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만에 처음으로 바뀌어, 담배꽁초 420만여개로 밀려

미 환경단체 오션 컨서번시  116개국 해변 쓰레기 분석

 

플라스틱 식품 포장재가 담배꽁초를 제치고 해변 쓰레기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해변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버리는 쓰레기는 뭘까? 전수조사를 할 수는 없지만 특정 시점에 수거한 쓰레기를 살펴보면 간접적으로 추정해 볼 수는 있다.

미국 해양환경보호단체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가 최근 발표한 연례 국제 연안 정화’(ICC)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식품포장재가 만년 1위 담배꽁초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9116개국 해변에서 날을 정해 하룻동안 수거한 쓰레기들을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과자나 사탕 봉지를 비롯한 식품 포장재가 477만여개로 가장 많았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거의 45%를 차지한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해변 청소 행사를 시작한 이후 34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위를 차지했던 담배꽁초는 420만여개로 처음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한국에선 여전히 담배꽁초가 압도적 1위였다. 담배 꽁초의 필터는 버려진 뒤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을 오염시키고 해양 생물을 해친다.

3위는 플라스틱 음료병(188만개), 4위는 플라스틱 병뚜껑(150만개), 5위는 플라스틱 빨대(94만개) 차례였다. 이어 플라스틱컵과 접시(75만개), 비닐 식품봉지(74만개),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용기(68만개), 기타 비닐봉지(61만개), 플라스틱 덮개(60만개)6~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에 실시한 각국의 쓰레기 수거 행사 장면. ICC 보고서

한국에선 담배꽁초가 여전히 압도적 1

한국에선 4400여명이 행사에 참가해 63, 47200여개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품목별로는 담배꽁초가 8373개로 압도적인 1위였다. 이어 플라스틱 음료병(1578), 비닐 식품봉지(1106),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용기(1040), 식품 포장재(1039) 차례였다.

이 단체는 매년 9월 셋째주 남극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해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하루 동안 전 세계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전부 합쳐 약 9400톤이었으며, 개수로는 3250만개였다. 94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1인당 평균 10kg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올해는 행사를 취소하고 각 나라별로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 곽노필 기자 >


50마리 구조호주 사상 최대 규모, 원인은 완만한 해저 기울기?

 

호주 태즈메이니아 맥쿼리 항 인근 모래톱에 좌초한 들쇠고래를 야생동물 당국이 구조하고 있다. 태즈메이니아 경찰 제공

 

오스트레일리아 서남부 태즈메이니아 해안에서 긴지느러미들쇠고래가 떼 지어 좌초하는 사태가 벌어져 지역 어민을 포함한 구조대가 살아남은 고래를 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태즈메이니아 주 정부는 24일 맥쿼리 항 근처인 스트라한 해변을 따라 260여 마리의 고래가 좌초한 데 이어 이곳에서 710떨어진 맥쿼리 항구 안에서도 추가로 200마리의 고래가 좌초한 것을 항공수색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1일부터 발견된 좌초 고래는 모두 460마리로 이 가운데 380마리가 죽고 50마리는 구조해 바깥 바다로 내보냈으며 30마리는 현재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주 정부는 밝혔다.

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들쇠고래는 완만하고 얕은 해안에서 쉽사리 방향을 잃고 좌초한다. 태즈메이니아에 좌초한 긴지느러미들쇠고래 무리.

사고 통제 및 공원·야생동물국 지역 책임자인 닉 데카 박사는 고래가 아직 살아있고 물속에 있는 한 희망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래가 탈진해 생존 가능성이 줄어든다. 현장에 살아있는 고래가 있는 한 구조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구조는 밤중에도 계속돼 적외선 탐지를 이용해 체온이 있는 좌초 고래를 수색하고 있다. 데카 박사는 고래 사체가 늘어 처분 문제가 현안으로 닥치고 있지만 당장 급한 건 살아있는 고래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견된 좌초 고래는 모두 죽어 있어 애초 좌초한 같은 무리에서 죽은 일부가 조류와 바람에 떠밀려온 것으로 주 당국은 보았다. 크리스 칼리언 해양보전 프로그램 박사는 왜 어떤 고래는 죽었고 일부는 살아있는지는 알기 힘들다이들은 모두 한 좌초 사건의 일부로 보인다고 말했다.

좌초한 고래는 탈진한 상태여서 신속하게 먼바다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이번 사건은 호주에서 일어난 고래 좌초 사고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태즈메이니아는 호주에서도 고래의 집단 좌초 사고가 잦은 곳으로 1802년부터 모두 7006652마리의 좌초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2009년 긴지느러미들쇠고래 170마리가 좌초했다. 최악의 고래 좌초 사건은 1918년 뉴질랜드에서 기록됐으며 약 1000마리의 고래가 좌초했다.

들쇠고래는 대형 돌고래로 길이 7m 무게 3t가량인데 고도의 사회적 동물로 1000마리 이상의 큰 무리를 짓기도 한다. 집단좌초도 잦은 배경이다. 그러나 고래가 좌초하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태즈메이니아 해안에 좌초한 들쇠고래 무리의 23일 항공 사진. 에이피 연합뉴스

태즈매이니아의 잦은 좌초 사고는 해안으로 1오는데 8m의 수심 차가 날 정도로 완만하고 얕은 해안에서 고래가 초음파 신호를 쏘아 반사하는 음파로 위치를 찾는 반향정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칼리언 박사는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한 고래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연구한 결과 풀어놓은 고래들은 다시 무리를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 조홍섭 기자 >


당초 총리 비밀명령으로 권한 부여시민단체 문제 제기에 입법화

"살인·고문·성범죄는 허용 안돼" 주장에 "유럽인권협약 준수" 강조

 


영화 '007시리즈'에서처럼 위장근무하는 영국 정보기관 요원이나 경찰이 범죄를 저질러도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24일 일간 더타임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비밀정보원법'(The Covert Human Intelligence Sources Bill·CHIS)을 내놨다.

