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의 화성 궤도 탐사선 아말을 점검하는 모습.

          

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 5km 우주비행 화성탐사 경쟁

 

7월은 우주 탐사에서 화성의 달이다. 미국과 중국,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잇따라 화성탐사선을 발사한다. 미국은 9번째 화성 착륙선, 중국과 아랍에미리트는 사상 첫 화성탐사선이다.

세 나라가 이달에 한꺼번에 화성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이유는 이때가 화성과의 거리가 5500km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이때를 놓치면 다시 2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우주선들은 예정대로라면 약 5km를 날아 내년 2월 화성에 도착한다.

아랍에미리트, 건국 50주년 맞아 아랍권 첫 행성간 탐사

화성을 향한 한여름 우주선 발사 행렬의 선두 주자는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선 `아말'(희망이란 뜻의 아랍어)이다. 아랍에미리트의 화성탐사 프로젝트팀 `EMM'은 아랍국가의 첫번째 행성간 탐사선인 아말을 15일 오전 551(현지시각) 일본 남서부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우주센터에서 일본의 MHI H2A 로켓에 실려 발사한다고 6일 발표했다. 아말 탐사선은 발사 후 시속 34000km의 속도로 지구 궤도에 진입한 뒤, 이후엔 시속 121000km의 속도로 화성까지 7개월에 걸친 긴 여정에 나선다. 화성에 도착하면 궤도를 돌며 화성의 1(지구 기준 687)을 모두 담은 기후도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화성 궤도선 아말’.

2014년에 출범한 이 프로젝트는 2021년 건국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6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예상하지 못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하고 발사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소형 SUV 차량 크기로 무게가 1.3톤인 아말은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LASP), 애리조나주립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등과의 합작품이다. 샤라프 프로젝트 총괄은 그동안 인류가 시도한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약 50%가 실패한 상황에서 이제 건국 50주년인 젊은 국가로선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톈원 1호 착륙선.

중국, 20~25톈원 1발사사상 첫 트리플 탐사선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20~25일엔 중국이 첫 화성 탐사선 `톈원 1'를 하이난섬에서 발사한다. 톈원(天問)`하늘에 묻는다는 뜻으로 춘추전국시대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톈원 1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 3개로 이뤄져 있다. 최초의 트리플 화성 탐사선이다. 인류는 그동안 18차례 착륙선이나 로버를 화성에 보냈으나 성공한 건 10차례뿐이었다. 그 중 9번은 나사였으며 단 한 차례 러시아 탐사선이 착륙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착륙 직후 통신이 두절돼 탐사 활동은 하지 못했다. 올해는 중국이 독자개발 로켓 `둥펑 1'를 쏘아올린 지 50주년이 되는 해여서 중국 정부는 이번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더욱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착륙선과 로버는 화성의 토양과 지질 구조, 대기, 물에 대한 과학 조사를 진행한다. 6륜 탐사차량인 로버엔 13가지 과학기구를 탑재해 최소 3개월 동안 활동한다. 착륙 지점은 많은 양의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3300의 유토피아평원이다.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착륙 장면 상상도.

미국, 30일 퍼시비어런스 발사첫 화성 표본 수집

미국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마스 2020'은 애초 17일로 예정했으나 작은 결함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오는 30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것도 최종 확정일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좀 더 미뤄질 수도 있다. 나사는 올해 발사 가능 시한을 815일로 잡고 있다. 이번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핵심은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 인내라는 뜻)를 무사히 착륙시키는 것이다. 나사(미국항공우주국)의 다섯번째 탐사 로버인 퍼시비런스는 화성의 옛 삼각주 평원지대로 추정되는 예제로 충돌구에서 화성 토양과 먼지, 암석 표본을 수집한다. 2021218일 화성에 도착해 `화성 1'(지구 기준 약 2) 간 활동하는 게 목표다. 나사는 2020년대 중반 이후 또다른 화성 탐사선을 쏘아올려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표본을 갖고 2031년 지구로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최초의 화성 비행체가 될 헬리콥터 인제뉴어티’.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선 처음으로 화성 하늘을 나는 시험비행을 할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독창성)가 퍼시비어런스 아래쪽에 붙어 함께 따라간다. 무게 1.8kg, 날개 길이 1.2미터의 이 소형 헬리콥터는 총 5차례에 걸쳐 비행에 도전한다. 이번 비행은 화성 탐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화성처럼 대기가 희박한 곳에서도 비행기가 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 목적이다. 성공할 경우 다른 행성에서 나는 최초의 비행체가 된다. 나사는 "1903년 라이트형제가 인류 최초의 비행기를 띄운 것과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곽노필 기자 >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대학교 앞 모습

