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감동 드라마’…남북 셀카에 “올림픽 정신 보여줘”

 

 

숨가쁘게 달려온 2024 파리올림픽이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일(한국시각) 새벽 폐막했다. 한국에 100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파리올림픽은 끝났지만 선수들의 도전은 다음 올림픽을 향해 계속된다. 위부터 우상혁, 반효진, 탁구 혼합복식 시상대에 선 선수들. [파리/강창광 기자,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이 12일 폐막했다. 대한체육회가 내건 목표(금메달 5개, 종합 15위)를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훌쩍 넘은 데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의구심을 확신으로 뒤집은 선봉장에는 ‘총·칼·활’이 있었다. 사격·펜싱·양궁에서 금메달 10개가 나왔다. 양궁 김우진은 대회 3관왕(개인·혼성·단체)에 오르며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5개)로 우뚝 섰다. 사격에선 2007년생 16살 반효진(여자 공기소총 10m)이 한국 여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역대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고 흘린 눈물은 금빛 메달 못지않게 빛났다. 늘 환하게 웃어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이 붙은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7위를 한 뒤 펑펑 울었다. 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다. 슬럼프에 빠져 좌절하던 그에게 손 내밀어 이끌어준 김도균 감독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서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스포츠여서 가능했던 훈훈한 장면은 희망을 안겼다.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임종훈·신유빈(동메달)이 북한(은메달)·중국(금메달) 선수들과 셀피(셀카)를 찍는 장면에 전세계인들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며 감격했다. 복싱 여자 54㎏에서 임애지와 함께 나란히 동메달을 딴 북한의 방철미는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냉랭했다. 하지만 둘이 서로 안아줬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임애지가 “비밀로 하겠다”고 답하자 방철미는 미소를 보이며 분위기를 데웠다. 이제 웃음과 눈물, 감동을 뒤로하고 4년 뒤를 기약한다.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다.        < 파리=장필수 기자 >

 

이념·가치 둘러싸고 분열…‘세계 축소판’ 파리올림픽

 
 
미국 남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AFP 연합]
 

17일 동안의 여정을 마친 2024 파리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 속에서 열렸다. 파리 시내는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가득했고, 실제 대회 기간 통신망과 철도가 공격을 받기도 했다. 큰 사고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개회식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이념과 가치를 둘러싸고 갈수록 더 분열하는 세계의 모습을 보여준 올림픽이었다.

파리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의 출전을 불허했지만,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의 참여는 허가했기 때문이다. 서구 언론을 중심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등이 열릴 때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것에 대한 반작용까지 더해져 아랍·중동권에서 비판 목소리가 특히 컸다.

아랍·중동권에서는 올림픽이 보편적 가치를 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서구적 가치만을 대변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어느 때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던 대회 개회식은 성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 등의 메시지를 담았는데, 무슬림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여기에 프랑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히잡을 쓸 수 없다는 점까지 알려지면서 사실상 무슬림을 배제하는 대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일부 무슬림은 에스엔에스(SNS)에서 대회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다.

개회식 등에서 파리올림픽이 보여준 가치에 대해서는 서구권에서도 그동안 정치적 올바름을 비판해왔던 이들을 비롯해 우파와 가톨릭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을 통해 “국제 올림픽 운동이 체면을 잃고, 때로는 변태에 가까운 유사 자유주의적 표현의 희생자가 됐다”는 논평을 냈다. 이처럼 이번 대회는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한 양상의 문화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알제리 복싱 국가대표 이만 칼리프가 9일(현지시각)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에서 중국 양류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런 논란의 정점은 여자 복싱에 출전한 알제리 이만 칼리프(25)와 대만 린위팅(28)에 대한 공격이었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가 엑스와이(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두 선수가 여성임을 명확하게 확인했고, 이후 국제복싱협회 검사의 신빙성에 대한 의혹도 커졌지만 논쟁은 멈추지 않았다. 서구권에서는 각종 정치인과 유명인이 이 문제를 쟁점화했고, 아랍·중동권에서는 서방이 아랍 여성(칼리프)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올림픽은 앞으로도 점점 더 이런 갈등이 드러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조금이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엄격히 금지해왔다. 하지만 2021년 열린 도쿄 대회를 기점으로 성평등, 인종차별 반대 등에 대한 목소리에 대해선 보편적 가치라는 이유로 조금씩 빗장을 풀었다. 이를 두고 여러 집단에서 ‘왜 우리 목소리는 보편적 가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이준희 기자 >

