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동물원서 눈감아'히틀러가 키운 악어' 헛소문 나기도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악어 '새턴'(Saturn: 토성)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현지) 전했다.

모스크바 동물원은 이날 트위터에 새턴을 씻기는 짤막한 영상과 함께 "어제 아침 새턴이 노환으로 죽었다""우리는 74년 동안 새턴을 지키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는 글을 올려 부고를 알렸다.

미국 태생인 새턴은 1936년 태어나자마자 독일 베를린 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1122~23일 동물원 주변이 집중적으로 폭격을 당하면서 죽을 뻔 했다. 당시 목격담에 의하면 거리에서 악어 사체 4구가 발견됐다.

그러나 새턴은 살아남았고, 3년 뒤 영국군에 발견돼 당시 소련에 넘겨졌다. 기후 조건도 맞지 않고 폭격에 폐허가 곳에서 새턴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모스크바 동물원에 자리 잡은 19467월부터 큰 인기를 누린 새턴은 이제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따서 만든 모스크바의 국립 생물학 박물관에 박제돼 전시될 예정이다.

새턴을 유명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는 독일 나치 정권을 이끌던 아돌프 히틀러가 키운 악어라는 소문이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새턴이 단지 독일에서 왔다는 이유로 근본을 알 수 없는 소문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새턴은 사육사를 알아볼 수 있었고, 솔로 마사지를 받는 것을 좋아했으며, 화가 나면 철로 만든 집게와 콘크리트 조각을 이빨로 거뜬히 부서뜨릴 정도로 힘이 셌다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다.

미시시피악어가 대개 3050년을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턴은 악어 세계에서 장수한 편이다. 하지만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동물원에 있는 80대 수컷 악어 '무자'(Muja)가 살아있어 새턴이 최장수 악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음식물쓰레기 의존했는데 먹이 못 찾자 활동↑…CDC '쥐 단속' 경고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식당과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쥐들이 음식물쓰레기를 찾지 못해 주택가를 습격하는 등 "공격적"으로 먹이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24일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쥐 단속' 가이드라인까지 내놨다.

WP에 따르면 CDC23'설치류 방제'(Rodent Control) 경고문에서 "설치류들은 식당과 상업시설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먹이로 삼아왔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식당 등이 문을 닫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설치류들의 먹이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CDC"일부 지역에서 새로 먹이가 나올 곳을 찾는 설치류의 활동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올라온다"면서 "'환경보건 및 설치류 방제 프로그램' 서비스 요청과 설치류들이 비정상적 또는 공격적 행동을 한다는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서는 지난달 설치류 추적·처리 요청이 800건 이상 접수됐으며 시카고에서도 주택가에서 쥐 관련 민원이 늘었다.

또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는 쥐 떼가 먹이를 찾고자 빈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뉴욕에서는 쥐들이 동족과 새끼를 살해한다는 신고가 증가했다.

도시 설치류 학자인 보비 코리건 박사는 지난달 NBC방송에 "쥐들은 수십년간 세대에 걸쳐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에 의존해 살았다"면서 "모든 식당이 갑자기 문 닫은 현재 쥐에게는 동족살해나 새끼살해, 서로 간 전쟁 등 몇 가지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활동이 활발해진 설치류가 문제가 되는 건 설치류들이 살모넬라균과 같은 식중독균을 옮기고 이들의 소변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천식과 알레르기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쥐들은 자동차 엔진이나 타이어를 갉아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CDC는 설치류들이 집이나 상가건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구를 봉쇄하고 각종 쓰레기와 초목을 제거하라고 권고했다. 또 쓰레기는 뚜껑이 꽉 닫힌 쓰레기통에 버리고 마당에서 반려동물과 새 모이를 치우라고도 권장했다.



"말은 때로 너무 날카로운 칼 되어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무참하게 찔러 망쳐 놓아"

 

일본에서 '악플'에 시달리던 20대 여자 프로레슬러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일본사회의 '이지메' 실상을 드러내면서 인터넷 공간에 무차별적으로 나도는 악성 댓글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셰어하우스(공유주택)에서 남녀 6명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 민방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온 기무라 하나(22)23일 도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소속 단체가 발표했다.

여자 프로레슬러로 이름이 알려진 기무라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비난성 댓글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기무라의 계정으로 보이는 SNS에는 이날 새벽에 '안녕'이라는 글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소속 단체가 기무라의 사망 이유 등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악성 댓글에 따른 스트레스와 연관된 죽음일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하고 있다.

여자 프로레슬러인 나가요 지구사는 "말은 때로 너무나 날카로운 칼이 되어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무참하게 찔러 망쳐 놓는다. SNS, 얼굴을 내밀지 않는 편리한세상을 만든 도구, 편리한 도구는 무엇이든지 오케인가?"라고 고인을 애도하면서 악성 댓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NHK는 전했다.

사업을 하는 마에자와 유사쿠 씨는 "SNS에서 지나친 비방·중상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 피해자의 액션(행동)이 전체의 억지력이 된다"며 자신도 앞으로는 악플 피해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겠다고 적는 등 SNS 공간에서 악플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사이타마대학 사회조사연구센터 공동조사

코로나 부실 대응 논란 속 '검사장 도박 스캔들' 결정타 된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201212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이 23일 사이타마 대학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전국 유권자 119(유효응답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27%를 기록해 지난 6일 발표된 직전 조사(40%)보다 13%포인트 급락했다.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64%를 차지해 직전 조사(45%)보다 19%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는 이번이 3번째다.

첫 번째인 지난달 8일과 비교하면 44%였던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반 만에 17%포인트 추락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자사의 전화 여론조사에서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로 비판이 높았던 20177월 조사 때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26%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지율은 조사 방법이 이전과 달라 단순히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마이니치신문 조사로는 제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

최근 아베 내각 지지율 급락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정권의 검찰 장악 의혹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이 정년을 임의로 연장해 차기 검사총장(검찰총장)에 앉히려 했다는 지적을 받던 중 내기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전격 사직한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도쿄고검 검사장을 '징계 면직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52%로 절반을 넘어 가벼운 '훈고' 처분을 내리고 사표를 받아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검찰청법을 따르지 않고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해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올 2월 초부터 6개월간 연장해 준 것의 책임 소재를 놓고는 아베 총리와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 모두에게 있다는 응답이 47%, 아베 총리에게 있다는 답변이 28%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아베 총리의 책임을 무겁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베 정권과 가깝다는 지적을 받아온 구로카와 검사장은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로 외출 자제를 요구한 기간에 전·현직 기자들과 어울려 내기 마작을 했다는 의혹이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을 통해 처음 보도된 다음날인 지난 21일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아베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해 이튿날 각의에서 승인됐다.

이로 인해 검찰 간부의 내각 승인에 의한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검찰청법 개정도 사실상 무산됐다. 검찰청법 개정은 아베 내각이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 연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밀어붙인다는 의혹을 사면서 각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조사에서는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도 직전의 30%에서 25%5%포인트 떨어졌다.

전전회인 지난달 8일 조사 때(34%)와 비교하면 자민당 지지율이 9%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자민당 지지층이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정당 중에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이 직전의 9%에서 12%로 올랐고, 공산당 지지율도 5%에서 7%로 약진했다.

그러나 여당 쪽에 가까운 일본유신회 지지율은 11%로 정체 상태에 머물렀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 지지율은 5%에서 4%로 소폭 뒷걸음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