           

최고행정법원, 외국유학생 등록금 인상 위헌 아니다판결

비유럽국가 출신 유학생 연 23만원서 373만원으로 오를듯

한국유학생들 등록금 저렴해 택했는데진학 포기도 생각

           

()유럽국가 출신 유학생에 대한 국립대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한 프랑스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학생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고 행정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국사원)는 지난 1(현지) "외국인 학생에게 대학이 더 높은 등록금을 받는 것이 헌법상 무상교육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비유럽연합(EU) 국가에서 온 외국인 학생의 대학 등록금이 현행보다 최고 15배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여 유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특별히 학업을 위해 프랑스에 오는 학생은 기존의 정식 체류자격을 갖춘 사람과는 다른 상황"이라면서 "유학생이 받는 각종 장학금과 면세 혜택 등을 고려하면 실제 교육비용의 30~40%에 해당하는 (인상된) 등록금이 평등한 교육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인상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작년 10월 명시한 무상교육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유럽 이외의 외국 출신 유학생에게 일반 국립대의 등록금을 최대 15배 인상하기로 한 정책이 조만간 전국 국립대에서 잇따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총리실은 지난 201811월 국립대의 재정부담 완화와 교육의 질 제고를 이유로 EU 회원국이 아닌 나라 출신 유학생에게 학부는 연간 2770유로(373만원), 대학원은 3770유로(508만원)의 등록금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의 결속 강화를 위해 유럽 국가 유학생에게는 등록금을 올리지 않고 비유럽 국가 유학생에게만 등록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학생에게 거둬들인 돈을 국립대의 영어교육과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FLE) 강화에 투입한다는 것이 프랑스 정부의 구상이다.

현행 프랑스 일반 국립대의 등록금은 학부 과정은 연간 170유로(23만원), 석사 240유로(33만원), 박사 380유로(51만원), 한국 등 비()유럽 유학생은 등록금이 최대 15배가량 한꺼번에 오르게 된다. 당시 브리핑에서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외국 유학생이 프랑스의 빈곤한 학생과 같은 학비를 내는데, 프랑스 학생의 부모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일하며 세금을 낸다. 이런 제도는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일부 국립대는 법원의 판결 전에 이미 외국 유학생에게 등록금 인상방침을 고지했는가 하면 일부는 정부 방침에 상관없이 현행 등록금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 명령이 최고행정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이상 다른 국립대도 대부분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학생단체들은 판결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대학생단체 UNEF"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하고 터무니없다"면서 등록금 인상 행정명령의 취소를 요구하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학생단체 UNEDESEP를 대리하는 플로랑 베르디에 변호사도 일간 르몽드 인터뷰에서 "고등교육의 공공적 성격에 균열이 일어났다. 프랑스도 앵글로색슨 모델처럼 중장기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유학생 사회 역시 등록금이 한꺼번에 10~15배 오르게 될 것이라는 소식에 크게 술렁이고 있다. 파리1대 철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한 전진(25)씨는 5일 파리1대는 일단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면서도 "33만원 정도의 1년 등록금을 낼 예정인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프랑스를 택했던 터라 등록금이 올랐다면 공부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 어학을 준비하며 프랑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중에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지원을 포기하려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전씨는 "프랑스는 교육을 자본의 논리와 분리하는 68혁명의 정신이 남아있는 나라였는데, 이번 결정은 이전까지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망각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학생 배수하 씨도 "그동안 프랑스는 교육의 숭고한 가치를 내세워왔는데 교육사업으로 둔갑시키며 그 가치를 깎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본선 4개월 전 지지율 50% 이상 기록 후보가 패배한 적 없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지지율 격차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망이 나왔다.

