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퓨리서치센터 14개국 설문 결과, 평균, 비호감 73% 호감 24%

코로나19 대응 중국보다 미국이 엉망”..트럼프, 시진핑 보다 저평가

 

지난 930일 중국 수도 베이징 중심가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행사에서 마스크를 쓴 중국군 의장대가 마오쩌둥 전 주석의 대형 초상 앞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 속에 중국에 대한 지구촌 주요 국가의 부정적 여론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비호감이란 응답이 73%를 기록했다. ‘호감을 표시한 반응은 24%에 그쳤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영국에선 전년 조사에 견줘 비호감도가 각각 24%포인트와 19%포인트씩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0일부터 83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성인 14276명을 상대로 전화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를 국가별로 보면, 일본(86%)·스웨덴(85%)·호주(81%)에서 비호감도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스페인(63%)과 이탈리아(62%)에선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한국에선 응답자의 75%비호감이라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주로 50대 이상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미국에선 30살 이하에서 비호감이란 답변이 56%에 그친 반면, 50대 이상은 81%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30대 이하의 부정적 반응이 50대 이상보다 높게 나온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30대 이하 한국 응답자의 8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50대 이상은 68%에 그쳤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조사 대상국 평균 61%가 부정적 평가를 보였다. 일본과 한국(79%)을 비롯해 호주(73%)·덴마크(72%) 등지에서 부정적 반응이 높게 나왔으며, 긍정적 평가가 과반을 넘은 것은 이탈리아(51%)가 유일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을 뺀 나머지 13개 조사대상국에서 중국(61%)보다 미국(84%)이 코로나19 대응을 더욱 잘못했다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평가도 갈수록 나빠져 조사대상국 평균 긍정적 평가가 19%에 그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6%)에 대해서는 더욱 비판적이었다. 이밖에 경제적 영향력 측면에선 중국(48%)이 미국(35%)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국(77%)·일본(53%)·미국(52%) 3개국에서만 미국의 경제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영국 아동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 보고서 공개성공회 충격적” “부끄럽다사과

1940년대~2018년 성직자 390명 유죄판결 교회권위 지킨다며 모른 체, 고발 안해

 

영국성공회의 총본산인 영국 켄트주 소재 캔터베리 대성당. 캔터베리/로이터 연합뉴스

 

2014년 영국의 젊은 남성 티머시 스토리가 어린 여성을 길들여 성적으로 학대하는 그루밍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스토리의 추가 범죄가 드러났다. 그가 2002년부터 영국성공회 런던교구의 아동·청년 지도자로 일하면서 교회 신도였던 미성년자들을 성폭행하고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런던교구는 2009년 내부 제보를 통해 그의 아동성폭력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은 채 무마하려 노력했고 사건은 그대로 묻혔다.

뒤늦은 수사로 스토리는 20163건의 강간 혐의와 1건의 폭행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2건은 그가 교회에서 만난 16·17살 여성에게 저지른 것이었다. 당시 판사는 판결문에 보호 책임을 저버린 (런던교구의) 총체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영국 국교인 영국성공회의 성직자 390명이 지난 70여년간 아동성폭력으로 처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회는 아동성폭행이 드러나도 교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이를 은폐하고 가해자를 성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아동성폭력을 방조했다.

<BBC><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6일 영국 아동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IICSA)170쪽 분량의 성공회 심층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성공회뿐 아니라 지역당국과 군대, 공공기관 등의 성폭력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2015년 설립됐다.

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1940년대부터 2018년까지 70여년 동안 성공회 성직자와 지도자 등 390명이 아동성폭력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연간 5~6명꼴로 유죄판결을 받은 셈이다. 기소되지 않거나 아예 드러나지 않은 사례를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은 성직자가 아동성폭력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2018년에만 아동성학대로 우려되는 사건이 449건 보고됐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교회 간부와 관련된 것이었다.

성공회는 아동성학대 사건을 알고도 모른체하거나 조사하고도 경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교회의 권위를 지킨다는 명분이었다. 알렉시스 제이 조사위원장은 수십년간 성공회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성적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가해자는 숨고, 피해자는 극복할 수 없는 공개의 장벽에 부딪히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성공회가 은폐한 아동성학대 사례 몇 건을 더 공개했다. 2002년 한 남성이 어린 시절 빅터 휘치 주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성공회에 신고했지만 교회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14년이 흐른 2016년에야 다시 제기돼 조사가 진행됐고, 다른 피해자들의 신고도 이어졌다.

