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독살혐의 유죄 선고받은 피고인들 2심서 무죄

 

칠레 산티아고에 있는 에두아르도 프레이 몬탈바 전 대통령의 동상. AP 연합뉴스

 

군부 독재에 반대했던 칠레 전직 대통령의 사인에 대한 재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칠레 항소법원은 251982년 에두아르도 프레이 몬탈바 전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의사 등 6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프레이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제3자의 기만이나 태만, 또는 의료진의 부작위로 인한 것임을 가리키는 증거가 없다그는 살인 피해자가 아니라 의학적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1964~1970년 집권했던 프레이 전 대통령은 퇴임하고 12년 뒤인 19821월 수도 산티아고의 병원에서 탈장 수술을 받은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프레이 전 대통령이 군 정보기관에 의해 독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실제 그의 주검에서 독극물 성분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퍼졌다.

2009년 알레한드로 마드리드 판사는 프레이 전 대통령이 독살당했다는 증거를 근거로 재판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프레이 전 대통령의 아들이 그해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의 의문사에 대한 재판이 큰 정치적 논란이 됐다.

이후 10년 만인 2019년 독극물을 주입하거나 사건을 은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프레이 전 대통령의 주치의와 운전기사, 정보요원 등이 각각 310년형을 선고받았다. 두 차례의 시신 발굴을 포함한 15년의 수사 끝에 이뤄진 판결이었다.

프레이 전 대통령이 피노체트 정권에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유족들은 1심 판결을 뒤집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반발하며 즉시 상고할 뜻을 밝혔다.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에 대한 과거사 청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칠레는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피살설을 규명하기 위해 2011년 유해를 발굴해 조사했으나, 기존에 알려진 대로 자살로 결론 내렸다. 칠레의 민중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도 독살설이 제기돼 재조사가 이뤄졌으나 암 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이 났다.      최현준 기자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 앞두고 이견"전직 대통령 탄핵 위헌" 트럼프 방어도

만일 대비 병력 5천명 3월까지 워싱턴 잔류"트럼프 34일 취임" 음모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를 앞두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24일 이견을 노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앙숙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가 본 것은 내란 선동인데 이는 탄핵당할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면서 "아니라면 무엇이 탄핵 사안인가?"라고 말했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추진이 가능한지와 관련해서도 "헌법에 합치된다는 게 꽤 분명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탄핵에 찬성할지는 상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롬니 의원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번째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마코 루비오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탄핵) 재판은 멍청한 일이고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다. 이미 이 나라에 불길이 일고 있는데 기름을 들이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의 탄핵추진을 비난했다.

톰 코튼 의원도 폭스뉴스에 나와 "많은 미국 국민은 일주일 전 자리에서 떠난 인물을 물러나게 하려고 상원이 시간을 쓰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크 라운드 의원도 NBC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헌법에 맞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소추안은 25일 상원에 송부될 예정이며 28일부터 상원의 탄핵재판이 시작된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17명이 민주당에 가세해야 한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반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여지를 두고 있어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원에서는 10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반기를 들고 탄핵에 찬성했다.

워싱턴DC에는 탄핵재판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주방위군 5천 명이 3월 중순까지 잔류할 예정이라고 CBS방송과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의회 난입 사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미 전역에서 주 방위군 25천명이 워싱턴DC에 동원됐다. 이 중 상당수는 해산되지만 2월 초에 7천명이 남고 이후 5천명으로 천천히 줄어들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음모론을 신봉하는 극단주의 단체 큐어넌 사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4일 두번째 임기를 위해 취임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어 보안 우려도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통령 취임일은 원래 34일이었으나 1933년 수정헌법 20조가 마련되면서 120일로 바뀌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이에 따라 1935년 두번째 임기를 120일에 시작했다.

워싱턴DC의 주방위군


구글 룬 수개월 내 사업 접겠다발표

서비스 시작 1년 안돼 자금난에 두손

기술적 성과 컸지만 상용화 벽 못넘어

 

성층권 인터넷 풍선 ’.

 

성층권 하늘에 풍선을 띄워 전 세계 오지에도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구글 룬의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2`룬의 마지막 비행'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1년 이상 성층권의 악조건을 견뎌낼 수 있는 풍선을 개발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 성과가 있었지만 상업적 생존의 길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고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수개월 안에 운영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1`다음 10억명이 아닌 마지막 10억명을 위한 저렴한 인터넷망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구글 문샷 프로젝트의 하나로 출발한 지 10년만이다.

이 아이디어는 태양 전지로 작동하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헬륨 풍선을 고도 20km 성층권에 띄운 뒤, 이를 인터넷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구글은 20136월 이 프로젝트를 대외공개한 뒤 수년간 현장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7월 케냐에서 처음으로 성층권 풍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 1년도 안돼 사업 자체를 접기로 함에 따라 현재 수도 나이로비를 포함해 케냐 중부 및 서부 지역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30여개의 풍선들은 룬의 처음이자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지난해 케냐에서 시작한 성층권 풍선 인터넷 서비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구글 제공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태도 달라져

룬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방침에 따라 독자적 생존을 위해 2018년 독립한 뒤 2019년 소프트뱅크의 햅스모바일(HAPSMobile)로부터 125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그러나 점차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함에 따라 지난해 다시 다른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룬을 접기로 한 것은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구글의 또 다른 긴축 신호"라고 평가했다. 2010년대를 지나오며 전 세계 인터넷망이 크게 확장돼, 성층권 풍선인터넷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크게 줄었다는 것도 사업을 접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룬 최고경영자 앨러스테어 웨스트갓(Alastair Westgarth)은 별도의 성명에서 많은 파트너를 찾아봤으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만큼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지 못했다오늘 룬이 종료한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2015년 이후 벤처 사업들의 재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왔다. 지난해 중단한 풍력발전 비행기 `에너지 연'을 생산하는 프로젝트 마카니(Makani)도 외부 투자를 확보하지 못해 폐기한 사례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주도로 사업 전망에 구애받지 않고 원대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기술 프로젝트 `엑스'(X)를 속속 출범시켰던 때와 비교할 때 오늘날의 구글은 사업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엄격해진 셈이다. 곽노필 기자


바이든 대통령 최고의학자문 유임 미 감염병 최고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21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웃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일하는 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과 비교해 해방감을 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바이든 정부에서 일하니 덜 제약된 느낌이냐고 묻자 대통령과 충돌하는 상황에 있는 것은 전혀 즐겁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백악관 브리핑룸)에 와서 아는 것을 말하고 증거와 과학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방감 같은 것을 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원으로 일하는 동안,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는 트럼프와 불화를 빚었고 트럼프 임기 말에는 태스크포스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파우치 소장의 말을 듣겠다고 했고, 당선 뒤 그를 유임시키면서 대통령의 최고의학자문으로 중용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