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 미국 필라델피아 한 도로 위에 시민들이 ''이제 인종차별 끝장내자''는 구호와 함께 에밋 틸조지 플로이드 등 인종차별 희생자들의 이름을 적고 그 앞에서 고개 숙여 기도하고 있다.

   

전세계 시위 촉발플로이드 사망 영상 17살 다넬라 프레이저가 촬영

사촌동생 간식 사주러 나왔다가경찰 잔혹행위 너무 만연해 있어

 

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 항의시위를 불러온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장면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주인공은 10대 흑인 소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일간 스타트리뷴은 11일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의식을 잃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찍은 다넬라 프레이저(17)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동영상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메모리얼데이 휴일인 지난달 25일 저녁 9살 사촌 동생에게 간식을 사주러 미니애폴리스의 편의점 '컵푸즈'에 갔다.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고 신고한 그 편의점이다. 프레이저는 4명의 경찰관이 차 안에서 플로이드를 끌어내는 장면을 봤다. 프레이저의 변호인 세스 코빈은 "프레이저는 자기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세간의 이목을 끄는 경찰관의 살인 중 하나를 목격하고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에는 플로이드가 죽을지도 몰랐고 그렇게 찍힌 동영상과 이미지가 전 세계적인 항의시위를 촉발할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프레이저의 동네에서는 이런 경찰의 잔혹 행위가 너무 만연했기 때문에 이 장면을 보고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녹화를 시작했다고 코빈은 전했다. 코빈은 "(동영상을 촬영한) 그녀의 용기와 침착성, 떨리지 않는 손, 그리고 그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마음이없었더라면 그 4명의 경찰관은 모두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며 어쩌면 또 다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저는 플로이드 사건이 터진 뒤 이 신문에 "세상은 내가 본 것을 볼 필요가 있었다""이런 일은 은밀하게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이저는 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경찰이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을 '의료 사고'라고 발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은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봐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 생생한 동영상이 물증이 돼 의료 사고라는 거짓 해명을 무력화했고, 여느 사건처럼 묻힐 뻔했던 경찰의 내밀한 폭력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빈은 그러나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없으며 남자 친구가 있고 쇼핑몰에서 일하는, 옳은 일을 한 17살 고교생이라고 말했다.

코빈은 프레이저를 "그녀 세대의 로자 파크스"라고 불렀다. 로자 파크스는 1955년 백인과 유색인종 좌석이 나뉜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뒤 체포된 흑인 여성이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그녀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 됐다

 

        

인종차별 각성운동 속 LA 근교 필리핀계 봉변

피해여성 "집 나가기 싫다"경찰, 용의자 추적

 

한 미국인이 필리핀계 여성에게 "아시아로 꺼지라"며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백인 경찰에 의해 목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계기로 미국에선 인종차별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CNN방송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 토런스시() 공원에서 한 중년 여성이 필리핀계 미국인 여성에게 다가가 "이 나라에서 당장 나가라", "아시아 어디든 너희 국가로 돌아가라"는 등 막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12(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일 촬영된 이 영상에서 선글라스를 낀 이 여성은 "우리 가족이 널 혼쭐낼 것"이라며 "여긴 네 집이 아니다. 우린 네가 여기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고함쳤다.

자신을 '셰리'라고만 밝힌 필리핀계 여성은 당시 공원 내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셰리는 실제로 이런 상황을 겪게 될 줄 몰랐다며 "내 일에만 신경 쓰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곳이 더는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이곳은 내가 나고 자란 하와이와 닮아서 고향이라 부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도 않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을 접수한 토런스 경찰은 "공원은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에도 한 쇼핑몰에서 손님 한 명을 때린,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아마 동일 인물일 것"이라며 용의자 명단에 올려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토런스시에는 아시아인이 많다.

CNN방송에 따르면 토런스시 인구의 36.6%는 아시아인으로,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토런스시는 미국 내에서 일본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 하원의사당 앞의 장밥티스트 콜베르의 동상. 루이 14세의 재상이었던 콜베르는 식민지 노예를 규율하는 '코드 누아'라는 법을 기초한 인물로, 그의 동상들은 반() 인종차별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 노예무역상 콜스턴 동상 훼손처칠 전 수상 동상에도 낙서

이탈리아선 12세 아프리카 여아와 결혼한 언론인 동상 철거 논란

프랑스에서는 흑인 노예 흉상 훼손도백인우월주의자 소행 의심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반()인종차별 시위가 유럽대륙으로 번지며 제국주의 또는 인종주의와 관련된 인물의 동상도 수난을 겪고 있다.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에서 지난 7(이하 현지시간) 일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에 밧줄을 걸고 끌어내려 짓밟은 뒤 강으로 내던졌다.

