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체 화웨이처럼 국가안보 위협 들어

유럽 국가들에 눅텍 말고 미국 업체 쓰라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에게 중국 국영 보안검색장비 업체인 눅텍(Nuctech)의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28일 보도했다. 미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상대로 펼쳐온 고사 작전을 눅텍까지 넓힌 것이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는 유럽 시장에서 눅텍을 배제하는 압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이 매체가 국무부의 내부 문건 등을 인용해 전했다.

눅텍은 중국 최대의 보안검색 장비 회사로, 유럽 10여개 국가의 공항·항만·국경에 화물·승객 검색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2000년대에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아들 후하이펑이 이 회사를 이끌기도 했다. 미 당국은 눅텍의 장비를 통해 수집된 화물 목록과 여권·지문 등 승객 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전달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독일,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 눅텍 사용 금지를 압박하고 있다. 핀란드는 이달 미국의 압박에도 러시아와의 국경 지역에 화물 검색 장비를 설치할 업체로 눅텍을 선정했다.

미국의 이같은 압박은 결국 미국 기업의 이익과 관련 있다. 눅텍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의 오에스아이(OSI) 시스템즈와 레이도스 홀딩스, 영국의 스미스 디텐션 그룹 등을 밀어냈다. 국무부는 눅텍이 유럽의 선박 화물 검색 장비 시장의 90%, 항공 화물 검색의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이 눅텍 대신 미국 기업들과 계약하도록 로비하고 있다. 지난해 보안검색 시장은 77억 달러 규모였다고 한다.

눅텍 네덜란드 지부 쪽은 우리 장비들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는 우리나 유럽연합 국가들, 중국 정부의 것이 아니라 오직 고객의 것이라며 정보 수집 및 중국 당국으로 전달 의혹을 부인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일본 도쿄도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다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도쿄 주민들조차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셈이다.

<도쿄신문>26~28일 도쿄도 유권자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7.7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29일 밝혔다. 2022년 이후로 개최 시점을 한 번 더 연기하자는 의견은 24였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7가 취소 또는 다시 한번 연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계획대로 내년 여름에 개최하자는 의견은 15.2, 간소화하거나 관중 없이 하자는 의견은 31.1를 보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미 한 차례 연기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에 개최하지 못하면 다시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표명한 바 있다. 다른 국제 경기와의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문제나 경기장 확보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여름에 올림픽이 열리지 못할 경우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규모를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와 합의한 상태다.

도쿄올림픽은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재선이 유력한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만 예정대로 내년에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야마모토 다로 후보는 취소, 우쓰노미야 겐지 후보는 개최 여부 등을 조기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김소연 기자 >


     


이란 테헤란주의 알리 알거시메흐르 검찰청장은 29(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알거시메흐르 청장은 "트럼프는 순교자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라며 "살인과 테러 조직 혐의로 트럼프와 이 범죄와 연루된 공범 30여명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폴에 트럼프 대통령을 '적색수배'해 달라고 공조를 공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군부의 거물인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전 사령관은 올해 1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살해됐다.

알거시메흐르 청장은 이어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에도 그를 끝까지 추적해 체포한 뒤 기소하겠다"라고 강조했다.



 

40, 포르투갈아르헨티나까지 85일간 홀로 풍랑헤

 

지난 3월 포르투갈의 작은 섬에 체류하던 후안 마누엘 바예스테로(47)가 기댈 것은 길이가 9m도 안 되는 작은 보트밖에 없었다.

90세 생일을 앞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고향인 아르헨티나에 가고 싶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아르헨티나행 모든 항공편이 끊겼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28일 이처럼 난감한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 대서양을 건너기로 결심한 바예스테로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기 시작한 선원이었다. 18세부터 어선을 타고 전 세계를 돌면서 경험을 쌓았고, 유럽 부자들이 소유한 요트의 항해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 바예스테로에게도 작은 보트로 혼자 적도를 넘어 유럽에서 남미로 가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었다.

포르투갈 당국도 만류했다. 항해 도중 무슨 일이 생겨도 재입항을 허가하지 않을 테니 항해를 포기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 경고도 그의 집념을 꺾지는 못했다.

첫 위기는 아프리카 서안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입항 거부였다.

음식과 연료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입항 자체가 거부됐지만, 돌아갈 곳이 없어 계속 남쪽으로 나아갔다.

술을 마시기도 했지만, 매일 30분간의 라디오 뉴스와 기도로 고독한 항해를 이겨냈다. 보트 주변에 모여드는 돌고래 떼로부터 위안을 얻기도 했다.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위기는 계속됐다.

브라질 중부 비토리아에서 240떨어진 해상에선 험한 파도로 보트가 파손됐고, 브라질에서 10일간 보트를 수리해야 했다.

90세 아버지(왼쪽)와 만난 바예스테로

그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인 아르헨티나의 마르 델 플라타 항구에 도착한 것은 지난 17.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72시간 후에 가족들과 재회했다.

당초 예상보다 10일이 늘어난 85일 만에 항해를 마쳤기 때문에 아버지 생일에 참석할 수는 없었지만, 아르헨티나 '아버지의 날'621일을 부친과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바예스테로의 아버지는 "아들이 항해 도중 50여일간 연락이 끊겼을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무사히 항해를 마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