‘파리 폐막식’ 날아다닌 톰 크루즈…올림픽기 넘겨받고 LA 앞으로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 케이블을 타고 스타디움 천장에서 하강하는 스턴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크루즈는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올림픽기를 건네받았다. [생드니 AP/연합]

 

“빰 빰 빠밤, 빰 빠 빠밤∼”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무대가 됐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스다디움 지붕에 나타난 것이다.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막식에서 스턴트 공연을 선보이며 등장하고 있다. [파리/연합]

 

밝은 조명이 그가 선 곳을 비추자 관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크루즈는 관중들을 내려다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대담한 스턴트를 선보이며 올림픽기를 넘겨받고 오토바이를 타고 스타디움을 빠져갔다. 이후 대형 화면에 나타난 그는 대서양을 넘어 엘에이(LA)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간판 앞에 도착했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차기 개최지인 미국(LA)의 배우 톰 크루즈가 공중에서 스턴트 낙하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이 4년 뒤 엘에이 올림픽을 기약하며 11일(현지시각)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폐막식은 각국 선수단이 자국 국기를 들고 차례로 입장하며 막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태권도 박태준(남자 57㎏ 금메달)과 복싱 임애지(여자 54㎏ 동메달)가 폐막식 기수를 맡아 행진했다. 북한 선수단 기수는 리세웅과 김미래가 맡았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에서 동메달을 딴 리세웅은 인공기를 힘차게 흔들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스타디움 내 대형 스크린에서는 북한 선수단이 휴대전화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해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받은 올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크루즈는 케이블을 타고 스타디움 천장에서 하강하는 스턴트 공연을 선보였다. [생드니 로이터/연합]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 오륜기를 뒤에 매단 채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고 있다. 차기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루즈는 이날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에게서 오륜기를 건네받았다. [생드니 로이터/연합]
 

폐막식은 올림픽이 잊힌 미래에서 온 탐험가가 차례로 오륜을 발견한다는 내용의 공연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스타드 드 프랑스 공중에 오륜이 완성되는 순간, 동그란 지붕을 타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프랑스의 ‘국민 밴드’ 피닉스의 공연이 열렸고, 수많은 선수단이 단상 주변에 모여 축제를 즐겼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올림픽은 올림픽 최초로 여자 마라톤 메달 시상식을 폐회식에서 했다. 역대 올림픽 폐막식 시상식의 주인공은 남자 마라톤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마라톤을 여자 마라톤보다 일찍 시작했고, 여자 마라톤을 폐막식 당일 치렀다. 42.195㎞를 완주한 영웅들은 주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메달을 받았다. 금메달은 시판 하산(네덜란드), 은메달은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 동메달은 헬렌 오비리(케냐)에게 돌아갔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입장하고 있다.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각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휠체어를 탄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 단상에 올랐고, 관중들과 선수단의 축하를 받았다.

파리올림픽은 이날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역대 올림픽 중 최초로 센강에서 선수들을 태운 크루즈들이 행진하는 방식의 야외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고, 약 1만500여명의 선수가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 파리=장필수 기자 >

[국가별 메달 수]

   
1
USA
 
 
 
⁨40⁩ gold medals ⁨44⁩ silver medals ⁨42⁩ bronze medals ⁨126⁩ total medals  
2
CHN
 
 
 
⁨40⁩ gold medals ⁨27⁩ silver medals ⁨24⁩ bronze medals ⁨91⁩ total medals  
3
GBR
 
 
 
⁨14⁩ gold medals ⁨22⁩ silver medals ⁨29⁩ bronze medals ⁨65⁩ total medals  
4
FRA
 
 
 
⁨16⁩ gold medals ⁨26⁩ silver medals ⁨22⁩ bronze medals ⁨64⁩ total medals  
5
AUS
 
 
 
⁨18⁩ gold medals ⁨19⁩ silver medals ⁨16⁩ bronze medals ⁨53⁩ total medals  
6
JPN
 
 
 
⁨20⁩ gold medals ⁨12⁩ silver medals ⁨13⁩ bronze medals ⁨45⁩ total medals  
7
ITA
 
 
 
⁨12⁩ gold medals ⁨13⁩ silver medals ⁨15⁩ bronze medals ⁨40⁩ total medals  
8
NED
 
 
 
⁨15⁩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2⁩ bronze medals ⁨34⁩ total medals  
9
GER
 
 
 