CNN 방송은 51940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출마한 역대 미국 대선의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본선 4개월을 앞두고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큰 격차로 뒤진 후보가 역전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일단 CNN은 트럼프 대통령(41%)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53%)에게 12%포인트 차이로 뒤진 몬머스대의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 대상으로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1948년 대선 당시 경쟁 후보에게 10%포인트가량 뒤졌지만, 본선에서는 5%가량 더 많은 표를 얻고 당선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최선의 모델이다.

다만 트루먼 전 대통령에게 역전당한 토머스 듀이 후보의 지지율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직접 비교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물론 2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이 단기간에 좁혀진 사례도 있었다.

1964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대선 4개월 전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배리 골드워터 후보를 56%포인트 이상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선에서 골드워터 후보는 존슨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23%포인트로 축소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4개월 전 여론조사와 대선 결과가 다른 경우엔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역전을 허용했던 지지율 격차의 중간값은 4.5%에 불과했다.

시간이 충분할 경우엔 두 자릿수 격차를 뒤집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대선 당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두 자릿수로 뒤졌던 로널드 레이건 후보는 7월 들어선 11%포인트 이상 앞섰고 본선에서도 손쉽게 승리했다.

다만 CN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상황 탓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 일정도 늦춰지는 등 변화가 발생한 만큼 과거 대선과 직접적인 비교가 힘들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CNN"트럼프 대통령은 격차를 줄일 수도 있고, 승리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독립기념일인 4일 백악관 인근 BLM 플라자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는 시위대의 모습

           

"미국은 위대한 적이 없었다"LA서는 인디언 동참한 평화 시위도

트럼프 이틀째 대대적 대선용 행사, 연설도 통합보다 분열로 비판

한국 해운대 해수욕장선 마스크 안쓰고, 야밤 폭죽 터트리며 난동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은 4일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성조기가 불태워지고 콜럼버스 동상이 끌어내려지기도 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백악관 인근 BLM 광장에서는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웠다.

시위대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진행된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조기를 태웠다. 시위대는 성조기를 태우면서 "노예제, 인종학살, 전쟁, 미국은 위대한 적이 없었다"라고 외쳤다.

시위대 다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불타는 성조기를 둘러싸고 지켜보는 과정에서 거리두기 지침이 지켜지지 않기도 했다.

         극좌단체 '리퓨즈 파시즘'이 트럼프 대통를 그린 널빤지를 도로에서 끌고 가는 모습

극좌단체 '리퓨즈 파시즘'(Refuse Fascism)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그린 널빤지를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 앞까지 끌고 가 밧줄로 묶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밀랜드주 볼티모어에서는 콜럼버스 동상이 쓰러졌다.

시위대는 미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을 끌어내려 이너 하버에 던져버렸다. 시위대는 콜럼버스가 인종학살과 미국 원주민 착취의 책임자라고 말했다.

앞서 콜럼버스 동상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도 훼손되거나 쓰러졌다.

그런가하면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이 동참한 평화 시위가 펼쳐졌다.

d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올베라 스트리트에 모인 시위대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했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거리가 좁아지기도 했지만, 주최 측이 6피트(1.8m) 이상 거리를 둘 것을 요청하자 시위대는 좁은 통로를 지나갈 때를 빼곤 대체로 거리를 벌렸다.

시위대는 행진하면서 "조지 플로이드, 안드레스 과르다도, 브레오나 테일러 외 경찰에게 살해된 사람들에게 정의를", "경찰 예산을 끊어라" 등 구호를 외쳤다.