교회 지도자들의 부적절한 성의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9월 은퇴한 피터 포스터 주교는 영국성공회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주교로 덕망이 높다. 그는 2014년 아동포르노 사진 8천장을 다운받아 유죄판결을 받은 이언 휴스 목사 사건과 관련해 휴스를 옹호했다. 포스터 주교는 당시 재판부에 휴스 목사가 포르노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아동포르노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혼동한 것 같다아동포르노를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아동성학대와는 다르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공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충격적이며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성공회는 사과만으로 희생자들에게 가해진 학대 영향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사과를 필요하게 만든 사건들에 대한 부끄러움을 표현하고 싶다개선을 촉구한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전적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홍콩 영리·비영리기구 컨소시엄 딥날리지 그룹 DKG

252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평가..정확성 의문도

 


코로나19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독일이 꼽혔다. 홍콩 영리·비영리기구 컨소시엄인 딥날리지그룹(DKG)252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평가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안전도 순위 보고서에서 독일은 762.64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독일은 지금까지 9400명 넘는 사망자를 냈지만, 현재 사회 전반의 코로나19 대응 태세가 가장 잘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DKG검역효율 정부효율 감시·감지 보건대비 국가취약성 응급대비의 여섯 부문에서 140개 이상 항목을 기초로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안전도를 평가했다. 보고서를 낸 연구자들은 감염·사망자 수도 문제지만 감염병에 대응하는 정치적 의지, 방역과 봉쇄에 대한 사회적 수용, 중앙과 지방정부의 협력, 감지 체계와 의료 시스템 등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정권 시절 검진을 제한하고 치료도 소홀해 이제 누적 감염자수가 중국을 추월한 일본을 상위 평가하고, 초기부터 발병과 대처에 신속, 철저했던 것으로 평가된 대만이 15위에 그친 점, 발원지 중국을 상위에 분류한 것, 또 독일이 최근 하루 발병자 2천명을 오르내리는 데도 최우수국으로 분석한 사실 등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뢰와 정확성을 평가절하 하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부에선 조사주체가 중국정부의 강한 통제하에 들어간 홍콩 소재 그룹이라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한다고 말한다.  

이 그룹 조사에서 독일은 정부효율성과 함께 보건대비 체계에서 특히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일찌감치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했던 섬나라 뉴질랜드는 검역효율성이 높아 2위에 올랐다. 750.79점으로 3위를 차지한 한국은 정부효율성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일반 보건체계에 비해 긴급사태 대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독일에 비해 보건대비 점수가 20점 가까이 낮은 반면, 응급대비 점수는 10점 이상 높았다.

스위스와 일본이 적은 점수차로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스위스는 6월 같은 평가에서 1위에 올랐으나, 평가 자료와 방법이 바뀌면서 4위로 밀려났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탄받아온 중국은 7위를 차지했다. 비교적 이른 단계에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함으로써 응급대비 부문에서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대만은 15위에 머물렀다.

국가별 평가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던 북유럽 나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아이슬란드(14), 노르웨이(16), 핀란드(19)20위권에 들었다. 집단면역 논란을 빚은 스웨덴은 감시와 감지 부문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아 49위에 그쳤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미국이 55, 프랑스가 그보다 한 계단 높은 54위를 차지했다.   박중언 기자


1년에 한번 개최하기로, 한국도 요청받을 가능성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왼쪽부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머리스 페인 오스트레일리아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도쿄에서 열린 4자회의(쿼드) 때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실행을 위해 미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4개국은 쿼드’(Quad·4)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머리스 페인 오스트레일리아 외무장관,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6일 도쿄에서 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의 뒤 기자 브리핑에서 “4개국 외무장관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1년에 한번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자 회의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열렸으며 이번이 두번째로, 정례화를 통해 공식적 협의체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이 진출을 강화하는 동·남중국해의 정세를 주요 의제로 논의한 뒤 인도·태평양이 자유롭고 개방된 공간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공통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의장을 맡은 모테기 외무상은 우리 4개국은 규범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강화해 나간다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은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나라의 참여로 이 비전이 폭넓게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변 국가로 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보이며 한국 정부에 요청이 올 가능성이 높다. 이들 4개국은 중국 견제뿐만 아니라 안전보장, 경제, 가치관을 공유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쿼드 회의에 앞서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세계는 중국에 의해 너무 오랫동안 위협받아 왔다고 중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일본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연대해 대항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15분 동안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