⁨12⁩ gold medals ⁨13⁩ silver medals ⁨8⁩ bronze medals ⁨33⁩ total medals  
10
KOR
 
 
 
⁨13⁩ gold medals ⁨9⁩ silver medals ⁨10⁩ bronze medals ⁨32⁩ total medals  
11
CAN
 
 
 
⁨9⁩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1⁩ bronze medals ⁨27⁩ total medals  
12
NZL
 
 
 
⁨10⁩ gold medals ⁨7⁩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20⁩ total medals  
13
BRA
 
 
 
⁨3⁩ gold medals ⁨7⁩ silver medals ⁨10⁩ bronze medals ⁨20⁩ total medals  
14
HUN
 
 
 
⁨6⁩ gold medals ⁨7⁩ silver medals ⁨6⁩ bronze medals ⁨19⁩ total medals  
15
ESP
 
 
 
⁨5⁩ gold medals ⁨4⁩ silver medals ⁨9⁩ bronze medals ⁨18⁩ total medals  
16
UZB
 
 
 
⁨8⁩ gold medals ⁨2⁩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3⁩ total medals  
17
IRI
 
 
 
⁨3⁩ gold medals ⁨6⁩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2⁩ total medals  
18
UKR
 
 
 
⁨3⁩ gold medals ⁨5⁩ silver medals ⁨4⁩ bronze medals ⁨12⁩ total medals  
19
SWE
 
 
 
⁨4⁩ gold medals ⁨4⁩ silver medals ⁨3⁩ bronze medals ⁨11⁩ total medals  
20
KEN
 
 
 
⁨4⁩ gold medals ⁨2⁩ silver medals ⁨5⁩ bronze medals ⁨11⁩ total medals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누구
백인 남성에 교사·퇴역군인 출신
해리스 약점 보완할 적임자 평가

 
 
11월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팀 월즈(60·왼쪽) 미네소타 주지사로 확정했다. [워싱턴DC/AFP 연합]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함께 뛸 러닝 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는 2006년 공화당 성향이 짙은 미네소타주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해 현직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이변을 일으킨 인물이다. 교사, 유소년 풋볼팀 감독, 베테랑 출신이라는 경력이 눈에 띈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주 하원 의원으로서 2016년까지 해당 지역구를 지켰으며, 2018년에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 2022년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그는 주지사 재임 기간 다양한 진보 정책을 현실화했다. 총기 신원조사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성소수자 보호 확대, 저소득층을 위한 대학 등록금 면제를 실현하고 학교 무상 급식 등을 도입했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팀 월즈 미국 미네소타 주지사. [AFP 연합]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향과 미네소타주 만카토 등에서 교사로 일했다. 근무하던 고교에서 풋볼팀을 지도하기도 했다. 1999년 성소수자(LGBTQ+)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첫 동맹 그룹의 고문 역할을 맡았는데, 당시는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하기 훨씬 전이다. 고교 졸업 뒤부터 24년 동안 미 육군 주 방위군으로 복무, 유럽에 파병되기도 한 퇴역 군인이다. 또한 그는 백인 남성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자칫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소수자 정체성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은 교사, 베테랑 경력 등을 가리키며 그의 ‘평범한’ 삶이 일반 유권자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네소타주를 방문했을 당시 월즈 주지사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같은 후줄근한 모자와 티셔츠 차림으로 지지자 앞에 서서 “해리스 부통령이 미네소타 여론조사에 10%포인트 앞섰다”(서베이 유에스에이, 7월22∼24일). 그가 오늘 여기에 왔지만 그는 2016년, 2020년에도 패배했고, 2024년에도 질 거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 조회 수는 135만회를 넘긴 상태다.

지난달 29일 한 누리꾼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발언 영상 갈무리. 해당 영상은 조회 수 135만을 넘었다.

 

월즈 주지사와 함께 부통령 후보 최종 2인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진 조시 셔피로(51)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그동안 지명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지목돼 왔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위스콘신과 함께 민주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핵심 경합 주로 여겨진다. 유대인인 그는 가자 전쟁과 관련해 올봄 미국 대학생들의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자 반유대주의를 비판, 학생들에 대한 진압을 옹호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해리스 캠프 쪽에서 이점을 의식했을 수 있다.  < 노지원 기자 >

영국 13년만의 최악 폭동…극우파-헛소문 '합작품'

● WORLD 2024. 8. 7. 00:1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어린이댄스교실 희생자 추모 집회가 폭동으로
'범인은 무슬림' 허위정보 SNS 번지며 순식간에

당국, 범인 신상공개 했지만 사태 악화 못 막아
폭도들, 이슬람사원·망명 신청자 거주시설 공격

엿새 동안 폭력 혐의 378명 체포…경찰 다수 부상
"극우들 커밍아웃, 영국 젊은 층 국가주의 확산"

 

'13년 만에 최악'인 영국 폭동은 극우 세력과 허위 정보의 '합작품'이었다.