브리스틀은 과거 영국 노예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콜스턴은 17세기 대표적인 노예무역상이었다.

그는 아프리카 흑인 남녀와 아동 등 총 8만여명을 노예로 아메리카 대륙에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1895년 세워진 콜스턴 동상은 그동안 브리스틀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에서 존치 여부를 두고 계속 논란이 돼왔다.

영국 브리스틀에서 시위대에 끌어내려진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이 짓밟히는 모습.

같은 날 런던 의회 광장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에는 '처칠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가 휘갈겨지기도 했다.

처칠 전 총리는 과거 영국이 식민 통치했던 인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영국에서는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하며 과거 노예제도와 제국주의 만행을 연상시키는 각종 기념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지난 9일 노예제에 연루된 인물의 동상, 거리·빌딩 이름, 기념물 등의 철거를 위한 검토를 지시했고 에든버러와 카디프, 옥스퍼드 등에서도 이와 관련한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시위대에 의해 훼손되지는 않았으나 철거 논란이 점화된 인물의 동상도 있다.

옥스퍼드대 오리엘 칼리지에 설치된 세실 로즈 동상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 오리엘 칼리지에 설치된 세실 로즈 동상이 그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 인물인 로즈는 사업가로, 또 케이프 식민지(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총독으로 대영제국의 해외 식민정책에 앞장선 인물이다.

지난 9일 수백명이 이 동상 앞에서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지역의회 의원들도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 출신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역사 저술가인 인드로 몬타넬리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에도 출간된 책 '로마제국사'의 저자인 몬타넬리는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이 일으킨 2차 에티오피아 침공 때인 1936년 에리트레아 출신 12세 여자아이를 사들여 결혼한 전력이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인드로 몬타넬리 동상.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미성년자를 성노예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01년 사망한 그는 말년에 이러한 일에 대해 사과하거나 숨기기는커녕 인터뷰와 글을 통해 여러 차례 공공연하게 이를 언급해왔다.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과 결혼한 여아를 "온순한 동물"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반파시스트 단체인 '밀라노 파수꾼'은 최근 페이스북 공개 서한을 통해 밀라노 한복판, 그의 이름을 딴 공원 내 동상 철거를 시당국에 요청해 찬반 논란을 촉발했다.

이밖에 벨기에의 옛 국왕 레오폴드 2세 동상은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뒤 끝내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다. 레오폴드 2세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가혹한 식민 통치를 했던 인물이다.

지난 2일 겐트에서는 레오폴드 2세 흉상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졌고 얼굴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쓰인 천으로 덮였다. 벨기에 제2의 도시 앤트워프 인근에 있는 또 다른 그의 동상에는 누군가가 불을 지르기도 했다.

앤드워프 시장실 대변인은 9"해당 동상은 지난주 심각하게 파손돼 복원할 필요가 있다. 아마 박물관 소장품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철거를 공식화했다.

지난 4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촬영된 옛 국왕 레오폴드 2세의 조각상.

프랑스에서는 반인종차별 시위에 불만을 품은 백인우월주의자 또는 단체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동상 훼손 사건도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1일 남서부 피레네 지방의 소도시인 포의 한 공원에서 19세기 노예제 폐지를 기념해 세워진 흑인 노예의 흉상이 흰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흉상에서 10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페인트통에는 영어로 "백인의 목숨이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라고 적혀 있었다.

프랑스 경찰은 루이 14세 때 재상으로 식민지 노예를 규율하는 법을 기초한 장밥티스트 콜베르 동상과 식민지의 반프랑스 시위를 가혹하게 진압한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 사령관 조제프 갈리에니 동상 등이 반인종차별 시위대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보호에 들어갔다.


법적방법 파악지시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한국 압박

             

이란의 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한국을 향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해제할 것을 요청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2(현지) "한국이 이란에 대해 기본 상품, 의약품, 인도주의 물품을 사기 위한 중앙은행 자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한국 정부가 이 제한을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로하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에게 이 문제에 대한 법적 방법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IRNA통신이 전했다.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소장은 한국 내 은행에 묶인 이란 자금 규모를 65억 달러(78천억원)90억 달러(108천억원)라고 말했다.

앞서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10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 내 은행들이 상식적인 국제 금융합의를 무시한다며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의 해제를 촉구했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교역할 수 있었다.

이란에서 원유,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수입한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원화계좌에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수출하는 한국기업이 수출대금을 이 계좌에서 찾아가는 상계 방식으로 운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 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한국의 두 은행은 이 계좌의 운용을 중단했다.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가 큰 이란이 원유 수출대금으로 한국산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수입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