를 촉진하는 지지단체인 대중민주주의센터가 마련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 지명자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가 상원 법사위의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각) 의원들과의 본격적인 문답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잭슨 후보가 “우리는 모든 사람이 그들 스스로가 법원에 있는 것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의미 있는 수의 여성과 유색인종(대법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워낙 다양하기에 법원에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포진할 때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 뒷받침된다”고도 말했다.

 

잭슨 후보는 청문회 첫날 머리발언을 통해 “만약 제가 인준된다면 저는 헌법과 지난 246년 동안 지속돼 온 미국 민주주의의 이 위대한 실험을 지지하고 수호하기 위해 생산적으로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당시부터 공약으로 여성 흑인 대법관 지명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사퇴를 공식화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잭슨 후보자를 지명했다. 잭슨 후보자가 미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되면 미 연방대법원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된다. 그가 대법관이 된다면 흑인 대법관으로는 세 번째이며 여성 대법관으로는 여섯 번째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이정아 기자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가 지난 21일(현지시각) 상원 법사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연방 항소법원 판사 출신인 잭슨 후보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으로 미국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또 여성 대법관으로는 6번째, 흑인 대법관으로는 세번째가 된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사고 사흘째, 산악 지역 구조 애먹어

추락하면서 폭발 추정…잔해 뿔뿔이

2분새 수직 낙하? 사고 원인 ‘미궁’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의 사고 현장 부근에서 22일 한 주민이 초와 향을 켜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우저우/로이터 연합뉴스

 

132명이 탄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지 사흘째지만, 생존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블랙박스(자동 기록장치)가 발견돼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23일 중국 당국은 사고 현장인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의 야산에 소방대원·경찰·인민해방군 등 수천여명의 구조 요원을 투입해 구조와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지형이 험한 오지인 탓에 현장 접근부터 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가 야산에 추락한 뒤 폭발한 것으로 추정돼, 항공기 잔해가 뿔뿔이 흩어져 있고, 생존자는 물론 희생자 유해도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이날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인민일보>는 발견된 블랙박스가 비행 경로가 기록된 데이터기록기(FDR)인지, 조종석 대화기록기(CVR)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랙박스를 통해 미궁에 빠진 사고 원인을 일부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수습을 담당하는 중국 국가응급처치지휘본부는 22일 밤 첫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원인과 구조 작업 현황 등을 설명했다. 주타오 민항국 항공안전판공실 주임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는 매우 난이도가 높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정보로는 사고의 원인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블랙박스를 아직 수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8000여m 상공에서 수직 낙하한 것으로 알려진 사고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 주임은 “사고기는 21일 오후 2시20분부터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교신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오후 2시23분에 항공기의 레이더 신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추락하기 전 3분 동안 비정상적인 상황을 인지한 광저우 공항 관제탑에서 조종사에게 긴급 연락을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항공기 항로추적 누리집 ‘플라이트 레이더24’를 보면, 21일 오후 1시15분 쿤밍 공항을 이륙해 광저우로 향하던 여객기는 1시간여 뒤 고도 8907m에서 비행하다가 오후 2시20분43초부터 급격히 고도가 낮아졌다. 이후 1분52초 뒤인 2시22분35초에 고도 983m를 기록하다가 사라졌다.

 

플라이트레이더24의 동방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고도 기록.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날 ‘플라이트 레이더24’를 인용해 “조종사가 여객기 추락 직전 상승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 2시21분55초 7425피트(2263m)에서 2시22분5초에 8600피트(2621m)까지 상승한 뒤 추락했다고 전했다. 추락 직전 10초 동안 약 358m를 상승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하얀 물체가 하늘에서 야산으로 수직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돌고 있지만, 이 영상이 실제 동방항공 여객기의 추락 모습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의 사고 현장을 22일 구조대원들이 수색하고 있다. 우저우/신화 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류허 부총리와 왕융 국무위원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류 부총리 등은 지난 21일 저녁 관련 부서 담당자들과 함께 우저우에 도착해 탑승객 구조 작업과 사고 수습, 사고 원인 조사 등을 지휘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사고 직후 “구조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번 사고로 4227일에 이르는 중국 여객기 무사고 운행기록이 깨졌다고 밝혔다. 2010년 8월24일 허난한공 여객기가 헤이룽장성 이춘시 린두공항에 착륙하다 지면에 부딪혀 두 동강 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42명이 사망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