영국의 한 소도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발생한 단순 흉기 난동 살해 사건이 "범인은 무슬림"이란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에 등장하고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이를 토대로 반이슬람, 반이민 정서를 앞장서서 자극하고 증폭함으로써 급기야 극우 폭력 시위를 촉발시켰다.

 

영국 사우스포트에 조성된  흉기 난동 살해 사건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2024. 08. 05 [EPA=연합]

 

13년만 '최악 폭동'…극우·허위 정보 '합작품'

폭력 혐의 378명 체포…경찰도 수십 명 부상

영국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에 따르면, 5일 현재 이번 폭동 사태와 관련해 378명이 체포됐으며,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6일간의 폭동진압 및 군중 해산 과정에서 수십 명의 경찰관이 벽돌과 병, 각목 등에 맞아 중경상을 입었다. 출범 한 달 만에 예기치 않은 폭동 사태를 맞이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폭동진압 전문 경찰 상비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5일 긴급 각의를 주재한 스타머 총리는 이번 폭동을 "극우 폭력 행위"라면서 "그 동기가 무엇이든 이것은 시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폭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스크나 우리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합법적인 모든 힘을 동원해 이들 (폭력)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는 모든 사람을 처벌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지난 29일 영국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테일러 스위프트 어린이 댄스 교실'에 침입한 범인이 흉기를 휘둘러 6∼9세 여자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AP, 로이터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SNS에 17세 범인이 최근 영국에 온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 정보가 퍼졌다.

 

30일 영국 북서부 사우스포트에서 반이민, 반이슬람 극우 폭력 시위 도중 경찰 밴이 불타고 있다. 2024.07.30 [AP=연합]

 

'범인은 무슬림' 허위 정보 SNS에 확산

추모 집회, 삽시간에 반이슬람 폭동 비화

코로나 팬데믹 봉쇄와 기후 대응에 반대 활동을 해온 팔로워 수만 명을 둔 한 여성이 최초로 자신의 'X'에 이런 글을 올렸다가 1시간 만에 삭제했지만, 그런 내용은 순식간에 SNS에 확산됐다. 그리고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 X에 900만 명 팔로워를 둔 극우 인플루언서 앤드루 테이트가 유사한 허위 주장을 게시했다. 토미 로빈슨은 "영국인들이 정부에 배신당해 화가 났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박탈됐다"고 적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건 발생 3시간도 안 돼 반이민, 반이슬람 콘텐츠로 유명한 '유로비전'이라는 X 계정에 범인이 "무슬림 이주민이란 주장이 있다"는 글이 올라왔고 67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사건 당일인 29일 처음엔 피해자들을 위한 사우스포트 지역사회 주도의 추모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튿날인 30일에는 시위가 폭력성을 띠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 세워진 경찰차와 일반 차량에 불을 지르고 인근 건물의 벽을 허물어 경찰관들을 향해 벽돌을 던졌다. 상점 유리창을 깨고 약탈하기도 했다. 영국 경찰은 시위의 배후에 토미 로빈슨이 공동 설립한 극우 단체 '영국수호리그'(EDL)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1일 런던 다우닝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 08. 01 [EPA=연합]

 

영 경찰, 범인 신상 공개했으나 때늦어

스타머 "희생자 추모회 폭력으로 강탈"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영국 경찰 당국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미성년자인 범인의 신상 명세를 공개했다. 웨일스 카디프 태생인 17세 남성 액설 루다쿠바나이고 2013년 사우스포트 인근 마을 뱅크스로 이사와 살고 있고, 부모는 르완다 출신 기독교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는 SNS상의 거짓 정보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불 붙기 시작한 폭력 시위와 난동을 잠재우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X를 통해 "희생자 추모회를 폭력으로 강탈한 자들이 슬픔에 잠긴 지역사회를 모욕했다"고 극우 폭력 시위를 비판했다.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도 X에서 "영국의 거리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은 사우스포트의 비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우리 사회에 있어선 안 될 범죄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31일(현지시간) 밤 영국 하틀리풀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진 후 화염에 휩싸인 경찰차. 2024. 07. 31 [AP=연합]