일명 '살인면허법'(licence to kill)이란 이름이 붙은 이 법안은 국내정보국(MI5)이나 경찰의 요원이나 정보원이 위장근무를 할 때 '정식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영화에서처럼 테러조직이나 폭력조직에 잠입해 위장근무를 하다보면 동료들의 신임을 얻거나 불가피하게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를 법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꼭 필요한 경우에, 공공의 이익에 균형이 맞도록 이를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도 영국 첩보요원 등은 총리의 비밀 명령 하에 이러한 권한이 허용됐다.

영국 정부는 2018년까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다가 시민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정식으로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제임스 브로큰셔 내무부 안보 담당 부장관은 때때로 정보요원들이 조사대상인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법을 어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매우 중요한 권한으로, 강력하고 독립적인 감독 대상"이라며 "대중을 보호하는 데 책임을 가진 이들이 건전한 법적 토대 아래에서 자신들의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켄 맥컬럼 MI5 국장은 테러범들의 공격을 좌절시키는데 이같은 권한이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MI5와 경찰은 2017년 이후 이슬람국가(IS)와 극우조직의 테러 시도 27건을 막았는데, 위장근무 중인 요원 및 정보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8년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테러 시도를 위장근무 요원이 막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런던에 위치한 MI5 본부 [EPA=연합뉴스]

문제는 정보요원에게 어느 수준의 범죄까지 허용하느냐 하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아무리 정보요원이 중요한 일을 하더라도 살인과 고문, 성범죄와 같은 활동까지 벌이는 것은 지나친 만큼 제한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그러나 구체적인 범위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가능한 범죄와 불가능한 범죄를 구분해 공개할 경우 테러조직이나 폭력조직에서 의심이 가는 위장근무 요원을 적발하기 위해 일부러 특정 범죄를 지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법안이 결코 '살인면허'가 아니며, 생존권이나 고문금지 등을 담은 유럽인권협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하원이 법안 공개 과정에서 특정 범죄에 대한 제한을 법에 명시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브라질 등 다른 나라는 잠정 중단 뒤 시험 다시 재개

과학자들 시험 재개 늦어지는 이유 밝혀야FDA 몽니?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이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재개됐지만 미국에서만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로고.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영국 등에서 재개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미국에서만 시험이 다시 시작되지 않아, 과학자들이 상황에 대한 투명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8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 중 한 참가자에게서 척추 관련 염증인 횡단성 척수염이 발생하자 전 세계에서 시험을 잠정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각국 규제 기관의 승인을 거쳐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3상 임상시험을 재개했지만 미국에서는 시험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22일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규제 기관인 미 식품의약국(FDA)은 임상시험 중단이 길어지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이 백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유발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다시 허용되지 않는 이유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시 자 미국 브라운대 보건대 학장은 보통은 임상시험 도중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지금은 예외적으로 극단적 투명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중이 (백신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을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이미 퍼지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중 절반 정도만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하면 백신 접종 의사가 21%포인트나 줄었다.

면역학자인 지지 그론발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의 선임 연구자도 지금처럼 예외적인 상황에서 백신을 개발할 때는 제약사와 규제 기관이 미국 내 임상시험 중단 상황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에서 5만명 대상의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 영국, 브라질, 남아공에서 18천명에게 백신을 투여한 상태다. 또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혈청연구소(SII)를 통해 인도의 20개 도시에서 1600명을 대상으로 같은 시험을 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재개하면서 시험 참가자들에게 “(한 참가자에게서 발생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신경 관련 증상이 백신과 무관하거나, 관련성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독립적인 검토 위원들이 시험 재개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임상시험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는 식품의약국이 관련 정보를 검토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으며 언제 시험을 재개할지는 식품의약국이 결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 신기섭 기자 >

 

코로나 백신 내년 초 나온다지만어린이용 백신은 내년 가을까지도 불투명

NYT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은 시작도 못해

 

미국 뉴욕 브루클린 한 학교 앞에서 21일 한 어린이가 건물로 들어가기 전 체온을 재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초에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어린이용 백신은 내년 가을학기 시작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제껏 단 한 건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뉴욕 타임스>22일 성인용 백신이 내년 여름까지 시장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어린이용 백신은 아마도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제약사들이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면서 최소 38개 이상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들어갔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증할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신 개발 이후) 매달 수억회 분의 백신이 확보될 것이고 내년 4월까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임상시험 중인 백신이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서, 바로 어린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단순히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백신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동물시험을 거쳐 성인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야 10대 청소년들부터 시작해 점차 더 어린 아이들에게로 시험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에번 앤더슨 에모리대 의과대학 교수는 백신 제조사들이 지난여름 성인을 대상으로 한 2단계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자마자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가을이 될 때까지도 여전히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시작일부터 1년 이상 걸린다. 앤더슨 교수는 다음 학년(20212022학년도)까지도 아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안 나올까 봐 매우 걱정스럽다어린이에 대한 2단계 임상시험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업체들은 가까운 시일 내 어린이를 위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앤더슨 교수는 제약 업체들이 구체적인 계획 없는 원론 수준을 확인한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들의 죽음과 질병이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는 중립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주로 성인들에게 집중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19만여명 가운데 21살 미만은 고작 121명에 그쳤다. 18살 미만 입원환자 비율도 성인의 20분의 1 수준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 자문을 맡고 있는 폴 오핏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 결과가 보여주듯, 어린이는 위험집단이 아니다라며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의료계 종사자를 비롯한 위험집단에 대한 최초 백신 배포가 이뤄진 이후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 이정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