코로나 급증 아랑곳않고트럼프 연이틀 대대적 독립기념 행사

러시모어산 이어 워싱턴서지지율 하락 속 재선용 이용 비판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틀 대대적 독립기념일 행사의 전면에 섰다.

메시지도 통합보다는 분열에 방점이 찍혔다. 미국 각지에서 불꽃놀이 같은 기념행사를 줄지어 취소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지지율 하락으로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차 독립기념일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4 저녁 백악관에서 연설을 했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연방정부가 준비한 대규모 기념식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일환으로 연설에 나선 것이다.

행사가 열린 백악관 잔디밭은 참석자로 가득 찼으나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어 미 해군과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루 에인절스''선더버드'가 참여하는 에어쇼가 펼쳐졌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 동원된 B-29P-51 등의 전투기가 B-1, B-2 등의 폭격기와 워싱턴DC 상공을 장식했고 미 육군 낙하전문 '골든나이츠'가 성조기를 공중에서 펼쳐드는 장면도 연출됐다.

오후 9시를 좀 넘어서는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미 내무부는 최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불꽃놀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백악관 인근 링컨기념관 등지에 인파가 몰려 불꽃놀이를 지켜봤다.

독립기념일에 워싱턴DC에서 에어쇼와 불꽃놀이가 마련돼 전국의 인파를 끌어모으는 것은 매년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금요일부터 시작된 독립기념일 연휴에 전국에서 80%의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됐다. 불꽃놀이를 보려고 몰려든 인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매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뉴욕에서 열리는 핫도그 먹기 대회도 군중의 집결을 막기 위해 비공개 장소에서 치러졌다. 플로리다주 일부 지역에선 해변 출입을 금하는 한편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이 내려졌다.

미 보건당국 역시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가 코로나19 확진 급증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따라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각별히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까지 날아가 전야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했다. 조지 워싱턴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 4명의 대형 두상이 새겨진 곳인데 7500명의 인파가 운집했지만 마스크를 쓴 이들은 거의 없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미 육군의 독립기념일 낙하 시범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겨냥해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고 우리의 영웅을 훼손하며 우리의 가치를 지워버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세뇌하는 무자비한 캠페인"이라고 비난, 통합보다는 분열에 방점을 찍은 연설을 했다.

이날 백악관 연설 역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촉발한 과거사 청산 움직임을 겨냥해 진보진영과 언론을 맹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급진 좌파와 마르크스주의자,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를 격퇴하는 과정에 있다""우리는 충실하게 미국의 역사를 지키길 원한다. 결코 화난 무리가 우리의 조각상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역사를 지우고, 우리의 자유를 뭉개도록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 강제진압 시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편가르기' 연설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 재선 승리를 위해 독립기념일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없던 작년 독립기념일에도 워싱턴DC에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하고 직접 행사장에 나가 연설, 당파성 없이 축제로 치러져 온 독립기념일에 정치색을 입혔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현직 대통령이 연설에 나서거나 탱크 같은 군용장비가 동원된 적은 거의 없다.

독립기념일 에어쇼 보러나온 워싱턴DC 주민들

미 독립기념일 부산 해운대서 외국인 폭죽 터뜨리며 난동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부산 해운대에서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이 폭죽 수십발을 터뜨리며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건물은 물론 시민을 향해서도 폭죽을 쏘고 출동한 경찰을 조롱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5일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께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번화가인 구남로 일대에 외국인들이 폭죽을 터트려 위험하다는 신고가 잇달았다.

폭죽 터뜨리기는 2시간 이상 지속했고 이날 접수된 주민 신고만 70건을 넘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건물이 즐비한 번화가에서 하늘로 소형 폭죽을 마구 쏘아 올렸으며, 일부는 시민을 향해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해운대구는 이들 대부분이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가를 나온 미군으로 추정했다.