 

이슬람사원·망명 신청자 거주시설 공격

영국 정부 "폭력 선동 SNS 콘텐츠 엄단"

금요일인 2일 밤부터 폭동은 수도 런던을 비롯해 리버풀·사우스포트·브리스틀 등으로 번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게 벽돌, 병, 의자를 던졌으며, 이슬람 사원과 경찰서, 도서관 등을 파괴하거나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요일인 4일에는 망명 신청자 거주시설로 알려진 잉글랜드 로더험의 한 호텔에 난입을 시도했으며, 그 과정에서 호텔 창문을 깨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번 폭력 사태는 2011년 북부 런던에서 경찰에 의해 한 혼혈 남성이 살해되면서 촉발된 광범위한 폭동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4일 대국민 TV연설에서 로더험 호텔 공격과 관련해 "조직적인 불법 폭력 행위"라면서 "이번 소요 사태에 직접 가담했거나 온라인상에서 이번 소요를 조장한 당신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타머 정부는 SNS에서 유포되는 폭력 선동 콘텐츠를 엄중 단속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피터 카일 기술혁신과학 장관이 X와 유튜브, 메타, 구글, 틱톡의 경영진과 각각 만나 온라인 폭력 콘텐츠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동 이후 카일 장관은 "플랫폼들이 온라인에서 증오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활개 치거나 숨을 곳이 없도록 보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일 영국 앨더샷의 망명신청자 거주 호텔 옆에서 극우 단체 회원들이 반이민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들이 든 펼침막에는 "그들은 르완다로 가지 않고, 러시무어로 오고 있다"는 글귀가 씌어 있다.  2024. 08. 04 [AFP=연합]

 

"극우, 얼굴 숨기지 않고 커밍아웃"

"영국 젊은 층서 국가주의 태도 확산"

이번 폭동 사태에 대해 영국 레딩대의 로사 프리드먼 교수는 5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전 보수당 정부가 인종차별주의적 극우 그룹들과 공모한 결과다"라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숨기는 대신에 이제 커밍아웃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5일 자 기사에서 "이번 폭동은 영국,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극단적 국가주의적 태도가 점점 더 확산되고, 오랜 기간 지속돼온 이민자 통합이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관측통들을 인용해 "영국의 직면한 경제 침체와 시스템의 위기가 이런 이슈들로 인해 대중의 불만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이유 기자 >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대응 없이 갈 수 없다"
네타냐후 "이미 이란 악의 축과 다중전선 전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그린빌의 한 시장 앞을 지나고 있다. [그린빌/AP 연합]

 

이란이 자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24시간 내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가 4일(현지시각)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이 이르면 5일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3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은 이란과 헤즈볼라 모두가 보복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그 공격의 정확한 시기는 모르나, 이르면 향후 24∼48시간 내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 맹방들과의 협력을 위한 전화회의를 소집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그들의 보복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마지막 외교 압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현지 시위대가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규탄하며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등을 흔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자국에서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테헤란 AP/연합]

 

미 국무부는 이런 보도를 확인하는 기자들 질문에 7개국 외교장관들의 화상 회의에서 “중동의 긴장 완화에 대한 긴급한 필요”를 논의했다는 발표문을 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5일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중동에서 사태 전개를 논의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통화해, 이란에게 보복을 자제하는 중재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메시지는 계속되고 있다. 요르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에 외교장관을 파견해 중재에 나섰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이란의 자제를 요청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니야 암살은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의 큰 실수”라고 대답했다고 이란 국영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이란 쪽은 타협의 여지는 없고, 이 암살에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파디 장관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방문한 요르단 고위 관리다. 이란 대통령실 제공. [테헤란 로이터/연합]

 

이스라엘 쪽은 이미 이란과 그 동맹세력과의 “다중 전선 전쟁”에 있다고 밝히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주례 각의 시작에 앞서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악의 축에 대한 다중 전선 전쟁에 있다”며 “우리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의 모든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어떤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적들에게 재차 말한다”며 “우리는 우리에 대해 어떤 쪽에서 오는 어떠한 침략에 대해 대응하고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명확해지면, 선제공격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은 테헤란 쪽이 공격을 감행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드러나면 이란을 억제하려고 선제적 공격을 가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의에서 요아브 갈란드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 총참모총장,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수장 등 안보 수장들과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 정의길 기자 >