경찰 순찰차 6대와 형사 1개 팀이 현장에 출동해 경고 방송을 하고 해산을 시도했지만 일부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폭죽을 쏘아댔다. 이 과정에서 경찰 제지를 뿌리치고 시민을 향해 폭죽을 터뜨리고 달아나던 20대 미군 1명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미군을 인근 지구대로 임의동행 방식으로 데리고 가 경범죄 처벌법 위반(불안감 조성) 혐의를 통보하고 돌려보냈다. 다른 외국인들은 현장에서 자진 해산했다.

하루 전에도 외국인들이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초고층 레지던스에서 창밖으로 폭죽을 터뜨린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민원이 빗발치자 경찰과 해운대구는 5일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시민과 관광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불꽃놀이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하고 합동 단속반원 200여명을 투입했다.

폭죽 판매업소에 구청 직원이 배치돼 감시에 나서면서 이날 폭죽을 터뜨리는 외국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수욕장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행위는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해운대구는 설명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은 주말과 겹치면서 무질서 행위가 더욱더 심했다""주민과 관광객 등이 소음과 화약 냄새 등으로 불편을 호소해 합동 단속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도 많은 외국인이 찾았지만 대부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해운대구는 1시간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침을 방송으로 안내했으며, 통역 보조요원을 투입해 계도 활동을 벌였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마스크 2천장을 홍보물로 나눠주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지만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미 독립기념일에도 일부 주서 코로나19 신규환자 최고치

독립기념일인 4일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계속되며 일부 주()에서 또다시 신규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많은 사람이 바닷가로 몰리고,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하거나 친구·친지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게 관행이지만 올해 독립기념일에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불꽃놀이 등 많은 행사가 취소되면서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신규 코로나19 확산지인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날 또다시 신규 환자 최대 기록이 나왔다고 CNN은 보도했다.

지난 2일 처음으로 1만명을 넘기며 1109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11445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누적 환자는 1952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뉴욕주에서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때와 맞먹는 규모다. 이보다 더 많은 신규 환자가 나온 것은 415일 뉴욕주에서 11571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뿐이다.

텍사스주에서도 이날 8258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면서 두 번째로 환자가 많은 날로 기록됐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가 3113명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중환자실(ICU) 점유율은 90%, 일반 병실 점유율은 85%까지 올라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집계를 기준으로 미 전역의 7일간 평균 신규 환자 수가 이날 48321명으로 집계되며 26일 연속으로 새 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주는 독립기념일인 이날 신규 환자 수 등의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연휴가 끝난 뒤에야 신규 환자의 정확한 증감 추이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CNN은 이날 기준으로 최근 1주일간 나온 신규 환자가 그 전 1주일보다 늘어난 곳이 37개 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그 중 플로리다·조지아·네바다·캔자스·아이다호·몬태나주 등 11곳은 증가율이 50%를 넘었다. 환자가 감소한 곳은 버몬트주 1곳에 그쳤다.

경제 재개의 선봉에 섰던 조지아주는 최근 1주일 새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전주보다 50% 이상 증가한 가운데 1400명이 넘는 의료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더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보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주지사에게 술집·나이트클럽을 문 닫고 종교시설을 포함해 25명 이상이 모이는 실내 모임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주 전역에 얼굴 가리개를 의무화하고 주지사가 시장·군수 등에게 재량에 따라 규제를 시행하도록 허용할 것도 권고했다.

이처럼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하는 대형 민간 연구소들에서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게 지연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검사 결과의 지연은 확진 환자를 판명해 격리하고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히 가려내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민간 연구소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는 최근 검사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올라가며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평균 35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랩코프'도 검사 결과 회신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고 있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해변이 폐쇄됐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머틀비치나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는 뉴욕·뉴저지주의 해변은 이날 방문객을 맞았다.

WP는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가 코로나19의 유행을 억제하려는 노력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유행이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갑작스럽게 행동을 바꿀 준비가 된 미국인들이 충분히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하지 않은 채 약 7500명이 참석한 독립기념일 기념행사를 한 데 이어 이날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 일대에서 '2020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도 진행됐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836764, 사망자 수를 129657명으로 각각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